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서양 그림책의 도입만을 한국 그림책의 시작으로 삼는 일련의 연구 경향을 넘어서서 우리 그림책의 발달사를 올바로 세우고자 기획된 그림책문학사. 우리 그림책의 발달 과정을 시기별로 나누어 삽화에서 그림책으로 나아가는 연속선상의 변화과정을 추적해 보여준다. 아동을 수신자로 하는 삽화가 활성화되는 계몽기에서 시작해 1960~70년대의 다양한 시리즈 그림책이 등장하는 과도기를 맞이하고, 1980년대 이후 현대 그림책의 유행 등을 거치면서 한국 그림책은 급성장을 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발달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집약해냄으로써 한국 그림책의 역사와 성과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입문서다.
목차
제1장_우리 그림책의 기원
1. 우리 그림책의 기원을 찾다
2. 우리 그림책을 말하다
제2장_계몽기의 교육용 삽화
1. 인쇄술과 미술이 근대를 앞당기다
2. 계몽기 이전의 삽화, 『삼강행실도』와 『의열도』를 만나다
3. 교과서 삽화, 어린이와 통하다
4. 교과서, 이솝우화를 이미지로 재현하다
제3장_아동 삽화의 발전과 그림책의 인식
1. 서적을 공기와 같이 여기게 하라
2. 아동을 위한 잡지가 등장하다
3. 아동 잡지, 삽화의 발전을 이끌다
4. 좋은 그림책이 무엇인고 하니
5. 유년 잡지, ‘그림책’을 품다
6. 노래하는 글, 이야기하는 그림, ‘그림 동요’
제4장_해방기 그림책의 발전
1. 우리 말과 글을 가르쳐라
2. 아협, 아동 문화를 이끌다
3. 김기창과 김용환이 그린 『토끼와 원숭이』
4. 아동 잡지, 다양한 시각 이미지를 선보이다
제5장_다양한 양식이 혼재된 그림책
1. 인쇄술의 발달, 그림책 성장의 밑거름이 되다
2. 문학성과 예술성을 갖춘 옛이야기 그림책이 등장하다
3. 현대 그림책의 토대를 마련한 그림책들
4. 전집 그림책, 어린이책 시장을 키우다
제6장_현대 그림책의 출현
1. 일러스트레이션의 시대가 열리다
2. 창작 그림책을 향한 다양한 시도
3. 옛이야기에 시각적 서사를 입히다
4. 단행본 창작 그림책이 등장하다
제7장_도약하는 창작 그림책
1. 일러스트회, 아동문학의 장을 넓히다
2. 어린이책 전문 서점, 어린이를 만나다
3. 예술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번역그림책을 만나다
4. 우리 정서를 담아낸 그림책을 만들다
제8장_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 그림책
1. 그림책, 문학예술로 나아가다
2. 다양한 주제를 담아내는 그림책
3. 우리 그림책, 과거를 돌아보다
4. 한국 그림책, 세계에 우뚝 서다
저자 소개
조성순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서 공부하였으며, 논문 『한국 그림책 발달 과정 연구-삽화에서 그림책으로의 변화 과정을 중심으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평론 「공간의 제한성을 넘어서는 소통방식」으로 제8회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평론 부문)을 수상하였다. 인하대학교 강사, 계간 『어린이책이야기』 편집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군포 그림책꿈마루 상설전시관 ‘한국 그림책의 역사’ 큐레이션을 맡아 진행하였다. 현재 KBBY 도서추천위원장, 작가연구회 연구원, 한우리열린교육 미래교육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한우리평생교육원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독서교실을 운영하며 독서교육을 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계몽기 교과서의 삽화에서부터 일러스트레이션과 현대 그림책 장르까지!
우리 그림책의 기원과 역사를 세밀하게 그려내고 요점을 집약해낸 연구서!
아동청소년문학의 연구를 활성화하고 이론 정립에 힘쓰고 있는 「아동청소년문학총서」의 열여덟 번째 연구서 『한국 그림책의 역사』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한 그림책 전문 비평가이자, 좋은 그림책을 발굴하고 알리는 큐레이터로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는 조성순 비평가가 다년간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본격 그림책 역사서다.
