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관련 정보를 얻을 때 일단 뒤지게 되는 게 인터넷이다. 슈퍼 파워급이 된 인터넷여행카페에 들어가면 경험자들의 깨알같은 체험기가 공감을 기다리고 있다. 여행작가들의 출판 활동도 여전하다. 감성돋는 그들의 여행기와 체계적으로 정돈된 정보들은 여행에 별 관심 없던 사람들의 마음도 뒤흔들어 놓는다.
<홍콩데이 HONG KONG DAY>
홍콩-마카오 최신 가이드북
심청보 조은영 지음 l 테라 출판사
심청보, 조은영 두 사람은 미디어, 여행업계에서 공인하는 홍콩-마카오통들이다. 그들의 홍콩-마카오 사랑과 여행 빈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들에게 홍콩이란 늘 ‘엇그제 다녀온 여행지’다. 그래서 생생하고 새롭다. 이 책은 홍콩과 마카오에 관한 한 실시간 백과사전급 내용을 담고 있다. 두 작가가 20여 년 동안 홍콩과 마카오를 누비며 만난 16곳의 추천 휴양지는 홍콩을 쇼핑과 빌딩의 도시로만 생각한 사람들에게 신선한 정보로 다가온다. 책을 위해 또 다시 집중 방문했으니 정보의 깊이가 남다르다. ‘골든타임 홍콩’은 홍콩을 숱하게 들락거리지 않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정보다. ‘홍콩 기초 지식 17’, 그리고 최근 확인한 ‘침사추이’, ‘조던–야우마테이’, ‘몽콕’, ‘홍콩의 섬’, ‘빅토리아 피크’, ‘완차이’, ‘코즈웨이베이’ 등 홍콩 여행의 기본과 홍콩디즈니랜드, 마카오 등의 구체적인 여행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초보자들이 늘 궁금해 하는 22가지의 질문과 답변, 홍콩지도, 트렘노선도, MRT노선도, 공항버스노선, 에어포트익스프레스 무료 셔틀 노선, 인기 여행지별 지도와 인덱스 부분만 잘라가도 홍콩-마카오 여행이 가능할 정보 페이지로 충만하다.
2015년 5월 출판, 정가1만7000원.
<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
#남미 #라틴아메리카 #직장때려친 #30대부부 #배낭여행
정다운 지음 박두산 사진 l 중앙북스
과테말라 사진 (CC)chensiyuan by wikipediacommons
좋은 여행책의 조건은 감성을 적시는 글발과 여행을 부추기는 사진이다. 가이드북이든 에세이든 여행책은 글과 사진이 생명이다. 정다운, 박두산 두 사람은 각각 네이버와 넥센코리아에서 근무했던 30대 경력자들이다. 그들이 붙인 해시태그가 눈길을 끈다. 특히 ‘#직장때려친’과 ‘#30대부부’는 비슷한 시절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생각과 용기’를 주는 키워드들이다. 그렇다. 정다운, 박두산 부부는 꽤 쓸만한 직장을 ‘때려치우고’ 한 달만에 중남미로 여행을 떠난다. 야무지게 계획했고 용감하게 감행한 그들의 결과물인 ‘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는 서점 판매 상위권을 유지하며 많은 여행 희망자와 ‘삶의 변화를 희구하는 열혈 인간’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유려한 문장은 감성과 정보의 경계를 넘나들며 여행 문학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고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자연과 도시 풍경 사진들은 읽는 이들로 하여금 올 여름 휴가 스케줄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에 충분하다. 이 책을 통해 그렇게 만날 수 있는 중남미 여행지들은 ‘과테말라’, ‘멕시코’, ‘쿠바’, ‘콜롬비아’, ‘볼리비아’,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등이다.
2015년 5월 출판, 정가 1만5000원.
