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인 동생이 수능 카페에서 이 글을 읽다가 괜찮다고 했던 글인데 생각나서 블로그에 올려본다.
예전에 오수해서 연대 법대에 들어갔던 사람이 주변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
"차라리 일찍 사시를 준비하거나 다른 일을 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그동안 수험생활에 들인 시간이 아깝지 않냐?"
하지만 그는 자기가 들어가고 싶던 학교이기에, 희망하던 곳이기에 상당히 만족을 한다고 한다.
요새 몇 학생들은 무조건 빨리, 최연소...등 이런 것에 큰 가치를 두는 경향이지만 자신은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본인이 진짜로 원
하는 것을 하나하나 이루어 가는게 더 좋다고 한다.
사람들마다 가치관과 삶에 대한 의식이 다르다. 그게 부정의 길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남이 어떻게 평가하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우리 젊은이는 대학입학, 진로결정, 시험(그게 공무원 시험이든 몇몇 고시든 사법시험이든), 직업 선택에 있어서 주체적
인 선택과 결정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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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82년생 서울대학교 06학번 입니다. 제 원래 나이대로의 학번대로라면 01학번이어야 하니까 저는 6수를 해서 대학에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장수하시는 분들.. 가끔 저런 고민하신다는거 잘 압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자로써 말씀드리자면 본인 스
스로의 '피해의식' 만 없다면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일단 서울대학교의 분위기는 서로 '존중' 하는 분위기 입니다. 몇
수를 해서 들어왔던 입학 과정에서의 엄청난 어려움 겪었다는 사실을 서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은근한 동질감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가령 낮은 수능 점수임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쉽게 입학한 학생들 중엔 '존중' 의식이 없는 학생도 더러 있기는 합니다.)
또 서울대학교의 분위기 자체가 개인주의적이기도 해서 일찍 들어왔던 늦게 들어왔던 각자 살길이나 열심히 궁리하자 주의이기
때문에 신경쓰지도 않구요. 저도 입시를 준비하면서 느낀 바지만 서울대에 들어가는게 절대 '쉬운 일' 은 아닙니다. 몇 시간을 파
도 오르지 않는 언어 영역, 항상 첨단을 유지하지 않으면 무너지는 수리 영역 특히 이 두 과목은 입시에서 최고로 피말리는 과정이
었습니다. 수능에서 이 두 과목을 거의 만점에 가깝게 받는 다는 것은 특히 다른 여타의 과목보다도 몇 배의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언어 영역을 40점에서 80점으로 끌어올리는 것보다 90점에서 100점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아실만한 분들은 아실
겁니다. (최고 어려운 난이도 기준) 이론적으로 모르는 게 없고 다 풀면 시간이 10분이나 남고 검토까지 했는데도 채점을 해보면
3~4개 나가는 현실.. 진짜 난 날때부터 머리가 안되나보다 라는 자책감에 빠진적도 있었습니다.
제 친구 녀석중에 사수까지 했지만 거의 제자리 걸음만 하다가 군대에 끌려가서 이제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놈이 있습니다. 아마
여기에도 재수 삼수 심지어 사수까지 했는데도 점수가 크게 오르지 않아서 장수를 하고 있는 학생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왜 그
럴까요? 아이큐가 딸려서? 하하 절대 아닙니다 방금 언급한 제 친구는 평소 저랑 대화하면 저를 잡아먹고도 남을 정도로 머리가
팽팽도는 놈입니다. 대학도 못가서 7수하는 그놈을 서울대생인 제가 못당해 냅니다. 그놈과 비슷한 유형의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
점은 바로 "공부 지속력" 이 없기 때문입니다.