아동문학 연구와 비평의 부재라는 문제는 아동문학장에서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온 난제 중 하나다. 그동안 새로운 연구자·비평가의 발굴이 이루어지고, 그에 따른 연구 성과들이 속속 상재되면서 현재는 다소 해갈되어 가는 국면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림책 분야에서의 연구 성과 역시 관련 연구자와 활동가들의 노력으로 많은 자료와 연구 성과가 축적되어 왔다. 그러나 백희나, 이수지 등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작가들의 창작 성과에 비한다면 연구는 아직도 한참 뒤처져 있는 실정이다.
그림책 창작도 그렇겠지만, 특히나 연구와 비평을 위한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할 따름이다. 그림책 연구와 비평에 필요한 여러 기반 중에서 가장 시급히 확정되어야 할 분야가 바로 그림책에 대한 사적 연구일 것이다. 그림책 역사에 대한 연구, 곧 그림책문학사는 한국 그림책의 정체성을 확정하는 중요한 토대이기 때문이다. 한국 그림책의 기원, 혹은 유입에서부터 현재까지의 발달사를 정리함으로써 한국 그림책의 미학과 가치, 장르적 유형화 등 그림책의 본질적인 특성을 체계화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그림책문학사는 방대한 자료의 수집과 이들 자료 분석의 예리함, 전반적인 문화와 문학적 식견을 두루 갖추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오랜 연구의 축적 과정을 요구하는 어려운 작업이다. 조성순 비평가의 『한국 그림책의 역사』는 이러한 오랜 숙원을 마침내 이루어냈다는 데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동안 한국 그림책 연구는 1990년대 이후 출판된 그림책에 집중되어 있고, 그것도 서양의 그림책 개념에 입각해 이루어져 왔다. 이에 따라 그림책은 서구에서 유입된 장르로 한정될 뿐 국내의 자생적 맹아는 무시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저자는 한국 그림책의 기원과 발전이 동서양의 다양한 문화교섭을 통해 이루어졌음을 강조한다. 이 책에서 그림책의 기원을 삽화에서부터 살피는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다. 삽화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의 분화·발전 과정을 짚어봄으로써 바로 현대의 한국 그림책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이 책에 ‘picture book’ 형태의 서양 그림책만을 한국 그림책의 시작으로 삼는 일련의 연구 경향을 넘어서서 우리 그림책의 발달사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 그림책의 발달 과정을 시기별로 나누어 삽화에서 그림책으로 나아가는 연속선상의 변화과정을 추적해 보여준다. 먼저 아동을 수신자로 하는 삽화가 활성화되는 계몽기, 아동잡지를 중심으로 아동삽화가들이 삽화의 발전을 꾀한 일제강점기, 단행본 그림책이 출간되기 시작하는 해방기, 그리고 1960~70년대에 이르러 옛이야기 그림책이 싹을 틔우고 다양한 시리즈 그림책이 범람하는 과도기를 맞이한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는 1980년대 현대 그림책의 토대가 되었고, 이후 한국 그림책은 급성장을 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그림책의 변화과정은 한국의 역사적 상황과 인쇄기술의 발달, 다양한 매체의 수용, 사회의식의 변화, 교육 관점의 변화 등 사회 전반의 변화 과정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한 권의 책으로 한국 그림책의 복잡다단한 변화 발전 과정을 모두 보여줄 수는 없지만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자료를 토대로 한국 그림책의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그려낼 수는 있었다. 이를 통해 한국 그림책 100년의 윤곽을 짚어낸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한국 그림책의 발달사 전반을 다루느라 각 시기별로 활동했던 아동삽화가는 물론 작품의 성과와 한계를 구체적인 방법론에 입각하여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하였음을 고백하고 있다. 나아가 이 책에서는 실증적인 자료를 찾아 시대적 흐름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둔 만큼, 앞으로는 각 시기별로 아동삽화가에 대한 상세한 추가 연구를 개진할 뜻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림책문학사는 첫발을 뗀 셈이다. 아동문학장에서 각 시기별 그림작가와 작품을 중심으로 한 각론이 더욱 활발히 연구되는 데에 이 책이 큰 밑그림이 되리라 믿는다. 한국 그림책의 역사가 더욱 풍성하고 다양한 면모를 드러내고, 이를 토대로 현대의 한국 그림책 창작이 더욱 큰 성과를 내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