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
사랑하올 민들레공간님들~ 그동안 주님 사랑 안에서 안녕들 하셨어요(꾸벅) 제가 사는 곳은 벌써 여름인듯 30도를 오르 내리고 있습니다. 한낮엔 숨이 헉헉....땀이 비오듯 합니다 카페에 안들어 오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한가지는 아주 큰일이었죠?ㅋㅋㅋ 제가 편안하고 안정되게 소임을 하고 있었는데 한 달 반 전에 갑자기 집을 비워야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일년도 안남았는데....제가 머물던 수녀원이 공사를 하기 때문에 제가 머무를 공간이 없다는 이야기를 어렵게 하셨어요. 머리가 텅비고 온갖 걱정이 다 됐지만 어쩌겠어요. 많은 곳을 알아봤지만 제가 다른 수도원에 머무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최후의 방법을 선택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여기저기 부동산이랑 직접 발로 뛰며 집을 알아봤습니다. 미사 때문에 집도 마음대로 구할 수도 없고..... 다행이 수녀원 담 밑에 새로 집을 지어 분양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원룸 하나 얻어서 이사를 했는데 혼자라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지?ㅠ.ㅠ 너무 너무 맘고생을 했는데 이제는 좀 적응을 했습니다. 교목처 신부님이 오셔서 집 축복도 해주시고 저도 매일 성수 뿌리며 예수님, 성모님, 요셉 성인께 매달렸어요. 해주는 밥 먹고 다니다가 직접 해 먹고 다닐려니 밥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때로는 컵라면에 때로는 빵으로 끼니를 때우며 이러면 안된다고 하면서도 현실이 그렇지가 못하네요. 며칠 전에는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다가 떨어뜨렸는데 왼쪽 발 등이 아직까지 붓고 아파서 걷거나 신을 신을 때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다른 때 느끼지 못한.....어머니들이 얼마나 집에서 애쓰고 계신지 새삼 느끼는 시간입니다. 혼자 사는대도 뭐 그리 할 일이 많은지요.....ㅠ.ㅠ 집 주인에게 무섭다며 방범창도 해 달라고하고 잠금 장치도 따로 설치하고....... 그런데.....혼자서 벽 쳐다보며 밥 먹을 때가 제일 슬퍼요. 실습 나갈 때는 5시 30분에 밥을 먹는데 "내가 뭐하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 마음이 들 때 다시 생각을 고쳐먹고 즐겁게 지내자고,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힘을 내자고. 저를 위로하며 생각을 바꾸면 또 즐거운 마음이 생기더군요. 하느님이 제게 무엇을 원하시는지? 아직은 알아 들을 수 없지만 당신의 도구로 쓰시기 위해 하시는 일이니 그저 받기는 하는데....나약한 인간인지라 답답할 때도 많네요. 머무를 집이 없어서 힘들 때 그냥 짐 싸가지고 수원으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장상 수녀님께도 "저 그냥 짐 싸가지고 올라가고 싶습니다. 아무런 미련도 아쉬움도 없습니다. 이렇게 올라가도 후회 안합니다. 제발 불러주세요. 짐 정리해서 올라오라고 한 말씀만 해 주세요."라고 했습니다. 수녀님 말씀은 좀 더 기다리며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자고 하셨지요. 그래서 그 최선이 이렇게 혼자 자취를 하는 것이네요. 님들, 제가 이제 올해가 마지막인데 무사히 소임 마치고 수도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청합니다. 기도해 주시고 계시는거 알지만...또 이렇게 염치없이 부탁드리네요. 더워지는 날씨에 찬바람, 찬 음식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저도 부족하지만 기도합니다.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행복하소서. dasarang
첫댓글 저도 그 더운 대구에서 자취를 했습니다. 혼자는 아니었지만 언니랑 여동생이랑 같이 했으니... 밥해먹고 학교 다니던 기억이 학교가 시내에서 떨어져 차를 타고 통학한 시간도 하루에 두 시간을 넘었는데... 수녀님 고생이 눈에 보이는듯 합니다. 그래도 기운내세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잘 하실겁니다 . 식사 거르지 말고 잘 챙겨서 드세요.
저도요....혼자 밥해서 창 밖을 내다 보며 먹고 무서워서 성경 한 장을 읽고서야 학교에 갈 수 있었던 제 옛날이 생각나네요. 학교에 가 봐야 말이 통하지도 눈 빛을 정답게 나누지도 못하는 단단한 유리성 안에서 오히려 하느님과 단 둘이 살아갔던 그시절도 복된 시간이었다는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수녀님 힘 내세요. 세상 사람들의 또 한 가지 고통을 공감 할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이라 믿고 기꺼이 따를 수 있는 신앙의 힘을 주님께서 주실테니까요. 부끄럽지만 위로가 되길 바라며...용기를 냈어요.
