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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글을 올리는 인피니티 G37S의 시승기는 사실 예전에 몇 번 몰아본 경험이 있어서 더욱 쓰기가 쉬운 것
같습니다. 그때엔 진짜 엄청난 힘을 자랑하는 차구나 이 가격에 이런 성능이면 독일차들은 진짜 사기꾼이란 생각을
갖게 만들었죠.
그러면서 G37S정도면 늘 타고 다니더라도 만나는 사람에게 그다지 거부감을 주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무슨 재벌이라고 가지고 싶은 차마다 다 살수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인피니티 M56S의
시승 이후로 차는 역시 배기량이 크고 힘이 좋아야 충분히 자동차가 낼 수 있는 성능을 무리없이 뽑아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M56S의 시승 이틀 뒤에 갑자기 제 FX35가 팔리게 되었답니다. 그냥 입버릇처럼 이 녀석을 팔고 좀 자그마하면서
좋은 차로 바꾸면 어떨까 하던 차였거든요. 고유가 시대에 보험료까지 비싸니 로체와 더불어 굴리기엔 제법 만만찮은
비용이 들었던게죠. ㅠㅠ 그렇게 멋지게 꾸며놓은 녀석을 보내기가 무섭게 그날에 G37S를 입양하게 되었습니다.
이럼 무슨 고유가 핑계며 비싼 보험료 핑계를 댔던겐지.. 죄송..
하지만 이젠 로체도 처분하고 G37S로만 굴릴려구요. 마눌에게 하사할려다가 제 마눌이 그 유명한 김여삽니다.ㅠㅠ
버스와 사고낸게 몇번인지.. 그래서 지금 타는차 그대로 계속 사고치라고 로체는 그냥 팔려구요. 친구 녀석이 자기
소렌토 팔린다고 하면서 자기에게 달랍니다. 그럼 비용을 좀 더 줄일 수가 있겠더군요. G37S를 갑자기 입양하게된
건 제 아는 분이 이 녀석을 타시다가 M56S로 바꾸신 겁니다. 그냥 동생에게 차를 줄까말까 고민하시는 가운데 제가
적당한 가격을 제시하고 입양한거랍니다. 중고차 매매상이 가져가는 가격보단 조금 더 주었으니 괜찮은 가격이죠.^^
외관은 그냥 신차수준 그대로인 것이 그분의 회사나 댁에 전용주차장이 있어서 정말 흠집하나 없을 정도거든요.
게다가 겨우 일년 반 되었으니 서비스를 걱정할 필요도 없구. 그냥 타기만 하면 되거든요. 그리고 그분도 고장으로
서비스를 가본 적이 없고 그냥 소모품 교환만으로 입고한 적이 있다고 하신 말씀을 자주 들었기에 그 말을 믿고
그냥 뺐다시피해서 데리구 왔습니다. 단지 색상이 전 진주색이 좋은데 이 녀석은 그라파이트 컬러입니다.
오늘의 시승은 인피니티 G37S입니다. G37S는 인피니티의 대표모델이자 오늘날의 인피니티란 별명을 스트리트
파이터라고 붙여준 훌륭한 모델이죠. 333마력의 놀라운 힘이 G37S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단어가 될 것입니다.
외관은 길게 뻗은 차체에 온몸을 휘감은 굴곡이 보이는 방향마다 차의 이미지를 다르게 표현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매서운 첫인상은 빨리 지하주차장을 뛰쳐나가려는 잔뜩 웅크린 표범같이 반기기도 하고 달리다보면 세련된
도시녀처럼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인피니티의 이중성이죠.
차문을 열고 시트에 몸을 맞깁니다. M56S와는 다르게 몸을 타이트하게 조여 준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버켓타입의
시트입니다. 마치 시트에서 나갈 생각이랑 버려라 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다리와 몸 전체를 감싸는 맛이 레카로
스포츠 시트에 앉은 기분이랄까?^^ 물론 시트의 쿠션은 그보다 더 편하지만요.
실내의 디자인은 뭐 그다지 크게 감흥이 오지는 않습니다. 대쉬보드가 높아서 상대적으로 안정감은 있습니다.
