7/29(금)~31(일) 전국 암장 순례, 전라권 등반 보고

[신병건]

7/29(금)~31(일) 전국 암장 순례, 전라권 등반 보고
29일 10시 연지동에서 모두 모였습니다. 연지동 주민 김지연 회원이 맛있는 간식을 갖고 왔습니다. 스페셜 탱큐합니다. 구례읍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돌아다니다가 날이 더무 더워서 대충 중국집에서 콩국수, 냉면을 시켜먹었는데... 최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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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전 IC에서 빠져나오면 용서마을에 바로 접근이 됩니다. 첫번째 등반지 용서폭을 가기 위해 입구에 있는 가든에 불법주차를 하고(여기 주차해도 주인으로부터 별 다른 말은 안들었습니다.인심이 좋은 듯) 5분 정도 걸으니 암장 앞이네요. 예전(용서폭에 온 지도 벌써 15년 이상 된 것 같네요.)에는 조금 더 멀었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너무 가깝네요. 암장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등반을 하고 있었습니다. 폭포 왼쪽의 용바위 하단, 해정바위는 그늘이 져서 등반하기 좋았습니다. 폭포는 수량이 적고 계곡의 물도 많지 않아서 조금 실망이었습니다. 멧돼지(5.10c), 모과나무(5.10d)를 시작으로 오후 일과를 시작했습니다. 모과나무는 중간에 천정을 이루고 있는 크랙속의 홀드가 탐이 나서 그 속으로 들어가다 보니 빠져나올때는 엄청 힘들었습니다. 2주 넘게 자연바위를 안했더니 다리도 후들들 떨리고. 겨우 완등을 했네요. 어린왕자(5.10c), 줄리엣(5.10a), 악돌이 하(5.10c)를 등반하고 첫날 등반을 마무리했습니다. 한 팀을 제외하고 다른 팀들은 모두 하산을 해서 바위 앞 넓은 사이트에 텐트를 널널하게 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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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읍에 다시 나가서 돼지고기와 시원한 맥주, 소주를 샀습니다. 마을앞 넓은 개울에서 수영도 하고 고기도 구워먹자고 해서 정환 형님, 광훈이를 불렀습니다. 물은 비교적 깨끗해 보여서 시원하게 수영을 했습니다. 농약 가득한 물이라는 광훈이 말에 좀 찝찝했지만. 마을 어르신들 눈치가 보여서 결국 수영만 조금 하고 용서폭 캠프 사이트로 이동. 오랜만에 캠핑을 합니다. 후라이팬이 없어서 코펠에 그냥 돼지고기를 구웠습니다. 그래도 맥주랑 먹으니 너무 맛있네요. 산속이라고는 하지만 깊은 계곡이 아니라서 그런지 시원하지는 않네요. 천만다행으로 낮에는 여기저기 물어대던 모기들이 저녁이 되니 모두 퇴근을 했는지 보이지를 않네요. 맛있는 저녁과 술로 뒷풀이를 마치고 텐트에 누웠습니다. 그런데 술이 조금 적었던건지 날이 너무 더운 건지 잠이 오질 않네요. 새벽에 한 팀이 렌턴을 비추고 올라와서 텐트를 친다고 부산을 떠는 바람에 더욱 잠을 못자고 결국 밤새 잠을 못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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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먹다 남은 밥과 고기로 아침을 때우고 폭포 우측 악동벽에 붙었습니다. 여기는 오전 내내 햇볕이 안들어서 좋았습니다. 대신에 오버행에 난이도 높은 코스들이 많네요. '한국의 암벽' 책에 5.10c기록되어 있는 '용경' 코스를 시도했는데 첫번째 볼트를 걸고는 전진을 못하겠네요. 수진 선배님이 암벽에 5.12a로 적혀있다고 해서 자세히 보니 정말 그렇네요. 컨디션도 안좋은데 몸풀기 코스로 12a는 아닌 것 같아서 바로 포기. 오른쪽 탄성(5.10d)을 등반했습니다. 여기도 오버행이라 만만하지 않네요. 온사이트는 실패. 광훈이는 홍만(5.11c)이 한 놈만 계속 패기로 했는지 시작부터 여기를 합니다. 온사이트는 실패. 2번째에는 톱로핑으로 깔끔하게 성공. 3번째는 리딩으로 했으나 크럭스 부분에서 또 실패. 포상금 5만원으로 맛있는 치맥을 얻어 먹기 위해 우리는 계속 도전하기를 부추겼습니다. 이번에 안오면 언제 오겠냐? 5.11c코스 중에 이만한게 없다. 한 동작만 해결하면 된다. 조금 있으면 해들어온다. 등등. 광훈이를 텐트가 있는 곳으로 가서 쉬게 하고 '홍만'을 등반했습니다. 톱로핑으로는 비교적 쉽게 성공했는데 리딩으로 하니 또 안되네요. 