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자욱했던 보탑사, 순례기 속을 찬찬히 돌아 보니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이유는 딱히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오늘 낮에 백천복지관에서 여덟명이 한꺼번에 모였던 즐거움의 여운이 보태져서 일 수도 있겠고,
봉사라 이름 붙이기에 쑥스러운 일임에도 늘 응원해 주시고 후원해 주시는 분들 생각도 나고요.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인연의 소중함이 새삼 감동스러워서 이기도 한가 봅니다.
오늘도 곱디고운 우리 모습들 모셔다 놓습니다.
보탑사의 신이한 수박은 덤입니다. ^^
아, 이 날은 2014년 11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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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 연꽃 속 보탑사를 찾아 / 인드라망 제45차사찰순례기 ①
인드라망 제45차 순례지가 진천 보탑사와 천안 각원사로 정해진 이후, 두 곳을 미리 검색해 봤다.
두 사찰 공히 최근에 지어진 사찰이다.
각원사가 1975년 창건, 보탑사가 1988년 절터를 마련하고 1996년에 보탑을 세웠다고 하니 최신예 사찰쯤 될까 싶다.
대구 성당못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한 순례차는 10시께에 첫 번째 순례지인 보탑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오는 내내 차창 풍경을 희미하게 하던 안개는 아직도 그대로이다.
차에서 내려 처음 본 풍경이 예쁜 담장과 오래 묵은 노거수이다.
이 곳은 최신 사찰이지만 고려시대의 큰 절터로 알려져 있으니,
노거수 몇 그루쯤은 기대해 봐도 좋을 터다.
그 노거수 아래 농사 지은 먹거리를 펴놓고 촌부 몇 분이 앉아 있다.
보련산 보탑사, 보배 연꽃 속에 보배 탑을 세우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곳은 법화도량이다.
법화경 견보탑품을 보면, 석가모니 부처님이 법문하시는 장소에는 다보여래께서 그 말씀을 증명하고 찬탄키 위해 보탑이 솟아오르게 된다.
실제로 보탑법당 2층은 온통 법화경을 담은 윤장대와 세계 각국의 보탑사진으로만 꾸며져 있었다.
안내문에 따르면 보탑사는 고려시대 옛 절터에 삼국시대 목탑 건축의 전통을 잇는 3층 목탑을 세웠으며,
내부 1~3층이 법당으로 돼 있는 높이 42.73미터의 목탑은 연곡리 보련산 연꽃터전 중에서도
연꽃수술에 해당한다고 돼 있다.
절은 지광 스님과 묘순 스님, 능현 스님의 발원으로 창건됐으며,
보탑 외에도 천왕문, 범종각, 법고각, 지장전, 영산전, 적조전, 해행당, 삼소실 등이 갖춰져 어느새 대가람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천왕문을 지나자 저 윗쪽으로 한 쌍의 종각이 보인다.
7각의 범종각과 9각의 법고각이다.
육각정, 팔각정은 흔히 들어봤어도 7각, 9각은 좀 생소하다.
룰루랄라, 불 도량을 찾아갈 때면 늘 이렇게 온 얼굴이 웃음덩어리이다.
제법 긴 계단을 올라가자 안개 속에 나타난 희미한 보탑!
뒷 배경은 다 지워지고, 실루엣만 희미하게 드러나있다.
순간 호흡조차 멈춘 채 제 자리에 섰다.
아직 예불은 시작되지 않았다.
법당으로 가는 길에 연꽃을 피운 소나무가 몇 그루 서 있다.
그냥 지나가기엔 너무 강한 유혹,
눈이 머문 곳에 걸음도 잠시 멈췄다.
이 곳이 보탑으로 보탑사의 주전각이다.
스님 한 분을 따라 사시예불을 올리러 보탑으로 들어갔다.
탑 속은 계단을 통해 1~3층으로 연결돼 있다. 통층이 아니라, 각각 독립된 법당이다.
1층은 금당으로 불리며 사방불이 모셔져 있어 네 방향의 편액 이름이 모두 다르다.
동-약사여래불, 서-아미타불, 남-석가모니불, 북-비로자나불과 각각의 협시불이 함께 모셔져 있다.
-보탑 1층 동쪽 약사보전
올라가는 계단은 네 곳에 있었지만 우리는 극락보전 계단을 이용했다.
계단은,
아, 계단에 연꽃이 피어 있다.
