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밥 당번은 나다. 다른 친구들처럼 침대에 뒹굴거리며 쉬고 싶었는데
밥을 지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워 주방을 향해 걸어나왔다.
누룽지를 끓였는데 누룽지가 졸아 버렸다.
살면서 누릉지를 끓여본 적이 한번도 없어서 다 커서, 늦게서 배우는구나 싶었다.
사실, 다 끓었을 때부터 뭔가 물이 부족하다는걸 깨닳았지만
식사시간이 다 되어 물을 더 넣을 겨를이 없었다.
매일 실수가 반복되어서 자존감이 떨어졌지만
앞으로 갈길이 멀다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숙소에서 나와 오늘은 자연사 박물관에 가는 날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박물관 안에 들어갔다.
자연사 박물관에 들어가 보니 볼 것이 많았다.
고래 화석이 전시되어 있는데 너무 커서 놀랐다.
지금까지도 저 큰 고래가 살아남아 있다면 얼마나 클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1전시 관에 들어가는데 박제가 된 동물들이 많이 있었다.
애들이랑 박제된 동물들을 보면서 재미가 있었고
이 박물관을 조사하길 잘한 것 같아 흐뭇했다.
말 안 듣는 녀석이 돌고래를 보고 싶다고 졸랐다.
'좀 더 가면 돌고래가 보일거야'하고 그만 재촉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돌고래가 전시되어있는 위치를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고
혹시 우리가 잘못 가서 놓친 곳이 있지 않을까 하여 한 바퀴를 더 둘러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허탈함을 뒤로한채 박물관 쉼터에 있는 의자에 앉아 쉬게 되었다.
마침 옆에 영상 상영관이 있어서 아쉬우니 영상이라도 보자는 마음으로
그곳에 들어갔다. 그런데 영상을 통해
돌고래가 있는 '해양생물전시관'은 다른 건물에 위치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경석이랑 같이 찾아보다가 한 번도 가지도 않은 길을 발견을 했다.
박물관 밖을 나와보니 해양 생물 전시관이 보였다.
들어가서 보니 수 많은 해양생물들이 박제로, 사진으로, 그림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상어의 이빨을 만져 봤는데 매우 날카로웠다.
지그재그로 난 이를 보고 물리면 살이 뜯겨질 거라고 머리속에서 상상이 됐다.
해양생물 전시관을 꼼꼼히 둘러보고 나와서 특별 전시관으로 갔다.
제주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장소였다.
탐라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작지만, 무역이 활발했고 영향력이 강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껏 탐라국이 힘없는 나라라고 인식해 왔다.
자연사 박물관에 와서 탐라국 역사를 살펴본 것을 잘한 것 같다.
박물관에 오지 않았더라면 탐라국이 약소국이라고 오해를 하면서 살아갈 뻔 했기 때문이다.
다음 기회가 되어 제주도에 또 간다면 한 번쯤은 다시 이 박물관을 들려볼것이다.
제주살이가 13일이 남아 새로운 것을 볼때면 기대도 되고
한편으로는 계속되는 실수 생각에 걱정이 되기도 하다.
하지만 최대한 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지내볼 것이다.
■ 숙소 - 자연사박물관 - 서귀포휴양림 - 전망대산책 - 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