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에서 사적인 대화는 금지입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회사에 와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
서영씨는 오늘부터 교육입니다. 일주일간.
2층 직원교육실로 내려가 대기하세요.”
덜컥. 순간 가슴이 심장 아래로 내려앉았다.
어쩜 저렇게 못 본 사이에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을까?
마치 처음 보는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그의 행동은 딱딱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의 몸에서 조금씩 배어 나오는 한기를 느낀 적은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드러내고 냉기를 내뿜는 그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 모습에 적응이 안 되는지, 서영은 작게 벌어진 두 입술을 뻐끔거리며 금붕어 흉내를
내기에 바빴다. 그렇게 멍한 표정을 짓고 멀뚱멀뚱 서있던 그녀는,
우르르 몰려나와 자신을 보고 반가워하는 직원들을 보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리곤 이내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바싹 차린 뒤에야, 그의 말대로 다시 2층으로 내려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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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정말! 그 무시하는 태도는!”
어느새 2층 직원교육실에 도착한 서영.
그녀는 빈 교육실에 홀로 앉아 들어오기 전에 뽑아온 따끈따끈한 커피를 입으로
조심스럽게 불어가며, 한 모금씩 나눠 마시고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숙이며, 책상에 커피를 내려놓자 작은 파동으로 커피가 잠시 일렁였다.
그 모습을 보며 서영은 쓰디 쓴 미소를 머금었다.
순간 커피 잔 속 자신의 모습이 서진의 모습으로 바뀌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침에 보았던, 차가웠던 서진의 모습을 회상하며 머리가 아프다는 듯
복잡한 심정을 드러내었다. 아침에 보았던 차가움은 무엇일까?
전엔 없던 것 같은 투명한 벽 같은 것이 생겨나 자신과 묘하게 분리된 듯한 느낌.
“정말.......모르겠어.”
그녀가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며,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하길 10분.
어느새 많은 신입사원들로 교육실은 붐비기 시작했다.
작게 웅성거리며, 일렁이는 교육실안에 갑자기 누군가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문이 삐걱하며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사람들은 갑자기 웅성이던 소음을 줄이기 시작했고,
어느새 쥐죽은 듯 조용해지자,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 중앙에 섰다.
앞에선 교육관은 3명이였는데, 젊은 20대 중반의 여성 한명과, 40대 중반의 남성.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것은 바로 그. 지사장인 서진이었다.
서영은 그를 눈앞에 둔 순간 양쪽 두 볼이 화끈거림을 느꼈다.
그리고 그와 시선을 마주치자, 급한 듯 고개를 돌려 시선을 외면했다.
그런 어색한 엇갈림의 시선 속에서도 보란 듯 교육은 시작되었다.
“오늘 교육지도를 맡은 총책임자인,
‘강유라‘라고 합니다. 현제 비서실 총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이 앞에 계신 두 분들은 잘 아시는 분들이죠?
제 오른쪽에 계시는 분들 중 이 분은.......
보완관리팀 소속의 ‘장운학‘ 과장님 이시구요.
그 옆에 계신 분은 이 회사의 지사장직을 맡고 계신
‘민서진‘씨입니다. 큰 박수로 환영해 주세요.”
‘짝짝짝--’
“우선, 오늘 교육에 참가하시게 된 20명의 분들.
회사에 입사하신 걸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방심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
저희 회사는 어디까지나 실력 의주니까요.
오늘 교육은 지금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 까지 계속됩니다.
중간에 점심시간은 따로 주어지니 염려 마시구요.
먼저 저는 여러분들의 교육에 직접 관여할 것입니다.
서비스 교육이라든지, 기타 사항 근무 시 준수해야할 사항 등
세부적인 설명을 드릴 것입니다.
옆에 계신 과장님께서는 장기간 동안 근무하신 분이죠.
익히 들어 아실 겁니다. 과장님께서는 오늘 회사에서 겪어 오신
경험담이나 사회에서 필요한 요구사항에 대해 말씀하실 거구요.
옆에 계신 지사장님께선 기본적인 마케팅 밑 경영의 실무정책에 대해
말씀해 주실 겁니다. 이 분들 중엔 비서실로 오시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그 전에, 저희 회사는 마케팅을 주로 하는 업체니까요.
게다가 아직 팀도 배정되지 않았죠. 어쨌든 알아 두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교육에 앞서 질문 받겠습니다.
질문 있으신 분은 손드세요. “
그녀의 기나긴 설명을 끝으로, 궁금한 사항에 대해 손드는 사람이 한 둘 정도 있었다.
그 사람들이 손들 때마다, 정유라라는 여자는 친절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이목을 집중시킨 질문은 회사에 대한 질문이 아닌,
서진의 대한 것이었다.
“지사장님께 질문 있습니다.”
“네, 말씀하시죠.”
서진이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자에게 시선을 두었다.
그러자 여성인 질문자의 양쪽 볼이 조금 발그스레하게 물들었다.
그러나 서진은 개의치 않는 듯 시선을 떼지 않았고, 이윽고 조금 뜸 들이는 듯한
황당한 질문이 시작되었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굉장히 젊어 보이시는데.”
“개인적인 질문은 사양입니다만,
나이는 말씀드리죠, 올해 25살 입니다.
더 궁금한 것 없으신가요?”
