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포항에 있는 위도 안내판 위도여행은 격포항 좌우의 하얀 등대와 빨간 등대의 배웅에서 시작된다. 격포항에서 위도의 파장금항까지는 여객선으로 40분 남짓 걸리나 여객선이 비교적 천천히 운행하는 것일 뿐, 격포항에서 위도가 제법 크게 보일 정도로 실제로 먼 거리는 아니다.
위도는 변산반도를 대표하는 섬이지만 배에 오른 사람들은 낚시꾼들과 현지인들이 대부분이다. 7~9월에는 해수욕장과 산을 찾는 외지인들로 제법 떠들썩하지만 그후로는 한적하기 이를 데 없다. 위도는 멀리서 얼핏 보면 두개의 섬으로 보이나 파장금항 쪽으로 돌아 들어갈수록 점차 합쳐지면서 원래 하나의 섬임이 드러난다. 평소에도 파도가 센 곳인지 격포항과 마찬가지로 방파제가 양쪽에서 항구를 둘러싸고 있고 그 방파제 양쪽에 각각 하얀색과 빨간색 등대가 배를 맞이한다. 고슴도치를 닮았다 해서 붙어진 고슴도치 섬 위도(蝟島). 허균이 <홍길동전>에서 꿈꾸었던 ‘율도국’의 실제 모델로 알려질 만큼 풍요롭고 아름다운 섬이다. 위도 근해는 서해의 고기떼들이 집결하는 청정해역. 고기 많고 인심 좋은 위도는 사실 낚시터로 너무 잘 알려진 탓에 섬의 경관이 아름답다는 사실은 덜 알려져 있다. 고운 모래와 울창한 숲을 가진 위도해수욕장, 논금과 미연금 등 알려지지 않은 한적한 해변절경이 섬 곳곳에 산재해 있다. 수려한 해안을 따라 섬을 한바퀴 돌 수 있는 일주도로가 나 있어 차를 싣고 들어가면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섬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논금해수욕장 영화 '해안선' 촬영지인 미영금과 논금은 벌금해안을 지나 해안도로를 따라 깊은금을 지나야 만날 수 있다. 달빛이 바다에 아름답게 비친다고 하여 '미영금'이라 이름지은 이곳에는 영화에서 미영의 오빠 철구가 운영하는 '철구횟지'로 나온 '바다횟집'이 있다. 그 세트 앞으로 깻돌로 이루어진 해안이 길고 동그랗게 펼쳐진다. 위도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이곳은 작은 깻돌로 이루어진 해안이다. 깻돌을 밟고 걸을 때마다 서로 부딪혀 나는 사그락 소리가 정겹다. 이곳은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 하지만 '위도에서 가장 낚시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별명을 가진 주인 김영석 씨 때문에도 유명한 곳이다. 이 집의 회는 모두 조인이 직접 낚시로 잡아 올린 것이다. 이곳에서 논금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언덕이 시작되는 곳에 '해안선 촬영지'라고 쓰여진 입간판이 나온다. 여기에 주연 배우인 장동건의 모습과 영화를 간단히 소개하는 글귀가 적혀 있다. 이곳 해안에 군부대와 철책 등 세트를 지어 영화를 촬영한 해안선은 촬영을 마친 2002년 8월말에 세트를 철거했다. 파장금항에서 섬을 반 바퀴쯤 돌아들면 위도 띠뱃놀이 전수관이 보인다. 위도의 대리마을에서는 매년 정월 초사흗날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고, 이 염원들을 지푸라기로 만든 배에 실어 바다에 띄워 보내는 풍어제를 성대하게 지낸다. 이 풍어제가 중요무형문화재 82-다호로 지정되면서 ‘위도띠뱃놀이’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원래 띠뱃놀이는 육지의 당산제와 같은 의식으로 서해안 여러 도서지방에서 치러졌던 풍어제이다. 그 중에서 ‘위도띠뱃놀이’는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섬의 오른쪽 해안도로변, 이름없는 전망대에 잠시 차를 멈추면 저 멀리 임수도라는 섬이 보인다. 위도에서 나눠주는 지도에 나와 있지 않은 전망대에, 역시 지도에 나와 있지 않은 섬이라 아는 사람이 아니면 절대 볼 수 없는 섬이니 주민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주민들이 진리 근처에서 해돋이를 가장 멋있게 볼 수 있는 전망대라고 추천하는 이 곳에서는 멀리 오른쪽부터 격포가 있는 부안군과 고창군, 영광군이 한 눈에 보인다. 시선을 멀리 격포쪽으로 향한 곳에 바로 작은 임수도가 보인다. 이 섬 주변이 효녀 심청이 아버지 눈을 뜨게 하려고 바다에 몸을 던졌던 인당수라 한다. 중국과의 무역선이 이 뱃길로 드나들었는데, 물길이 험해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쳐 무사항해를 기원하다가 나중에는 사람대신 말이나 사람 모양의 석상을 바쳤다고 한다. 위도는 사실 팔도의 강태공들에게 꽤 유명한 섬이다. 초보자들도 물고기가 낚싯줄에 걸리는 손맛을 쉬이 맛볼 수 있다고 하니, 걸리지 않는 고기를 기다리며 인생의 의미를 찾는, 수도 아닌 수도는 하지 않아도 된다. 그 유명한 영광굴비도 실은 이 곳에서 많이 잡힌다고 한다. 