감싸여져 있다는 느낌. 자그마한 스티어링 휠에 손으로 잡으면 엄지부분을 파서 꽉 잡게 만들어진 점은 좋습니다.
계기판의 색감이 좋습니다. 흰색바탕이라 구분도 잘되구요. 가운데 트립컴이 있어서 정보를 보기도 수월한 편입니다.
다른 버튼류들은 누르는 감촉은 좋습니다. 모니터는 순정네비가 달려있는데 속도와 핸들의 각도에 따라 바로
보정해주는 기능이라 정확도는 높습니다만 우리나라 맵이 아닌 덴소맵이라 정보가 부족하고 화면이 조금 구립니다.
시동버튼을 누르니 우렁찬 소리와 함께 시동이 걸립니다. M56S의 시동 시엔 좀 더 얌전하고 젠틀하게 걸리던
시동이 G37S 이 녀석은 그런 것이 싫었는지 그보다 더 우렁찬 사운드와 마치 몸이라도 풀 듯 한번 털어주는 느낌이
마치 야생마가 고개를 터는 듯이 내가 좀 달리니까 예열 끝날 때까지 기다려봐 하는 것 같습니다.
예열은 금방 끝나더군요. 인피니티 엔진의 특성이 처음 시동을 걸면 알피엠이 높게 놀라갔다가 천천히 내려오면서
예열하는 방식이라 겨울엔 간혹 높은 알피엠 덕에 엔진이 이상한가 하고 놀라는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메이커의
특성이니..
실내에 전원이 들어오자 시트가 몸을 앞으로 움직여줍니다. 핸들도 자동으로 내려와서 몸을 운전하기에 맞게끔
세팅을 해줍니다. 전 차주분이 저보다 덩치가 더 크신 분이라 몸이 맞지않았지만 저의 필살기인 롱다리가 시트를
뒤로 조금 더 밀게끔 합니다.^^ 이리저리 시트를 움직이고 핸들을 높였다 낮췄다 넣었다 빼기를 반복하면서 제 몸에
맞춥니다. 늘 편안한 캐주얼을 입다가 몸에 꼭 맞춘 쫄쫄이 트레이닝 복을 입은 느낌이랄까? 체중이 많이 나가시는
분들은 약간 비좁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습니다.^^
시트를 맞추고 오디오와 기타의 장비들을 살펴봅니다. 인피니티 HMI시스템은 우리나라 현대자동차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죠. 화면 바로 아래에 위치한 동그란 조절스위치를 따라한 흔적이 이전 아반떼부터 시작해서 현대차에 따라하기
전법으로 구사되어 있습니다. 삼성차야 그 근원이 같으니 봐주죠^^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다이얼 재질의 질감은 우수합니다. 멋있어 보이기구 하구요. 대쉬보드와 도어를 휘감은
알루미늄 장식물들이 우드 위주로 세팅된 다른 차들보다 좀 더 젊은 느낌이 듭니다. 물론 아우디의 알루미늄 사랑엔
미치지 못하지만서도.. 버튼들이 많은데 대부분 한번 세팅하면 다음엔 할 필요가 없는 부분들이라 일단 전 주인이
해놓은 대로 그대로 놔둡니다. 오디오 버튼을 누르니 조용한 경음악이 나옵니다. 음.. 연세가 있으신 분이라 그런가
합니다. 그리곤 차안의 시디를 모두 뽑아버리고 바비킴의 앨범을 한 장 넣습니다.
인피니티 전 차종에 적용된 보스오디오의 특성이 자연 그대로의 음을 들려주는 것이라는데 처음엔 어색합니다.
소리가 왜이래.. 하지만 곧 이어 울리는 베이스는 황홀합니다. 듣다보면 보스가 왜 훌륭한지를 알게 됩니다. 시디도
원본을 넣으면 소리가 더 좋다는데 이젠 막귀가 되어서 그런지 구운시디나 원본시디의 차이점을 거의 못찾겠어요.
나이가 들면 청력에도 손실이 온다더니.. ㅠㅠ 으.. 보스헤드폰 사고 싶어..
