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韓詩)에 얽힌 사연을 찾아①

[산여울]

柳色絲絲綠  

버들 빛이

실실이
푸르구나

柳色絲絲綠 유색사사록
桃花點點紅 도화점점홍

버들 빛은
실실이 푸르고

복사꽃은
점점이 붉구나

고려 인종때
이야기다.

정지상(鄭知常 : ? ~ 1135)과
김부식(金富軾 : 1075 ~1151)은

정치와 문장에 있어서
경쟁관계로 전해지고 있다.

정지상은
서인(西人)으로

묘청(妙淸; ?~1135)과 동향이었으며
평양천도설에 동조했던 사람이다.

김부식은
묘청의 난을 평정하면서

정지상을 참살하여
평생의 숙적을
참살하였다고 한다.

「동국이상국집」의
「백운소설」에는

이 두 사람의 시에 대한
글이 보인다.

시에 있어서는 

정지상이 김부식을 

능가했던 사람으로 손꼽힌다.

이규보(李奎報)의 

백운소설(白雲小說) 이야기이다,

侍中金富軾
學士鄭知常
文章齊名一世

시중(侍中) 김부식과
학사 (學士) 정지상은

문장으로
한때 이름을 날리었다.

兩人爭軋不相能

두 사람은
알력이 생겨서

서로
사이가 좋지 못했다.

世傳

세상에
시구(詩句) 이야기가 전해진다.

知常有

지상이
아래와 같은 시구를 지었다.

「琳宮梵語罷
 天色凈琉璃」

之句

「절에서 독경이 끝나니
 하늘 빛이 유리처럼 깨끗하구나」

琳宮(임궁) : 도교의 사원
梵語(범어) : 불경. 독경. 범어.

富軾喜而索之
欲作己詩
終不許

부식(富軾)이
그 시귀를 좋아하여

자기가
지은 시(詩)로 하고자 했다.

그러나 지상(知常)은
끝내 들어 주지 않았다.

索(삭) : 찾다. 동아줄.

 

後知常爲富軾所誅

훗날
지상은

부식에게 

피살되었다.

誅(주); 베다. 처벌하다. 죽이다.

作陰鬼

그레서
음귀(陰鬼)가 되었다.

富軾一日
詠春詩曰

부식이
어느 날

『봄』이란
시를 지어 읊었다.

「柳色千絲綠 유색천사록
  桃花萬點紅 도화만점홍」

「버들 빛은
일천 실(絲)로 푸르고

복사꽃은
일만 점으로 붉구나」

忽於空中
鄭鬼批富軾頓曰

홀연히
공중에서 

정지상 귀신이 날아와
부식을 때리고

머리를 흔들며
말하였다.

批(비) : 치다. 때리다.
頓(돈) : 조아리다. 흔들다.

「千絲萬點
有孰數之也
何不曰」

「일천 실인지
  일만 점인지

누가
세어보았는냐?

어찌(이렇게)
말하지 않으냐?」

「柳色絲絲綠 유색사사록
  桃花點點紅 도화점점홍」

「버들 빛은
실실이 푸르고

복사꽃은
점점이 붉구나」

富軾心頗惡之

부식은
마음 속으로

매우 

그(鄭鬼)를 미워하였다.  

後往一寺

偶登厠

그 후에
한 절(寺)을 갔었는 데

우연히
뒷간을 가게 되었다.

頗(파) : 자못. 매우. 조금.
偶(우) : 짝. 우연히
厠(측) : 뒷간. 측간

鄭鬼從後握陰囊
問曰

정지상의 귀신이
뒤쫓아 와서

음낭을 쥐고
물어 말했다.

「不飮酒 何面紅」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어찌
얼굴이 붉은가?」

富軾徐曰

부식은 천천히
대답하였다.

「隔岸丹楓 照顔紅」

「언덕의  단풍이
얼굴에 비쳐 붉은 것이다.」

隔岸(격안) : 떨어저 있는 언덕.

鄭鬼緊握陰囊

정지상의 귀신은
음낭을 더욱 꽉 쥐었다.

緊握(긴악) : 단단히 쥐다.

「何物皮囊子」

이 가죽 주머니는
무엇에 쓰는 물건이냐?

囊(낭) : 음낭. 주머니.