<헤세로 가는 길>
진리탐구자 헤세를 만나는 여정 정여울 지음 l 아르테
여행가방을 꾸릴 때 행복한 것은 찾아가는 목적지의 그 무엇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 무엇은 자연일 수도, 건축일 수도, 미술, 음악일 수도 있다. 때로는 인물일 경우도 있다. 헤르만 헤세를 모를 사람은 거의 없다. 문학의 고전이 되어버린 그는 교과서나 세계문학전집을 통해 독자의 가슴을 적신 대문호다. 이 책은 문학평론가이자 집필가인 정여울 작가가 자신의 인생 고비고비, 구비구비 때마다 구원과 방향의 메시지를 던져주었던 헤르만 헤세를 만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인생의 통과의례에서 작가가 헤세를 통해 얻은 삶의 지혜와 용기에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여정은 헤르만 헤세가 태어난 독일의 작은 도시 ‘칼프’와 그가 죽음의 순간을 맞은 ‘몬타뇰라’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독일 남부에 있는 칼프는 ‘작은 도시가 주는 아기자기함과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곳인데 헤르만 헤세가 태어나고 살았던 집과 그의 박물관이 헤세의 흔적을 이야기하고 있다. 헤세는 인생의 후반기인 40여 년을 스위스 남부의 소읍 ‘몬타뇰라’에서 보냈다. 그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던 시기에 보낸 곳인 만큼 태어난 칼프에 비해 헤세 관련 유물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다. 칼프는 슈트트가르트와 가깝고 몬타뇰라는 스위스 루가노 근처에 위치한다. 여행길에 ‘헤세로 가는 길’은 물론,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정도는 챙기는 게 좋지 않을까?
2015년 5월 출판, 정가 1만6000원
<최고의 휴식, 프로방스>
황금빛 태양, 쪽빛 바다와 함께한 20일 정다혜 지음 l 앨리스
앙티브 사진 (CC)Aimelaime by wikimedia commons
프랑스의 프로방스와 지중해에 집중한 책이다. 이 책은 힐링 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다. 프로방스는 그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마력이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그곳에 무엇이 있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쉽게 알 수는 없다. 프랑스와 영국에서 호텔 경영을 전공하고 두 나라에서 호텔리어로 활동한 정다혜 저자는 프로방스가 너무 좋아 아예 그곳에 정착해 버린 ‘현지인’이기도 하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상처받은 인간의 마음을 쓰다듬어 준 예술, 예술가들과 여행지를 연결해 주고 있다. 클랭과 니스, 피카소와 앙티브, 노스트라무스와 살롱 드 프로방스, 반 고흐와 아를 등이 그것이다. 또한 엑상 프로방스의 핑크빛 와인 축제, 레보 드 프로방스의 빛과 소리의 축제 등 그곳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유일무이한 문화들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읽기만 해도 마치 여행지에서 방금 돌아온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유려한 글을 통해 일어서는 무한 상상력과 가슴에 떨림과 울림을 주는 소소한 사진들이 주는 힘이다. 주마간산식 여행 보다는 특별한 주제가 있는 여행과 동선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꼭 권할 만한 책이다. 2015년 2월 출판, 정가 1만3800원
캐나다 로키 홀리데이
내 생애 최고의 휴가 홀리데이 18 김산환, 이재혁 지음 | 이재혁 사진 | 꿈의지도
밴프 루이스 호수 사진 (CC)Paul by Banff Lake Louise Tourism, 밴프 바이킹과 하이킹 (CC)Paul Zizka by Banff Lake Louise Tourism