잠시 동안 살펴보는 사이에 엔진의 예열은 벌써 끝나고 마치 졸리다는 듯이 조용해져 버렸습니다. 자~ 이제 너와
나는 한배를 아니.. 한차를 타게 되었으니 잘해보자 라고 핸들을 한번 토닥여주고는 지하주차장을 빠져 나옵니다.
새로운 차를 만날 때마다 어찌나 날이 좋은지.. 마눌 대신에 괜찮은 튜닝이 없는지 옆자리로 슬며시 눈길을
주어봅니다.ㅋ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가득 넣어줍니다. G37S의 세팅은 고급유인데 집 주변엔 고급유 파는 곳이
없기에 그냥 에스오일에서 일반유로 넣어줍니다. 경고등이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12만원이요 라고 외치는 아저씨의
목소리에 허걱합니다. 차를 자주 안몰아서 보통 습관적으로 오만원이요 하고 넣다가 한가득 채우니 이제야 고유가의
실감이 팍팍.. ㅠㅠ
오늘 비가 온다고 했는데 나오기 전에 뉴스에선 중부지방엔 이미 비가 잔뜩 내리고 있더군요. 여긴 구름만 좀 있고
약간 흐린 날씨라 나중엔 비가 오려나나 했습니다. 그렇게 도로에 나서서 고속도로를 타기까지는 그냥 무난하게
달려봅니다. 7단이 주는 변속감은 그냥 부드럽다 입니다. 5단보다 알피엠을 덜 올리고 70키로미터 정도의 속도에
오르면 거의 1400알피엠 부근에서 머무르더군요.
하이패스 카드를 또 잊어버리고 와서는 톨게이트에 들어서면서 또 무릎을 칩니다. 젠장 이젠 진짜 나이가 든게
맞는가봐.. 표를 뽑고나서 톨게이트를 나오자 마자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봅니다. M56S에서 느꼈던 부드럽게
치솟는 엔진음과는 달리 좀 더 거친 음색을 토해내는 G37S입니다. 엔진사운드와 어울려 가속감은 최고입니다.
M56S는 4.6초의 가속감을 느끼게 해주지 않았는데 G37S는 5.4초만으로 실감나는 가속으로 차를 밀어붙입니다.
예전의 5단변속기는 차를 최대한 밀어붙이는 성격이 강했습니다. 엔진이 고알피엠 엔진이라 얼마든지 밀어붙여준다는 식으로 가속에선 최고의 느낌이었죠. 하지만 7단으로 바뀌니 그런 가속에서 최대한 끌어올리기 보다는 좀 더 여유를
두는 느낌이랄까? 뭐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냐 라고 되묻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녀석은 그러면서도 DS모드를
따로 두었습니다. 보통 때엔 그냥 얌전히 달리세요 라고 해놓고도 달리려면 DS로 한번 달려보세요. 원하는대로
해드리죠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귀차니즘과 왠지 모를 신기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그냥 일반모드로만 달리게 합니다. 사실 가속페달만
꾹 밟아도 미칠 지경인데 뭐하러 굳이.. 신형 인피니티 7단미션은 몇가지 새로운 기능이 들어있더군요. 구형FX에선
있는지 모르겠는데 G나 M에겐 G센서가 있더라구요. 마치 핸드폰 안에 있는 위치감지장치라고나 할까? 이 기능을
기반으로 가속이나 감속, 회전 시에 변속기의 세팅을 임의적으로 바꾼다고 합니다.
인피니티 신형 미션엔 다운쉬프트 레브매칭과 어댑티브 쉬프트 콘트롤이란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의 역할이 오르막
내리막 커브길 급가속 급제동 이런 식으로 차량 주행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가 차량이 그러한 순간에 직면하면 그에
맞춰서 변속기를 조절한다고 합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기어가 내려가거나 알피엠이 오르는 그런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거죠.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울컥거림을 방지해줘서 일반인들은 잘모르더군요. 대부분이 알피엠이
이상하게 저 혼자 움직여 라고 말더군요.
