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때문에…서로 못믿는 우리사회
“어머님 안녕하세요, 시청입니다. 국가유공자 수당 드릴게요.” “안 믿습니다.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 지난 13일 오후 8시3분께 춘천경찰서에 보이스피싱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A(여·80·춘천시 퇴계동)씨는 국가유공자 수당을 입금하겠다는 시청 직원의 전화를 받고 계좌번호를 불러줬는데 의심스럽다며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A씨에게 전화를 한 사람은 중령으로 예편해 국가유공자였던 사별한 남편의 신상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경찰은 신속히 기동순찰대를 투입해 A씨에게 걸려온 전화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잠시 후 기동순찰대원들은 안도감과 허탈함에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전화를 한 사람은 실제로 춘천시청 복지과 직원이었다.
명절을 맞아 유공자들에게 2만원씩 지급하기 위해 일일이 전화를 하던 중이었다. A씨는 “오후 6시가 지나 공무원들이 퇴근할 시간이었는데 시청에서 전화가 와 계좌번호를 물으니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보이스피싱이 활개 치면서 전화상으로는 서로 믿지 못하는 세태가 반영된 해프닝이었다. 피싱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며 최근 피해도 꾸준히 줄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보이스피싱 피해는 2014년 140건, 2015년 180건이 발생했으나 지난해에는 75건으로 급감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중 단속을 통해 인출책 등이 다수 검거돼 보이스피싱 조직이 위축됐고 많은 홍보활동을 통해 경계심도 높아져 피해가 줄고 있다”며 “100만원 이상 입금 시 30분 이후 인출이 가능한 지연인출제 시행 이후 신속히 신고하면 피해도 막고 범인 검거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최기영·정윤호기자
첫댓글 잘보고갑니다
ㅎㅎ
세상이 하도 험악하니?이런 헤프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