富軾曰

부식이
대답하였다.

「汝父囊鐵乎」

「네 애비 불알은 

쇠로 되었다더냐? 」

色不變

부식의 안색은
변하지 않았다.

鄭鬼握囊又力
富竟死於厠中

지상의 귀신은
쥐고 있는 음낭을 더욱 힘을 주니

부식은 마침내
측간에서 죽었다.

送人 송인

         鄭知常 정지상

 그대를 보내며

雨歇長堤草色多

우헐장제 초색다하니

送君南浦動悲歌

송군남포 동비가라

비 갠 뒤에 

긴 언덕에 풀빛이 짙고

남포로 임보내는 

슬픈 노래 흐르네

大同江水何時盡

대당강수 하수진고

別淚年年添綠波

벌루년년 첨록파라

대동강 물은 

언제 마를까

해마다 

이별의 눈물을 보태는 것을.

[감상]

대동강물이 

마르지 않은 것은

이별하는 연인들의

눈물이

대동강으로

흫러들기 때문이란다.

이 이상 

더 좋은 표현이 

또 

어디 있을가 싶다.

이런 시를 보고

김부식은 열등 의식이 넘첬을가.

김부식은

묘청의 난을 평정하면서

정지상을

정적으로 죽인 것이 아니라

자기보다

뛰어난 문장가였기 때문에

제거했다고

후인들은 보고 있는 것이다.

東國李相國集

白雲小說

李奎報

1168~1241

侍中金富軾 學士鄭知常 文章齊名一世 兩人爭軋不相能 世傳 知常有琳宮梵語罷 天色凈琉璃之句 富軾喜而索之 欲作己詩 終不許 後知常爲富軾所誅 作陰鬼 富軾一日 詠春詩曰 柳色絲絲綠 桃花點點紅 忽於空中 鄭鬼批富軾頓曰 千絲萬點有孰數之也 何不曰 柳色絲絲綠 桃花點點紅 富軾心頗(파)惡之後往一寺 偶登厠 鄭鬼從後握陰囊 問曰 不飮酒 何面紅,富軾徐曰 隔岸丹楓照顔紅 鄭鬼緊握陰囊 何物皮囊子 富軾曰 汝父囊鐵乎 色不變 鄭鬼握囊又力 富竟死於厠中

[enAga]

感謝합니다.

[산여울]

옛날도
라이벌 의식이 강했고

지역적인
갈등이 심했던 것 같습니다.

정지상은
평양 출신으로

평양 천도를
찬성했던 분이었습니다.

오늘날
부산 가덕도 공항
건설과 같은 논리였습습니다.

부산 경남인들을 제외하면
얼마나 찬성할련 지모르겠습니다.

나라야 어찌 되든
표만 보이면

앞뒤를 가리지 않은
국정운영자들 뒤통수가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고맙습니다.
즐거운시간 되시기를

[운장]

感謝합니다

[산여울]

정지상은
묘청과 같이 평양인으로

묘청의 평양 천도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사람이라고 합니다

요즘 같으면
가덕도에 국제공항 신설처럼

지역 이기주의가
고려시대도 있았던 것 같습니다.

어찌했든
김부식에 의해 정지상은 처단 되었습니다.


김부식은
정지상의 문장에

열등의식을 느끼어
처단했다는

후세 사람들의 생각도
곱씹어볼 만합니다.

좋은 시간 보애십시요.

[팔영산인]

감사히 잘 보고갑니다

[산여울]

雨歇長堤草色多
送君南浦動悲歌
大同江水何時盡
別淚年年添綠波

파릇ㅍ릇 새싹이 돋아난 초봄에
남포항에는 연인들의 이별의 노래가 이어저
대동강물은 마를날이 없겠구나
이유인즉 연인들이 눈물때문이라네

정지사의
임을 보내며

명시중의 하나입니다.

팔영산인님
화창한 주말 잘 모내시기를

[덕암]

柳色絲絲綠 유색사사록
桃花點點紅 도화점점홍

어쩜그리도 멋지게 표현 했는지 감탄입니다.

[산여울]

요즘
건강상 컴을 가까이 하시지 않으시면서도
이처럼 댓글을 주시어
뭐라 말할 수 없이
감사합니다.

하나도 건강
둘도 건강입니다.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