다운쉬프트레브매칭은 레이싱에서 쓰는 힐앤토 기술을 변속기가 알아서 해주는 시스템인데 저단으로 변속 시에 엔진
알피엠을 속도에 맞게 스스로 제어해서 울컥거림을 없애주고 부드러운 변속을 만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댑티브
쉬프트 콘트롤은 위의 설명대로 중력센서를 기반으로 차량이 직면한 상황과 위치에 따라 변속기의 변속타이밍을
조절해서 드라이빙을 안전하게 가져가는 기술입니다.
반면에 단점이라면 그러한 순간에 변속이 딱딱 들어맞지 않는다 라고 느낄 수도 있다는 겁니다. 독일차 좋아하는
분들에겐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죠. 기계적인 작동이 몸으로 느껴지는 독일차와 모든 것을 차 스스로 조용히 해결하려는 일본차와는 서로 다른 감성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셔야 인피니티의 특성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한참을 가다보니 이상하게도 차가 밀립니다. 왜그러나 하고 슬쩍 고개를 내밀어 보니 주행차선엔 대형트럭이
추월자선엔 승용차가 나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참이나 그러고 있어서 밀린 모양입니다. 이런 주행하는 분들은
어서 빨리 자신의 무지함을 깨달아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니.. 그렇다고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잘못했다라고 인정하기도 싫어합니다.
오르막을 만나자 트럭이 뒤처지면서 뚫리기 시작합니다. 다들 주행차선으로 비켜서 지나갑니다. 저도 뭐는 더러워서
피하는거라는 일념으로 주행차선으로 피해서 가속을 해봅니다. 앞서나간 차들이 다시들 추월차선으로 들어가기에
그냥 주행차선으로 가속을 합니다. 순식간에 몇 대의 차들을 주행차선으로 추월하고 다시 앞장을 섭니다.
예전에 유럽출장 갔을 때에 느낀 도로주행에 대한 매너들에 비하면 우리나라 운전자들도 인식이 빨리 바뀌어야
하겠구나 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추월을 하고나면 다시 주행차선으로 복귀를 해서 뒤따르는 차량들에게 길을
비켜줘야 하는데 그냥 일차선 주행을 고집합니다. 가만히 보면 차는 뭐 같아도 나도 자존심 있는데 라는 것 같더군요.
어느덧 경주에 도착했습니다. 요금을 내고 나오는데 앞유리창에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곧이어 요란하게 쏟아지는
빗방울은 마치 우박인양 되는 듯이 엄청나게 차체를 두들깁니다. 세차하면 비온다는 저의 징크스는 항상 그대로 인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됩니다. ㅠㅠ
자주 가는 중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하늘이 쨍합니다. 이럴거면 오지나 말지.. 일을 보고난
뒤에 경주가 자랑하는 벚꽃을 보러 보문단지로 향했습니다. 이미 길가의 벚꽃들에게서 때가 지났다는 것을 보았지만
이왕 왔는데 구경은 해야지 하고 돌아다닙니다.
보문호수를 감싸고 있는 길이 굴곡과 높낮이가 좀 있는 길이라 G37S의 핸들링과 코너링 등을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코너로 진입하자 후륜구동이 주는 특유의 감아도는 매끄러움이 느껴집니다. G37S는 핸들링을
위해서 앞타이어를 뒤보다 적은 사이즈로 넣었습니다. 아무래도 M에서 나타나는 넓은 타이어가 주는 노면을 타는
느낌을 줄이기 위해서 인가봅니다.
내리막길에 들어서면서 패들쉬프트를 두번 당겨서 엔진브레이크를 걸어봅니다. 순식간에 치솟는 알피엠
게이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울컥거림없이 부드럽게 잡아채주는 감속이 느껴집니다. 감속 뒤에 패들쉬프트를
작동시키지 않고 그냥 놔두니 다시 자동으로 돌아옵니다. 이건 편리한 것 같습니다. 수동으로 사용하다가 놔두면
자동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냥 머무는 변속기들이 많은데 좀 귀찮더라구요. 잊어버리고 다시 가속할려고 하면
기어단수도 잘 안맞구. 물론 운전자가 일일이 해준다면야 뭐..