살아 생전 꼭 한번 가 봐야 할 자연 중 한 곳이 로키산맥이다. 북미대륙 캐나다에서 미국 남부까지 장장 4800km, 최고 고도 4401m의 대자연이다. 로키산맥에는 밴프, 로키마운틴, 재스퍼, 옐로스톤, 글레이셔, 피크스 피크 등 인간의 근접을 불허할듯한 캐나다와 미국의 국립공원들이 있다. 이 책은 그 중 캐나다 밴프 국립공원을 중점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김산환 작가는 여행 전문 기자로 15년을 뛰었고 오로지 ‘캠핑 여행’ 한 가지만 출판하는 ‘꿈의 지도’를 만들며 독립했다. 오랜 세월 여행 기자로 쌓아온 정보 정리 능력은 ‘캠핑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었고, 그가 쓰거나 출판한 책들을 통해 그 능력을 이미 검증받은 바 있다. 이 책은 로키산맥의 총론에서 시작, 야금야금 구체적인 정보를 향해 접근해 가고 있다. 로키 가운데 왜 캐나다로 가야하는지, 그곳에서 해야 할 놀이들을 제시해주고, 항공, 예산, 운전 등 로키 산맥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 일체, 그리고 책의 중심인 밴프, 레이크루이스, 아이스필드 파크, 재스퍼 등 로키산맥의 웅장한 공원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캠핑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캠핑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조차 ‘여행 준비 모드’로 이끄는 다양한 정보들이 돋보인다. 2015년 6월 출판, 정가 1만5000원
<후쿠오카에 반하다>
미식의 도시 인정의 도시 후쿠오카의 매력에 흠뻑 빠지다 우승민 지음 l 혜지원
후쿠오카 사진 (CC)Jakub Hałun by wikimedia commons
일본 마니아들의 일본 여행 의지는 꺾일 줄 모른다. 단지 그들의 여행 선호 지역이 도쿄 남쪽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을 뿐이다. 일본 최남단 대도시는 규슈 지방의 후쿠오카다. 후쿠오카는 일본에 유럽 문명이 들어온 최초의 도래지다. 그 영향일까? 도시 전체가 개방적이고 서구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 우승민 작가는 일본이 좋아 일본 여행을 100번도 더 했고, 급기야 일본에 살고 싶어 후쿠오카에 정착한 사람이다. 그동안 경험한 일본의 풍경, 일본의 음식, 일본 사람들 이야기가 이 책의 모든 페이지에 골고루 녹아있음은 물론이다. 2011년부터 정착했고 그간 탐구적 일상을 추구해 왔다니 이 책 한 권이면 후쿠오카의 모든 문화를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인이 낸 책이라 특정 계절이 아닌 사계절 관련 모든 풍경과 시기 적절한 여행지를 안내받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에세이를 배제한 여행 정보를 담담한 문투로 서술, 독자가 스스로 체득하고 느낄 여행지에서의 여백을 남겨두었다. 후쿠오카의 역사, 사계절, 축제, 명물음식, 즐길거리 등 기본과 함께 ‘규슈여행의 출발점 하카다역’ 일대, ‘쇼핑의 중심 텐진’, ‘정겨운 뒷골목 다이묘, 아카사카’, ‘감성 거리 미아이즈미, 야쿠인’, ‘밤의 천국 나카스와 카와바타’, ‘역사 거리 기온’ 등 후쿠오카 여행에서 빠트릴 수 없는 곳들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2015년 3월 출판, 정가 1만5000원
<프렌즈 라오스>
생애 첫 여행 친구 안진헌 지음 l 중앙북스
라오스 사진 (CC)Martin Durrschnabel by wikimedia commons
라오스가 TV 프로그램을 통해 널리 알려진 것이 라오스에게는 결코 좋은 일은 아니었다. 은둔의 제국 라오스는 그러나 새로운 여행지를 갈망하는 유랑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신세계로 다가왔다. 작년부터 한국인 여행자가 급증했고 관련 정보도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 책을 쓴 안진헌 작가는 한마디로 ‘아시아 전문작가’라 불리는, 현지 정보에 밝은 사람이다. 15년 넘도록 태국,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티베트, 중국, 네팔, 인도를 들락거리며 상주 여행자로 생활하며 기고와 출판 활동을 하고 있다.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가 그렇듯, 모든 나라들은 아시아 특유의 공통된 문화와 각국의 특별한 역사가 공존하고 있다. 