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꿈꿀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샷을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하나의 홀을 단 한 번의 샷으로 끝내는 것일 게다. 흔히 에이스(ace)라고도 부르는 홀인원(hole-in-one)은 사실 모든 골퍼들의 꿈이다. 홀인원관련 보험 상품을 팔고 있는 보험회사의 의뢰로 통계학자들이 계산한 평범한 주말골퍼들의 홀인원 확률은 해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1/12,000이다. 흔히 싱글이라고 하는 상급 골퍼들의 홀인원 확률은 이보다 높은 1/5,000이며 프로 투어 선수들의 경우는 1/3,00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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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인원은 모든 골퍼들의 꿈이다. 사진은 미국의 애플 트리 골프 코스 파3 17번 홀.
이러한 통계만 놓고 본다면 매주 2차례 라운드를 할 경우 일 년이면 108회 라운드가 가능하며 한 라운드에서 보통 4번의 파3 홀을 맞게 되니 계산상으로 28년 동안 매주 빠짐없이 골프를 치는 골퍼라면 일생의 한 번쯤은 홀인원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통계는 통계일 뿐 확률은 누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생 홀인원 한 번 못해보고 하늘나라로 가는 골퍼들이 더 많다.
이렇듯 누구는 평생에 한 번 하기 어려운 홀인원을 무려 59차례나 기록한 골퍼도 있다. 노먼 맨리란 이름을 가진 미국의 주말골퍼로 미국골프협회의 최다 홀인원 공식 기록 보유자다. 프로선수 중 가장 많은 홀인원을 기록한 사람은 맨실 데이비스로 모두 51차례나 홀인원을 기록했다. 그의 나이 11살 때 이미 첫 번째 홀인원을 기록했다고 하니 홀인원에 관한 한은 가히 타고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알바트로스도 무려 10차례나 기록해 역시 세계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그이지만 정작 선수로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2년 남짓 만에 투어 생활을 접어야 했으니 홀인원과 실력이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닌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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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51차례로 프로 골퍼로는 가장 많은 홀인원을 기록한 맨실 데이비스
마찬가지로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진 골퍼라도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 또한 홀인원이다. PGA투어 통산 73승과 역대 메이저대회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잭 니클러스는 모두 20차례의 홀인원을 기록했고 그랜드 스램을 달성한 게리 플레이어는 19번, 아놀드 파머와 타이거 우즈는 모두 18번의 홀인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72번이나 우승할 정도로 여자 선수 중 가장 정교한 아이언 샷을 갖고 있었다는 골프 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은 고작 3회에 그쳤고 오히려 투어 2승에 불과한 미셸 위는 지금까지 모두 6차례나 홀인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미국골프협회의 흥미로운 홀인원 기록들을 살펴보면 가장 긴 홀인원은 2002년 미국 그린밸리 란초 골프 클럽 파5 9번 홀에서 기록된 것으로 무려 517야드이다. 한편 홀인원을 기록한 가장 나이 많은 골퍼는 해롤드 스틸슨이란 사람으로 2001년 그의 나이 만 101살에 4번 아이언으로 기록한 108야드짜리 홀인원이었다. 홀인원을 기록한 골퍼들의 평균 연령은 만 45세이며 평균 핸디캡은 14, 평균 구력은 17년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일주일 중 홀인원이 가장 많이 나오는 요일은 금요일, 가장 홀인원이 적게 나오는 요일은 일요일로 나타났다. 홀인원이 기록된 홀의 평균 거리는 150야드이며 가장 많은 홀인원을 기록한 골프클럽은 7번 아이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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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인원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얘기지만 홀을 직접 노리고 샷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홀인원을 기록할 수 있는 특별한 비법 같은 게 혹시 있을까? 프로 선수 중 최다 홀인원 기록 보유자인 맨실 데이비스가 직접 밝힌 자신의 첫 번째 홀인원 비결은 당연하게도 홀을 직접 노리라는 것이다. 그는 샷을 하기 전에 먼저 홀 컵으로 공이 굴러들어가는 모습을 포함해 자신의 샷을 아주 구체적으로 머릿속으로 그려본 후 샷을 한다고 한다. 다음으로 밝힌 비결은 티를 사용하지 않고 잔디에 직접 공을 놓고 샷을 하는 것이다. 페어웨이에서의 아이언샷과 같은 스윙감을 느끼기 위해 티잉 그라운드의 잔디 상태가 괜찮다면 가급적 티를 꽂지 않고 샷을 한다고 한다.
