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서 많은 글을 읽고 도움을 받았지만 아쉬웠던 것이 실제 구체적인 경험, 이야기를 학부모 입장에서 한 내용이 적어 이번 우리 아이의 경험을 토대로 합격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올해 외고 입시는 지역 제한, 구술면접 변화, 일부 학교의 입학사정관 전형 도입 등 매우 과도기 적인 형태를 보여 혼란스러웠는데 이 와중에 아이가 경기외고에 지원하여 합격한 전략 및 과정 중 일부입니다.
아이가 외고를 가고는 싶어 했지만 안정적인 합격을 원하여, 아이를 안심시키고 전략을 잘 수립해야 했습니다.
3학년 1학기까지는 내신 7~8% 정도였고, 영어 듣기를 포함한 기초적 영어 실력 배양에 힘쓰도록 하였지만 필요 시 동네 과외공부방이나 학원의 도움을 받는 정도였고 본격적인 특목고 입시 학원을 보내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중 1,2부터 특목고 입시 학원을 가 보았자 시험, 숙제 및 경쟁적 분위기에서 뺑뺑이 도는 것이 비효율적이라 생각했고 더구나 자신만을 위한 실력 배양에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2년전 첫째 아이 때의 경험이 있어 충분한 실력 배양을 하고 3학년 여름방학부터 학원에 다녀도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학원이나 전국 모의고사 등을 통하여 지금 실력이 어느 정도인가 확인하면서 해야 합니다. 일부 유명 학원들은 반을 등급별로 나누어 정기적으로 입학시험을 보아서 아이들을 배치합니다. 그래서 저희 아이도 여름방학 때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1학기 학기말이 끝나고 학원 입학시험을 보아 들어갔는데 처음에는 약간 밑 등급 반에 배치가 되었습니다. 입시학원을 보내는 것은 이미 어느 정도 기본 실력을 갖추고 난 후 실전과 정보에 도움을 받으면서 아이가 세상에는 이런 경쟁적 상황도 있다는 것을 느끼고 열심히 더 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지만 중 1,2때 미리부터 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학원에서 반의 등급이 계속 올라갔지만 아이도 9월이 되어서는 자신이 어디까지 하고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 느끼는 것 같아서 중간 중간에 점검을 하다가 갈 학교를 논의하여 9월 중순에 경기외고로 정했습니다. 여기에는 다분히 전략적인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우선. 경기외고는 경기권에서 대략 용인 다음 등급 정도 된다고 보이는데 많은 학생들이 가고 싶어도 떨어질까봐 무서워서 못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용인외고는 사실 경기권 최고 레벨이니까 탑 클래스 아이들은 목표를 정하면 자존심 때문이라도 한번 붙어보려고 할 겁니다. 그 다음 클래스 아이들이 대상이지만 올해는 지역 제한으로 한 번밖에 기회가 없어 안전지원을 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경기외고가 신문에 수업료 제일 비싸다고 나오고, 기숙사 있지만 지역 제한 때문에 타 지방에서 많이 못 오니 올해는 많이 지원 안 할거라는 것도 고려했습니다. 실제 올해 경기권에서 경쟁률 제일 낮았지요. 아이 학원에서도 조금 낮추면 어떻겠냐고 했다던데 이런 것을 고려해서 소신지원했습니다.
두번째, 경기외고는 외고에서 처음으로 입학사정관 전형을 한다고 홍보했고 시행했습니다. 따라서 이게 뭔지 감이 안 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지레 포기하거나(경쟁률 저하), 지원해도 개념 못잡고 완벽한 준비 안 한 상태로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합격 전략의 핵심을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차이를 벌려 놓자고 생각했습니다. 첫째 아이가 국제반으로 유학 준비 경험이 있어서, 게다가 경기 외고가 유학반 키우려고 하고 있고 교장 선생님 이하 선생님들이 미국 대학에 출장가서 미국 입학사정관들 인사하고 관계 유지하려 노력하신 것을 들었기 때문에 어차피 경기외고의 입학사정관 전형이라는 것이 미국 대학 입학사정관 전형을 매우 참고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입학공고와 서류양식을 살펴보니 그러한 흔적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대학 수시나 특목고 서류 심사는 무슨 자격증 취득, 무슨 점수 얼마, 봉사 몇 시간 등 수치적인 결과물이 당락에 영향을 미치나 미국 대학 입학사정관의 심사는 그러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 어떠한 과정을 거치고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역경을 이기고 노력했는지, 꾸준하게 자신의 신념이나 목표를 향해 체계적으로 준비했는지에 대한 증거를 보고 싶어합니다. 거기에 맞추는 것이 포인트이지요.
