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배 육상경기대회에 참가중인 연산초 육상부 선수들
10월은 축제의 달이기도 하지만 전국적으로 마라톤대회가 가장 많이 열리는 달이기도 하다. 우리 가야지에서도 지난주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 이어 일요일 연속으로 <부산바다마라톤대회>에도 참가해 월 2회나 마라톤대회에 참가한다. 한 해의 막바지인 11월과 12월에도 <사상에코마라톤>과 <양산전국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 계획이 잡혀 있으니 달리기 복이 덩굴째 굴러 온다. 연중 꾸준히 마라톤 훈련에 매진해 온 달리미들이 마라톤 추수를 하기에 가장 좋은 때다. 우리 가야지에도 올 한해 동안 마라톤 훈련에 충실했던 회원분들이 다수 있어 조촐하게나마 여러 대회에 합심하여 함께 참가할 수가 있다.
이번 <부산바다마라톤대회>에는 9명의 회원이 참여한다. 종목도 다같이 10km로 통일했다. 정기 훈련 때 10km가 넘는 거리를 달리며 강도 높게 훈련을 하는 몇몇 회원들에게는 눈에 차지 않을 수도 있는 거리지만 일요훈련 장소를 풍광이 좋은 광안대교로 옮겼다고 생각하고, 또 기록보다 경주대회에 뒤이은 회복훈련이라고 여기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뛰기로 작정하였다. 그런데도 회원간의 암묵적인 합의를 무시하고 '니가 사나 내가 사나 두고 보자'는 식으로 사생결단 달려서 30, 40분대에 주파하는 돈키호테형 회원들도 나와 부러움 반 시샘 반을 받기도 할 것이다.
농담이다. 회원님들마다 주력이 다르고 당일 컨디션도 제각각이므로 각자 마음 가는 대로 몸이 가는 대로 자유의지로 달리면 된다. 코스에 관계없이 마지막 골인의 단골 주자는 태암이 도맡아서 하니 모두 더욱 마음 편히 달리시면 된다. 나는 가야지에서 늘 마지막 골인의 주인공이 되지만 내 능력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이므로 완주에 만족하는 느림보 달리미다. 나의 예전 닉네임이었던 완행열차에 어울리는 낭만형 달리미다. 나이가 들어가고 주력이 점점 떨어져 갈수록 걷기에 가까운 달리기를 하면서 유유자적하게 될 것이지만 속도 관리에도 완전히 손을 놓지는 않을 것이다. 꾸준한 훈련 참여로 주로에 나서는 현역 달리미로 오래 남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이 나이에 달리기 시동이 한번 꺼지면 다시 엔진을 살리기 힘드니 자기관리와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환갑을 넘긴 육칠십대 회원님들 모두에게 요구되는 사항이다. 가야지 노장들의 노익장과 노련함에 동승하여 장수 달리미 대열에서 낙오하지 않을 것이다.
10월 들어 화창한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비가 내린 날이 없어 우산을 쓸 일도 없었고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이나 육상 활동을 방해 받은 날도 없다. 그제부터 오늘까지 3일간 영도 체육중고등학교와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교육감배 육상경기대회도 화창한 날씨 속에 기분좋게 진행되고 있다. 내일 열리는 <부산바다마라톤대회>도 더없이 화창한 날씨 속에서 상큼하게 달릴 수 있을 것이다. 광안대교 위를 마치 갈매기가 날듯이 바다 위를 날아가는 기분으로 달리게 될 것이다.
다음달 11월 28일이면 2030 엑스포 개최지가 발표되는데 압도적인 표 차이로 부산이 엑스포 개최지로 확정되어 내년부터는 광안대교 상판과 하판을 오가며 부산의 바다와 산을 감상하며 달릴 수 있는 풀코스를 개발하여 국제마라톤대회로 발전시켰으면 좋겠다. 부산시에서도 2030 부산 엑스포 개최에 여망이 있다면 예전처럼 부산항대교와 남항대교까지 열어 송도까지 달리는 하프 코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간과한 것 같아 홍보 전략면에서 아쉽다. 황금알을 여유 있게 손에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행정이다. 달리미들이라도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소망하며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달려 보자. 내일 대회에 참가하는 가야지 회원들도 2030 부산 엑스포 개최의 염원을 가슴에 품고 힘차게 달릴 것이다. 가야지, 힘! 부산, 힘! 이다.
오늘 3일차 육상경기대회를 앞두고 밤중 3시경에 잠을 깨 육상대회와 마라톤대회를 생각하며 두 마리 토끼를 무난하게 잡을 수 있기를 소망해 보았다. 간절함이 현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어제도 12시간을 육상경기에 집중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다. 오늘의 대회 필승을 위해 다시 한잠을 더 자고 6시에 기상해야 한다. 자자, 그리고 힘차게 일어나 오늘의 경기를 아이들과 함께 즐겨보자. 승리보다 더 값진 것은 대회와 경기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