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야산의 이름을 듣고 나름의 상상을 해봤다. 해남의 두륜산처럼 세수대야의 대야마냥 펑퍼짐한 둔덕을 가진 넓다란 산정의 산인가? 높이가 긴 직육면체의 거대 바위가 풀무[풀무 야]모양의 산인가? 아니면 지혜를 의미하는 반야에 대[큰]를 붙인 의미의 이름인가 등등 상상만으로도 즐거웠다. 즐거운 이유는 이렇다.
첫째, 산의 위치다.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에 연접해 있다. 우리나라 산중 제일 높이 있는 곳은 강원도지만 그 쪽 산들은 사실상 오르는 거리는 그리 길지 않다. 게다가 생각보다는 육산이 많다. 설악이 독특하게 골산형의 대표요 (금강산도 그렇다지만) 눈에 띄게 두드러진 기암괴석의 만물상을 보여주지만 그 외의 산들은 설악과는 다른 유형의 산이 훨씬 더 많다. 우리나라 지형이 동고서저의 동쪽이 융기한 형태라 높을 뿐이지 그 쪽 산들이 모두 암봉으로 되어있지는 않은데 그 줄기의 골간중 충북의 충주 괴산 단양 제천 경북 문경 근방 산들은 공교롭게도 암봉이 수려한 골산형이 뭉쳐 있기 때문이다.
둘째, 계곡이 유난히 깊고 풍부한 수량을 지녀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은 곳이란다. 이는 계곡이 깊으면 산도 높다란 말에서 유추해보건데 산의 높이와 크기와 숲의 우거짐이 여름에도 가기 불편치 않다는 얘기이다.
셋째, 930여미터의 적정한 높이다. 너무 높아도 요즘 같은 무더위에 힘든데 산행에도 지치면 더위와 버스의 에어컨의 냉방병으로 산행후 고생하기도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닐성 싶었다.
네째, 산도 높고 좋은데다 국립공원 속리산 지구에 속해있다니 틀림없이 명산일것이다. 더불어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의 하나라는 보증을 추가로 하나 더 얻었으니 안 봐도 비디오요 안가도 파리다(파리가 어떤지 다 알쟌유~~)
마지막으론 백두대간에 걸쳐있다니 왠지 모를 심장한 의미가 부여됀 느낌이다. 이러이러한 연유로 큰 기대를 갖고있었는데 혹독한 가뭄이 찌는 더위보다 더 애타게 하는 나날이 지속돼 은근히 미안도하고 걱정도 되던중 산행 이틀을 앞두고 전국적인 비 소식이 있는데다 산행일도 경북일대만 제외한 전국의 비 예보가 있었으니 이 번 산행은 하늘이 허락해준게 틀림없다.
버스가 거의 목적지에 다다를 즈음에 화양과 쌍계구곡이 새파란 나무들과 어우러져 탄성을 지르게하는 드라이브를 즐기는데 멀지 않은 곳에 한 눈에도 범상치않은 잘 생긴 산 하나가 유독 눈에 띈다. 항상 산만큼은 보이는대로 즐거웠고 힘들었고 느낌을 받았고 시원했고 후련했으며 장쾌했는데 대야산도 거의 틀림없으리라.
날씨는 약간 꾸중충했으나 비는 오지 않았다. 전전날 꽤 내렸던 비의 흔적은 계곡의 물이 말해주고 있다. 꽤나 소란스럽고 재빠르고 경쾌하게 산객의 귀를 간지럽힌다. 귀와 눈이 시원하니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도 청량하다.
계곡이 숲이 우거진 사이에 너른 바위 위로 청정한 옥류가 소를 형성하여 휘돌아 내리고 움푹 깊숙한 바위웅덩이에 바로 뛰어들고 싶게 유혹한다.
무당소와 하트모양으로 유명한 용추폭포는 어쩔수 없이 눈만 적시고 오름을 잇는다. 그렇게 완만하고 평탄한 계곡길을 더 걸으면 달맞이바위인줄 알았던 월영대가 또 눈길과 바쁜 발길을 잡는다. 달그림자란 의미의 월영이었다. 아쉽지만 이 친구도 내려와서 보자고 약조하고 걸음을 옮긴다. 그 전의 용소바위의 용발톱자국은 높아서 잘 안보이는데 가을이나 겨울엔 보일 것 같다.
