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가보는 큰 누님 시골집이다. 거의 안양에서 지내셨기에 시골집은 나의 기억 속에 고택으로 남아있었지만 어느새 새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번 여름휴가는 큰 누님의 권유에 따라 6남매가 모두 경남 서상면 큰 누님 댁으로 모였다.
형님의 장녀 난영이 내외가 점심이라도 대접하고 싶다며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왔고 일행은 모두 서하면 동호정 근처의 한 식당으로 모였다.
한방재료를 듬뿍 넣은 토종닭이 참 맛있다.
지난번 어머니 기일에 참석하고 올라오며 혼자 살펴보았지만 6남매가 함께 둘러보고 또 물을 가까이 접하니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사진은 수많은 선비들의 입에서 절로 시가 흘러나왔다는 넓다란 바위 차일암과 물 건너에서 찍은 동호정이다.
혼자 물길을 따라 위로 한참을 가다보니 사람의 그림자가 전혀 없다. 무더위로 등줄기가 땀으로 범벅이 되었기에 슬그머니 큰 바위 뒤에 숨어 속바지만 입고 물속으로 첨벙, 한참을 놀았다.
이튿날, 형님의 인솔아래 6남매가 찾은 곳은 함양 상림이었다.
상림은 이곳 태수로 부임한 고운 최치원 선생의 위대한 유산이라 할 수 있겠다. 애민사상이 투철했던 그는 많은 사람의 휴식 공간, 요즘으로 말하면 근린공원을 조성했다. 세월을 더하며 나무들은 원시림처럼 울창해졌고 그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애환을 달랠 수 있었다고 한다.
사진은 원래 함양읍성의 남문으로 망약루라 했으나 1932년 현 위치로 옮기면서 함화루로 고친 성문이다.
숲속을 걷다보니 재미있는 나무가 보여 발길을 멈춘다. 지금까지 본 연리지는 종류가 같은 나무였는데 상림의 연리지는 종류가 다른 두 나무가 한 몸이 되어 있다. 왼쪽은 개서어나무고 오른쪽은 느티나무다.
이 나무 아래서 사랑을 고백하면 천년이 간다고 전해지면서 선남선녀들의 사랑고백이 끝없이 이어진다고 한다.
넓게 펼쳐진 연화공원이다. 수련과 연꽃의 차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으며 갖가지 진귀한 수련과 연꽃을 감상할 수 있다.
다리 아프다는 누님들은 그늘에 놔두고 형님과 막내자형과 함께 연꽃을 둘러보다 한방 찰칵!
휴가 사흘 째 큰 누님 댁에서 가까이 있는 부전계곡을 찾았다.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물이 깨끗하고 발이 시릴 정도로 차다.
지난 번 6남매를 초대해 칭찬을 많이 받았던 진주 셋째 누님 딸 내외가 마지막 날 또 찾아와 함께 부전계곡에 발 담그고 한더위를 식혔다.
모두 노환이 있어 거동은 불편했지만 표정만은 모두 소녀를 닮은 듯 보였다.
일단은 내년 여름을 다시 기약하고는 이제 모두 일상으로 되돌아간다.
2019. 8. 4. 淸鄕
첫댓글 사진만 봐도 시원합니다
친족간 우애도 부럽구요
큰누님을 부축하며 다녔지만 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껏 6남매가 한번도 다퉈본 적이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형제가. 많아. 부럽습니다.
예, 전에 옆지기들이 다 살아 있었을 때는 참 시끌벅적했었지요.
어머니 아버지도 자식들의 이런 모습을 내려보며 웃음 짓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청향님의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에 행복이 느껴집니다ㆍ거창은 예전에 산악회에서 가본적이 있고 고향갈때 고속도로로 지나가는 정도이네요ㆍ
사진 찍어주는 아줌씨가 자꾸 더 웃어라고 해서 저만 입이 쩍~~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거창 옆이 함양인데 지리산 자락이지요.
꼰지님도 한번 다녀가십시오.
참 좋은 곳입니다.
@청향/정연균 거창 ㆍ함양 그쪽으로 좋드라고요ㆍ산이 있어서 계곡도 좋고요ㆍ
@꼰지 부전계곡은 산이 깊어 쉴 새 없이 물이 흘러내리는 청정계곡이더군요.
비교적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이니 한번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아직은 취사도 가능한 지역입니다.
물론 모두 음식 쓰레기를 되가져가기 때문에 주변도 깨끗하구요.
지리산이 가까이 있는 함양 참 좋은 곳이네요.
간만에 가족분들 다같이 모이셨네요. 경치가 아주 좋습니다.
가는 곳마다 역사의 정취가 묻어나고 아직은 오염 되지 않은 청정지역이 참 많습니다.
지기님의 왕림을 함양 땅이 기다릴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치가 수려하고 가족애가 훈훈한 고향을 두셨습니다.
고향은 노고지리가 초록빛 꿈을꾸는 하늘을 가졌다.... 고딩때 좋아했던 김수돈 시인의 고향 싯귀절이 문득 생각 납니다!
서울생활 50년이다보니 자나깨나 고향 생각입니다.
하지만 너무 멀어 이렇게 가끔 찾아 볼 뿐입니다.
구축함님 어깨는 좀 나으셨는지요?
여름휴가를 그쪽으로 가고싶을 정도로 경관이 수려하네요 .... ^^*
아무렴 북부 경기와 강원만 하겠습니까만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 정이 더 들어서일 것입니다.
젊은 시절 남이섬에 가서 쪽배를 탔었는데 여친 옆으로 자꾸 다가 앉다가 배가 뒤집혀
엄청 혼났던 기억이 지급도 남아 있습니다.
요즘 형제지간이 우애가 그래서 이웃사촌이 더 가까운 형제보다 좋다는 이야기가 옛이야기가 아니고 현실인가 봅니다
부럽네요 저도 6형제 이지만 행사에 불참하는 형제도 있습니다 챙피하고 부끄럽습니다..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암산님 복더위 건강하게 나시길 바랍니다.
정말 좋은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우애좋은 형제분들이 좋은 추억을 남기셨네요..
지난 날 참 어지간히 누님들과 형님의 애를 태웠던 막내입니다.
이제 철이 좀 들어 그들과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은데
이젠 시간이 허락치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조롱박님 감사합니다.
형제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귀하고 행복하셨겠습니다
참 보기 좋습니다
사흘이 참 짧았습니다.
무더위 잘 이겨내고 게시지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