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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법 끝내 폐기에 본회의장서 울분 토해
규탄 기자회견…"윤 정권 참수 작전 돌입" 구호도
국힘 당원인 정원철 대표 "이 더러운 정당서 탈당"
이탈표 기대했던 야권, 허탈‧분노…"탄핵 열차 시동"
"22대 국회 개원 즉시 단호하게 재추진" 한목소리
민주 탈당파 새로운미래 "의원 5명 모두 표결 참여"
참여연대‧민변‧군인권센터 "국정조사도 서둘러야"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는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에 협조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2024.5.28
총선에서 국민적 심판을 받았음에도 윤석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여당 또한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용산의 하수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국민의힘은 여론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채 상병 특검법을 28일 끝내 폐기 처분함으로써 21대 국회 마지막 날까지 '윤석열 방탄 국회'의 극치를 시현했다. 야권은 물론 진보진영의 시민사회단체들도 윤 정권을 격렬하게 성토하며 22대 국회에서 특검법을 즉각 재추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채 상병 특검법 통과를 위해 필사적으로 분투해왔던 해병대 예비역들은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역한 지 얼마 안 된 30대부터 백발이 성성한 80대까지 해병대를 상징하는 빨간 티셔츠를 입은 예비역 40여 명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표결 과정을 초조하게 지켜보다 끝내 부결 선포가 되자 충격에 빠진 듯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다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에이 나쁜 놈들아" "너희 아들이 죽었다면 이럴 수 있느냐" "채 해병 특검을 거부한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 참수 작전을 선포한다" "너희들은 보수가 아냐" "보수를 사칭한 쓰레기들"이라고 고함을 쳤다. 울분의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었다.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재의결 안건으로 상정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 부결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2024.5.28. 연합뉴스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 부결되자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이 울분을 토하며 본회의장에서 나오고 있다. 2024.5.28. 연합뉴스
본회의장을 나온 이들은 국회 본청 앞에서부터 '진상 규명에 여야가 따로 있냐'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당사 앞까지 행진한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회를 맡은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너무나 참혹한 결과에 해병대원들이 국회 본청에서 울부짖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욕설을 하기도 했다. 누구도 그 욕설이 추악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렇게 수없이 많은 사람이 호소했는데도 특검법을 부결시켰으니 국민의힘은 그보다 더한 욕을 들어도 되는 집단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해병대 214기로 월남전에 참전했다는 국가유공자 이근석 씨는 "우리 해병대 동료들이 (본회의 표결 전부터) 국민의힘 의원총회 장소 앞에 서서 채 상병 특검법이 통과하도록 도와달라고 허리를 90도로 숙이면서 간절히 호소하고 인사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며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자기 아들이나 손주가 군대에 가서 죽었다고 해보라. 이런 양심 없는 행동을 했겠는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자기 아들, 자기 손주가 아니라고 이런 무지막지한 행동을 하는 국회의원을 과연 국민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느냐"면서 "윤석열 대통령! 정신 차리고 올바른 행정을 하라"고 호통쳤다.
해병대 예비역연대 정원철 대표는 국민의힘 당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라고 하는 집단은 그저 윤석열의 (십상시보다 더한) '백상시' 집단이구나. 그들은 싹 다 불태워 죽여야 하는 존재들이구나 인식했다"며 "그래서 이 더러운 정당에서 탈당한다. 저희는 계속해서 윤석열 정권과 싸울 수밖에 없게 됐다"고 작심 발언했다. 또 "오늘 본회의장에 전세사기 특별법 관련된 피해자분들도 있었는데 그 법에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고 한다. 그 법이 여야 정쟁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면서 "많은 단체와 연대해 윤석열 정권을 참수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나아가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특검법 반대토론을 하면서) 채 해병 유족들의 뜻을 왜곡해 악용하더라. 그런 개같은 정치를 더 이상 이어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또한 저희가 국민의힘 의총장 앞에서 인사를 하고 있을 때 (군 출신 의원) 한기호 그 양반이 제 팔을 툭 치고 지나가더라. 그런 기본 양식도 안 된 자들이 국회의원을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저는 국민의힘 당원이지만 총선 때 민주당 찍고 개혁신당 찍었다. 그런 저질스러운 집단에 놀아나지 말야야 한다"며 "해병대 예비역연대는 오는 6월 1일 토요일에 윤석열 코앞에서 외칠 것이다. 우리의 뜻이 무엇인지 보여드리겠다"고 예고했다.