월영대에서 분기점이 나타났다. 오른쪽은 바로 정상인 비로봉 (옛 문헌상엔 그 이름이었다 함)으로 가는데 1.9km고 왼 편은 밀재를 거쳐 우회해서 가는 코스인데 산대장님은 왼편이 이 산의 진수라며 방향을 잡는다.
이제부터가 본격적 산행이다. 해발 400미터에서 930여미터까지 바윗길을 가는 건 나도 버거운데 여성분들은 산행후 이삼일 후유증을 겪는단다. 하지만 그 이후 일주일부터는 다시 그 짜릿한 느낌이 스멀스멀 가슴을 파고들어 또 산을 찾는다니 바위엔 뭐가 있어도 있는 모양이다. 하긴 수 억년 응어리진 우주의 기운을 꽁꽁 싸맨 채로 조용히 있다가 인간과 손 길이 마주치면서 조금씩 그 에너지를 방출하는지 누가 알겠는가
가면서 떡바위도 보이고 밀재위로는 거북바위도 있고 대문바위도 있다는데 눈썰미가 부족해선지 잘 모르겠는데 계단을 지탱하는 코끼리바위는 찾았다. 예전 철계단 밧줄이 없었을땐 우리같은 초보들은 접근금지의 성산이었을게 분명하다. 다행히 어느정도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명승을 구경할 수 있게 해주신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그 분들도 어려웠을텐데 "참으로 고맙습니다"
거의 다 올라서서 기묘한 모양의 바위가 모든 이의 걸음을멈추게한다. 소반 (밥상)의 다리를 뒤집어 논 것과 같은 아님 탑이나 사자석등의 받침대 모양의 거대바위가 사람이 다듬은 흔적을 보여주는듯한 자연석이 사진기의 프레임을 채우고도 넘쳐, 한 컷에 다 담을수 없을 정도로 말뚝처럼 박혀있는데 그 맘모스바위가 포스 넘치게 서있는 바닥으론 길게 나무뿌리가 뻗어나있어 석조궁전에 나무뿌리가 엉킨 앙코르와트를 연상시키게 한다면 조금 심한가 여기서 사진을 찍는데 위에서 말한대로 바위의 모든 걸 담기엔 꽤 너른 평탄면에서도 어림없다.
이상하게 여기서 나도 인증 샷을 찍은 것 같은데 누구도 사진 보내주는 분이 없다. 다시 갈 수도 없고 애석할 따름이다.
정상은 커다란 바위만의 봉오리로 기어 오르듯 정복해 대야산표지석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방이 당연히 툭 트여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원형레일을 타고 셀카비디오 한 번 찍었으면 두고두고 추억거리로 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 남동쪽에서부터 둔덕산 (970m) 조항산 (954.m)청화산 (984m)속리산 천왕봉(1058m)문장대(1054m)묘봉 (874m)백악산 (856m)등이 남서쪽으로 쫙~~펼쳐보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의 아쉬움이 이 산의 오늘 산행의 2%미진한 애석함으로 남는다.
덥지는 않았지만 흐렸던 날씨때문에 시계가 선명하지않아 멀리 그 산들이 저 멀리만 보일뿐 사진으론 그걸 증명하지 못했다.
이후 내려오는 길은 바로 월영대 삼거리의 오른쪽 갈림길로 만나는 길인데 훨씬 가파르고 구경거리도 없으니 코스는 우리가 갔던 방향이 더 낫지 않겠나 싶다.
대야산은 나랑 연이 맞은 산이라 좋은 곳인가? 아님 멋지고 아름다워 내게 맞다고 생각하는가? 난 산도 인연이 있다 생각한다. 누구랑 언제 어디로 어떻게 갔느냐에 따라 그 산을 바라보는 시각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대로라면 오늘까지의 날씨와 함께 즐거움을 같이하며 웃고 떠들며 같이 먹고 마셨던 산우님들이 행복의 만남이었고 이런 곳을 소개하고 안내해준 좋은 산악회를 만났던 인연도 큰 몫을 했으리라. 멋지고 아름답고 좋은 산을 더 기분좋고 행복하며 즐거웁게 만들어준 모든 분과 모든 상황에 감사를 드리며 맺음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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