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olin Concerto in B minor, Op.61
엘가 <바이올린 협주곡>
Edward Elgar, 1857~1934
에드워드 엘가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1890년 작곡을 시작했으나 완성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했다. 그러다가 자신의 작품 중 <제론티우스의 꿈>을 좋아했던 바이올리니스트 크라이슬러(Fritz Kreisler, 1875~1962)가 자신에게 바이올린 협주곡을 써달라고 요청하자, 1907년 다시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기로 한다.
크라이슬러는 엘가에게 협주곡을 써달라고 요청하기 2년 전,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엘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찬사를 남겼다. “제가 생각하는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작곡가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엘가’라고 말하겠습니다. ~ 나는 그를 나의 우상인 베토벤, 브람스와 동등한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 그의 견실한 형식, 오케스트레이션과의 조화, 웅장함까지 그의 곡은 정말 경이롭습니다. 그리고 그의 곡은, 순수하고 누구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은 음악입니다. 그래서 나는 엘가가 바이올린 협주곡을 썼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썼다.
마침 런던 왕립 필하모닉 협회도 1909년 엘가에게 바이올린 협주곡을 공식적으로 의뢰했다. 이후 엘가는 바이올린 협주곡을 쓰면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리더인 리드(William Henry "Billy" Reed, 1876~1942)에게 기술적인 조언을 구하면서 작곡해 나갔다. 작곡에 조언을 해주던 ‘리드’는 엘가가 만족할 때까지 계속해서 연주하면서, 악절 및 운지법 등을 수정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이 협주곡은 엘가의 ‘Windflower’로 알려진 Alice Stuart-Wortley가 있는데, 그녀는 엘가의 뮤즈로 추정되는 여성 중 한 명이다. 엘가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크라이슬러에게 헌정되었지만, 악보에 적혀 있는대로, Aquí está encerrada el alma de .... “여기에는 ~의 영혼이 모셔져 있습니다"라는 스페인어 비문이 새겨져 있는 것처럼, 그녀에 대한 엘가의 사랑이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초연은 1910년 11월 10일 왕립 필하모닉 소사이어티 콘서트에서 이루어졌으며, 크라이슬러의 바이올린과 엘가가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로 초연되었다. 리드는 초연의 분위기를 "협주곡은 완벽한 성공이었으며, 콘서트는 훌륭하고 잊을 수 없는 공연임이 입증되었다"라고 회상했다.
1st Allegro
제1악장은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으로 주제에 대한 장대한 오케스트라의 도입으로 시작된다. 도입부는 관련 주제가 제시되는데, 첫 번째 주제는 오케스트라에 의해, 이어 독주 바이올린에 의해 반복된다. 음악평론가 케네디(Michael Kennedy, 1826~2014)는 이 구절을 "모든 협주곡에서 볼 수 있는 독주 악기의 가장 효과적이고 잊혀지지 않는 부분 중 하나"라고 말했다. 독주 부분은 주제의 테마를 반복하면서 정교하게 표현하는데, 특히 도입부에서 잠깐 등장하고 솔로 부분에서 ‘Windflower’ 테마로 변형되는 두 번째 주제는, 엘가에게도 예외적일 수 없는 사랑의 아름다움이 곡 속에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1악장은 독주자와 오케스트라의 협주가 스케일이 큰 규모로 이루어지는데, 코다에 들어가서는 화려한 총주로 끝나는 고전적인 형식이다.
2nd Andante
제2악장 안단테는 관현악 전주곡이 짧고, 조용하게 노래하는 형식으로 평온한 부분이 많지만, 때로 열정적인 부분에서는 협주 부분이 클라이막스로 올라가기도 한다. 중간부에서는 열정의 제2주제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독주 바이올린과 관현악의 멋진 대비를 보이기도 한다. 곡은 시적인 정취를 간직한 채, 조용히 마친다. 케네디는 이를 "지속적이고 고상한 웅변의 표현"이라고 불렀다.
3rd Allegro molto
제3악장 알레그로 몰토는 약동하는 선율이 화려하다. 더블 스탑과 빠른 아르페지오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격렬한 바이올린 악절로 시작된다. 그리고 열정의 곡상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악장의 주제가 회상된 다음, 악장이 전통적인 마무리를 향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때 오케스트라는 피치카토, 트레몰란도, 트러밍 효과로, 독주 바이올린을 감싸는 파격적인 반주 카덴차를 연주한다. 이 카덴차는 일반적인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보여지는 곡상은 아니다. 따라서 3악장의 전체 작품은 감정적이고 구조적인 클라이막스를 이루는데, ‘Windflower’ 주제를 포함한 작품 초반의 주제가 다시 나오고 마지막으로 특징적인 총주로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