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얼레지 / 규(중년남성)
간간이 산새 소리만
들리는 그곳에서
누굴 위해 피었나
아침 이슬에 씻고
정갈하게 단정하여
치명적 자태로
보랏빛 속치마를
살짝살짝 들치며
유혹하는구나
내, 어찌하다
그대에 취하여
해 떨어지는 줄 모르고
갈 곳 잃어 헤매네!
ㆍ
5월의 문이 열렸습니다!!!
아름다운 계절 오월은
사랑받고 사랑 주는 오월~♬
고마움을 표현하는 오월~♪
행복이 넘치는 오월~♬
웃음이 가득한 오월 되시길요!!!
5월에는
5배로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 얼레지
왕이 사냥한 장끼 잃어버린 정원사
도승지 기지로 죽을 위기 넘기는데…
ᆢ ᆢ
왕은 원래 사냥을 좋아하는 데다 올봄 들어 부쩍 활솜씨도 좋아졌다. 왕실 사냥터는 여럿이다. 33만여㎡(10만여평)밖에 안되는 작은 것에서부터 231만4000여㎡(70만여평)나 되는 넓은 사냥터도 있었다. 왕의 사냥길에는 문무백관들이 따르는데 동행 무리를 선발하는 사람은 도승지(비서실장 격)와 내금위장(경호실장 격)이다.
춘분이 지나고 간지러운 남풍이 불어와 온 산에 화사한 진달래가 만발하고 오만 잡새가 지저귀자 열흘도 지나지 않아 왕은 또 사냥을 가자고 도승지에게 어명을 내렸다. 이틀 후로 날짜가 잡혔다. 그날 밤 애첩 후궁을 껴안았는데 애첩이 정원사를 데리고 가달라고 졸랐다. 애첩은 후원 연회장 옆 연못가 별당에 기거한다. 왕이 연회를 마치고 얼큰히 취하면 바로 연못을 돌아 별당으로 들어간다.
애첩은 꽃을 좋아해, 아니 왕이 화초를 좋아해 애첩이 미끼처럼 기화요초로 오는 길을 수놓는 것이다. 정원사가 사냥길에 따라가 왕의 눈을 홀릴 꽃과 풀을 캐오게 한 것이다.
내금위장이 흑마를 타고 깃발을 휘날리며 앞장서고 왕이 티끌 하나 없는 새하얀 백마를 타고 따라가면 도승지와 백관들이 뒤따랐다. 왕과 내금위장은 안개가 자욱한 봄날 아침 사냥을 좋아한다.
도승지는 그 이유를 알고 빙긋이 혼자 웃었다. 사냥터 늪가로 삽살개 떼를 풀었다. 컹컹 개들이 풀숲을 헤집자 푸드득 장끼들이 안개 속으로 치솟아 올랐다. 왕이 시위를 당겼다. 핑 하고 화살이 장끼 날갯죽지를 꿰뚫었다. “와∼.” 백관들의 환호성이 하늘을 찔렀다. 왕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어험어험 헛기침을 날렸다. 윤기가 반질거리는 붉고 검은 장끼를 받아들고 왕은 흡족한 웃음을 흘렸다. 실제로 장끼를 꿰뚫은 화살이 내금위장이 쏜 것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도승지밖에 없었다.
왕은 망태를 멘 정원사에게 장끼를 던져줬다. 정원사는 정신없이 얼레지를 캐서 바구니에 잔뜩 담고 그 위에 장끼를 얹었다. 왕이 또 한마리 장끼를 잡았다. 또 정원사에게 장끼를 던졌다. 정원사가 깜짝 놀랐다. 장끼 한마리가 없어진 것이다. 개울가에서 즉석 장끼구이로 술 한잔을 마시려던 왕이 불같이 화를 냈다. 버럭, 내금위장의 이단 옆차기에 정원사 영감은 개울에 처박혀 묵사발이 되었다. 칼을 빼들어 높이 치켜들고 정원사의 목을 향해 내려치려는 순간 도승지가 막아섰다. “이놈의 죄가 순식간에 목이 날아갈 만큼 가볍지 않습니다.” 내금위장이 한발 물러섰다. 도승지는 큰 숨을 토하더니 제갈공명이 출사표를 외치듯이 산천이 쩌렁쩌렁 울리게 소리쳤다.
“네놈은 세가지 중죄를 졌다. 첫째, 주상께서 손수 잡으신 장끼를 잃어버린 죄. 둘째, 이 죄는 첫째 죄보다 훨씬 무거워 네놈 목은 말할 것도 없고 삼대조상을 부관참시할 죄다. 주상께서 네놈 목을 치고 나서 궁궐로 돌아가셔서 화가 가라앉으시면 까짓 장끼 한마리 때문에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전하를 번민하시게 만드는 죄. 세번째, 이 죄는 두번째 죄보다도 열배백배나 무거운 죄다. 소문이 나면 백성들이 주상전하를 하찮은 사냥감 하나 잃어버렸다고 사람 목을 벤 부덕한 왕이라 생각할 것 아니냐. 네놈의 죄를 네가 알렸다!!!”
