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5당 대표 오찬 회동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밝혔다.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가 끝난 뒤 홍 대표가 회의에서 이런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홍 대표는 "회동은 원내대표끼리 하는 게 맞다"며 "원내대표가 외교와 관계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던 대로 "회동이 진행되면 한미FTA 재협상이 가장 이슈가 될 것"이라며 영수회담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한미 FTA 협상에서 찾았다.
그는 "(한미 FTA 국회 통과)그 때 최루탄 터지고 이완용이라고 비난하고 민주당이 집권하면 재협상하겠다고 주장했다"며 "지금 와서는 오히려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때 그렇게 패악스럽게 반대해놓고 이제 와서 두루뭉슬하게 FTA 문제를 넘어간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이 정부가 FTA를 어떻게 협상하는지 지켜보고 불리하게 협상한다면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FTA를 슬쩍 넘어가려는 이런 (회동에) 들러리로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제헌절 경축식에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각 당 대표와 원내대표들이 참석해 진행된 환담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오는 19일 여야 5당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겸해 정상외교 성과를 설명하고 협치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이에 홍 대표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나라당 대표 시절 민주당 등 야당의 극렬한 반발 속에서 한미FTA를 강행처리했다"며 "이번 5당 대표회담을 하면 반드시 그 문제가 제기 되지 않을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정권 출범 후 첫 대면에서 서로 얼굴을 붉힐 수 밖에 없다"고 불참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