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회 결의 없이 제정한 교회 정관은 무효"

[광야의소리]

공동의회 결의 없이 제정한 교회 정관은 무효"

"서울교회 '안식년 후 신임투표'도 총회 헌법시행규정 위배"

2016년 07월 06일 (수) 15:27:11

엄무환 목사 cnf0691@amennews.com

【 <교회와신앙> : 엄무환 목사 】 교회법 전문가인 소재열 박사가 “교회 정관이 공동의회 결의 없이 제정되었다면 무효이다. 정관이 무효이면 그동안 교회 정관을 근거로 운영해온 법적 행위가 불법행위가 된다.”고 지적해 파장이 예상된다.

문제는 최근 교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서울교회(박노철 목사)의 정관에서 이런 정황이 발견되었다는 것. 서울교회 정관 ‘제15조(개정 및 효력발생)’는 “본 정관은 당회의 의결을 거쳐 개정하고 통과일로부터 시행한다.”고 되어 있다. 먼저 ‘개정’의 권한을 ‘공동의회’가 아닌 ‘당회’로 규정한 것도 문제이며, 이로 미루어 제정 당시에 ‘공동의회’의 의결을 거쳤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서울교회의 정관은 이종윤 목사 등이 충현교회를 나온 뒤 서울교회를 창립하던 초기인 1992년 2월 1일에 만들어진 것으로 되어 있다.

▲ 한국교회법연구소장 소재열 박사

한국교회의 정관과 관련하여 최고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소재열 목사(한국교회법연구소장, 법학박사)는 교회 정관과 관련한 <교회와신앙>과의 인터뷰에서 먼저 “교회정관 제정은 교인들의 총회격인 공동의회에서 제정하지 아니하면 효력이 없다.”고 운을 뗀 뒤 “따라서 공동의회 결의 없이 교회 정관이 제정되었다면 당연 무효일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교회정관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소재열 목사는 서울교회 정관을 확인한 후 “서울교회 정관을 살펴볼 때 무효일 여지가 있다.”고 전문가적 견해를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소재열 박사는 “서울교회 정관이 공동의회를 통과했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일차적인 방법은 정관 효력이 발생되는 제정일로 확인할 수 있다.”면서 “교회가 공동의회를 소집하는 날은 주로 주일이나 수요일인 것이 통례이다. 그런데 서울교회 정관은 1992년 2월 1일에 제정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문제는 이날이 토요일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2월 3일부터는 구정명절이 시작되는 기간이다. 객관적으로 볼 때 서울교회가 공동의회를 소집하여 교회 정관을 결의하여 제정했다고 볼 수 없는 대목이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소재열 박사는 “서울교회가 공동의회 결의로 정관을 제정했다는 사실을 회의록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무효일 수밖에 없다.”고 부연 설명했다.

▲ 서울교회의 정관 및 규정집 표지와 목차

소재열 박사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정관이 제정되었거나 변경되었다는 사실은 공동의회 회의록으로 입증해야 하는데 회의록이 존재하는지의 여부는 교회 측에서 이를 입증해야 한다.”면서, “(만일 공동의회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이제 와서 회의록을 만들거나 또는 변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검증을 요청하면 필체를 분석하여 언제쯤 작성했는지가 판별되기 때문이다.”고 전문가적 식견을 드러냈다.

소재열 박사는 “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서울교회 정관은 무효일 수밖에 없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서울교회 정관 제15조(개정 및 효력발생)에서 정관개정이 당회의 의결을 거쳐 개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강행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에 무효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서울교회의 정관의 제15조(개정 및 효력발생)와 제정 날짜

소재열 박사는 “교회는 민법상의 법인 아닌 사단에 해당된다.”면서 “그러므로 교회 정관도 민법상의 강행규정을 위반해서 제정 및 변경하면 무효가 되어진다.”고 설명했다.

소재열 박사는 ‘교회 정관은 어떤 곳에 필요하는가’라는 질문에 “첫째, 부동산 등기용 단체등록 고유번호증을 신청할 때, 둘째, 세무서에 교회단체 사업자 고유번호증을 만들 때, 셋째, 금융기관이나 제3자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넷째, 교회부동산의 관리보존을 위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소재열 박사는 “서울교회는 이 정관으로 지금까지 법률행위를 했다. 그런데 효력이 없는 정관으로 법률행위를 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문한 후 “재산권과 관련하여 효력이 없는 정관으로 한 법률 행위가 특히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그 책임은 불법행위자들이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당회가 재산을 처분하는 것처럼 정관을 만들어 재산권을 행사했다면 이는 실정법 위반이다.”라고 분명하게 짚었다.

소재열 박사는 “서울교회 정관 제5조 2항 당회의 직무를 보면 카항에서 ‘교회에 속한 자산(부동산)이 매입, 처분, 임대 및 유지 관리와 재정의 차입, 상환 등 제반 재정에 관한 일을 총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교회 재산의 주인은 공동의 교인들의 몫으로 교인들이 결정하도록 정관에 규정해야 하는데 교회재산처분을 당회가 해도 괜찮은 것으로 당회가 정관을 임의로 만들었다면 위법으로 지금까지 불법한 정관으로 마치 당회가 재산권이 있는 것처럼 법적 행위를 행사해왔다면 불법행위자가 책임을 져야할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는 “내 재산을 타인이 임의로 처분한 것과 같기 때문이다.”는 것. 따라서 향후 교회 재산권과 관련하여 서울교회 안에 적지 않은 법적 분쟁이 야기될 수 있음을 예고했다.