공부한다고 도서관 독서실은 성실히 나가는데 가서 공부는 안합니다. 차라리 젊은 인생 나가서 화끈하게 노는게 나을지도 모르겠
습니다. 공부한다고 놀지도 못하고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으면서 정작 도서관 독서실에서는 공부를 안한다는 것이죠. 제 친
구는 글쓰기를 참 좋아하는 녀석인데 보면 맨날 소설 찍찍 쓰고 있었습니다. 공부 1시간하면 담배 피고 신문보고 시간날리고 그리
고 다시 자리 앉아서 소설 찍찍 쓰다가 다시 공부하고 또 담배피고 잡지보고 바람쐬고 점심먹고 1~2시간 쉬고...
하루 도서관 상주 시간은 12시간을 넘는데 공부시간은 2~3시간도채 안되는 것이죠. 근데 더 무서운 것은 그건 '알아도 못고친다'
는 것입니다. 저말고 다른 친구들이 좀 타이르고 어찌해봐도 뭐 하루 이틀은 좀 하는 것 같더니 금방 흐트려 집니다. 20년을 살아
온 그 인간의 '행동양식' 은 바꾸고 싶다고 바뀌는게 아닙니다. 제 친구 스스로도 자신의 그런점을 인정하고 고치려고 했지
만 사수가 끝날때까지 결국 못고치고 군대로 끌려갔습니다. 결국 그런 패턴으로 공부해서는 매년 10점~15점 정도의 점수밖에 안
오릅니다. 지방대가 싫어서 재수했는데 또 지방대고 그래서 삼수했더니 겨우 수도권 외곽이고 자존심 상해서 스카이 가려고 사수
까지 해봤지만 결국 수도권 한성대 턱걸이 될랑말랑 했으니 그 친구 스스로도 얼마나 자신이 한심했겠습니까..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여기에도 그런 분들이 분명 있으실 겁니다. 의지력? 웃기지 말라고 하세요. 저도 느꼈지만 인간의 의지력은
엄청나게 약합니다. 자기 인생 망가지는게 눈에 뻔히 보여도 못고치는게 '행동양식' 입니다. 이 세상에 마음먹고 새출발 안해본 사
람이 어디있습니까? '그래 좋아 오늘부터 내 인생은 바뀌는거야. 한번 해보자!!! 아자!!!' 근데 어디 새출발해서 성공하는 사람이
100명중 1명이라도 됩니까? 결국 자신 스스로한테 다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혹자는 아예 자신의 나약함을 남탓으로 돌리기도 하지요. '아 열심히 해보려고 했는데 주변 상황이 안좋았어..' '큰맘먹고 책샀는
데 책이 구린걸 어떻해?' 등등등등...
제가 왜 이글에서 이 얘기를 하는지 아세요?
5수를 하던 10수를 하던 15수를 하던 20수를 하던 안되는 사람은 평생 서울대학교에 입학 못합니다. 수토록 얘기했듯이 머리가 안
좋아서 못오는게 아니라 그런 '행동양식' 을 가진 사람은 어떤 '한계선' 을 넘지 못합니다. 하루 2시간씩 10년을 공부해 보세요..
맨날 그자리에서 맴돌다가 어떤 한계선에 걸려서 더이상 점수가 오르지 않습니다. 또 3년차 접어들면 1년차때 배운게 가물가물 할
겁니다.
대신 하루 14시간씩 2달만 공부해 보세요. 뭔가 어떤 '급간' 을 돌파하는 기분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학창시절 우등생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피토하는 심정으로 20여년간 축적된 '행동양식' 을 탈피할 수 있었고 덕분에
그 과정에서 깨달은게 많습니다. 지금 저를 알고 있는 친구들중에 전문대를 졸업하고 하루종일 일하면서 고작 월급 100만원 받는
애들이 몇명 있습니다. 언젠가 친한 친구들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술자리에서 걔들이 모여서 제 얘기를 했다고 하더군요. "야 걔 서
울대 입학했다며? 뭐 25살에 서울대가면 뭐하냐? 솔직히 나도 여러번 시험쳤으면 서울대 갔겠다. 구미가 땡겨서 안했을 뿐이지 크
하하~~~" 제가 이 말 들었을때 느낀 심정을 아십니까? 아마 여러분은 이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좆도 없는게 알지도 못하면서 씨부리고 있어 확!!!"