비가 오고난 뒤라 그런지 날이 춥습니다. 보문호수의 바람을 뒤로하고 교촌으로 가봅니다. 경주최씨 고택이 있는데
요석궁이란 식당도 옆에 같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요석궁은 말로만 들었지 가보질 못했군요. 명색이 경주에서
태어났는데도 말입니다.
고택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박아줍니다. 신입의 신고식이라고나 할까. 그러고 보니 FX에게 너무 미안한
느낌입니다. 몇 일만에 후다닥 성사된 거래다 보니 시집보내는 손길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념사진도
박아주질 못했군요. 미안해..
교촌은 지금 한옥으로 개조하는 작업이 진행중입니다. 신도시를 경주 외곽지역으로 조성하고 시내에 있는 가옥들은
한옥이 아니면 대부분 철거를 하고 있답니다. 일반주택들은 거래를 못하게 하고 만약 팔려고 하면 시가 직접 사서
헐어버립니다. 그래서 지금 경주의 내부지역엔 집들이 듬성듬성하게 남아서 좀 보기가 싫은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진행되면 민원발생 우려도 적고 마찰도 줄 것이고 나중엔 경주전체가 아름다운 공원처럼 바뀌겠죠.
한적하고 고요한 고택들의 분위기를 둘러보면서 잠시나마 삶의 여유를 부려봅니다. 돌담길을 따라 걸어보니 예전
우리네 선조님들의 여유로운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런 분위기의 주택에 사는 걸 좋아하는데 집사람이랑 아이들에겐 아파트가 훨씬 편리하고 안전하니 그냥 그렇게 삽니다. 얼릉 돈벌어서 다시 경주로 돌아와 이런 생활을
했으면 합니다.
생각 난 김에 인피니티에 대한 유명한 일화를 소개해드리죠. SM7동호회에서 인피니티 G35S를 초청해서 드래그를 뛴
일이 있었습니다. 대구에서 있었던 일인데 G35S 순정상태의 차량 홀로 수많은 SM7동호회의 차량을 맞서서 한판 했었던 일이었죠. SM7동호회의 차들이 튜닝이 장난 아니었다더군요. 최고로 튜닝한 차는 삼천만원을 들여서 차체만 빼고는 거의 대부분에 손질을 가했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세손가락 안에 드는 튜닝이었다나 뭐라나..
동영상도 찍었다고 하니 아마도 그분들 홈피에 들어가면 동영상자료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정성을 기한다고 G35S를 SM7동호회 분이 직접 몰았다고 합니다. 두 차량 모두 같은 동호회원이 몰았으니 오직 차에 대한 성능의 평가가 절대적으로 객관적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대구에서는 드래그를 하면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서 한다는군요. 약간 오르막인데 신호를 기다리다가 녹색불이 들어오면 출발하는 방식인데 변두리지역이라 야간엔 오는 차들이 없고 각 모퉁이마다 회원들이 서서 수신호를 해서 비교적 안전하게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드래그는 전국 SM7동호회의 랭킹 삼위 안에 드는 튜닝차를 무참히 박살을 내버렸다고 합니다. 무너진
자존심에 많이들 해보겠다고 덤벼들었다가 한 대도 G35S를 앞질러 보지도 못하고 패배의 쓴잔만을 드셨다고..
그러면서 동호회에서 나온 말이 국산은 아무리 튜닝해봐야 한계가 있구나. 차값 사천에 또다시 삼천들여 튜닝한 차가
오천만원짜리 차에게 무참히 깨진걸 보면서 다들 한탄만 했다고 합니다. 동호회 분들이 휠마력을 재보면 그다지 차이가 없는데 어떡해서 튜닝을 가한 차보다 순정상태가 더 나은 출력을 보이는지 모르겠다더군요. 아무래도 닛산이 만든 가운데 가장 좋은 엔진은 무조건 인피니티부터 쓰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아랫급으로 내려주는 방식이라 성능의 차이가
나타났을 겁니다. 217마력과 315마력은 현실적으로 엄청난 차이잖습니까.
