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자주가는 모골프장은 주말에 손님이 많아서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합니다. 대부분 한두시간 설명듣고 필드에 따라나오는데 가끔 사고들을 칩니다. 한국과 달리 1인 1캐디라 아르바이트캐디가 나오면 여간 난처한게 아닙니다. 이 골프장에 제일 오랫동안 회원으로 계시는 모 사장님이 계셨는데 이분은 이골프장에서는 아주 유명한 분입니다. 연세도 60이 훨씬 넘으시고 성격도 꼬장꼬장해서 캐디들이 아주 무서워하고 팁도 적게주어 기피대상 1호입니다. 주로 빨간모자를 쓰시는데 이분이 골프장을 들어오는 모습이 모이면 여기저기 수달떨던 캐디들이 갑자기 빗자루 들고 청소하러 나가는둥 바빠집니다. (캐디 안하려고)
주말휴일에 이분과 다른분들해서 같이 라운딩을 하게 되었는데 마침 아르바이트여학생 캐디가 백을 잡았습니다. 고참캐디들이 나올리 없죠. 이분 별명이 "보기플레이어"입니다. 60대초반까지는 골프를 워낙 잘치시어 보기플레이는 기본이었지만 연세가 드시니 거리가 줄어서 엄청난 숏게임능력에도 불구하고 보기플레이가 점점힘들어지시지만 스코어카드에는 더블보기이상은 보기로 기록하기때문에 항상 보기플레이를 하십니다. 파를 몇개했느냐만 보면 이분 스코어가 나옵니다. 파3개면 87타입니다. 동반자와 캐디들이 모두 다 알정도로 유명하신 분인데 그날 아르바이트캐디는 이것을 알 리 없습니다.
12번홀까지 파를 3개정도 하시고 13번홀에 도착했습니다. 400야드가 넘는 홀이고 난이도가 높은 코스입니다. 드라이버를 치셨는데 200야드가 안나가고 내리막에 걸렸습니다. 평소에는 우리가 좋은 곳으로 공을 (발로) 툭 (모르는척) 건드려서 앞으로 보내드리는데 이날은 나머지 3명모두 좌훅우슬라이스이라 그럴 여유가 없었습니다. 제일 먼저 (우드)샷을 하셨는데 내리막이고 워터해저드가 가로질러 있으니 퐁당입니다. 다시 공을 놓고 치셨는데 또 퐁당 결국 건너가서 대충치고 다음홀로 이동하는 찰나에 우리중 한명이 "보기"라고 캐디에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학생캐디 이유를 모르니 스코어란에 "9"타라고 적고 밑에다 "5"오버라고 적었습니다. 그동안 보기플레이로 오시던 영감님 기분이 상하시어 (농담조로)"임마! 보기야" 라고 말하니 학생캐디 의아해 하면서 그분한테 뭐라 설명합니다. 하지만 영감님 그나라 말을 아실 리 없으니 "이놈이 보기라면 보기지!"라고 소리칩니다. 우리는 웃기지만 어르신이라 뭐라 말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 캐디 현지어로 하나,둘,셋,넷....아홉이라고 직접 손으로 가르치면서 설명합니다. 어르신은 점점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보기"라고 하시고 우리도 그러라고 하지만 이캐디가 이번에는 영어로 말합니다. 원,투,쓰리...나인.... 결국 어르신이 너무 당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현지어를 조금하는 제가 그캐디에게 설명해주는데 도저히 이해를 못합니다. 5오버인데 왜 보기라고 적어야하는지... 다른 현지캐디들까지 나서 설명해주지만 ... 끝까지 이해 못합니다. 결국 그 이후 어르신 공이 잘 안됩니다.
아마도 그날 그어르신이 보기플레이 못한 유일한 날일 겁니다. 요즘 어르신 아예 스코어카드를 안 적고 치십니다.