한 쪽은 봉오리, 한 쪽은 활짝 만개한 연이다.
구품연화대일런가, 사뿐사뿐 밟아 올라간다.
-사진:마법사님
금당에 들어서 삼배를 올리곤 수박을 찾아 고개를 드니 바로 옆에 나란히 얹혀져 있다.
소문대로이다.
저 수박은 초파일에 올려둔 것으로 동지날 팥죽과 함께 먹는다고 한다.
팥죽도 팥죽이지만 저 수박 한 조각 먹으려는 사람들로 동지날 보탑사는 장사진을 이룬다고 한다.
반 년 이상을 저렇게 있어도 상하지 않는다니, 정말 신통하다.
수박은 사방불 중에서도 약사전에 놓여져 있다.
곧 예불이 시작됐다.
비구니 스님의 낭랑한 독경을 따라 일사천리로 진행돼 예불은 금방 마치는가 했다.
불전 예불을 마치고, 신중단으로 돌아서서 다시 천수경부터 시작하는데
다라니에서 계속 도돌이표이다. ^^*
3독을 지나자 7독이려니 하곤 정신 바짝 챙겨 신나게 낭송했다.
7독 지나 9독을 넘어서도 끝이 없다.
이젠 21독이구나 하고 자세를 바꿔 범심회장님 쪽을 살짝 봤더니
이건 뭐 경전에서 눈을 떼질 않는다. ^^*
12시까지 모여 점심공양을 하려면, 그 이전에 다른 전각도 참배하고 이모저모 살펴야 순례기를 쓰는데,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13독을 마치곤 일어섰다.
-진천 보탑사 미륵전 미륵삼존불
2층은 법보전으로 윤장대를 중심으로 네 귀퉁이에 법화경을 모셨으며,
네 벽에는 세계 각국의 보탑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3층은 미륵전으로 미륵삼존불이 봉안돼 있다.
이 곳에서 윗동네 분들을 만나 첫 인증샷을 남겼다.
다시 1층 금당으로 내려오니 신중단 기도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서기 가득한 이 법당을 벗어나고 싶지 않았지만,
아쉬운 마음을 연꽃 공양으로 대신하곤 금당 문을 나선다.
다시 연꽃송이 즈려 밟으며.
-사진:범심님
흩어지기 전에 사진부터 찍고는 도량 구경에 나선다.
이 곳은 봄부터 가을까지 도량 곳곳에 수많은 꽃들이 핀다고 들었다.
실제로도 꽃 이름을 적어둔 작은 이름표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지금은 연꽃만이 안개 속에서 붉다.
보탑 난간에 매달린 곶감이 앙증맞다 싶어 구경하자니,
모퉁이를 돌아 거울빈님이 천녀처럼 스윽 나타난다.
서로 한 장씩 인증샷을 주고 받고는 적조전을 찾아 간다.
적조전을 나오고 있는 소구리님, 마법사님을 만나 또 한 번 인증!^^*
오늘은 딱히 챙겨야 할 정보가 없어
마음 가벼이 사찰 구경을 나선다.
메모하고 외고, 담고 해야할 역사의 무게가 확, 줄은 덕분이다. ^^*
적조전 앞에 부처님 발자국이 새겨져 있다.
깊이 패인 발자국엔 전날 내린 빗물이 고여 있다.
자세한 무늬를 궁금해 하실 분이 계실까봐, 열반상 발바닥 모양을 한 장 더 담아봤다.
적조寂照, 고요히 비추다.
탐진치가 모두 꺼진 무여열반의 자리엔 비춤만이 남는 것인지...
안개가 짙은데도 이렇게 실내에서 보니 바깥의 빛이 제법 느껴진다.
제 아무리 구름층이 두껍고 안개가 짙어도 태양빛을 가릴 수는 있겠지만
태양 자체를 어떻게 할 수는 없다.
모두의 성품 또한 그렇지 않을까.
에고 놀음으로 24시간이 모자란다 할지라도,
함께이지 않은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지 않은가.
부처님 누워계신 발치께에 앉아 잠시 졸고싶을만치 적조전은 안온했다.
-사진:마법사님
적조전을 나오니 저 쪽 숲에선 한참 사진찍기 놀이가 진행 중이다.
그 예쁜 짓을, 미륵보살께서 연잎 우산 아래 앉아 빙긋 웃으며 내려다 보고 계신다.