고택의 여유로움의 잔뜩 머금고 한껏 여유로운 마음으로 경주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냥 크루징을 하면서 계기판을 보니 연비가 찍히는게 제법 좋은 연비로 찍히더군요. 이 상태로만 주행하면 아마도 리터당 15킬로미터는 족히 나오지 않을까 하는데 인피 동호회에서도 장거리 갈 때에 다들 그런 연비가 나온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정말 두 얼굴의 모습입니다. 이래서 미국사람들이 G시리즈를 좋아하나 봅니다. 한번 달리고자 마음먹을 때엔 엄청난
파워를 뽑아주고 그냥 출퇴근때에 무난히 달리면 연비가 좋으니 성능과 연비 둘 다를 만족시켜줘서 그런가 봅니다.
전 그냥 연비만 좋으면 되는데.. ㅋ 사실 시내주행연비가 로체랑 별다를 바가 없습니다. 사내에서 아무리 잘 타도
8키로 나오는 연비인데 연비모드로 운전하면서 답답해 하느니 그냥 편안히 다니면서 기름 조금 더 먹는 편이 정신
건강에도 좋을 듯 합니다.
고속도로 타니까 생각나는데 예전에 어떤 분이 인피니티 G37S를 가지고 부산 울산간 고속도로를 9분만에 주파했다고
합니다. 제가 아는 분 은 포르쉐를 가지고 7분 만에 야간에 주파했다고 하는데 번호판에다가 뭘 슬쩍 붙이고서 달렸다고 하니 만약에 가격에 대비해서 성능을 따진다면 G37S가 많이 밀릴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G37S는 200킬로미터
이상으로 커브구간을 달리려면 하체를 조금 낮추어 주면 더 좋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G37S 리밋 해제후 주행
동영상을 보면 최고속도가 GPS기기에 317키로미터를 찍었다고 하니 나도 한번? 하고 꿈을 꿔봅니다.
일본에선 G37S용으로 니스모 튜닝 파츠가 있더군요. 순정상태에서 터보킷을 올리는 작업인데 원래의 것을 그대로
살리면서 가공을 최소화 한다고 합니다. 작업 후엔 600마력의 괴물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돈으로 천만원 정도가
든다고 하는데 거기에 서스작업까지 세팅하면 진짜 괴물이 될듯합니다. 돈 많은 미국의 용자 가운데서 한명이
그런 작업을 하지 않을까 기대도 해봅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G모델이 미국에 나가는 모델보다 하체가 조금 더 높게 세팅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름은 같은
스포츠 서스펜션인데 다르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우리나라 도로의 여건상 미국 세팅이면 하체를 모두 긁고 다닐 듯도
합니다. 그래서 인피동호회 회원들 가운데서 좀 달리기를 즐기는 분들이 일체형 쇽업쇼버를 다른 모델로 교환해서
차고를 3센티미터 낮춰서 타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그냥 스프링만 교환하면 쇽업쇼버에 무리가가서 오래지않아 쇽업쇼버가 터지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차체의
무게가 1630키로그램이니 스프링 교체만으론 무리가 따르겠죠. 할려면 일체형이니 동째로 교환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서스펜션 세팅만 조금 손본다면 고가의 스포츠카들은 정신이 번쩍 들것 같습니다.
아파트에 도착해서 주차를 하고는 연비가 어떻게 되나 살펴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연비는 잘나왔습니다. 312킬로미터를 달렸는데 절반 이상이 남아있습니다. 시내도 다녀오고 고속도로에서 좀 달리기도 했는데 이 정도 연비이면 충분히 가득 넣고 750키로미터를 타겠더군요. 물론 장거리에서만요.^^ 시내는 이보단 훨씬 적을 듯 합니다.
