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연주, 대형 공연장에서 히트했던 뮤지컬, 인
기 가수의 라이브 콘서트를 즐기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만원짜리 몇장은 준비해야 할 것 같은 공연들을
공짜로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공원, 지하철 역사, 구민회관 등에서 진행되는 무료공연 일정표를
꼼꼼하게 챙기면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다.
■ 자연과 문화를 한번에 즐긴다
덕수궁, 석촌호수, 한옥마을 야외공연
9월의 한복판, 청명한 가을 하늘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시원한 바람에
머리를 식힐 겸 가까운 공원을 찾는 것은 어떨까? 야외공연장이나 도심
공원, 고궁에서는 정기적으로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푹신한 의자는 없
지만 잔디밭을 객석삼아, 가을 하늘을 지붕삼아 관람하는 공연은 답답했
던 마음까지 시원하게 틔워줄 것이다.
하성호 지휘의 서울팝스오케스트가 꾸미는 ‘덕수궁 가족음악축제’는
올해로 10주년이 된 장수 프로그램. 3월부터 10월까지 매월 셋째주 토요
일에 공연해 연 8회 열던 것을 올해는 12회로 늘렸을 만큼 호응도가 높
다. 아이들 때문에 클래식 공연장을 찾지 못했던 주부들이나 나들이 나
온 가족단위 관객들도 많지만 매회 빼놓지 않고 덕수궁을 찾는 열성 팬
들도 있다. 연주곡들이 어렵지 않고 쉽게 다가설 수 있다는 것도 ‘덕수
궁 가족음악축제’의 인기 비결. 전통 클래식은 물론, 세미 클래식, 재
즈, 팝송, 가요, 영화음악, 가곡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있다.
잠실 석촌호수 주변의 서울놀이마당은 주변에 먹거리가 많고 놀이공원까
지 있어 가족단위 관객들이 많다. 주말과 명절에는 전통문화예술공연을
하고 둘째, 넷째 토요일에는 젊은층을 위한 대중예술공연이 있다. 9월에
는 매주 주말 오후 4시에서 6시까지, 10월에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공
연한다.
중구 필동 한옥마을에서는 매주 전통예술공연이 있다. 9월 22일에는 황
해도 평산소놀음굿이, 23일에는 청소년전통예술한마당이 있고 29일과 30
일에는 추석행사가 열린다.
구민회관에서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각종 문화행사를 유치하고 있다. 서
초구와 강남구는 상설 음악회가 정착된 대표적인 곳. 서초구민회관에서
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30분에 음악회가 열린다. 가수 이적의 사회로
진행되며 주민들이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9월 21일에는 우즈
베키스탄의 실크로드챔버합창단, 28일에는 김정덕 지휘로 코라아나콘서
트밴드의 공연이 있다.
강남구민회관에는 상설목요무대가 있다. 20일 7시30분에는 강남음악인협
회의 ‘음악과 함께 떠나는 가을 여행’, 27일에는 강남경기민요보존회
의 ‘초가을밤 국악의 향기’가 공연된다.
강동구민회관은 10월 20일에 암사동 야외무대에서 청소년 동아리들의 축
제 ‘유스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양천구청에서는 21일에 뮤지
컬하이라이트를, 22일에는 빠리공원에서 ‘가을을 여는 음악회’를 연다
. 이날은 타악공연팀 ‘도깨비’, 장계현과 템페스트, 유열, 그룹 ‘자
전거를 탄 풍경’등이 출연하고 음악회 마지막에는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
이외에도 동작구에서는 28일 상설예술무대 ‘가을을 여는 음악회’, 도
봉구청에서는 25일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연주회, 중랑구문화원에서는 1
0월 중에 문화축제, 노원구에서는 9월 22일과 23일 양일간 피아노콩쿨
등이 있다.
예술인들은 극장에서 관객을 가만히 기다리지 않는다. 공연장 밖에 무대
를 마련해 시민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하는가하면 지하철 역사에
라이브 콘서트를 열어 행인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서울시내 역사에서 정
기공연을 하고 있는 ‘지하철 예술무대’에는 학생 동아리에서부터 노인
밴드까지 출연진이 다채롭다. 혼성 4중창단 파랑새, 수화공연단 한알다
래, 실버트리오 P.K.S., 에쿠아도르 민속공연단, 한국바젤요들클럽 등이
9월과 10월 출연진. 9월 공연일정은 공연기획사 이일공 홈페이지(http:/
/210.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분수대광장에서 ‘뜨락 축제’를 열고 있다. 9월 17일
부터 10월19일까지 토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12시20분부터
1시까지 음악, 무용, 연극 등을 보여준다. 88년 시작된 `’뜨락 축제’
는 삭막한 도시 빌딩에 갇혀 있는 시민들에게 휴식처가 되고 있다. 공연
프로그램은 서울시뮤지컬단 뮤직컬하이라이트 (24일), 서울시뮤지컬단
뮤지컬하이라이트 (25일), 서울시합창단 혼성합창 (26일), 서울시국악관
현악단 시나위, 거문고 산조 (27일), 무용단 부채춤, 장고춤 (28일) 등
이다.
국립극장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분수대 주변의 문화광장에서 무
료 공연을 하고 있다. 해질 무렵 공연 한편을 감상하고 풀 향기 가득한
남산 주변 산책로를 거닐면 주말 데이트 코스로는 그만. 가족 단위 관람
객이나 청소년층도 호응이 높아 매해 2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9월28일까지 진행되는 ‘토요문화광장’은 앞으로 두차례의 공연을 남겨
놓고 있다. 22일에는 ‘퓨전 콘서트 21C’, 29일에는 김화례와 발레노바
의 ‘창작 발레의 만남’이 올려진다. 화려한 발레기술을 선보이는 공연
으로 고전 발레와는 다른 창작발레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겠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에서는 9월 21일부터 23일까지 ‘삼송 작은
마을 공연축제’가 열린다. 극단 님비곰비가 연습소리에 주민들에게 피
해를 주었다며 사죄의 뜻으로 마련한 것이라고 한다. 야외주차장, 삼송
종합고등학교 체육관과 신도동사무소 강당에서 공연된다. 작품은 `춤추
는 ‘허수아비’, ‘똥 이야기’, ‘까막잡기’, ‘여우야 뭐하니’
등 대형극장에서도 크게 인기를 끌었던 연극이다.
빽빽하게 들어선 고층건물들 사이에 과연 문화공간이 있을까 싶지만 이
런 곳에서도 음악, 연극 공연이 열리고 있다. 강남구에 있는 포스코센터
에서는 매달 한번씩 문화행사가 열린다. 10월20일에는 유라시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의 협연이 있다. 공연 신청을 하면 추
첨을 통해 입장권을 우송해준다. 지하층에 있는 미술관에서는 작은음악
회가 열리는데 이 공연은 신청하지 않아도 누구나 볼 수 있다. 포스코연
주회 연간 일정은 인터넷홈페이지(www.posco.co.kr)에서 볼 수 있다.
압구정동 대림주택문화관에서는 뮤지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23일
) ‘`장단이와 베토벤’(30일)이 공연되며 ‘런어웨이 브라이드(9월22,
23일)’ ‘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28일)’ ‘번지점프를 하다 (29일
)’ ‘`스타쉽 트루퍼스 (30일)’등 영화상영도 있다.
무역센터에서도 지난해 여름부터 매월 한차례씩 대형 클래식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전화로 예약을 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29일 오후 5
시30분 오라토리움에서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테너 김경, 소
프라노 이정애 협연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