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떠나도 별빛은 남듯 사람이 떠나도 흔적은 남는다
1.수업 일시:2024.7.3(수)10:00시~12:00시
2.수업 장소:금정문화원 2층
3.출석 회원:김영화, 장원도, 임정희, 김현옥, 김찬선, 권경희, 이한식, 정혜은, 이정숙
4.평론 읽기
▶별빛 아래 욕심과 집착을 놓아주고/문학평론가 나민애
천양희 시인의 시 「별이 사라진다」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별은 1초에 79개씩 사라진다”는 것이다. 시인은 나의 일상과 삶의 장면 하나씩에 별의 사라짐을 대응시킨다. 내가 웃는 동안, 우는 동안, 숨 쉬는 동안, 죽을 때에도 별은 사라진다. 나보다 훨씬 크고 반짝이는 별은 사라지고, 별보다 훨씬 작은 나는 아직 숨 쉬고, 웃고, 바뀌고 있다. 별이 사라지는 이유는 세상에 집착이나 욕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정반대다. 별들의 세계를 생각하니 사람의 욕심이 조금 더 사소해 보인다. 세상의 모든 별이 사라진대도 사라지지 않는 괴로움이 있다. 세상의 모든 별을 준대도 가시지 않는 슬픔도 있다. 다만 욕심과 집착 때문에 생긴 괴로움이라면 별빛 아래 놓아주자. 마음이 제 갈 길 훨훨 가도록.
▶경이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시인 안도현
시인들이 시를 창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시를 쓰라고 말하고 있다. 시작법에 관한 시인들의 조언을 몇 가지 경청해보자. ①강은교 시인은 첫째, 장식 없는 시를 쓰라고 한다. 둘째, 시는 감상이 아니라 경험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셋째, 시가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는 순간엔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서 시가 처음 다가왔던 때를 돌아보며 시작에 대해 믿음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넷째, 좋은 시에는 전율을 주는 힘이 있으므로 늘 생각을 감동 어린 눈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다섯째, 자유로운 정신을 가질 것을 당부한다. 여섯째, ‘낯설게 하기’와 ‘침묵의 기법’을 익히라고 제안한다. 일곱째, ‘소유’에 대한 시인의 마음가짐이 남달라야 한다고 매우 이색적인 의견을 제출한다. 시의 성취를 맛보려면 약간의 결핍현상이 있어야 한다. ②최영철 시인은 시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느낌’이므로 이런 느낌들을 그냥 흘려버리지 말고 마음속으로 되새겨보는 게 시창작의 첫 단계라고 한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사물과 현상들 모두에게 어떤 느낌을 가지려고 노력하다가 보면 그것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생명을 부여하는 시인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글을 남과 다르게 쓸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글감을 먼 곳에서 찾지 말고 주변에서부터 찾을 것이며, 자신의 부끄럽고 추한 부분, 인간이기 때문에 어떨 수 없이 치미는 미세한 감정의 변화까지도 숨김없이 보여주어야 독자는 흥미와 감동을 느낀다고 말한다. 대상을 향한 열린 시각, 치우침 없는 균형 감각, 부분을 보더라도 전체 속에서의 관계를 조망하는 태도, 무엇보다 세계를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앞세운다. ③장옥관 시인은 첫째, 일상생활 속에서 다가오는 수많은 느낌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그것을 붙잡아야 감수성 훈련이 된다. 둘째, 사물들이 항복을 할 때까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마음의 눈을 열어야 한다. 셋째, 어린아이의 눈처럼 사물과 현상을 난생처음 보는 것처럼 바라보는 태도에서 출발해야 상상력이 커진다. 나의 관점을 버리고 대상의 눈으로 나를 보라는 것, 넷째, 자신의 숨기고 싶은 이야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다섯째, 가까운 곳에서 시를 찾는 눈이다. 시로 형상화하는 소재는 대단히 특별한 것들이 아니다. 시인의 눈에 포착되면 경이로운 존재의 실감을 여지없이 드러내며 빛을 뿜는다.