경기외고 입학사정관 심사용 서류는 2가지입니다.
1) 활동보고서 : 특별/봉사활동(5가지), 독서(4개), 수상실적(5개) 2) 학업계획서 : 자기소개(장단점포함), 학교생활계획 및 지원이유, 중장기비전 및 30년뒤의 모습
우선 각각의 포인트를 말씀드립니다.(물론 저는 심사 기준 전혀 모릅니다만)
1) 활동보고서 : 봉사활동 많은 시간 하고 해외봉사하고 멋있는 상 많이 받은 거 다 소용없습니다.(물론 적은 것 보다는 좋겠지만) 자신의 활동, 독서 내용 및 수상이 원래 학업계획서의 자신의 비전/목표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한 것이 자연스럽게 활동보고서 내용이 되어야 합니다. 즉 나는 의사가 되고 싶은데 상은 글짓기와 발명상이고 독서는 또 다른 책 읽었고 특별 활동은 음악이다 하면 연관성을 짓기 어렵겠지요. 심사관이 보고 이 아이는 대체 하고 싶은게 뭔지 모르지 않겠습니까? 봉사는 별 것 아닌 것 1주일에 1시간 하더라도 그것을 3년 내내 꾸준히 하였다 하면 해외봉사나 한 번에 100시간 한 것 보다 그 사람의 성실성을 대변하는 겁니다. 서류 양식에는 각 항목마다 자신의 활동을 설명하게 되어있고 여기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올바로 전달하고 심사관이 이거 뻥치는 거 아니구나, 이 아이는 발전성 있구나하고 느끼게 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괜한 스펙만 잔뜩 쌓는 게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이 입학사정관 전형의 기본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접수일에 상장, 봉사증, 또는 여러가지 활동 증거의 원본과 사본을 가져가서 대조한 다음 사본을 제출하게 됩니다. 어떤 활동은 진짜 내용이 좋은데 증거가 없는 경우가 있지요. 이 때는 활동하신 책임자분을 찾아가서 활동증명서 써 달라고 하고 당시 활동한 사진이나 자료 등을 보조자료로 낼 수도 있습니다. (예로서 저희는 이번에 음악봉사에 대하여 활동 촬영한 DVD와 게재된 관련 글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접수하러 갔는데 어떤 아이는 원본 자료를 수북히 가져오더라고요. 속으로 제는 뭘 아는 구나 했지요. 물론 대입 수시에 자료 한 박스 갔고오는 사람들이 있어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원 목적에 충실하면 됩니다.
2) 학업계획서 : 뻔한 이야기, 학교 칭찬 이야기 등은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게다가 지어낸 이야기는 거의 들킵니다.(특히 면접까지 하면 100%) 자기소개 시 단점도 있는 대로 소개하지만 그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포인트로 잡아야 합니다. 학교지원이나 미래 계획들은 활동보고서에 있는 실적들이 발현되기에 가장 적합한 학교라서 그렇게 선택하고 노력해온 것이며, 미래 계획도 그와 연계해서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아이라는 것을 보이고, 향후에도 그 선상에서 같은 목표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에 우리 아이는 30년 뒤의 모습을 기술할 때 30년 뒤에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때까지의 하루의 바쁜 생활을 구체적으로 적었습니다. 그걸 읽으면 구체적으로 이 아이의 나중에 원하는 모습이 무엇일지 심사관들이 이해할 것 같아서요.
이번에 경기외고 미래인재 전형에 아이가 결국 합격했지만 듣기 시험을 보고 와서 영 자신이 없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 아이에게 너는 남들보다 유리하다고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전략 분야인 입학사정관 서류 심사에서 분명히 너는 남보다 몇 점은 앞서있을 거야, 그리고 네가 실제로 그렇게 살아왔고 그를 솔직하게 정리했잖니 하고..
입학사정관 전형이 내년부터 전 외고입시에 적용된다고 하지요. 그 때 가서 서류쓰면 어렵습니다. 차분히 아이의 인생을 같이 이야기하면서 목표도 세우고 특별/독서/봉사 활동도 세운 목표에 맞게 꾸준히 해나가면서 증거 자료를 하나씩 모아서 정리해나가야 합니다. 오히려 공부보다 이 분야가 먼저 준비해야 할 겁니다. 왜냐하면 공부는 열심히 하면 올릴 수 있지만 입학사정관 전형은 꾸준히 인생을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이것이 짧은 시간에 되겠습니까?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