첫댓글 그분의 꼬장꼬장이
그날은
그 알바 케디에게로 쒸었네요
꿋꿋이
꼬장꼬장 ㅎㅎㅎ
골프이야기는 남성들의 군대이야기 처럼
끝이 없어 재미있군요^*^
말만 통했어도 조용히 지나갈수 있었는데 캐디가 워낙 교육을 제대로 받았나 봅니다.
그 영감님 보기플레이 하고 싶으시면 제대로 하시지....
연세드셔서 뭔 성깔이래요?
반면교사로 삼아서 저는 절대 그래선 안된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ㅋㅋㅋ
할망구골퍼가 되더라도......ㅋ
ㅎㅎㅎ. 좀 팬이 없으신 편이시죠.
나이값도 못하고 골프라는 운동을 모욕하는.... 한심한 어른(?) 이네요.
그 영감님은 <보기 플레이어>가 아니라 <보기싫은 플레이어>...ㅎㅎㅎ
대박!!
ㅋㅋㅋ 맞는 말씀이요~~ ㅎ
너무 오래 외국에 계시다보니.... 마음은 착하신데 채만 잡으시면...
ㅋㅋㅋ 빵 터졌습니다. ^.^
그냥.. 진상이네요.. 그 캐디가 안됐습니다.
그분한테 그렇게 원칙대로 야그한 사람은 그여학생이 처음일듯합니다.
하하 그러네요
룰을 안지키고 치면 결국은 늙으막에 처절해지네요. 같이 쳐주는 사람이나 있으려나 참 불쌍합니다. 나이드셔도 정교함으로 따박따박가시고 완벽한 설겆이가 있으시다면 보기플레이를 하실 수 있으실 텐데. 동반자들에게 가르침도 주구요. 참 진상입니다.
근데 나이드신분들 조금씩 배려는 해드려야겠더라구요. 첨에는 화났는데 요즘 뵈면 너무 안쓰러워뵙니다. 차라리 성질부리시더라도 건강하실때가 보기 좋더군요.
작년 초여름 제주롯데스카이힐에 가서 라운딩하는 데 캐디왈 " 앞팀 4명 전부 80대 할아버지인데 85전후치세요" 깜짝 놀랬습니다. 그 연세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진행이 굉장히 빨라 설마했는 데 그늘집에서 맞딱드려 보니 정말 쭈글쭈글 할아버지 4명... 정말 대단하더군요 매일같이 와서 라운딩한다네요 그 연세면 거리도 상당히 줄어 힘들텐데 아마도 신기에 가까운 숏게임과 내공쌓인 퍼터때문이겠죠 저도 그 분들처럼 늙고 싶네요 아!! 앞으로 40년 더 즐길수있겠는 데요 ㅎㅎ
80대부니 그렇게 친다면 정말.....대단하신분이십니다. 저 어르신도 집중하면 88타정도 치시기도 합니다. 퍼터가 장난아니시거든요.
뭐하러 골프쳐서 여러사람 피곤하게 할까요^^
요즘은 조용히 혼자 스코어 신경 안쓰시고(아예 안적고) 남들에게 폐될까봐 걷는셈치고 1주일에 2~3번 라운딩하십니다. 캐디팀도 이제 후하게 주시고요. 요즈음은 캐디들 수준도 높아지셨다고 하더군요.
남들 피곤 하게 하시는분은 아닙니다..보기플레이는 혼자만의 즐거움이죠..캐디는 손님 원하는 대로 해주면 되는거죠...
할아버지 이왕이면 싱글하시지.. 어차피 캐디에게 윽박지르실 거면..
앗~ 혹시 아이디가~ ㅎㅎ
내기든 아니든 써주라는데로 써주면 안된가하는 생각이드네요. 별일도 아닌것에 싫다 좋다하는것이 더 웃기네요. 다른 동반자한테 불편함을 주는것도 아니고요
네 요즘은 저희도 그렇게 생각하고 지냅니다.
ㅋㅋ 재미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분은 항상 혼자 치십니다 그리고 동반자들과 칠때도 크게 신경안씁니다 내기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운동하는건데 기분좋게 치시면 좋죠
어쨌던 1인 1캐디 이고 캐디는 도우미로써 손님이 보기 라면 보기 적으면되고 이글 이라면 이글 적으면 되는것인데 따지는 것은 잘못이죠..
