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제철 음식인 감자를 떠올리면 역시 강원도 강릉을 빼놓을 수 없다. 강릉은 우리나라에서 감자를 재배하기에 가장 알맞은 지역이다. 특히 병산 일대는 물 빠짐이 좋고 기름진 넓은 들이 많아 질 좋은 감자를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병산의 유명 향토음식은 감자옹심이다. 감자옹심이는 감자를 갈아 건더기와 앙금을 섞어 반죽한 다음 동그랗게 빚어 멸치, 다시마 육수에 끓여낸 음식으로 쫄깃하면서도 감자의 파삭한 특징이 잘 어우러진다. 따뜻할 때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쫄깃한 식감과 구수한 맛의 강릉 감자옹심이가 유명해짐에 따라 병산동 일대에 옹심이 마을이 형성됐다. 병산의 옹심이 골목은 이젠 병산의 유명 관광지다. 감자옹심이와 감자전, 그리고 도토리묵으로 두둑하게 배를 채운 뒤 인근에 있는 안목해변의 커피거리에서 갓 내린 원두커피를 들고 바닷길을 산책해보자. 시원한 바닷바람 사이로 슬며시 풍겨오는 원두 볶는 향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힐링이다.
병산 옹심이 마을 대표메뉴, 감자칼옹심이 & 황태옹심이
강릉에서는 어려웠던 시절, 동지 팥죽에 귀했던 찹쌀 대신 감자를 갈아 새알심을 빚었다. 새알심을 강릉말로 ‘옹심이’라 불렀는데 여기서 강릉 감자옹심이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밀가루가 귀해 밀적(강릉에선 전을 ‘적’이라 부른다) 대신 먹었던 감자적은 출출함을 달래주는 간식에서 이제는 강릉을 대표하는 별미로 자리 잡았다. 감자옹심이는 옹심이만 넣고 끓여낸 순옹심이와 칼국수가 더해진 칼옹심이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시원한 황태로 육수를 낸 황태옹심이까지 선보이고 있는데 신메뉴 개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주목받는 메뉴이다. 옹심이는 소박하면서도 담백한 맛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 좋다. 감자 옹심이만 먹는다면 사실 좀 허전하다. 강릉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감자적과 도토리묵도 주문해보자. 포실포실한 강릉 감자를 갈아 물을 뺀 뒤 가라앉은 녹말을 섞어 기름에 지져내는 감자적은 특히 막걸리와 함께 즐기면 절로 ‘캬아~’ 소리가 나온다.
또 강릉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도토리나무가 널리 분포하고 있어 가을이면 맛있는 도토리를 채취할 수 있다. 매콤하게 무쳐낸 도토리묵과 닭발을 감자요리와 함께 즐기면 매콤한 활력을 더해준다. 여기서 잠깐! 감자의 비타민 C는 조리 시에도 70~80% 정도 잔존해 쉽게 비타민 C를 섭취할 수 있다. 감자에 많이 함유돼 있는 섬유질은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변비의 예방,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폴리페놀의 일종인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은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소화기관을 강화시키고 혈액을 맑게 하는 작용 외에도 기운을 북돋워주는 역할까지 한다.
미식여행 Tip 강릉 병산 옹심이 골목 추천맛집 강원도 강릉시 공항30번길 일대에 형성된 ‘강릉 병산 옹심이 골목’에는 쫄깃한 식감과 구수한 맛의 강릉 감자옹심이를 자랑하는 옹심이 맛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당연히 옹심이 외에도 감자적과 강릉 대표음식 장칼국수도 맛볼 수 있다. ‘가람집 옹심이’(033-653-3266), ‘삼우칼국수’(033-651-2268), ‘감자적본부’(033-651-8118), ‘솔바람 감자적’(033-651-9696), ‘병산감자옹심이’(033-652-0785), ‘만선식당’(033-653-1851) 등이 유명하다.