이보다 쉽게 홀인원을 기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도 있다. 현재는 남북관계 경색으로 라운드가 불가능하지만 북한의 금강산 아난티 골프장 파3 14번 홀은 그린이 깔때기 모양으로 설계되어 그린에 공을 올리기만 하면 홀인이 되게끔 되어 있어 누구든지 쉽게 홀인원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다른 골프장에 비해 유난히 홀인원이 많이 나오는 골프장들도 있다. 대한골프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해 회원사로 등록된 104곳의 골프장 가운데 홀인원이 한 번이라도 나온 골프장은 모두 81개로 이들 골프장에서 기록된 홀인원은 총 2,455회로 집계되었다. 홀인원이 기록된 골프장 중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홀인원이 나온 골프장은 경기도 용인에 소재한 골드 컨트리클럽으로 모두 109차례의 홀인원이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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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손쉽게 홀인원이 가능하도록 깔때기 모양으로 설계된 금강산 아난티골프장 14번 홀
특히 골드 컨트리클럽 챔피언코스 4번 홀(레귤러 티 120m)에서는 17차례나 홀인원이 나왔으며 같은 코스 2번 홀과 14번 홀에서도 각각 15, 13차례나 홀인원이 기록되었다고 하니 홀인원에 도전해보고 싶은 골퍼라면 골드CC 챔피언코스를 한번 노려봄직하다. 골드 컨트리클럽 다음으로는 경주신라(82회), 중앙(79회), 레이크사이드(75회), 코리아(67회)순으로 많은 홀인원이 기록되었다. 한편 단 한 차례도 홀인원이 나오지 않은 골프장도 23개나 된다. 이처럼 홀인원이 잘 나오지 않는 대표적인 짠돌이 골프장으로는 금강, 남부, 스카이72, 소피아그린, 안양베네스트, 무안, 설악프라자, 상떼힐익산, 센추리21, 양평TPC 등이 있다.
골프 역사상 최고로 공을 잘 쳤다는 벤 호건은 공식 대회에서 한 번도 홀인원을 기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본인의 말에 따르면 2차례 홀인원을 기록하기는 했었다고 한다. 사실 벤 호건 정도의 실력이라면 맘만 먹으면 이보다 훨씬 많은 홀인원을 기록할 수 있었을 테지만 유독 벤 호건의 홀인원 숫자가 다른 골퍼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벤 호건에 따르면 현역 시절 자신은 한 번도 홀을 직접 노리고 샷을 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워낙 샷이 정확하다보니 홀을 노리다 자칫 깃대를 맞힐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홀에 공을 직접 넣는 것은 운이지만 홀에 가까이 붙이는 것은 실력”이라는 말도 잊지 않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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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호건은 단 한 번도 홀을 직접 노리지 않았다. 1953년 디 오픈 출전 당시 코스 공략 전략을 고민 중인 벤 호건.
아직까지 홀인원을 경험하지 못한 골퍼들이라면 벤 호건의 말을 위안으로 삼기 바란다. 그래도 위안이 안 되는 분들을 위해 쿠바시가가 한 마디 덧붙여본다. 홀인원의 확률은 기껏해야 1/12,000이지만 사실 여러분은 태어날 때 이미 1/200,000,000이라는 엄청난 확률을 통과한 행운아들이다. 여기서 2억이란 숫자는 건강한 남성이 한번 사정할 때마다 방출되는 평균적인 정자의 수다.
[출처] 당신이 알고 싶은 홀인원의 모든 것|작성자 쿠바시가
첫댓글 정말 저곳에 온그린만 똑바로 하면 무조건 빨려들어가겠네요 ㅋㅋㅋ
기가막힌 설계자의 의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