도승지의 치죄문(治罪文)을 가만히 듣고 있던 왕이 손수 말에서 내려 정원사를 일으켜 세웠다. 문무백관들이 사냥터 풀밭에 꿇어앉아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를 외쳤다. 울음 섞인 소리다. 내금위장의 발차기에 정원사의 아구창이 돌아간 걸 왕이 자세히 보더니 “궁궐로 돌아가거든 어의에게 치료하게 하라”고 도승지에게 명했다
그때 내금위장이 “전하, 상과 벌은 분명하게 펼치셔야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자 “모두 돌아가자” 하고 왕이 큰소리로 외쳐 내금위장의 입을 막았다. 정원사는 광목천으로 아구창을 잡아매고 팔꿈치에는 목대를 댄 채 사냥터에서 캐온 얼레지를 별당으로 가는 길목에 심기 시작했다.
별당의 애첩이 나와 새하얀 팔뚝을 걷고 함께 얼레지를 심다가 정원사의 몰골을 보고 깜짝 놀라 연유를 묻자 “산에서 미끄러져 넘어졌습니다”라며 얼버무렸다. 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처녀다. 요염하기 그지없다. 이른 봄, 잔설 녹은 물에 깨어난 바람난 처녀는 벌어진 비늘잎 두장 사이로 가녀린 꽃대가 올라와 땅을 보고 고개를 숙이지만 찢어진 보라색 꽃잎 여섯이 발랑 뒤로 젖혀져 벌나비를 유혹한다.
왕이 애첩을 껴안고 엉덩이를 두드리며 “짐의 얼레지”라 흥얼거렸다.
그날 밤도 연회가 파하고 얼큰히 술이 오른 왕의 발걸음은 별당으로 향했다. 왕이 청사초롱 불빛에 요염한 얼레지를 보려고 주저앉는데 오줌 지린내가 확 풍기고 왼쪽 발자국 하나가 얼레지를 짓뭉개버렸다.
왕의 불같은 호령으로 아직 궁궐을 빠져나가지 않은 연회 참석자들의 왼쪽 신발을 모아왔다. 내금위장의 신발이 발자국과 딱 맞았고 신발에 얼레지 꽃잎마저 묻어 있었다.
늦은 밤, 정원사 영감님이 제집 안방에서 벽에 기대어 곰방대를 물고 있는데 마누라가 물었다.
“그 몰골을 하고 무슨 좋은 일이 있어 그렇게 빙긋이 웃고 있소?”
ᆢ
엥
어제도 하브 만나고 오늘도
허브를 만나러 가라고라😊😁
@팬더 어제 허브들이 오늘 와줄수없냐고 해서요
이쁜 하루 되시어요
@앵두 아 글큰유
어여 가보셔유😊
@앵두
아! 진짜 이언니가 허구헌날 은아 약올리네 자랑질하지말구걍~ 조용히 댕겨와 언니야 땀시 은아 소화제 사로감다 휘리릭~~
@앵두
뻥치시네~
@팬더
둘이서 죽을쒀요~ 죽을쒀
@앵두
오메 이삥거 이건 뭐드래여?
이케 이삥거 은아꺼? 근대 마카롱 꼴랑1개넹
@은아 얼레 혼좀 놔야 쓰것구먼😊
@팬더
그러다 은아한테 한대맞음 파스가 잘붙나?
한번 해볼뀨? ㅋㅋ
@은아 그기 어디여 달려갈랑께로😊
@팬더 ㅋㅋㅋ
참으셔요
@팬더
그 연약한 몸땡이루다가 여까정 온다고라?
아서여~
괜히 분리수거 당하지말구
머리만 대빵크고 다리는 나무젓가락이네
허브향 봉지에 좀 담아오셔서 울 강방에 "팍" 터트려주세요 ㅎ
강방님들 안녕하세요
불금날이 금방돌아오네요
한주가 너무빠르게 흘러가는걸 실감하는 요즘세월입니다
모두
건강잘 챙기시고 좋은소식만 들리는 멋진 불금날이 되세요
다녀가신 신동백님 감사해요
빨라도 너무빨라요
밧줄로 묶어삘몬 안될까여? ㅋ
강방사랑에 감사드리며 불금되세요
신동백님 출석 반갑습니다
봄 나들이 갈것만같은
기분 좋은 날이네요
즐거움이 함께 하는 멋진 하룻길 되시길 바래요
동백님 반갑습니다 ^^
네, 넘 빠르게 흘러가는 걸 실감하네요
이러다 봄인가 했더니 여름이구나..하는건 아닌지
하루하루 소중히 생각하며 알뜰하게 보내야겠죠?!