한편, 소재열 박사는 ‘신임투표와 재 시무’와 관련하여 “서울교회가 담임목사의 경우 6년 시무 후 1년의 안식년을 가진 다음 재신임을 묻는다는데 그 근거가 뭔가.”라고 질문한 뒤 “정관 규정이 아니라 ‘서울교회 목사, 장로 안식년제 규정’에 규정된 사항이 아닌가. 그런데 이 규정 또한 위법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유는 “이 규정이 법적효력을 얻으려면 정관에 별도 규정을 둔다는 위임규정이 명시되어 있어야 하는데-이를테면 ‘본 정관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서울교회 규정에 따로 정한다’는- 서울교회 정관엔 이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면서 “설령 재신임에 관한 규정이 적법하게 규정되었다하더라도 이는 교단 헌법에 위배되며 교단 질서를 훼손하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 서울교회 목사, 장로 안식년제 규정

아울러 ‘담임목사의 재신임을 묻는 권한이 개교회 공동의회에 있는가.’라는 필자의 질문에 소재열 박사는 “없다. 노회에 있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정관 문제에 대해 조목조목 짚은 소재열 박사는 “서울교회 정관이 공동의회 결의를 거쳐 제정된 것이 아니라는 게 맞다면 이거 진짜 보통 사건이 아니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동의회를 다시 소집하여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정관을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재열 박사는 “공동의회를 소집하려면 당회에서 결정해야 하지 않느냐.”면서 “그러나 중요한 점은 당회에서 당회장인 담임목사가 공동의회 소집은 물론 제반 안건에 대해 가부를 묻지 아니하면 어떤 결의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담임목사가 그만큼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는 것.

서울교회는 지난 1991년 11월경에 창립, 이듬해인 1992년 2월 1일에 정관을 제정했다. 그러나 이 정관이 공동의회를 통하여 제정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그럴 경우 효력이 없는 정관이라는 게 소재열 박사의 지적이다. 소재열 박사의 지적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서울교회는 효력이 없는 정관으로 지난 25년 간 재산권 등의 법적행사를 한 것이 되어 향후 적지 않은 파장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모든 초점은 서울교회 정관이 공동의회 결의를 거친 정관인지 아니면 공동의회 결의를 통과하지 아니함으로 효력이 없는 정관인지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소재열 박사의 지적이다.

한편, 담임목사 재신임 투표건과 관련한 서울교회 규정은 서울교회가 소속된 예장통합 교단 헌법과 시행규정에 상치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장통합 교단 헌법 제2편(정치) 제4장 제22조는 목사의 시무연한을 70세로 규정하고 있으며, 헌법 시행규정 제1편(정치) 제26조(직원선택) 제7항에는 “헌법 권징 제4조 1항, 제6조 2항에 의거 목사, 장로, 집사, 권사를 신임 투표로 사임시킬 수 없다.”고 하여 항존직의 경우 재신임투표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서울교회 정관이 공동의회 결의를 거쳤는지에 대해 현재 서울교회 공동의회와 당회의 서기인 노문환 장로는 <교회와신앙>과의 인터뷰에서 “오래되어 기억이 확실치 않다. 그날 했는지 안했는지 확실치 않지만 그날 했을 수도 있고... 25년 전 일을 어떻게 다 기억하겠느냐.”면서 “오래된 회의록은 자료실에 들어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서울교회 창립 때부터 출석한 복수의 교인들은 <교회와신앙>과의 인터뷰에서 1992년 당시에 “교회 정관 제정을 위해 공동의회를 연 적이 없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교회와신앙>은 공동의회 회의록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교회 담임인 박노철 목사에게 공동의회 회의록 열람을 공식 요청했다. 이에 박 목사는 “현재 서울교회가 혼란스러운 상황에 있기 때문에 회의록 열람 요청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답해 공동의회 회의록에 ‘정관 제정 관련 기록’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런데 <교회와신앙>이 입수한 1992년 1월 26일과 2월 2일자 교회주보와 1992년도 서울교회 소식지인 ‘순례자’에는 1992년 2월 1일에 제정한 교회정관과 관련하여 공동의회를 연다든지 또는 열었다는 내용의 그 어떤 광고나 알림이 없다. 이는 복수의 교인들이 증언한 바대로 “교회 정관 제정을 위해 공동의회를 연 적이 없다.”는 말을 뒷받침해주는 셈이다.

▲ 서울교회의 ‘주보’와 ‘순례자’ 모음집 표지와 당시 ‘교회소식’ 일부

이로써 서울교회 정관이 공동의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제정되었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내용적으로도 당회의 의결을 거쳐 개정할 수 있게 되어 있는 서울교회의 ‘정관’의 무효성과 안식년 후 신임투표를 하게 되어있는 ‘서울교회 목사, 장로 안식년제 규정’ 역시 위법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교회 정관 전문가의 지적은 향후 서울교회 정관의 합법성 여부와 박노철 담임목사의 신임투표 시행과 효력의 여부 등을 두고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