순간, 서진에 대한 정보에 귀가 솔깃해진 서영은 시선을 질문자에게 두었다.
아마 관심이 있는 모양이었다. 저렇게 대놓고 질문하는걸 보니.
그러나 100% 확신하건데, 이루어지지 못할 바램이다.
그것을 너무 잘 아는 서영으로썬 자신을 보는듯한 마음에 씁쓸한 뿐이었다.
“애인 있으세요??”
“사적인 질문이군요.
그런 질문은 받지 않습니다.
다른 질문 없으신 가요?
없으시면 10분간 휴식 갖고,
그 뒤부터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가기로 하죠.
이상입니다.”
서진의 말이 끝난 뒤, 교육자 3명은 나란히 걸음을 맞춰 나갔다.
서영은 그가 나가는 모습을 끝까지 쳐다보다가, 문뜩 자신의 옆에서 들려오는
여자 사원의 목소리를 듣고 움찔거렸다.
“지사장님, 진짜 멋있었지?”
“응응! 그 나이에 어떻게 된 걸까?
역시 능력이 좋아서겠지?”
하여간, 어딜 가던지 인기 만발이다. 저 남자는.
서영은 한숨을 내쉬며, 이제는 미적지근한 커피를 전부 입에 털어 넣었다.
커피의 쓴 뒷맛에 입맛을 다시며, 그녀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서영은 조금 짜증이 난건지, 화장실을 가기위해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교육실에서 약간 떨어진, 커피 자판기와 벤치가 있는 그 곳에 나란히 앉아
떠들고 있는 서진과 정유라라는 여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모습에 서영은 잠시 동안 심장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지사장님은 언제 봐도 인기가 만발이세요.
특히 여직원들한테 말이죠. 쿡,”
“그런 식으로 은근히 놀리시는 겁니까?
이거.......안 되겠군요. 이제는 제 직속 비서 아니라고,
함부로 하시는 겁니까?”
서진이 두 손을 내저으며, 유라에게 살며시 미소 지었다.
둘은 2년이나 된 오랜 파트너였고, 믿을 수 있는 친우와 같은 사이었다.
물론, 그녀가 다른 여성과는 달리 내숭이 없고 능력 있는 여성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지만, 그 밖의 성격이라든지 다른 면도 그와 덧없이 맞아 떨어졌다.
평소엔 다소 장난 끼를 머금은 그녀지만 일에서 만큼은 냉정한, 프로라는 점에서.
그래서인지, 유독 유라 앞에선 조금이나마 부드러워지는 그였다.
“쿡, 역시 그렇죠? 하하.
그렇지만 인상 좀 푸세요.
지사장님의 직속 비서일 못하는 건
서운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거든요. 저는.
덕분에 승진도 했고요.”
첫댓글 으으! 이제 이 커플만 잘되면 되는데.....킁..서진이 냉정해요...-_- 그리고 진주..정녕 스토커입니까? 이젠 아주 무섭습니다ㅜㅠ..
ㅋㅋㅋ 서진이한테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죠. 나중에 제가 쓸거지만요 흐흐. 어쨌든, 뒷내용도 기대해주셔요^^
뒷내용 빨리오리길 기다림니다.
네^^ 감사합니다.
서진이 너무 차갑네.... 서영이가 마음의 상처를 입겠어요. 서영이가 불쌍해지네..... 진주, 징그럽고 소름 끼치네요.
ㅎㅎ 서진이 이해해 주셔요^^;;ㅋ 서영이가 조금 불쌍하지만 금방 일어설거예요 ㅎㅎㅎ
음................... 아무 말도 않겠소.. 서진이와 서영이가 잘 되는 날 그때 다시 만납시다 ㅋㅋ
아자뵤님~ 너무하세여ㅜ_ㅜ......힝힝......
제 에필로그에 첫 꼬리 남겨주신분이...바로 제 윗글 작가분이셨군요;;;흠..처음부터 다 읽은 다음에 내용에 대한 꼬리를 남길게요.ㅡ.ㅡ 일찍자요!! 일찍자야 키크죠~
ㅋㅋ;; 전 키클나이가 지나서요^^;;; 님두 일찍 자세요. 후후.
아자뵤님 말씀에 찐하게 동감입니다........ㅋㅋㅋ
좋은 아침~* 드뎌!! 코멘을 달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ㅠ,.ㅠ 연말이라 정신없이 바쁘네요;; 바쁜척 하는것 같다(퍽!) 커피향같은 가슴이 따뜻한 남자 원츄!! 서진이 좀 릴렉스하게 만들어줘요;;; 고집부리는중-_-* 진주도 고만 떨챠주시그요;; 해피엔딩을 향하여~~~건필!! /-_-
좀 있으면 릴렉스 해질겁니다 크크
아~ 그리고 깜빡했는데... 왜 작품 지웠어요;; 재미있게 보고 있었는데 ㅠ.ㅠ 아쉬워요;;;;
거거요^^; 나중에 다시 연제 하려구요. 이터널때문에 손에 안잡혀서요^^ 이터널 마치고 연재 할테니까 걱정마세요^0^
서진이너무 냉정해요~~~~~~
우리 서진씨도 나름대로 상냥하신 분이랍니다;ㅅ;; 이유가 다 있으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