안녕하세요. 수녀님~~ 예전 글들 읽다가 수녀님 글도 읽었었는데.. 이렇게 다시 글을 올리시니 반갑네요. 지금 겪는 일들 분명히 나중에 많은 사람들을 이해하시는데 큰 도움 되실 거예요. 벌써 어머니의 마음도 이해하셨잖아요. 더운 날씨에 공부하시고 고된 생활 이겨내시려면 밥 잘 먹어야 하는데... 담에 뵌다면 맛난 밥 한끼 꼭 대접해드릴게요.^^
처음 이공간에 들어왔을때 기억에 많이 남는 분 중의 한 분이셨어요..궁금했었는데 찾아주셔서 반갑고 고맙습니다...글씨가 작아서 읽기가 어려웠지만 수녀님 뵙는 설레는 맘으로 열심히 잘 읽었습니다. 수녀님..외롭고 무서우시더라도 힘 내세요~~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이렇게 혼자 지내시겠어요...즐겨보세요~~민들레 공간과 함께요~~ 올 여름만 지나면 시간이 정신없이 흐를겁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기도로 함께 해드립니다..매일매일...저희들...든든하시죠~? 수녀님도 행복하소서...매일매일...^*^
그동안 궁금했어요.. 왜 소식이 없으신지... 보지 않아도 이 공간안에서는 이미 마음이 통하는 한 식구잖아요~~ 주님의 뜻대로 쓰이고자 철저히 혼자인 외로움을 견디시는 모습, 그리고 그대로 그 고독조차 봉헌하시는 삶, 하느님 보시기에 참 기쁨이실거예요.... 수녀님을 위해 기도드리겠습니다, 아자 아자 화이팅!!
첫댓글 저도 그 더운 대구에서 자취를 했습니다. 혼자는 아니었지만 언니랑 여동생이랑 같이 했으니... 밥해먹고 학교 다니던 기억이 학교가 시내에서 떨어져 차를 타고 통학한 시간도 하루에 두 시간을 넘었는데... 수녀님 고생이 눈에 보이는듯 합니다. 그래도 기운내세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잘 하실겁니다 . 식사 거르지 말고 잘 챙겨서 드세요.
저도요....혼자 밥해서 창 밖을 내다 보며 먹고 무서워서 성경 한 장을 읽고서야 학교에 갈 수 있었던 제 옛날이 생각나네요. 학교에 가 봐야 말이 통하지도 눈 빛을 정답게 나누지도 못하는 단단한 유리성 안에서 오히려 하느님과 단 둘이 살아갔던 그시절도 복된 시간이었다는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수녀님 힘 내세요. 세상 사람들의 또 한 가지 고통을 공감 할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이라 믿고 기꺼이 따를 수 있는 신앙의 힘을 주님께서 주실테니까요. 부끄럽지만 위로가 되길 바라며...용기를 냈어요.
안녕하세요. 수녀님~~ 예전 글들 읽다가 수녀님 글도 읽었었는데.. 이렇게 다시 글을 올리시니 반갑네요. 지금 겪는 일들 분명히 나중에 많은 사람들을 이해하시는데 큰 도움 되실 거예요. 벌써 어머니의 마음도 이해하셨잖아요. 더운 날씨에 공부하시고 고된 생활 이겨내시려면 밥 잘 먹어야 하는데... 담에 뵌다면 맛난 밥 한끼 꼭 대접해드릴게요.^^
처음 이공간에 들어왔을때 기억에 많이 남는 분 중의 한 분이셨어요..궁금했었는데 찾아주셔서 반갑고 고맙습니다...글씨가 작아서 읽기가 어려웠지만 수녀님 뵙는 설레는 맘으로 열심히 잘 읽었습니다. 수녀님..외롭고 무서우시더라도 힘 내세요~~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이렇게 혼자 지내시겠어요...즐겨보세요~~민들레 공간과 함께요~~ 올 여름만 지나면 시간이 정신없이 흐를겁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기도로 함께 해드립니다..매일매일...저희들...든든하시죠~? 수녀님도 행복하소서...매일매일...^*^
그동안 궁금했어요.. 왜 소식이 없으신지... 보지 않아도 이 공간안에서는 이미 마음이 통하는 한 식구잖아요~~ 주님의 뜻대로 쓰이고자 철저히 혼자인 외로움을 견디시는 모습, 그리고 그대로 그 고독조차 봉헌하시는 삶, 하느님 보시기에 참 기쁨이실거예요.... 수녀님을 위해 기도드리겠습니다, 아자 아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