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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청인가? 자성염불인가?
진안(이부길, 대구)
1) 오로지 ‘나무아미타불’
1980년대 중반 경주 미타사 법장 스님으로부터 염불을 배웠다. 집사람과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대구에서 경주까지 가서 법회에 참석하고, 집에 아미타불 탱화를 모시고 촛불을 피우고 아침 저녁으로 염불을 했다. 당시 법장 스님은 오로지 나무아미타불 염불이었다.
“우리 말세 중생은 업장이 두터워 참선을 하고 경전을 공부하여 득도를 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오로지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통해서 하품하생이라도 극락에 가서 태어나야지만 육도윤회를 벗어날 수 있다.”
늘 이렇게 법문하시면서 정토경전만 보고 나무아미타불 염불만 전념으로 하도록 지도하셨다. 우리는 하도 많이 읽어서 한문으로 된 「아미타경」을 달달 외고 있었다.
1993년 법장 스님이 「연화집」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에는 「정토사상」 「왕생설화」 같은 정토수행에 필요한 것들을 실었으며 ‘극락세계의 245종 즐거움, 극락세계의 30가지 이익 같은 염불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내용이 많이 들어 있다. 또한 불교사에 대해서도 「한국 불교의 수용과 변천사」에서 원효 대사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있고 신라 때부터 근대까지 염불결사를 한 내용도 알기 쉽게 표를 만들어 실었다.
3년 뒤 법장 스님은 다시 「연화집」 (Ⅱ)를 내면서 그 안에 「서방극락세계유기」를 실었다. 이 때 우리는 관정 스님이 극락에 다녀온 이야기를 처음 읽을 수 있었다. 극락 가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염불하고 있던 우리들에게는 참 새롭고 신기한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관정 스님이 1997년 3월 9일 서울 능인선원에서 법회하신 비디오를 입수하여 보게 되었다. 극락에 다녀온 이야기는 책에서 본 「극락세계유기」와 같은 것이지만 염불하는 법, 수행하는 과정에서 천안, 혜안, 법안, 불안이 열리는 경계 같은 많은 새로운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곧바로 법장 스님에게 가서 우리 절에서도 극락 다녀오신 관정 스님을 모셔오자고 건의하였다.
“지난 3월 4일 영주시 약수암에서 관정 스님을 초청하여 법회를 열었고, 다음에 오실 때는 우리 절에서도 법회를 할 수 있도록 초청을 하여 승낙을 받았으니 다음에 오시면 모두 친견하게 될 것입니다.”
2) 관정 큰스님 친견과 자성염불
같은 해 9월 5일 드디어 관정 스님께서 우리 절에 오셔서 이틀간 법회를 하셔서 나도 참석하여 관정 스님을 친견하게 되었다. 법회 때는 이미 정토선 염불법을 실험해 보신 법장 스님이 여러 가지 의문점을 질문하는 시간이 많았고, 법회가 끝나고 나서는 참석자 모두에게 마정수기를 해 주셨다. 그러나 나에게 무엇보다도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바로 새로운 염불법에 관한 것이었다. 법회 할 때 관정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정토선은 극락에서 수행하는 염불법으로 관세음보살께서 직접 가르쳐 주신 염불법입니다.”
관정 스님이 직접 들려주신 염불은 지금까지 해오던 염불과는 크게 달랐다. 지금까지 해오던 염불법은 ‘나무아미타불’을 이어서 빨리 외웠는데, 정토선 염불은 천천히 두 번을 큰소리로 염불하고 다음은 소리 내서 염불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하는 염불을 천천히 들으라는 것이었다. 우리 절에서 그때부터 모든 사람들이 하는 염불을 찬찬히 들으라는 것이었다. 우리 절에서 그때부터 모든 사람들이 염불법을 바꾸어 정토선 염불을 시작하였다. 아울러 미타사에서는 관정 스님의 염불을 카세트테이프로 만들어 보급하였기 때문에 우리는 집에서도 늘 틀어놓고 관정 스님이 두 소절을 염불하면 자세히 듣고, 이어서 우리가 두 번 염불하는 정토선 염불을 열심히 이어갔다. 매달 첫째 일요일에는 경주 미타사에서 가서 염불을 했는데 그 때는 거사들과 보살들로 편을 나누어 거사들이 두 번 염불하면 보살들은 소리 내지 않고 조용히 듣고, 보살들이 염불하면 거사들이 조용히 듣는 염불을 계속하였다.
이처럼 정토선 염불을 3개월 쯤 했던 어느 날, 아침에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 하면서 들어보니 오토바이 머플러 소리가 염불로 들렸다.
‘내가 잘못 들었나?’