결과에 대한 책임은 golfer 가 지는것이니까요...
그러하옵니다. 침묵의 소리님도 캐디보고 영어배우라고 소리치지 마세요. 영어하면 좋은데 취직하지 왜 캐디합니까? 공이 안되면 별게 다 ... ㅋㅋㅋ
어제 22개 쳤습니다..이제 골프 끊을려구요 양파 2개, 트리플 보기 2개 ,더블 2개,ㅋㅋㅋ 이게무신 망신인지....빨리 들어와서 원인분석좀 부탁합니다...영박님 19개..ㅋㅋ
드디어 보기플레이라고 우기실나이가 되시나 봅니다.ㅋㅋㅋ. 한국에서 겨울내내 실내연습장에서 바닥찍으면 좋아지실텐데.. 너무 좋은데서 라운딩 많이 하시니... 32개도 좋으니 라운딩하고 싶습니다.
운동으로 치시는 영감님들가끔 그런분 있지요~~ㅎㅎ
예전에 싱글 치시던 분들 스코어 카드에 8,9 적기 싫겠죠~~
젊은 사람들이 그러면 안되지만~~봐 주세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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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캐디는 아르바이트라 원칙대로 해야한다고 교육받은대로 했던겁니다. 그냥 에피소드로 봐주시실 바랍니다. 이분 덕분에 캐디들도 많이 배웠지요. 누가 남의 나라에서 싫은 소리 하겠습니까? 좀더 건강히 오래사시기를 바랍니다. 담달에 만나뵈면....
다음부터는 함께치시는 분이 스코어를 적어주시면 좋겠군요 나이드신 어른 기분좋게 라운드하시게 하는거 함께치는 동반자들도 기분좋은 일입니다 진정한 골프 스코어는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거니까요...
요즘 갑자기 거리가 30야드정도 줄면서 너무 힘드시답니다. 워낙 골프장이 길고 원터헤저드가 많아서 거리 안나면 레이아웃을 많이 해야하니 스코아 안 적으시고 조용히 걷기운동 하십니다.
절대 나는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
구차하고 추잡하고.
저는 꿈이 저분만큼 쳐보자랍니다.
60넘는 연장자 나이핸디 있잖아요?
아마 다른 한국 짧은 골프장가시면 80후반 치실겁니다. 골프장이 거리가 안나면 조금 힘듭니다.
ㅎㅎ.다 나름대로의 애환? 고충? 이 있을터인데......앞에 말씀하신것처럼..그저 건강히 남한테 피해 안끼치시면..되죠.......
네. 그렇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아오 상황을 상상하니까 아침부터 왜 이리 웃긴지... ㅋㅋ
쯧쯧~! 나이 값도 못 하는 늙은이.
잼있게 읽었습니다..웃음이 나오네요 가끔 라운딩 하다보면 스코어카드에 넘,집착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분명 같이간 동반자들은 알고 있는데 캐디가 스코어카드 적으려 하면 옆에서
한타씩 줄여서 적는분들이 있더라구요. 분명 본인도 알고 있을텐데 양심없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암튼 즐겁게 봤습니다.
언젠가 골프좀 친다는 분들하고 공을치는데 캐디가 나한태 물어보면 오히려 상대를 줄여서 적어주라고 한적이있는데 게임이 끝나고 오히려 상대가 의아해 하더군요 드라이버도 자기보다 짧고 뭐 특별하게 티나게 잘치는것도 없는데 76타 자기는 이글도 있는데 81타 그렇게 나왔거든요 그래서 다음에 그친구하고 칠때 그친구한태 스코어 적으라고 할려고 합니다 ..ㅎㅎ
ㅋㅋㅋ....자신의 실수를 절대 용납 못하는 어른이시군요.
그냥.... 뭐.... 봐 드리십시당 ~ ^^*
어르신?..게이트볼도 재미 나다고 하던데요?..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