연비는 정말 사람마다 다른 것이 맞나봅니다. 같은 차라도 어떤 습관으로 차를 운전하느냐에 따라서 엄청난 차이가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연비보시면 제가 얌전히 운전하는 편이란 증거가 되겠죠?^^ 내일 날이 맑으면 세차를 할까 하는데 비가 오기를 바라는 분은 찬성 아니기를 바라는 분은 반대하세요. “세차하면 비온다“를 가훈으로 삼을까봐요.^^
경주를 다녀오면서 느낀 인피니티 G37S의 느낌은 정말 잘 만든 세단이란 생각이었습니다. 다들 인피니티 G37S를 스프츠카로 오해하시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G37S는 엄연히 럭셔리 스포츠 세단입니다. 컨슈머 리포트는 G37을 스포츠 세단으로 분류해 놓았고 분류에 따르면 인피니티 G37S가 출시된 이후로 줄곧 럭셔리 스포츠 세단 가운데 평점이 가장 좋은 1위를 차지했더군요.
G37S가 세단이라는 세팅은 뒷좌석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거의 90도로 열리는 뒷도어는 뒷좌석에 타거나 내릴 때에 매우 편리합니다.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에게도 편하구요. 베이비시트를 장착할 때에도 편리합니다. 큰 베이비시트는 3시리즈엔 들어가지도 않더군요. 실내는 국산 중형차에 비교할만큼 충분히 넓고 운전석 시트는 좀 타이트하지만 뒷좌석은 시트가 약간 높게 세팅되어 뒷좌석에 앉았을 때의 시인성이나 개방감은 상당히 크고 다리를 둘 곳이 편해서 장거리주행에도 편안합니다.
예전 3시리즈에 아이 둘을 태웠더니 뒷좌석이 좁다고 차가 싫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애들이 더 컸음에도 그런 말을 안하는걸 보면 공간은 만족할 수준이죠. 뒷좌석도 독일차처럼 각지게 세워진 세팅이 아니고 뒤로 충분히 기울여서 등을 기대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장거리엔 더없이 편하겠죠.
많은 분들이 G37S와 BMW 335i와 비교를 많이 하시는데 사실 둘은 비교할 대상이 아닌거죠. 335i는 그냥
스포츠카인 것입니다. 세단이냐 스포츠카냐를 구분할 수 있는 하체가 세팅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분류 역시 따로
나뉘구요. 모터트렌드에서는 G쿠페와 비교해서 두 차종의 대결기사를 실었을 때에 왕의 귀환이라며 인피니티
G37C의 손을 들어주었었죠.
그런데 대부분의 오너들은 둘을 비교하면서 어느 것이 낫느니 어느 것이 모자라느니 말이 많습니다. 335i는
날카로운 코너링이 예술인데 G37S는 고속에서 불안하다는 둥의 말도 나오고 있죠. 여기에서 G37S가 가진
아이덴티티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G37S는 그냥 세단 모델이 배기량이 큰 엔진을 얹은 것이 전부라고
표현하는게 맞다는거죠.
18인치의 휠에 브릿지스톤 최상급 타이어를 사용하면서 고속에서 안정감을 높이려고 하체를 그에 맞게
세팅한다면 과연 시내주행에서 편안할까요? 겨우 전체 주행의 5%도 되지 않는 시속 200키로미터 이상의
고속주행을 하기기 위해 일상적인 승차감을 포기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질 않죠.
그러려면 그냥 쿠페로 가야죠^^
그럼에도 G37S는 훌륭한 성능을 나타내는 바람에 여타의 스포츠카들로부터 공격을 받게 됩니다. 사실 어지간한
고배기량의 차라도 333마력을 뽑는 것이 무리가 많습니다. 특히나 인피니티의 엔진은 터보도 아니요 슈퍼차져도
아니요 그냥 자연흡기 MPI엔진일 뿐인데도 이런 마력을 뽑아내는 걸보면 기본적인 기술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닛산 GT-R이 부가티를 점으로 만드는 동영상이 보셨죠. 그렇다고 부가티가 허접한 차는 아니잖습니까? 어떤
차든지 그 차만의 아이덴티티는 모두 다 가지고 있습니다. G37S는 자신의 아이덴티티인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목적을 훌륭하게 표현해 냈다고 봅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수입차에선 볼 수 없는 강력한 엔진성능이나
동급대비 넓은 공간, 커다란 트렁크 이러한 부분에서 충분히 럭셔리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가치는 뛰어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G25가 출시되었으니 인피니티 라인업 가운데 성능만이 아니라 운전하기 편하고 연비좋은 점들이 부각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사실 저도 G37S의 배기량에 조금 부담은 되었거든요. 그래서 IS250이나 G25 같은
배기량을 줄인 모델에 눈길이 갔었는데 그만 이렇게 일을 저지르고 말았군요.
