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의 은퇴가 가속화되면서 창업 시장에 뛰어드는 이들이 본격 증가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인구는 총 715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14%를 차지한다. 은퇴와 창업이 증가하면서 전체 창업 인구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창업자들은 청년이나 주부 등 다른 계층의 창업자들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자금, 인맥, 경험, 관리능력 등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체력적으로 열세이기 때문에 육체노동 비중이 큰 업종은 피하고 시간활용이 자유로운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음식점 등 육체노동 비중이 큰 업종을 선택할 경우 매니저를 두고 운영하거나 점포운영이 체계화돼 있어 매뉴얼대로만 운영하면 되는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실제로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창업이 이미 본격화된 미국에서도 2000년 이후 베이비부머 창업자들 중에서 고학력 창업자,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창업자 비중이 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베이비부머 창업희망자들은 자신의 경력과 노하우를 살려 청년, 주부 창업희망자들과 업종이 겹치지 않고 직접 경쟁에 직면할 필요 없는 업종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체적으로 실내환경 관리사업, 컨설팅 사업 등 자신의 경력이나 인맥, 영업력 등을 살릴 수 있는 업종이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화훼사업, 여행가이드 등 오랫동안 해 온 취미생활이 있다면 이를 활용하는 취미연계형 사업도 검토할 만하다. 시니어 케어, 노인 돌보미 사업 등 같은 시니어 계층이나 소외계층을 보살피며 사회봉사와 공익에 기여하는 업종도 검토해 볼 만하다.
자신의 경력과 무관한 업종을 선택하고자 한다면 요즘 뜨는 아이템보다 오랜 기간 검증된 아이템을 선택하고 독립 창업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창업 업종을 고를 때는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하지만 퇴직 후 생계를 위한 창업이고 또 경험도 없는 초보자라면 무엇보다 안정적인 운영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은 가맹본부가 물류를 비롯해 사업운영 노하우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창업자들의 준비 부족이나 경험 부족 등에 따른 창업 실패율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유행 업종은 경쟁이 치열하고 수명도 짧기 때문에 사업 경험이 부족한 퇴직자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치킨, 한국 전통음식 등 대중적인 아이템을 선택하거나 친환경 사업 등 미래 유망 사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은퇴한 창업희망자들은 체면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은퇴 전에 잘나가는 대기업 임원이나 간부였다 하더라도 창업시장에서는 초보자임을 명심해야 한다. 어깨에 힘을 빼고 서비스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이밖에 창업은 무조건 돈을 많이 들여 크게 시작한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받는 것이 아니고 돈이 없어 작게 시작한다고 해서 실패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50대 이상 퇴직자의 경우 자칫 실패하면 재기가 쉽지 않은 만큼 있는 돈을 다 쏟아 붓는 것은 금물이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퇴직금의 50% 정도만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그에 맞는 창업 아이템을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