한두 명이 시작했겠지만 어느새 인원은 이만치 불어나고. ^^*
-사진:마법사님
이쁜 보살님들도 한 컷,
든든한 거사님들도 한 컷,
고루 담아야 후환이 없어~ ^^*
수향님 합장한 손이 한 쪽은 장갑, 한 쪽은 맨손이다.
아마도 셔터를 누르기 위해 한 손은 벗었을 테지.
아무리 봐도 안개가 있어 더욱 운치 있는 숲이다.
오랜 만에 순례 오신 솔개님과의 만남도 인증해야 한다.
솔개님 표정이 참 편안해 지셨음이 사진으로 봐도 느껴진다.
근데 친분과시를 지나치게 했나? ^^*
어? 도량 어디에 커피가 있었던가?
꽃 속에 서도 밀리지 않는 저 당당함은 또 뭔지?
궂은 일 도맡아 하면 저런 포스가 생기는 걸로. ^^*
우리가 공양 올린 연꽃 몇 송이도 저렇게 어느 가지에 매달려 도량을 찾는 이들에게 기쁨을 줄테지.
안개가 있어 전체 풍경은 볼 수 없었지만,
안개가 있어 배경 싸악 지워진 담박한 도량을 기억에 새길 수 있어 좋았다.
한동안은 또 보탑사 연꽃 소나무가 목전에 아른댈 것 같다.
도량 곳곳이 참 정갈하단 표현이 맞을 거 같다.
굳이 비구니 스님들의 도량이라 설명하지 않아도 섬세한 손길이 느껴진다.
삼소굴 사립문 위에 꽂힌 국기는 또 어찌나 귀여운지.
도량을 한바퀴 돌아 나오니 다시 보탑 극락보전 앞이고, 건너편이 영산전이다.
이 곳 영산전은 참 독특~하다.
일렬로 나한상이 놓여있지 않고,
마치 영산이며 천태산 바위 여기 저기에 좌선하고 계신듯 더욱 자연스럽다.
이제 공양시간이다.
절에서 공양간을 빌려줘 싸가지고 온 밥 보따리를 풀어 공양을 했다.
스님께서 공양간에 잠시 들러 말씀하신다.
"아니, 다라니 14독 하더니 다들 도망가 버리면 어쩌나~" ^^*
물론 우스개이시다.
순례단 일정이 늘 좀 빠듯하다 보니 기도 반, 구경 반으로 짜여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해서 오전 순례는 끝을 맺는다.
충북 진천읍 아홉 봉우리가 연꽃잎처럼 감싼 곳이라는 연곡리에 위치한 보탑사는
유난히 연꽃과 인연이 많은 도량이었다.
연곡리의 연, 보련산의 연, 그리고 절 이름을 따온 묘법연화경[견보탑품]의 연,
나무에 핀 연꽃, 우리 마음에 피운 연까지 합하면
보탑사에서 우리는 셀 수 없는 연을 만나고 피우고 품었다.
-사진:범심님
-인드라망 제45차 사찰순례 진천 보탑사편
@가을소나타 모든게 성취 되시길
기원합니다()
하루종일 누웠다가 작업하다가 누웠다가 축구보려고 일어났습니다.
굳밤 되세요~
네.
잘 쉬시구 낼 또 뵈어요^^
오호... 축구 경기 있는 날이군요.
준병거사님이랑 둘이 신나게 응원하시겠네요.
울집도 옆지기 대기 중입니다.
저는 맞고나 칠래요. ^^
무슨. 작업을하셨나요?
곱디고운. 안여자 ㅡㅡ
풍경님께서ㅡㅡ
몸좀. 아끼세요
@가을소나타 봄에 수업이 많아서 미리 자료정리도 하고 수집도 하고 합니다.ㅋ
@풍경 아하~~~!!!
풍경님ㅡ
대단해요
몸살날라.
넘. 무리는. 하지마시길요
보탑사..안개...안개절..수박절..신비로운 분위기였지요...( )..
어~~~
연꽃지기님ㅡㅡ
꼴뜽?
아니.
일뜽ㅡㅡ
자알. 주무세요
보탑사가 지금도 있을까요^^
화성 같은 신비로움이 느껴져
헛소리까지 합니다^^
어제는 날씨따라 쳐져 있다가
출석도 놓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