5.문장수업(열에 아홉은 틀리는 말 – 술과 관련된 말/엄민용)
▶술이든 밥이든 찐하게 사지 말고, 한턱 쏘지도 마라
우리가 쓰는 말에는 ‘입말은 평소에 대화체에서 많이 쓰는 말이다. 입말은 귀에는 익지만 표기상으로는 바른말이 아닌 것이 많다. “내가 찐하게 살게, 얼굴 한번 보자” 따위로 말하는 ’찐하다‘도 그런 입말 가운데 하나다. 우리말에서 ’찐하다‘는 “안타깝게 뉘우쳐져 마음이 언짢고 아프다”를 뜻하는 말이다. 사람들이 ’찐하다‘를 쓸 때는 “무엇이 보통보다 세거나 강하다”를 뜻하는 ’진하다‘를 세게 소리 낸 것이다. 그러나 그런 ’찐하다‘는 바른말이 아니다. 그러면 “크게 한턱내다”라는 의미의 말은 뭐를 써야 할까요? “아주 넉넉하다”를 뜻하는 ’건하다‘이다. ’건하다‘는 “아주 넉넉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술 따위에 취한 정도가 어지간하다”를 의미하는 ’거나하다‘의 준말이다. 이때 “오늘 내가 거하게 산다”따위처럼 ’거하다‘를 쓰면 안 된다. 순우리말인 ’거하다‘는 “나무나 풀 따위가 우거지다” “지형이 깊어 으슥하다” 등의 뜻을 지닌 말로, 술이나 음식과는 눈꼽만큼도 관계가 없는 말이다. 한편 어떤 값을 치르는 의미로 ’쏘다‘를 쓰는 일도 아주 흔하다. ’한턱 쏘다‘라는 표현 속의 ’쏘다‘는 바른 쓰임이 아니고, 표준어가 되기도 어려운 말이다. “셈을 치르다”를 뜻할 때도 쓰는 영어 ’shot’의 대표적 의미인 ‘쏘다’를 아무 생각 없이 끌어다 쓴 말이다. 우리말 ‘쏘다’에는 돈을 낸다는 의미가 전혀 없다. 그런 뜻으로 쓰려면 ‘한턱 쓰다’로 해야 한다. 다만 일부 사전이 “다른 사람에게 대접하고 값을 치르다”라는 뜻을 다루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한턱 쏘다’가 바른 표현이 될 가능성이 아주 조금은 있다고 본다.
▶깡소주도 없고 데낄라도 없다
술 이야기가 나온 김에 솔과 관련해 잘못 쓰는 말이 참 많다. 술 종류부터 살펴보면, 흔히 잘못 쓰는 술 이름에는 ‘빼갈’과 ‘뻬주’가 있다. 중국의 고량주를 이르는 말은 ‘빼갈’이나 ‘빼주’가 아니라 ‘배갈’이다. “용설란의 즙으로 만든 멕시코 원산의 독한 술”을 일컬어 ‘데낄라’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다. 이 술의 바른 이름은 ‘테킬라’이다. 에스파냐어인 이 술의 원이름이 ‘tequila’이다. 많은 사람이 흔히 “오늘 탁배기 한잔 어때?”하며 쓰는 ‘탁배기’도 현재는 표준어가 아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비롯한 국어사전들이 ‘막걸리’의 사투리로만 다루고 있다. ‘탁배기’는 우리 언중이 너나없이 쓰고, 북학에서는 문화어로 인정하고 있다. 비표준어로 다루고 있는 지금의 국어 현실이 조금 아쉬운 일이다. ‘깡술’도 참 많이 틀리는 말이다. “안주 없이 마시는 술”을 일컬을 때 ‘깡술’을 쓴다. 술을 안주 없이 먹으니까, ‘깡다구 있게 술을 마신다’는 의미쯤으로 생각해 그렇게 쓰는 듯하지만 돈이 없어 안주를 못 시키는 것과 깡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다. 당연히 ‘깡술’이라는 말도 없다. ‘강술’로 써야 하는 말이다. 이때 ‘강’은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 ‘강소주’로 써야 한다. ‘사또 고띠에’ 따위처럼 와인 등의 이름에 된소리를 적는 일이 흔한데, 모두 거센소리나 예삿소리로 적어야 한다. 그게 지금의 외래어표기법이다.
▶술은 권커니 잡거니 하면서 적당하게…
사람들이 흔히 쓰는 표현이지만, ‘피식~’하고 웃음이 나는 표현이 더러 있다. 많은 사람이 별 생각 없이 쓰는 ‘술이 취했다’는 표현도 그 중 하나이다. “오늘 술이 취해 헛소리를 많이 한다” 말에서 ‘술이 취하다’는 아주 널리 쓰이지만 사람이 술에 취하는 것이지 술 자체가 취할 수는 없다. <표준국어대사전>도 ‘취하다’의 풀이에서 “어떤 기운으로 정신이 흐려지고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게 되다”라고 “(술에, 뜨거운 열기에, 잠에) 취하다” 등의 예문을 들어놓고 있다. 술을 마실 때의 모습을 일컫는 표현 중에서 ‘권커니 자커니’라는 것이 있다. ‘권커니 자커니’는 바른 표현이 아니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권커니 잣거니’와 ‘권커니 잡거니’를 바른 관용구로 보고 있다. ‘잣거니’는 ‘잣’이 어디에서 왔는지 도통 그 뿌리를 알 수가 없지만, ‘잡거니’는 “술잔을 잡는다”는 의미가 있으니 조금 이해가 된다. ‘자커니’는 “자! 하거니”의 준말 꼴로 술을 마시는 모습과 아주 잘 어울린다. 그런데 어찌 된 까닭인지 국립국어원은 뚱딴지같이 ‘잣거니’를 바른 표현으로 삼고 있다. 술과 관련해 ‘고주망태’도 잘못 쓰이는 사례가 많다. ‘고주망태’는 “술에 몹시 취해 정신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 또는 그런 사람”을 뜻한다. ‘지금’ 술에 잔뜩 취해 사단을 일으킬 상태이거나 그런 사람을 뜻하므로 “몸도 못 가눌 만큼 고주망태가 되도록 술을 마셨다”라는 문장은 제대로 쓴 사례이다. “야, 이 고주망태야. 오늘은 제발 술 마시지 말고 집에 일찍 좀 가라”라는 표현에서 어제는 ‘고주망태’였을지 몰라도 오늘 지금은 ‘고주망태’가 아니기 때문에 이때는 ‘모주망태’가 바른말이다. ‘모주망태’는 “술을 대중없이 많이 마시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다. ‘모주꾼’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모주상태’나 ‘모주꾼’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어서 <표준국어대사전>의 ‘고주망태’ 뜻풀이에 ‘모주망태’의 뜻풀이를 덧대어 놓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러기 전에는 ‘모주상태’ 대신 ‘술고래’를 쓰길 권한다. ‘술고래’는 “술을 아주 많이 마시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6.작품 첨삭
가)친구/정혜은
ⓐ나이는 나보다 두 살 어린 동생이다.
