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룡이 분을 내어
"선생은 어찌 저런 범람(氾濫)한 놈들을 목전에닥가 두오니까 소장의 한 살끝에 저 놈의 배아지를 산적(散炙)꿰듯 허오리다"
공명이 만류(挽留)허되
"아니 그는 양국대사(兩國大事)를 생각하야 죽이든 말으시고 놀래여서나 보내소서"
자룡이 분을 참고 선미에 우뚝 나서
"이 놈! 서성 정봉아 상산 조자룡을 아느냐 모르느냐, 우리나라 높은 선생 너의 나라 들어가서 유공이 많었거든 은혜는 생각잖고 해코저 딸오는냐 너희를 죽여 마땅허되 양국대사를 생각허여 죽이든 않거니와 내의 수단이나 네 보아라 "
가는배 머무르고 오는 배 바래보며 뱃보 안에가 드듯마듯 장궁철전(長弓鐵箭)을 먹여 비정비팔(非丁非八)허고 흉허(胸虛) 복실(腹實)하야 대두(大頭)를 숙이고 호무뼈 거들며 주먹이 터지게 좀통을 꽉 쥐고 삼지(三指)에 힘을 올려 궁현(弓弦)을 따르르르르 귀밑 아씩 정기일발(精氣一發) 깍지손을 딱 떼니 번개같이 빠른 살이 해상으로 피르르르 서성 탄 배 덜컥 돛대 와지끈 물에 풍 오든배 가로저 물결이 뒤채여 소슬광풍(蕭瑟狂風)에 뱃머리 빙빙빙빙빙 워리렁 출렁 뒤둥그러져 본국으로 떠나간다
중머리
자룡의 거동 보아라 의기등등(意氣騰騰)하야 활든 팔 내리고 깍지손 올려 허리짚고 웅성(雄聲)으로 호령허되
"이 놈들! 당양(當陽) 장판교 싸움에 아두를 품에 품고 필마단창(匹馬單槍)으로 위국적병 십만대병을 한칼에 무찌르던 상산 조자룡이란 명망(名望)도 못들었는다 너희를 죽일 것이로되 우리 선생 명령하에 너희를 산적 주검을 못 시키는구나 어 분헌지고 ! 사공아!"
"예"
"돛 달고 노 저어라!"
순풍에 돛을 달고 도용도용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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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적벽가 중에서 조자룡 활쏘는 대목중 일부입니다.
장궁에 철전을 먹여..비정비팔 흉허복실부터..귀밑까지 당겨 깍지손을 뗏다고 하는데........
잔신이 특이해요.
활든 팔 내리고 깍지손 "올려서 허리를 짚었다"고 하는데.......
발시 직후.......
깍지손이 "허리 아래에 있었다"고 봐야 하는것이 맞겠죠?
뱀발 :
가끔 시간 날때마다......
이 게시판의 예전 글을 봅니다.
역시나....."발여호미"에 대한 논쟁이 많이 보이네요^^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3.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iWf7%26fldid%3DI78f%26dataid%3D1612%26regdt%3D20050414090428%26disk%3D1%26grpcode%3Dbigbow%26dncnt%3DN%26.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3.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iWf7%26fldid%3DI78f%26dataid%3D1619%26regdt%3D20050414090723%26disk%3D27%26grpcode%3Dbigbow%26dncnt%3DN%26.jpg)
첫댓글 깍지손이 허리 아래로 내려옵니까? 저는 허리 위로 한참 위에 있는데요.
지나의 활쏘기도 깍지손이 뒤로 뻗는다지요?
적벽가군요. 애석하게도, 소리는 소리꾼들이 가사를 보고 하는게 아니라, 그 때 그때 즉흥적인 면이 있어서 어느 때는, 두손 다 내린다하고, 어느 때는, 깍지손 올린다 하더군요. 물론 같은 사람 이야기죠. 사법비전공하가 중국의 문헌을 편집한것이니, 그 네들도 발여호미를 한건 분명합니다. ^^
한족들도....흉노나 우리와 전쟁을 많이 했지요. - 전쟁을 많이 하게 되면...."적의 훌륭한 전술이나 무기"가 받아들여지게 되구요... - 로마가 훈족한테 작살이 나고 나서 "등자"를 받아들인 것 처럼....임진왜란 이후에 우리가 왜검을 받아들인 것 처럼.....한족도 전쟁에서 크게 당하고 난 후 우리활쏘기를 받아들였겠지요^^ - 그런거 보면.......신기전이나 애기살은 정말 참 잘 지켜낸 듯 해요!^^
'활든 팔 내리고 깍지손 올려 허리짚고' 부분은 활쏘기에서의 잔신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활쏘기를 마치고 적을 호령하는 위엄 있는 자세임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위엄있는 자세라는데엔 이의가 없습니다^^ - 궁금했던 것은.....깍지손 "올려" 허리짚을때까지....활든 팔은 뻗어있었다..... <-- 바로 요 부분입니다^^;;
윗글은 판소리의 사설을 채록한 것으로 보이는데 판소리의 특성상 사건을 서술할 때의 과감한 생략과 과장이 많습니다. 게다가 장면묘사도 특징적이거나 인상적인 부분을 다소 혹은 지나치게 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윗글에서 옛날의 사법을 확인한다는 것은 넌센스지요.
물론 "소설"원작이기때문에 사료로서의 가치는 없습니다. - 하지만..."어떠한 특징과 인상이 어떻게 과장되었기에 저리 나온 것인지"에 대한 분석은 가능하지요^^ - 그렇다고 또 그걸 가지고 100%다 아니다 0%다라고 말하는 것도 우습죠~!^^ - 소설이라 할지라도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져 100%의 허구다"라고 한다면....비정비팔 흉허복실도 허구가 되는것이겠죠^^
저걸 가지고......"거봐라 뭐다"라고 할 생각같은거 전혀 없음까지 밝혀야 하나요?^^;; - 오히려 그게 지나치게 예민한건 아닌지...^^;;
장면 이해가 잘 안되나 본데....그래가지고서야 아무리 좋은 자료를 가진들 무슨 소용이 있을라구...ㅉㅉㅉ
ㅎㅎㅎ 네^^
뒷손을 휙 뿌려 엉덩이아래까지 내리던 대리떼임의 정수를 잘나타낸 -폼으로 줌손과 깍지손을 양옆으로 활짝펴는 동작이아닌-자세라고 보여집니다. 양손을 허리에 얹고는 의기양양한 기세를 나타냄은 사법에 있어서는 중요한 대목이 아니구.이화랑님이 말하려는 대목도 아니구요. 볼때마다 흥이 나는 구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