근데 전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줄 아세요? 정말 정체모를 환희에 속웃음이 연발되면서
"귀엽구나... 짜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 평생 그 나약한 '행동양식' 을 지니고 그모양 그꼴로 평생 살아갈 그 녀석이 좀 측은해 보이기도 했습
니다. 자신의 '행동양식' 을 타파하고 목표를 쟁취하신 분이 계시다면 아실겁니다. 그건 100명이 도전해서 1명도 쟁취하기 힘든 과
정입니다. 제 스스로 자랑을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저는 제가 쏟아낸 그 노력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제 앞날에 자신감이 생
겼습니다.
"장수해서 서울대학교에 가면 무시당하나요?"
일단 입학이나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그 과정을 뚫으면서 쏟은 노력 열정 나중에 합격발표를 들었을
때 분명 다른 인간이 되어 있을 것이며 저런 고민따위는 머릿속에 남아있지도 않을거라고 자부드립니다.
나는 '해도 안되는 인간' 에서 나는 '하면 되는 인간' 으로 탈바꿈을 한다는 것..
정말 어렵지만 여러분의 인생을 180도 바꿀 수 있다고 확신드리며 정말 예전엔 '생각만해도 토나와' 라고 느꼈던 것들이 '만만한
것' 으로 뒤바뀝니다. 저도 군대에 있을때 한자검정능력시험 3급을 준비했는데 정말 토나오더군요. 서울대 입학후 '만만하게' 2급
땄습니다 ^^ 토익 900... 과거 정말 피토한다고 생각했던 그 점수.. '만만하게' 980점 정도 나와주고 있습니다.
의지력이고 새마음 새각오 나발이고 다 갖다 버리세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키는 '규칙적인 생활' 을 몸에 익히고
'완전 아예 다른 인간으로의 탄생' 을 하셔야 합니다.
'새마음 새각오 새출발' 과 '완전 아예 다른 인간으로의 탄생' 의 엄청난 차이점을 느낄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인슈타인이
내몸속으로 빙의한다는 마음가짐 그 이상이어야 합니다.
첫댓글 솔직히 현역으로 서울대 들어간 것도 훌륭 하지만 6수해서 나름의 깨달음을 얻고 서울대에 입학하는 것 역시 훌륭하다.
분명 이 사람도 육년 내내 공부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보아하니 군대도 중간에 있었고 나름 허송세월을 많이 보내다가 아마 군대다녀와서 정신차린게 아닌가 싶은데...
글에서도 글쓴이의 자부심이 드러나있다. 의지는 나약하다, 습관이 차이를 만든다.
좋은 내용이군.
일찍 못 꺠닫고 6수나 한건 자랑이 아니긴 한데. 어쩃든 뭐... 나도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고씹다
공부하는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함.
고승덕이나 저사람이나 저렇게 공부하는것 자체가
남들은 죽었다깨나도 못하는건데 뭐.
서울대 포기해라 제발 병신들아ㅇㅇ
공부에는 빠름과 늦음이 없다 병신들아 걍 공부하면서 삶의 이유를 찾으면 된거지
무언가 자기 인생에 변화가 있었다니 나쁜건 아니구만 ㅇㅇ
지인 중에 01학번 지잡대 - 06학번 전남대 의대 - 07학번 서울대 의대 케이스는 봤음. 중간에 군대 안가고...
음.. 나도 천성이 게으른 인간이라.. 뭔가 공감가는 부분이 있네..
댓글좀 달아줘
삭제된 댓글 입니다.
요즘도 그럴까..
"하루 2시간씩 2년보다 하루 14시간씩 2달 공부해보세요"..이 말 정말 와닿는다..
재수를 해도 명문대를 못간 재수생과, 현역으로 한번에 대학에 들어간 현역의 근본적 차이라 생각한다.
대학 들어가서도 재수생이랑 현역이랑 성적차이가 있는것도 같은 맥락이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