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날 일일까...
40 초반에, 대도시에서 유능하고 재주 좋아 알찬 사역하리라 기대되던 한 목사가 25년 전 약속한 것을 지키려고 좋은 자리, 든든한 끈, 인정 받던 관계를 다 뒤로 버리고, 그 때 지도 펴 놓고 우리나라 각 지역에서 복음이 들어 가지 않은 곳을 '찍었던' 산골 오지를 찾아 떠났습니다.
눈물과 땀은 당연히 기본이었구요, 척박한 것은 무성한 잡초 우거진 운동장만 아니라 피폐해진 동네 인심도 기본이 안 되어 있는,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살아 갈까' 걱정 되는 곳에 그 가족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폐교를 임대하여.
그야말로 엉망인 실내 외를 정리하여 치우고 쓸고 닦고 해서 모양새를 만들었지요. '00원' '00교회'
함께 다녔던 길들이 그 지역에 가노라면 늘 처음 돌아 보던 때와 교차해 스칩니다.
몇 년 지난 후 동네 분들과도 서로 왕래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어르신들 모시고 매년 한 두 차례 관광도 다니고, 아이들 모아서 질 좋은 보습 교육도 시키고, 주민들 생산하는 농산물을 도시와 연결시켜 생활도 도와 주고... 몇 년을 섬기고 베푸느라 많이 바빴습니다.
그런데, 오래 동안 무당으로 활동하시던 할머니 한 분이 교회 나오고 지난 봄엔 세례까지 받으신 후에 발단이 되었지요.
그 손자되는 사람이 세습 무당 노릇을 하려고 애를 쓰는데 할머니는 그렇게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시고, 정신 지체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여동생까지 신앙인으로 만들려고 하니까, 시셋말로 눈이...
하루 날을 잡아 이 목사를 '잡아야겠다'고 작정 계획하고 찾아와 야구 방망이를 휘드른 겁니다. 먼저 승합차 유리를 모조리 벽돌로 깨부수고, 네 바퀴도 칼로 쿡쿡 찔러 주저 앉히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함께 계신 노모께서 약한 몸 치료하러 읍내에 나가신 동안에 일을 벌였는데 초등 3학년인 하나 있는 딸이 그 광경을 다 본 겁니다.
응급실에 찾아 가니 X-Ray, CT 촬영을 하고 있는데 나를 보더니 눈시울에 진한 액체가 고이더군요. 제 마음도 몹시 상하고...
"오, 주님, 어떻게 이런 일이 아직도 일어날 수 있습니까? 이 나라에 기독교가 처음 들어올 때나 있을 법한 일이 아닙니까"
며칠 후 아직 병원에 있을 때 다시 찾았더니 "그 동네에 막 들어갔을 때 음주 운전 해서 곤란해진 그 친구를 위해 탄원서까지 내 준 은혜를 악으로 갚다니..." 후배 목사는 말을 잊지 못해 못 했습니다.
'선으로 악을 이겨라'는 말씀대로 행한 목사의 진상을 알게 된 군내 교계, 교단 지방회에서 들고 일어나 법적 처리가 이뤄지는 것을 보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짠한 것을 털어낼 수가 없었습니다. 2년 전에는 건물 조그만 뒷마당이 비만 오면 물이 빠져 나갈 데는 없고, 자주 다녀야 할 길이고. 해서 시멘트 바닥으로 만들겠다고 공사를 벌였는데, 경험없는 이 목사가 긴바지는 입었겠다 무릎으로 시멘 위를 다니며 평탄작업을 했습니다. 그날 저녁부터 양쪽 무릎에 난리가 나고, 결국 병원에 입원해서 두 주간인가 고생했습니다. 지금도 그 양 무릎에 험한 상처가 우툴두툴...
나 역시 30 이전에 시골에서 교회 개척을 한 경험이 있고, 한 번 더 작은 동네에 나가 임대 개척을 하여 6개월마다 이사를 몇 번 한 후 조금 안정 된 때 이 후배를 만났는데 서로 도우며 오늘까지 온 그 자취들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나라의 근대, 현대 개발에 기독교와 믿는이들의 직간접적 공헌은 분명히 컸음을 인정할 것입니다. 그 안에 있을 수 있는 인간적 모습, 페단 등이 있더라도. 그러나 아직도 '순수 복음'의 열정을 갖고 그 산골 오지에서 함께 나누며 더 약하고 없는 이들을 위한 헌신적 목회자들이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고 다행하게 주장합니다.
속히 그 병실에 치료의 은혜가, 상한 마음을 위로하고 평안하게 하여, 인간적으로는 다시 가고 싶지 않을 그 동네에 사랑을 안고 들어 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첫댓글 정말 옛날 이야기 입니다. 속히 쾌유를 빌고 ..사랑을 안고 다시 들어갈 수 있길 기도합니다. 선이 악을 이기는 역사가 있기를...
wani 님도 성직자시군요. '주님의 이름을 위해 핍박을 받는 자'가 받는 큰 상을 받을 수 있어서 모든 것을 견딜 수 있겠지요. 용기 잃지 않고 큰 일 (보람된 일)을 이루세요.
산간벽지의 교회가 의미가 크겠지요. 성원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주님의 사랑이 아픔을 치료해주시고형통의 길로 인도해주시리라 믿습니다.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