초당순두부 마을 대표메뉴, 초당초두부와 초당모두부 두부의 모양을 갖추기 직전의 두부(初두부)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순두부를 말한다. 불린 햇콩을 맷돌에 갈아 삼베 천에 거른 뒤 가마솥에 끓여 만든 것으로, 별도의 간이 없어도 그 자체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초두부를 네모난 틀에 넣어 물기를 빼내면 모두부가 완성되는데 제거하는 물의 양에 따라 두부의 부드러움이 결정된다. 초당모두부는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탱글한 식감이 특징이다.
미식여행 Tip 강릉 초당두부 추천맛집 토박이할머니순두부 3대를 이어 두부를 만든다. 두부와 고추, 만두를 넣고 끓인 두부전골과 순두부에 비법 양념으로 간을 한 순두부전골로 초당순두부 마을에서 입소문이 났다. 문의 033-651-9004 소나무집 이곳은 초당순두부와 시원한 짬뽕 국물의 만남으로 유명하다. 강릉의 명물 짬뽕순두부를 전골로 만들어 불맛 짬뽕 국물을 우려내 고객의 미각을 만족시킨다. 문의 033-651-1356
바다 위의 별미, 사천물회와 성게비빔밥
동해바다를 끼고 형성된 강릉은 싱싱한 해산물의 천국이다. 사천물회 마을에는 사천항을 중심으로 17개의 물회 맛집이 밀집되어 있다. 배즙으로 당분을 맞추는 곳도, 살짝 얼린 진한 사골육수를 사용하는 곳도 있으며 커다란 양푼에 제공하거나 혹은 개별 그릇으로 제공하는 등 맛도 형태도 집집마다 다르다. 사천의 대표메뉴 물회는 맛을 보기 전 먼저 양푼에 넉넉하게 담긴 푸짐함에 감동받게 된다. 갖가지 종류의 해산물과 매콤하면서도 상큼한 육수가 입맛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또 갖은 채소와 초고추장을 넣은 회덮밥은 물회랑은 또 다른 느낌을 주며, 주 재료인 오징어의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역시 기운을 보강하는 여행이라면 바다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성게(멍게)비빔밥도 잊지 말자. 풍부한 단백질, 아연, 엽산, 비타민 A를 함유하고 있는 스태미나 식품이다.
마지막으로 속풀이 음식으로 시원하게 섭국(홍합탕)을 후루룩! 사천여행이 즐거워지는 순간이다.
원조초당순두부 (033)652-2660 초당할머니순두부 (033)652-2058
외지인들에게 강릉을 대표하는 음식은 역시 초당순두부라 할 수 있다. 경포해수욕장 남쪽의 초당마을에는 초당순부집들이 여럿 있다. 간수 대신 바닷물을 사용해 두부의 텁텁한 맛을 줄이고 고소한 맛을 살린 두부가 바로 초당두부다.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의 아버지인 허엽이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실제로 초당 두부마을 뒤에는 허균의 생가가 있다. 강릉 초당순두부는 살짝 응고시킨 두부를 넣고 맑게 끓여내는 두부국에 가깝다. 이 순두부에 적당히 양념장을 넣어 먹으면 된다. 한 숟가락 입에 떠 넣으면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가득 맴돈다. 이 초당두부집에서는 모두부도 맛볼 수 있다. 속이 꽉 찬 모두부 역시 따듯하고 고소하고 느낌이 좋다. 초당두부마을로 가려면 경포해수욕장 뒤 호수변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가면 된다. 이 길을 가다가 강릉교회를 지나자마자 사거리에서 우회전해 들어가면 된다. 강릉고등학교 앞에 순두부집들이 있다. 초당마을엔 초당두부집이 많은데 원조초당순두부와 초당할머니순두부가 유명한 집이다. 그러나 다른 집들도 그다지 맛이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순두부백반과 모두부가 1인분에 5,000원씩이다. 아침 7시부터 영업을 시작해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집이다. 원조초당순두부 : 강릉시 초당동 309-4 초당할머니순두부 : 강릉시 초당동 307-4