광훈이는 4번째 도전을 하러 올라오고 우리는 잠시 짬을 내서 등목도 하고 나무꾼(5.10a)을 등반했습니다. 광훈이 응원도 하고 사진도 촬영하며 빌레이도 합동으로 봐 줬습니다. 관중의 성원에 힘입었는지 4차 도전 끝에 드디어 완등. 축하합니다. 우리 옆에서 등반하던 로컬 아저씨 클라이머의 조언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광주에는 15개의 실내암장이 있다고 하더군요. 부산보다 클라이밍 인구와 인프라가 더 훌륭한 것 같습니다. 시내에 있는 암장 하나는 극장 건물을 임대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멋질 것 같습니다. 볼더링벽, 리딩벽 등 다양하게 있을 것 같은. 날이 너무 더우니까 전국 안장 순례 대신에 전국 실내 암장 투어를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오전에는 용바위, 해정바위가 햇볕이 들어서 너무 뜨겁고 그늘이 지는 악동벽이 등반하기 좋으며 오후에는 그 반대로 등반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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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훈이의 등반 포상금으로 낮부터 치맥은 먹기 그렇고 해서, 구례 파리바게트에서 시원한 팥빙수와 단팥빵으로 등반 역량 향상을 자축했습니다. 로컬 아저씨의 추천으로 임실에 있는 시루바위를 찾으러 갔습니다. 섬진강변에 있고 5.10부터 5.12까지 코스도 다양하다고 해서 내심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섬진강변은 물이 너무 더럽고, 시루바위는 너무 땡볕이라 여름에는 등반이 안되겠다 싶더군요. 겨울에는 따뜻하니 괜찮을 것 같은. 그래서 원래 계획에 있던 진안의 운일암 반일암을 찾아서 이동했습니다. 계곡은 엄청난 차량과 인파로 가득했습니다. 그런데도 계곡이 워낙 길고 넓어서 그런지 그 많은 사람들을 모두 수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차비도 공짜고 텐트도 마음대로 칠 수 있었습니다. 한참 더 계곡쪽으로 올라가보니 한 눈에 봐도 볼더링 할 수 있을 것 같은 바위들이 가득한 곳이 나타났습니다. 음식점에 주차를 시키고 임시방편으로 텐트에 깔던 매트를 볼더링용패더로 사용하자 싶어 들고 나갔습니다. 저쪽에서 젊은이들이 열심히 볼더링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크래시 패드를 4~5개 깔고 오버행 코스에 매달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들고온 매트를 깔다가는 개망신을 당할 것 같은. ( to be continued. 점심 먹고 와서 다시...^^. 점심 먹고 왔습니다. 초량 6거리 소문난 불백. 여기 맛집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네요.) 이 친구들에게 여기 볼더 개념도 잠시 빌려서 몇 군데 돌아다녀봤는데 크래시 패드 없이는 등반이 불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바닥이 고른 곳이 거의 없어서. 낮은 볼더 한 군데 슬리퍼 신고 오르는 것으로 볼더링은 끝내고 시원하게 물놀이를 했습니다. 수진 선배님이 어른 한 키가 넘는 곳이 있다고 다이빙을 하자네요. 출렁다리는 잘 못건너시는 분이 바위위에서 다이빙은 어떻게나 잘 하시는지. 물에 환장한 사람처럼 다이빙을 하시네요. 혹시 다치실까봐 겁이 났습니다. 볼더링하던 젊은이들도 더운지 여기서 시원하게 물놀이를 하더니 패드를 매고 떠났습니다. 광훈이는 이렇게 열심히 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부러운 것 같았습니다. 저도 요즘은 젊은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등반하는 걸 보면 부럽습니다. 우리도 세대교체가 필요한 것 같은데... 몸속에 클라이밍의 유전자를 심어줄 방법은 없을까요? 볼더링은 저희 대학때도 좀 많이 했었습니다. 물론 그때는 볼더링이라는 이름보다 연습 바위라고 했고 로프 등반을 위한 몸풀기 정도로 했지만. 나비암 근처의 볼더들, 무명암 가는 길에 있는 작은 바위들에서 많이 했었지요. 특히 무명 물터(?) 성벽 너머에 있는 '동대 졸업바위'라는 볼더를 열심히 했었습니다. 물론 그때는 크래시 패드도 없고 추락하면 땅바닥에 그대로 착륙. 재수없으면 발목도 많이 삐었습니다. '동대 졸업바위' 완등하고 엄청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풀숲에 가려 이 바위가 잘 보이지도 않더군요. 