예전엔 위도가 영광군에 속해 있었는데 행정구역이 바뀌면서 부안에 편입되었으니, 예전엔 이 곳 위도에서 잡히는 조기들이 영광굴비로 이름을 날린 것이다. 위도로 가는 배안에서는 등산객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 개의 바위로 이뤄졌다는 망월봉. 그 망월봉을 정중앙에서 위에서 아래로 뚫어 방사능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부안이 한동안 시끌시끌했던 만큼 유명세를 탔던 산이다. 그 밖에 봉수산이나 망금봉을 넘는 등산로도 있다. 섬 크기에 비해 낚시, 등산, 갯벌체험, 해수욕 등 워낙 굽이굽이 가족단위로 놀만한 곳 천지라 민박집만 130여 개가 넘는다. 그만큼 은근히 찾는 이가 많은 위도는 올 여름 가볼만한 피서지로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위도앞바다 위도 해안일주도로 위도에는 약 7여 년에 걸쳐 완성했다는 해안도로가 온 섬을 두르고 있는데,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추천해도 손색이 없어서 자가용을 가지고 들어가면 더욱 좋다. 자동차로 해안도로 따라 섬을 한 바퀴 도는데 넉넉잡아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해안선의 굴곡이 심해 각도와 위치에 따라 섬의 굴곡이 만들어내는 모양이 바뀌니, 디지털 화공이 되어 한 장소에서도 각기 다른 모습의 절경들을 사진에 담아내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해안선 일주도로에서의 풍광도 뛰어나지만 배를 타고 섬 한 바퀴를 돌면 훨씬 멋지다는데 아쉽게도 섬일주 유람선은 없다. 낚싯배를 하루 전세내어 낚시를 하면, 선주가 손님을 태운 김에 섬일주를 권하기도 한다. 성수기에는 배 한척에 약 50만원 정도 받는다고 하니 비싼 편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정도를 지불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뱃삯은 시기에 따라 흥정도 가능하다. 지도상 섬의 왼쪽에는 위도가 자랑하는 해수욕장들이 즐비하다. 위도는 해안선의 굴곡이 심해 해수욕장들이 하나같이 섬 안쪽으로 푹 들어와 있어 양 쪽으로 절경을 두르고 있다. 위도해수욕장이라고 하기도 하고 고슴도치해수욕장이라고도 하는 이 곳은 밀물이 되어 온 해안에 물이 차면 신나게 수영을 하고, 썰물 때는 드넓은 개펄이 펼쳐져 수없이 많은 바다갈매기들과 함께 개펄 속을 헤집으며 조개며 게를 잡고 놀 수 있다. 좋은 점은 보통의 해수욕장에서 때론 유료인 대부분의 시설들이 무료라는 것이다. 샤워장과 화장실은 전부 현대식 건물로 깨끗이 지어졌다. 해변 뒤쪽으로 차양막이 드리워져 주변으로 맘껏 텐트를 쳐도 된다. 해안가 뒤편 차양막 주변에는 깻돌을 박아 넣은 길이 조성돼 있어 건강에 좋은 발 지압을 실컷 할 수 있다. 1km에 달하는 고운 모래사장과 멀리 보이는 왕등도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탁 트인 서해 바다는 가슴까지 시원하게 한다.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아 100m를 걸어 들어가도 물이 사람 가슴 정도밖에 차지 않는다.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일몰 풍경도 일품이고 물도 깨끗하다. 소나무 숲 아래는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어 야영장소로 적당하다.
벌금해안의 해식단애 섬 한복판에는 망월봉(望月峰)이라는 산봉우리가 솟아 있는데, 등산로(서해 훼리호 위령탑 앞에서 시작)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서쪽으로는 칠산 앞바다와 상·하왕등도가 펼쳐지고 동쪽으로는 변산반도와 선운산이 선듯선듯 다가온다. 이슥해질 무렵에는 봉우리 이름이 말해주듯 둥그런 달을 가슴으로 안아볼 수 있다. 위도에는 망월봉 말고도 파장봉, 도제봉, 망금봉 등이 솟아 있는데 이들 산봉우리들은 높지 않고 등산로가 나 있어 올라볼 만하다. 남북 4개의 봉우리를 연결하는 종주코스도 있다. 망월봉(해발 254m)을 오른 다음 개들넘을 지나 도제봉을 넘고 다시 능선을 타고 망금봉에 다다른 다음 섬 끝 쪽 해안마을인 살막금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능선길 중간에서 내려다보면 식도, 정금, 딴치도, 딴정금, 딴달래섬, 모여 따위의 새끼섬들이 보이는데 마치 남해의 다도해를 연상케 한다. 또한 해안을 끼고 들어선 딴시름, 깊은금, 논금, 전막, 살막금, 진리 같은 포구 마을도 정겹게 다가온다. 바다를 내려다보며 산길을 걷는 맛이 아주 좋다. 다만 종주 코스는 결코 짧지 않은 거리여서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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