강릉 감자옹심이 (033)648-0340
감자옹심이는 강원도의 토속음식으로 감자를 갈아 감자가루로 빚은 수제비다. 밀가루 수제비보다 훨씬 쫄깃쫄깃하고 맛도 고소하고 국물도 걸쭉하다. 다른 감자옹심이 집들보다 감자옹심이는 좀 적게 들어가고 대신 메밀 칼국수가 많이 들어가는 점이 특징이다. 강릉 감자옹심이는 20년째 같은 자리에서 감자옹심이를 내놓는 강릉의 명가집이다. 건물이 오래된 가정집으로 아늑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들어 토속음식의 맛을 더 느끼게 해준다. 강릉감자옹심이집은 시내에 있어 외지인들이 찾아가기 좀 힘들다. 강릉I.C를 나와 강릉 시내 방향으로 들어가 홍제육교 밑을 직진으로 지나 다시 남문사거리를 직진으로 지난다. 바로 나오는 강릉의료원을 끼고 좌측길로 가다가 객사문사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임당동성당 앞 사거리에서 우회전한다. 이 길을 달려 사거리를 하나 지나 왼쪽 두번째 골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감자옹심이 칼국수가 5,000원, 감자송편이 3,500원이다.
해성횟집 (033)648-4313
해성횟집은 강릉 중앙시장 건물 2층에 있는 허름한 식당이다. 그러나 웬만한 강릉 사람은 다 아는 맛집이기도 하다. 알탕이 유명하고 생태탕과 삼숙이탕도 맛으로는 뒤지지 않는다. 그날그날 물이 좋은 재료를 권해 주므로 주인 아주머니에게 어느 것이 좋으냐고 물어본 뒤 권하는 음식을 먹으면 된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이 집 탕과 찌게를 맛본 사람은 꼭 다시 찾아가게 된다는 집이다. 강릉I.C를 나와 강릉 시내 방향으로 들어가 홍제육교 밑을 직진으로 지나 다시 남문사거리를 직진으로 지난다. 바로 나오는 강릉의료원을 끼고 좌측길로 가다가 객사문사거리에서 우회전한 뒤 큰 택시 정류소와 주차장이 있는 사거리에서 좌회전해 들어가면 오른쪽에 중앙시장 건물이 있다. 이 건물 2층에 해성횟집이 있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적당한 곳을 찾아 차를 대야 한다. 이 길을 달려 사거리를 하나 지나 왼쪽 두번째 골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알탕, 삼숙이탕, 생태탕이 모두 5,000원으로 맛에 비하면 가격도 아주 저렴한 편이다.
주문진 현자네해물촌 (033)661-2458
주문진에 있는 집으로 주문진고등학교 뒤편 해변도로에 있다. 이 집은 그리 널리 알려진 집은 아니지만 해물탕이 수준급인 집이다. 신선한 재료의 맛이 잘 살아 있는 시원한 해물탕으로 양도 푸짐하다. 위치도 바닷가여서 길만 건너면 백사장이 펼쳐진다. 주변에 마땅한 여행지는 없지만 오가며 들러 식사를 하기에 적당하다. 해물탕을 비롯해 해물찜과 조개구이도 함께 하는 집이다. 영동고속도로 강릉분기점에서 다시 주문진 방향으로 가서 현남I.C에서 빠져나가 바로 만나는 7번 국도에서 우회전한다. 이 길을 조금 가면 청소년해양수련원을 지나 주문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좁은 길로 직진해서 주문진 읍내로 들어간 뒤 계속 직진하면 주문진항 앞 삼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우회전해 주문진항 뒷길을 직진으로 지나면 다시 비스듬한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가 교항삼거리인데 여기서 다시 직진해서 해안을 따라 다리를 건너 조금만 가면 길 오른쪽에 현자네해물촌이 있다. 해물탕은 소 20,000원, 중 25,000원, 대 30,000원으로, 해물탕의 양과 질을 생각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