식민지를 겪으며 생긴 같고도 다른 문화들이다. 라오스 또한 그렇다. 아시아가 있고 프랑스가 있으며 스님들의 행렬 옆으로 메콩강에서 카약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풍경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이 책에는 메콩강의 굵직한 흐름, 그리고 그 주변을 아우르고 있는 사원과 카페의 모습이 독특한 수도 비엔티안, 아름다운 카르스트 지형을 배경으로 하는 액티비티로 여행자들의 천국이 된 방비엥, 라오스 문화 여행의 꽃으로 불리는 루앙프라방 등 라오스의 북단부터 남단까지 여행자들이 가장 만족하는 라오스 핵심 도시 17곳을 소개하고 있다. 초행길이 대부분일 한국 여행자들에게는 더없이 친절하고 쉬운 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다. 2014년 4월 출판, 정가 1만4000원
<뉴질랜드 100배 즐기기>
2015-2016 최신판 박선영, 김상훈 지음 ㅣ 알에치코리아
뉴질랜드 웰링턴 사진 (CC)Donaldytong by wikimedia commons
뉴질랜드는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남태평양의 여행지이다. 이곳을 여행한 젊은이들 가운데는 현지의 풍광과 사람들, 그리고 사회 제도에 반해 훗날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정도로 매력적인 나라다. 이 책을 쓴 박선영, 김상훈 작가는 부부이다. 박선영 작가는 여행에 미쳐 세계를 돌아다니며 책을 쓰고 있고 남편 김상훈 씨는 뉴질랜드 여행에 동참, 포토(사진)와 포터(짐꾼) 역할을 수행했다고 한다. 이 책에는 뉴질랜드 여행을 위한 기본 정보와 여행이 커다란 두 축인 ‘북섬’과 ‘남섬’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북섬의 오클랜드, 베이오브아일랜드, 왕가레이, 코로만델 반도, 타우랑가, 해밀턴, 타우포, 웰링턴, 통가리로 국립공원 등과 남섬의 픽턴, 넬슨, 카이코라, 빙하지대, 와나카 등 도무지 지구로 느껴지지 않는 풍경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한 첫 여행자들을 위한 필수 코스부터 각종 교통수단과 현지의 맛집, 숙소 등 최신 정보와 배낭여행자들을 위해 엄선한 저렴한 숙소와 맛집 등은 이 책을 ‘100배 즐기기’로 인정하게 될만한 다양하고 친절한 정보라 할 수 있다. 뉴질랜드를 효율적으로 여행할 수 있는 캠핑카 투어, 기차 여행 등 각종 테마여행에 대한 정보들도 눈에 띈다.
2015년 2월 출판, 정가 1만8000원
<어느 날 문득, 타이베이>
지하철 노선을 따라 떠나는 새로운 타이베이 골목 산보 69 이주원 지음 l 북노마드
타이베이 사진 (CC)trcheng by wikipediacommons
타이베이가 어느덧 한국인에게 익숙한 여행지가 되었다. 개인여행자들의 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도시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는 교통, 특히 지하철 노선이다. 이 책은 타이베이에서 지하철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는 여행지들을 소개하고 있다. 오로지 아날로그 감성으로만 살아가는 저자 이주원 작가 특유의 시선과 사진이 읽는 이들로 하여금 당장 타이베이로 날아가고싶은 욕구를 일으켜 세운다. 반난선 푸중역의 임가화원, 바터타이스위안, 난야예스, 룽산쓰역의 룽산쓰, 싼류위안즈옌, 시먼역의 홍러우, 단수이선에서 만날 수 있는 타이베이 101, 타이베이 당대 예술관, 더 아일랜드, 베이터우역의 온천박물관, 중허-신루선의 샤오이청, 싱텐궁 등 인기 여행지들이 그 길에서 만날 수 있는 잡화점, 책방, 야시장, 밥집, 찻집 등과 함께 소개되어 있다. 이런 가게들은 섬세한 감성의 눈으로 관찰하지 않으면 보기 힘든 곳들로 시끄럽게 몰려다니는 여행보다 조용히 산책하며 타이베이의 젊은 문화를 탐닉하고 싶어하는 여행자들이 기뻐할 곳들이다. 정보 정리도 촘촘하게 잘 되어 있다. ‘지하철 노선을 따라 떠나는, 새로운 타이베이 골목 산보 69’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에 소개된 장소들은 지하철 노선과 정거장별로 분류되고 소개되어 있어서 이 책을 들고 타이베이를 찾은 독자의 지역 이해와 장소 선택을 쉽게 도와준다. 2015년 6월 출판, 정가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