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중요농업유산 담양 대나무 vs 죽순만 생산하는 거제 맹종죽
바로가기 복사하기 본문 글씨 줄이기 본문 글씨 키우기
SNS 기사보내기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네이버밴드(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 이메일(으)로 기사보내기 다른 공유 찾기 기사스크랩하기
[사라지고 잃어버린 거제의 ○○을 찾아서 ④] 뻗어가는 담양, 걸음마떼는 거제대나무 산업
생산량 1등…활용되지 못하는 '하청 맹종죽'
국내 맹종죽 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하청 맹종죽은 죽순 생산이 주력인 반면 담양의 대나무는 죽세공예산업, 관광산업 등 다양한 대나무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사진은 담양 죽녹원.
지난해 거제시와 하청농협은 하청 맹종죽 재배지를 담양군 죽녹원과 같은 전국적 대나무 관광단지로 발전시키고 죽순 판매량을 크게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청 맹종죽재배지의 관광 인프라 구축과 관광명소화를 위한 연구용역 보고회에 이어 하청농 맹종죽림 보존과 농가소득을 위한 토론회도 진행했었다.
국내 맹종죽 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하청 맹종죽을 이용해 자원화 및 관광산업화 등 새로운 힐링사업을 모색하기 위해서였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별다른 진전 없이 답보 상태다.
최근 거제시의회에서도 생산량에 비해 활용이 저조한 거제의 맹종죽과 맹종죽 테마파크와 연계해 하청지역의 관광 산업 개발 및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맹종죽 테마파크와 연계한 맹종죽 둘레길 조성, 맹종 대나무 축제 운영 개선 및 확장, 죽순 관련 산업 지원 등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뻔한 이야기였지만,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거제 맹종죽의 실상을 되새겨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거제 맹종죽은 거제시 하청면 출신 신용우(辛容禹) 선생이 1926년 일본 산업시찰을 갔다 오면서 지역에 자리매김해 현재는 전국 제일의 맹종죽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한때 하청 맹종죽은 전국 생산량의 95%를 차지할 만큼 유명한 맹종죽 산지였고 1980년대까지만 해도 높은 가격으로 일본으로 수출돼 재배 농가에 효자 노릇을 해왔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거제 맹종죽의 몰락이 시작됐다.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수입되기 시작한 값싼 중국산에 밀려 가격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외면당하면서 점점 쇄락의 길을 걷고 있다.
거제지역의 맹종죽은 여전히 국내 맹종죽 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전국 최대 산지며 죽순은 15농가 300㏊에서 연간 1500톤이 생산되고 있다. 다만 거제 맹종죽은 거제 사람에게만 유명하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 사람을 만나도 '대나무'하면 가장 먼저 담양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이번 취재는 국내 맹종죽 생산의 85%를 차지하고도 여전히 개발이나 산업화가 답보 상태인 거제의 맹종죽을 살리기 위해 전남 담양군을 찾았다.
500여년 전부터 대나무밭 조성 규모가 점차 확대된 담양군은 354개 자연마을 대다수 지역에 대나무밭이 있다. 사진 담양 대나무박물관.
1만㏊ 대나무밭 조성…에코도시 만드는 담양
담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대나무·떡갈비·메타세콰이어숲·딸기 정도다. 담양 어느 곳이든 연계된 이정표나 간판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담양 대나무밭 농업'은 지난해 6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주관한 세계중요농업유산에 지정됐다. 대나무 품목으로는 세계 최초다. 2014년 제4호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이래 6년 만이다.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은 매년 2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유산자원의 조사·복원, 환경정비 등 지속적인 보전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담양군은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을 계기로 담양 대나무를 생태 자원으로 활용해 주민소득 증대는 물론 관광까지 아우르는 6차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란다.
담양군 전역 대나무밭은 2420㏊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핵심지역은 국가중요농업유산 제4호 만성리·삼다리 대나무밭(36.2㏊)으로 오는 2044년까지 매년 150㏊에서 300㏊씩 대나무밭을 늘리고 1만㏊까지 확장해 '에코담양'을 만들 계획을 밝혔다.
또 담양군은 대나무 공방 및 홍보전시관 조성·탐방코스 마련·대나무 연계 친환경농업 기반 구축·대나무 신소재 산업화 추진·대나무 산업단지 육성 등을 위해 오는 2023년 또는 2025년까지 23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담양군의 대나무 산업은 점점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국내 최고의 대나무 고장이라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갖고 있다.
1000년 역사 간직한 담양 대나무, 각종 대나무 산업으로 약진
담양의 대나무는 1000년 전부터 자생하면서 농업은 물론 주민들의 삶과 다양하게 연계돼왔다. 그래서 담양군의 홈페이지 이름도 '천년담양'이다.
500여년 전부터 대나무밭 조성 규모가 점차 확대된 담양군운 354개 자연마을중 대다수 지역에 대나무밭이 있을 정도다.
담양의 대나무의 역사와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담양의 한국대나무박물관을 찾았다. 담양의 대나무는 경제수종이 많은데 죽제품을 만드는 생산용 대나무는 왕대와 솜대가 주를 이루고, 죽순은 맹종죽과 솜대에서 얻는다고 한다.
담양 대나무밭은 식량과 생계 확보의 목적으로 재배·관리돼 온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5170개 필지 2420㏊ 가운데 왕대와 솜대가 86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이어 신이대(759㏊)·기타(379㏊)·왕대(338㏊)·맹종죽(75㏊) 순이다.
담양은 예부터 죽공예가 지역경제의 한 축으로 발전해 주민들은 대나무와 죽제품으로 부를 축적했다. 1916년에는 참빗을 만드는 '진소계'가 조직된 이후 산업조합이 탄생하면서 죽세공예산업의 규모가 커졌고, 1930년대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죽제품의 상품화가 이뤄졌다.
담양은 예부터 죽공예가 지역경제의 한 축으로 발전해 주민들은 대나무와 죽제품으로 부를 축적했다고 한다. 담양에서는 대나무 죽공예품을 판매하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3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담양의 죽물시장은 1940년 당시 하루에 삿갓만 3만 점 이상 팔렸으며, 1980년대에는 하루 6만2000점(약 126종)의 죽제품이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죽세공예가 사양 산업화 하면서 시장 기능도 축소됐다고 한다.
담양군의 대나무 산업은 점점 쇠퇴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최고의 대나무 고장이라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갖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관광산업에 대나무를 접목시켜 적잖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요한 순간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유명한 통신사 광고촬영 장소였던 소쇄원과 다양한 테마·편의시설이 돋보이는 죽녹원은 이미 국내 대나무 관광의 성지다.
담양의 대나무는 벼·보리·감자·고구마·사과 등에 비해 순수입이 매우 높다고 한다. 벼 보다도 순수입이 5배 가까이 높고 대나무밭을 경작할 경우 1차 상품인 대나무는 물론 농가 수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죽순도 농가를 살찌우는데 한 몫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담양의 죽재 생산량은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의 70% 정도며 담양군의 죽순 생산량은 매년 차이는 있지만 20만㎏ 정도라고 한다.
여기다 조선시대 임금님 진상품으로 대나무밭에서 이슬을 먹고 자랐다는 죽로차는 170㏊의 재배면적을 자랑하며 매년 꾸준히 증가하며 담양군 대나무산업의 축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