이 녀석을 데리고 오면서 인터넷을 마구 뒤졌습니다. 어디 걸맞는 익스테리어 제품은 없나 하고 말이죠. 요즘
눈에 띄는게 G37S 전용으로 나온 주간LED등이 있더군요. 정말 순정틱하게 만들었던데 그거 하나 장착해줄까
생각중입니다. 주간에 전조등을 켜기 그럴 때에 켜면 좋을 것 같아서요.^^ 근데 가격이 30만원이 넘는다 하니..
조금 고려를..ㅋ
이상 G37S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시승기를 올립니다. 제 차가 되었으니 좋은 방향으로만 글을 쓴 것
같습니다.^^ 갑작스레 찾아온 인연이라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앞으로 잘 돌봐주고 탈려구요. 날씨가 갑작스레
추워졌습니다. 회원 분들 모두 건강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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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정말 착 붙는 필력...대단 하십니다..^^
한글자도 안놓치고 정독 했네요..
마치 제가 시승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정말정말 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처음 올린 시승기엔 사진도 없고 그래서 조금씩 신경을 쓴다는게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시니까 글을 쓰는데 신경이 많이 가게됩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
전에도 56s 올리신분 아닌가요? 볼때마다 느끼지만 진짜 제가 타고있다는 느낌이 팍팍드는 글..
아..진짜 제가 직접 모는듯한....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와~ 글을 읽는내내 눈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옆에서 중요한 일이라고 시끄럽게 짖어도 무시하고 읽었네요..
제 시승기의 부족함(아무래도 차에 대한 전문성)을 많이 느꼈습니다. 다시금 차에대한 정보 공부하고, 시승기를 써야할 듯합니다. 너무나도 소중히 써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기억님 때문에 올리는 글인데 잘읽어주셔서 감사^^
아..................인피니티가...갖고싶다..ㅠㅠ
고속연비 좋습니다. 시내연비...그래도 왠만한 같은 급 국산차보다 좋습니다. 제가 평균 7.5키로 찍으니까여.
조지면 연비 작살입니다. 정체구간도 마찬가지...3키로 찍어본적도 있습니다...ㅋㅋㅋ
그러나 인피의 가장 큰 단점은 다음에 갈아탈 차가 마땅하지 않다는 현실...막상 갈아타려고 보면 가격으로 보면 성능적으로 맘에 드는 차가 없고 성능을 보자니 가격이 억대는 줘야 한다는....ㄷㄷㄷ
그렇죠 그래서 대부분 인피타시는 분들이 인피로 업글을 하시더라구요.
고급 차종 (독일 3사/렉스/인피 등등)에서 가성비는 이녀석이 제일 나은 것 같습니다.
뭐 세금까지 생각하면 A4 2.0TQ도 괜찮긴 한데..이녀석은 너무 무거워서;;
세금 일년에 오십만원 차이인데 그것 때문에 2.0Q로 간다는건 재미없는 선택이죠. 콰트로의 특성상 덜컥거림도 있고 아우디 엔진의 부조현상 때문에 골치아팠던 분들도 많죠. 수입차 가운데 불만 1위가 아우디인걸 생각해보면.. 적은 배기량에서 고출력을 뽑아낸다는건 그만큼 엔진에 무리가 간다는 말이죠.
정말 잘 보았습니다. 필력이 대단하시네요 ^^ 생생합니다!
ㄷㄷㄷ 나중에 돈마니 벌면 인피질해야지 ㄷ 솔찍히 이번에도 인피보고있었는데.. ㅎㅎ 그넘의 지름값이 먼지
4.7m가 조금 넘는 차체에 무게는 1630kg... 누가 좀 본받아야 할텐데요
일하다가 글에 푹빠져서 끝까지 정독 했네요..감동 먹었습니다.
오...정말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