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상처가 나면 약국에서 구하기 쉬운 연고를 무턱대고 바르기 쉽다. 하지만 피부에 바르는 연고는 성분별로 사용법이 다르고, 이를 어겼다간 혈관이 확장되거나 여드름이 생기거나, 상처 치유가 지연되는 등 다양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연고는 성분별로 크게 항생제, 항진균제, 스테로이드제, 항바이러스 연고제로 나뉜다. 각각 서로 다른 사용법을 알아봤다.
◇연고 성분별 사용법
▷항생제 연고제=상처 부위 세균 감염 등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한다. 주요 성분은 무피로신, 퓨시드산, 겐타마이신, 바시트라신 등이다. 항생제 연고제는 치료에 필요한 최소 기간만 사용해야 하며, 반복 사용하거나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항생제를 사용해도 반응하지 않는 균이 증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넓게 바르면 전신 독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부 손상 부위가 큰 경우에는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항진균제 연고제=백선(곰팡이의 일종인 피부사상균에 감염돼 생기는 질환)·어루러기(곰팡이의 일종인 말라세지아균에 감염돼 생기는 질환) 같은 곰팡이성 피부질환에 사용한다. 주요 성분은 테르비나핀, 시클로피록스, 케토코나졸 등이다. 항진균제 연고제는 증상이 나아진 후에도 정해진 치료기간 동안 계속 사용해야 한다. 몸백선 증상으로 연고제를 사용하는 경우 질환이 있는 부위보다 넓게 바르는 게 효과적이다. 한편, 발에 가려움증이 생기면 무좀으로 판단해 항진균제 연고를 바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습진, 접촉성 피부염 등 다른 피부질환에 의해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으며, 같은 무좀이라도 원인균이 다를 수 있으므로 전문가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적절한 연고제를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스테로이드 연고제=습진, 피부염, 가려움증 등에 사용한다. 주요 성분은 히드로코르티손, 프로피온산덱사메타손, 길초산프레드니솔론 등이다. 습진, 피부염 등 질환이 세균이나 진균 등에 의한 피부감염과 함께 발생한 경우 스테로이드 피부연고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부득이 사용하는 경우에는 먼저 적절한 항생제 또는 항진균제로 치료한 후 사용하거나 이들 제품과 함께 쓰는 것을 고려한다. 스테로이드연고제는 증상이 개선되면 사용을 바로 중지해야 한다. 오래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이 확장되거나, 튼살·여드름, 상처치유 지연, 심한 경우 성장지연, 쿠싱 증후군 등의 전신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쿠싱증후군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과다해지는 질환으로, 얼굴이 달덩이처럼 둥글어지고 팔, 다리는 가는데 몸에 살이 많이 찌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항바이러스 연고제=구강이나 입술 주위에 나타나는 단순 포진에 사용한다. 주요 성분은 아시클로버이다. 일주일간 사용해도 효과가 없거나 증상이 악화된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의한 후 다른 치료방법으로 변경한다.
◇면봉 등에 덜어 사용하고, 용기 끝부분 피부에 닿지 않아야
연고를 바르기 전에는 손과 상처 부위를 깨끗이 해야 한다. 바를 때에는 면봉 등을 이용해 연고제를 덜어서 사용하고, 용기 끝부분이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한다. 피부연고제가 묻은 손으로 눈을 비비는 행위도 삼간다. 사용 후 피부과민반응(화끈거림, 찌르는 듯한 아픔 또는 통증, 가려움, 발진 홍반 등)이 나타나거나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 즉시 의사나 약사와 상의한다.
어린이의 손에 닿지 않게 사용설명서와 함께 보관하고, 유효기간 및 개봉 일자를 기재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소아에게 연고제를 사용한 후 반창고를 붙이거나 기저귀를 차는 경우 약물 흡수가 증가될 수 있으므로 사용 기간과 횟수, 바르는 양에 대해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연고제가 세균 등에 의해 오염되어 변색되거나 냄새나면, 효과가 떨어지거나 사용 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약국 등에 가져가서 폐기해야 한다.
연고제 사용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식약처 온라인의약도서관 홈페이지 '의약품 분야 서재(e-book 리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