▶나보다 두 살 어리다.
ⓑ~ 업무적으로~ ▶~업무로~
ⓒ친구는 퇴근 시간 이후에 ~ ▶퇴근 시간 이후에 ~
ⓓ~ 평판이 좋았던 친구였다. ▶~ 평판이 좋았다.
ⓔ~ 두 달에 한 번씩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전례였다.
▶~ 두 달마다 봉사활동을 했다.
ⓕ친구와 나는 같은 조에 편성되어 ~
▶우리는 같은 조에 편성되어 ~
ⓖ친구는 빠지지 않고 먼저 나서서 목욕 봉사를 이끌어가는 적극적인 모습에 여직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동참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친구가 빠지지 않고 먼저 나서서 목욕 봉사를 이끌어가는 모습에 여직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동참하는 분위기였다.
ⓗ친구는 업무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많았다.
▶친구가 맡은 업무는 시간적인 여유가 많았다.
ⓘ친구는 입사 후부터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에 의욕도 없어지고 무력감을 느꼈고, ~
▶입사 후부터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에 의욕도 없어지고 무력감을 느껴 ~
ⓙ~직장을 떠나는 일은 다반사였지만 친구처럼 떠나는 일은 드문 일이었다.
▶~직장을 떠나는 일은 다반사였지만 그처럼 떠나는 일은 드물었다.
ⓚ~ 친구가 있는 존재만으로 든든했다.
▶~ 존재만으로 든든했다.
ⓛ~ 친구가 후임자를 데리고 오거나 ~ ▶~ 후임자를 데리고 오거나 ~
ⓜ친구가 퇴사하고 몇 개월 후에 전화가 왔다. ▶몇 개월 후에 전화가 왔다
ⓝ친구는 친한 지인의 소개로 ~ ▶지인의 소개로 ~
ⓞ~ 친구의 모습은 내가 알고 있던 친구가 아니었다.
▶~ 그는 내가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니었다.
ⓟ자기의 실적을 생각하면 보험 가입 액수가 큰 상품이나 출시되는 신新 상품을 많이 파는 게 목표이겠지만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
▶실적을 생각하면 보험 가입 액수가 큰 상품이나 출시되는 신상품을 많이 파는 게 목표겠지만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도 그 신뢰를 깨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도 그 신뢰를 지키고 있다.
※ 「친구」작품은 시간 관계상 2쪽 중 1쪽만 첨삭하였습니다. 나머지는 다음 수업 시간에 첨삭할 예정입니다.
7.대기작품
ⓐ당신근처/김현옥
ⓑ관계와 간계/김현옥
ⓒ그럼에도 불구하고/김영화
ⓓ빨강 초록 파랑의 빛으로 기억하다/서이서
ⓔ시인/김찬선
8.수업 후기
남정우 선생님, 정민자 선생님, 박시원 선생님이 결석했습니다.
남정우 선생님은 7, 8월 요양사 자격 취득 관계로 휴강 중이십니다.
수업 시작 전에 금정문화원 옥경석 사무국장님의 시인 등단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박희선 선생님께서 케이크와 꽃다발을 직접 준비해 오셔서 축하의 자리를 빛내 주셨습니다. 김현옥 선생님의 기타 반주에 축하의 노래와 등단 작품 중 「햅쌀밥」을 권경희 선생님, 「대흥장 여관」은 김찬선 선생님께서 시낭송으로 축하의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수업을 마친 후에는 두구동 고향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새로 오신 이정숙 선생님께서 첫 수업 기념으로 한턱 쓰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회동수원지 산책로 정자에 앉아 김현옥 선생님의 기타 반주에 맘껏 노래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첫댓글 아이고 무시래이. 이렇게 수업일지 쓰면 하루 걸렸겠는데요. 완전 고문이다. 간단하게 편히 쓰세요.
우짜든동 수고가 엄청 많았습니다.
그날의 기억이 빠짐없이 진열되는 일지입니다
잘읽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금정 문화원 2000년에 개원,그 이후, 문화원 국장이 시인으로 등단하기는 처음 입니다. 축하 할 일이라----
또 한 번 놀라고 갑니다.
진짜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