ㅋ~
정원사 영감이
내금위장한테 복수를 한거였군요~
얼레지 꽃 사진과 글
재미있게 잘 감상했습니다^^
다녀가신 하늘은 맑고님 감사해요
이렇게 늘 인사 나눌수있음에 이또한 행복합니다
불금되세요
하늘은 맑고님 출석
반가워요
하늘은 봄 하늘인가
넘 맑습니다
힘내는 하루 기분좋게
시작 하세요
@앵두
@은아
안녕하세요 은아님^^
감사해요
행복한 날 되시길 빕니다~♡
@앵두
그러게요
하늘은 맑고 햇빛은 찬란하고
온화한 봄 날씨로 평화로운 오늘입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약자를 우습게 보고
위에는 과잉충성하는 내금위 혼나도 한참 혼나야겠죠?! ㅋㅋ
아주 많이 고소하다는 생각에 피식 웃어봅니다 ㅎ
@중년남성.
그러게요
저도 아주 고소합니다 ㅎㅎㅎ
댓글이 맑고후배님
인사나눔 할수있어
완전 좋습니다
금같이 귀한하루
행복이 곱이되시길
응원합니다
@해당화
오우~선배니임~♡
저도 완전 좋습니다^^
@하늘은 맑고 후배님
중년남성고문님 방글입니다
오월은 사랑주고
사랑받은 가정의달
오월에는 5배로
행복한일만 분명
있을꺼입니다
좋은글 감사히 보고 갑니다
안녕하세요 해당화선배님~^^
지금쯤 꽃속에 파묻혀 지내실 선배님과
선배님댁 꽃밭을 그려보니
행복이 저절로 뿜뿜이에요
멋진 5월 되시길 바랍니다^^
@하늘은 맑고 후배님
꽃속에 뭍혀 산답니다
요꽃이름을 몰라
잇기방에 올렸는데
은령아우님 금방와서
갈춰 주네용ㅎㅎ
5배의 행복을 위하여
건배주 듭시다!!
위하여!! ..ㅎ
지역은 어디고
집 정원인가요?!
부러워라 ~~~^^
오늘도 좋은 글에 힘을 얻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감사합니다^^
네, 방문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오월 내내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요 ㅎ
@중년남성. 세심한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 덤벙 주초(柱礎) *
둥글넓적한 자연 그대로의 돌을 다듬지 않고 건물의 기둥 밑에 놓은 주춧돌을 "덤벙 주초"라고 부른다. 어느 날 오랜만에 내 얼굴을 본 할머니가 물으셨다. "얼굴이 왜 그렇게 어둡냐?" 할머니는 한쪽 눈을 실명하셨고, 목소리를 통해 사람을 분간하실 정도로 다른 쪽 시력도 안 좋은 상태였다.
그런 할머니의 눈에 손자의 힘든 얼굴이 비친 모양이다. "너무 걱정 마라 때가 되면 다 잘 풀릴 거니께 세상은 덤벙덤벙 사는 거니라"… 어떤 위로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지치고 힘든 나였다. 하지만 덤벙덤벙 살라는 말은 꽤 인상적으로 마음에 꽂혔다. 물론 그게 어떤 삶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그리고 몇 년이 흘렀다.
책을 읽다가 우연히 "덤벙 주초"란 것을 알았다. 강원도 삼척에 '죽서루'라는 누각이 있다. 특이한 것은 그 누각의 기둥이다. 터를 반반하게 고르는 대신 터에 맞게 기둥의 길이를 달리 한 것이다. 길이가 다른 17개의 기둥으로 만들어졌다. '숏다리'도 있고 '롱다리'도 있다. 이렇게 초석을 '덤벙덤벙' 놓았다 해서 "덤벙 주초"라고 불린다.
순간 할머니의 말씀이 떠올랐다. "세상은 덤벙덤벙 사는 거야"… 터를 반반하게 고르는 대신 터에 맞게 기둥의 길이를 달리 놓을 줄 아는 여유가 놀랍다. 그래서 할머니의 말뜻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세상은 평탄하지 않다. 반반하게 고르려고만 하지 마라…. ‘덤벙 주초'처럼 그때그때 네 기둥을 똑바로 세우면 그만이다.
그렇다. 세상은 언제나 가만있지 않고 흔들거린다. 흔들리는 세상에서 중심을 잃지 않으려면 마음의 기둥을 잘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서둘지 말고 조급하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고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인생길이 아닌가 싶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