이렇게 생각하고 속도를 내서 소리를 크게 해보고, 천천히 가면서 소리를 죽여 보았는데, 오토바이 소리가 크면 염불소리도 크고, 오토바이 소리가 작으면 염불 소리도 작게 들렸다. 항상 오토바이 소리보다는 더 컸다. 그래야지 그 소음 속에서도 염불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등산 가서도 폭포 옆에 가서 폭포 소리를 관하면 바로 폭포소리가 염불소리로 바뀌어 들렸다.
‘참 신기하다. 10년간 염불해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정토선 염불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처럼 염불소리가 들리니 이것이 관정 스님이 말하던 자성염불인가?’
그래서 더 열심히 염불을 계속하자 몇 달이 안 가서 온갖 소리가 다 염불 소리로 들리는데, 처음에는 멀리서 아련하게 들리던 염불 소리가 점점 가깝게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법회 날 절에 가서 법장 스님에게 여쭈었다.
“스님, 정토선 염불을 시작한 뒤 몇 달이 안 되어 멀리서 염불소리가 들리더니 이제는 모든 소리가 염불로 들립니다. 이것이 자성염불인가요?”
그러나 법장 스님은 뜻밖의 대답을 해주셨다.
“아니다, 그것은 자성염불이 아니다. 그것은 환청으로 실제로 나지 않는 소리가 마치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환각 현상이다.”
이 대답은 나에게 크게 실망을 주었다. 자성염불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염불하여 무언가 특이한 체험을 한 것을 여쭈었더니 그것이 환청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만일 그것이 환청이라면 일종의 마장이 아닐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로서는 새로운 체험을 그것으로 끝내고 싶지 않아 스님 이야기에 개의치 않고 정토선 염불을 계속하였다.
그리고 가만히 앉아 있을 때 자세하게 상태를 점검해 보니 밖에서 나던 소리가 나중에는 몸 안으로 들어와 머리 뒤쪽의 오른쪽 아주 깊은 곳에서 염불소리가 나고 있었다. 머리의 뇌 속에서 염불소리가 난다는 것은 정말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가 없는 현상이었다. 그런데 그 염불소리가 남자 소리로 났다가 여자 소리로 났다가 달라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극락세계유기」의 다음 대목을 생각해 냈다.
“이곳은 한 보살이 맡고 있는데, 그 보살이 남자로 바뀌면 모두 남자로 바뀌고, 여자로 바뀌면 모두 여자로 바뀐다.”
결국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사실 법회에서 관정 스님이 열심히 해서 자성염불이 되면 천안이 열리고 법안도 열린다고 해서 열심히 했는데 그것이 환청이라고 하니 그때부터는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
‘밖에서 나는 것은 자성염불이 아니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몸에서 나니까 자성염불이 되는 것인가?’
‘몸의 어느 부분에서 나야 자성염불이 되는 것인가?’
‘이제 몸속에서 자성염불이 나니,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이러한 수많은 의문만 계속 쏟아져 나왔지 관정 스님이 안 계시니 어디 물어볼 곳도 없이 혼자서 생각만 키우고 있었다. 그러는 과정에서 관정 스님에 대한 여러 가지 험담이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그 가운데 우리가 들은 소리 가운데 가장 이상한 것은 관정 스님이 말씀한 것과 실제가 다른 것이 하나 있었다. 관정 스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앞으로 2년만 더 살 것이다. 그 이상 살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내 영혼이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데 관정 스님은 2년이 넘었는데도 계속 한국에 오고 계셨다. 우리 몇몇은 이 점이 이상하였고, 상당히 믿음이 가지 않았기 때문에 솔직히 여러 가지 비난 소리에 휩쓸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지만 자성염불은 계속되었다. 관정 스님을 뵙고 10년 이상 자성염불이 계속되었고, 3년 전쯤 그 자성염불을 놓아버렸지만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머리 골 속에서 염불소리가 들린다.
2015년, 관정 스님으로부터 정토선을 배운지 어언 18년이 되었다. 그런데 서길수 교수가 관정 스님 저작집을 책으로 내서 가지고 와서 함께 이 문제를 토론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성염불이 어떤 것이고, 자성염불이 된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정토선 원리(淨土禪精義」에 자세히 나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자세한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성염불로 가고 있는 길이었는데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그때 새로운 경계가 나타났을 때 계속 물었어야 했는데 처음 ‘환청’이란 소리만 듣고 묻지 않았고, 더구나 그 뒤 관정 스님이 여러 번 더 오셨는데도 찾아가 다시 묻지 않았던 것은 그 만큼 구도열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자성염불이 마장이 아니라 묻지 않았던 것이 마장이었고, 엄청난 자성염불을 체험한 법문을 주신 큰스님을 말 한마디 때문에 의심한 것이 마장이었던 것이 아닌가?
이제 자세한 책을 손에 넣었고, 또 국내에 40명에 가까운 자성염불 경험자가 있다고 하니 앞으로 뚜렷한 기준이 마련되기를 기대하며, 다시 계속되고 있는 자성염불의 불길을 살려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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