언젠가 크래시 패드 구입해서 여기도 한 번 등반하러 가고 싶네요. 올해 구입할 장비 목록 1호는 크래시 패드로 정했습니다. 정환 형님이 계곡 옆 좋은 자리를 잡으셔서 거기다 텐트를 쳤습니다. 주차한 식당에서 백숙을 시켜먹고 텐트로 돌아와서 다시 맥주 파티. 그리고 두 분은 또 물놀이. 계곡이 너무 시원하고 좋습니다. 텐트에 눕자마자 꿈나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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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일암 반일암 계곡을 뒤로 하고 마지막 목적지 마이산 오페라 하우스로 향했습니다. 잠을 잘 잔 덕분에 컨디션은 좋았습니다. 차로 이동하는 동안 차광훈 회원의 독특한 생활, 인생 철학 강의를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제 글솜씨로는 옮겨볼 재주도 없고 글로 옮기기도 민망한 내용들이 많아서 생략합니다. 차광훈 회원의 정말 재미진 이야기를 들으시려면 등반하러 오셔야겠습니다. 산악인을 둘로 나누면 오페라 하우스를 갔다온 사람과 못간 사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 오면 정말 왜 이름이 '오페라 하우스'인지 실감합니다. 지난 1학기 비오는 날, 너무나 훌륭하게 비를 막아주던 이 곳이 이번에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주었습니다. 오전 내내 햇볕이 들어오지 않아서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쾌적하게 등반을 했습니다. 거기다 다른 팀은 이번에도 하나도 없다는. 우리끼리(5.10a), 신혼여행(5.10c)로 몸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몸을 풀기에는 코스가 너무 오버행이라 힘을 많이 쓰게 합니다. 지난 번에 아깝게 완등을 놓친 깡통(5.11d)을 등반했습니다. 마지막 5번째 퀵드로까지 무사히 통과했는데 마지막 종료지점의 피톤에 줄을 걸려고 하니 힘이 쫘~악 빠져버리네요. 결국 추락. 광훈이를 꼬셨습니다. 5.11d 코스 치고는 할만하다. 5.11d 코스가 부산에 가면 잘 없다.(이건 사실) 우리의 꾐에 빠진 광훈이는 또 깡통만 줘 팼습니다. 첫번째 톱로핑 등반으로 동작을 거의 다 해결했습니다. 광훈이 등반을 보고 저도 다시 도전. 퀵드로를 걸어두어서 그런지 두 번째 등반이라 그런지 의외로 쉽게 완등했습니다. 광훈이 리딩으로 첫번째 시도는 톱로핑 등반때와 다른 동작으로 하다 추락. 휴식을 취한 다음 2번째 시도 만에 결국 완등. 이틀 연속으로 5.11c, 5.11d로 등반 역량을 향상시키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타지역에서 이렇게 급수를 올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잠도 편히 못자고 긴 이동 시간 등으로 사실 컨디션은 별로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른쪽 오페라 하우스 2에 있는 루트를 하나 등반하려고 했더니 구멍에서 말벌들이 윙윙거려 포기했습니다. 대신에 입무(5.10d)을 등반했습니다. 여기도 급수에 비해 너무 힘드네요. 홀드는 엄청 좋으나 오버행의 연속이라 지구력을 많이 필요로 했습니다. 마이산 주차장 입구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수진 선배님은 지곡 IC에 내려드리고 부산으로 돌아왔습니다.
등반 기간 내내 더운 날씨로 고생을 했지만 캠핑으로 돈도 아끼고 재미도 느꼈습니다. 전라권에는 가보지 못한 좋은 암장들이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계절을 잘 고려하고 햇볕드는 시간을 잘 선택하면 보다 재미있게 등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자연 암벽이 유럽, 미국 못지 않게 훌륭하다는 걸 새삼 깨닫는 하계 등반이었습니다. 차광훈 회원이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연이틀 등반 역량을 향상시켜서 더욱 알찬 하계 등반이 된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이제 곧 5.12a도 할 것 같습니다. Never stop explorering. 정말 무더운 날씨에 등반에 참가한 대원님들 모두 수고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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