정 대표의 선창에 따라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구호를 거듭 외쳤다. "해병대원 특검 거부한 윤석열 정권 참수 작전 돌입한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해병대 군가 '팔각모 사나이'를 함께 부른 뒤 해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로텐더홀에서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 표결 부결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5.28. 연합뉴스
국민의힘 측에서 상당한 이탈표가 나오리라 예상하며 특검법 재의결을 기대했던 야권은 허탈감과 분노로 들끓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원내 야6당은 본회의 표결 직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 부결 규탄대회'를 열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아직 당선자 신분인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을 포함해 참석자들은 굳은 얼굴로 우선 "국민의힘 규탄한다!"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구호를 외쳤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온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규탄사에서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국회의원으로서, 순직한 해병대원과 또래의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죄스럽고 참담한 심경이다. 결국 그들은 또 국민이 아닌 권력을 지키는 일을 택했다"며 "우리 국민은 오늘을 한 줌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 목소리를 짓밟은 최악의 의회 참사의 날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열 번째 거부권에 분노했던 국민의 목소리를, 재의결을 촉구했던 국민의 목소리를 집권여당은 철저하게 외면했다"면서 "이번 해병대원 특검법 부결로 분명해진 것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바로 해병대원 수사 외압의 범인이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비록 오늘은 실패했지만, 진실을 밝히고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 민주당은 제22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해병대원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면서 "부당한 지시를 내린 책임자가 누구인지, 외압을 행사하며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던 배후가 누구인지 낱낱이 밝혀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22대 국회의 민주당은 여당의 발목 잡기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며 "신속하고 단호하게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확언했다.
정의당은 22대 총선에서 한 명의 당선자도 못 냈지만 이날 채 상병 특검법 찬성 토론자로 강은미 의원이 나서는 등 21대 국회 원내 제3당으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마이크를 잡은 장혜영 의원(원내대표 직무대행)은 "국민의힘이 결국 몰락하는 정권을 방탄하며 민심을 외면하고 역사의 죄인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 두 번째 기회를 걷어찼다"면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억울한 장병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차갑게 거부했다. 참으로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개탄했다.
장 의원은 "정의당은 오늘 새로운 대표를 모셨다. 해고 노동자이자 거리의 변호사로서 언제나 억울한 사람들의 싸움에 끝까지 함께해 온 권영국 신임 당 대표와 함께 22대 국회가 시작되는 내일모레부터 다시 거리에 서서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의 진실을 밝히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인 새로운미래는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소속 의원 5명(김종민·박영순·설훈·오영환·홍영표) 전원이 표결에 참여했다. 김종민 원내대표는 "이제 국민은 과연 이 정부가, 이 권력이 존재할 가치가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국민의힘은 이번만은 권력의 거수기 역할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윤석열 정권은 명심해야 한다. 이 싸움은 절대 이길 수 없다"고 경고했다.
조국혁신당의 21대 국회 유일한 현역 의원인 황운하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탄핵 열차'에 연료를 가득 채우고 마침내 시동을 걸고 말았다. 총선 민심보다 더 크게 국민의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며 "여섯 야당에게 제안한다. 채 해병 특검법을 22대 국회 첫 번째 통과 법안으로 만들자.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 첫 번째 의총에서 채 해병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는 "국정 운영에 책임을 가진 자의 '격노'에 사건의 진상 규명이 발목을 잡혔다"면서 "그런데도 대통령이 격노하는 것도 잘못이냐며 그런 대통령을 옹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거들떠보지도 않겠다는 것이 오늘 국민의힘의 결정"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비록 오늘 채 상병 특검법은 부결됐지만 당장 모레부터 시작하는 22대 국회는 헌법과 국민의 명령에 주저하지 않고 따를 것임을 명확히 밝힌다"며 "정권의 안위를 지키는 것만 남아버린 이 무도한 정권을 멈춰 세울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진보당 강성희 원내대표는 "오늘 대한민국 국회는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양심과 용기를 지켜주지 못했다. 박정훈 대령의 모친은 국민의힘 당원이었다"면서 "국민의힘은 건너지 말았어야 할 강을 건너고 말았다. 22대 국회에서 채 해병의 진실을 규명하고 대통령에 대해서도 잘못이 있다면 죄를 묻는 길에 진보당도 함께 나서겠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재의결 안건으로 상정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는 김영주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4.5.28. 연합뉴스
시민사회단체들도 앞다퉈 성명을 냈다. 참여연대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수사 외압' 대통령에 대한 '방탄표'를 행사했다. 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 지키기로 일관한 국민의힘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진실을 영원히 가릴 수 없음을 대통령과 여당은 명심해야 한다. 22대 국회는 개원 즉시 '채 상병 특검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해 처리하고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역시 "국민이 아닌 권력자에게 굴복한 여당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대표자 자격이 없다. 역사의 죄인으로서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며 22대 국회에서의 특검법 재추진과 국정조사 실시를 역설했다. 민변은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향해 "제한된 인력과 권한에도 불구하고 독립된 수사기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추후 도입될 특검이 적정한 수사 및 기소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성역 없이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도 성명을 내고 "권력에 양심을 팔아 넘긴 집권 여당의 모습이 21대 국회의 마지막 장면에 영원히 박제됐다. 이로써 거부권을 수사 방해에 활용하며 헌정질서를 파괴한 대통령과,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대통령이 법치의 바깥으로 도피하고 혐의를 은닉할 수 있도록 동조한 국민의힘은 나란히 심판받아야 할 공범이 됐다"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22대 국회는 대통령의 수사 무력화 시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더욱 강화된 형태의 특검법을 즉각 발의하고, 박정훈 대령과 해병대수사단 관계자 및 생존 장병 등이 국민 앞에서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는 국정조사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요구했다.
출처 : 해병대 예비역들 눈물·절규…"국힘은 보수 사칭 쓰레기" < 정치 < 기사본문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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