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낙원 하와이
하와이하면 섬으로 이루어진 지상의 낙원을 연상하게하고, 일본의 진주만 기습작전을 생각하게 한다. 하와이는 137개의 섬과 8개의 큰 섬으로 구성된 군도다. 섬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눈이 시리게 파란 바다와 작열하는 태양을 빼놓을 수가 없다. 행선지를 가며오며 길에서 보이는 산에 옹기종기 앉아있는 집, 햇볕에 반사되는 흰 페인트의 외장은 눈을 부시게 한다. 지중해 연안의 산 중턱에 오밀조밀하게 자리 잡은 집과 같은 느낌을 준다.
미국의 가장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본토와의 거리는 근 4000km에 이른다. 미국을 방문하는 아시아 사람들에게는 관문 역할을 하고, 미국으로서는 아시아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기도 한다. 8개의 섬 중에서 니이하우와 카호올라웨를 제외한 오아후, 마우이, 하와이(빅 아일랜드) 카우아이, 라나이만, 6개의 섬에만 관광객이 갈 수 있는 곳이다. 어디를 가든지 아프리카 튜립 나무에 핀 예쁜 빨간 꽃과 몸집이 크고 우산같이 생긴 Monkey Pod나무가 지천으로 있고, 바다로 둘려 싸여 있는 곳이 하와이다.
하와이는 영국의 쿡 선장이 처음 발견했고 1959년 미국의 50 번째 주가 된다. 주를 상징하는 주의 깃발의 내력은 이렇다. 하와이 통일전쟁이 한창이던 1812년 당시 카메하메하 왕은 자기가 점령하여 수하에 들어온 섬에는 벤쿠버 선장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영국국기를 점령의 표시로 계양을 했다. 눈 허리가 시어서 이 꼴을 볼 수 없었던 당시 하와이 주둔 미군의 권고에 따라서 깃발의 왼쪽에는 영국의 유니온 잭을 넣고 깃발의 전체는 성조기의 모양을 흉내 내어 8개의 선을 넣어서 하와이 8개 섬을 상징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언뜻 보면 일본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와 비슷하다. 날씨가 좋은 날 하와이 젊은이들은 자동차에 큰 깃발을 달고 도로를 질주하기도 한다.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은 주위에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오아후와 우리와의 역사적인 인연
오아후는 미국의 50번 째 주인 하와이 주의 행정중심이고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의 중심인 호놀룰루가 있는 곳이다. 여름과 겨울의 온도 차이가 4도밖에 안 되는 상하의 기온을 유지한다. 우리나라의 초여름과 같은 날씨가 일 년 내내 계속된다. 전체인구 120여만의 80%가 이곳에 살고 있다. 인구 구성비를 보면 아시아계(중국, 일본, 한국, 필리핀)가 41.6%로 거의 절반에 가깝고, 백인이 24%, 포리네시안계(원주민)가 18%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첫 이민의 장이 열린 곳이 하와이다. 지금은 인천공항에서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 우리국적기인 대한항공으로 7시간 40분 정도면 하와이에 도착을 한다. 그러나 첫 이민선은 1902년 12월 12일 인천항을 출발하여 일본 나가사끼항에서 미국 상선 가릭호에 환승을 하고, 하와이에 도착한 날이 1903년 1월 13일이다. 날짜로만 계산을 하면 20여일이 걸린 기나긴 항해다. 공식적인 이민 승선인원은 101명 이였고 그분들은 사탕수수밭과 파인애풀 농장의 노동자로 일을 하게 된다. 한반도에서 열강들이 각축전을 벌린 구한말 이였기에 시사 하는바가 크다.
낯설고 말도 통하지 않는 이국땅에서 열심히 일만 하는 노동자들은 농장주들의 마음에 들었다. 또한 미지의 땅인 하와이에 대한 정보가 한반도에 알려지고, 망국의 한을 품은 많은 사람들이 호응을 해서 2년 후인 1905년에는 7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참을 했다고 한다. 1905년 7월에는 미국과 일본 사이에 카스라 태프트 밀약을 한 날이고, 동년 11월 18일은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식민지가 시작되는 을사늑약을 체결한 날이다. 현명한 위정자를 만나지 못한 이천만 민초들이 땅을 치며 울분을 토하던 날이다. 우리의 슬픈 이민의 역사는 그렇게 가슴 아픈 시작을 해야 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미국이민사를 엿볼 수 있는 킨타쿤테의 소설 “뿌리”를 반추해 보았다. 그들과 우리가 같은 점이 있다면 이민당사자들은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민초라는 점이다. 민초들의 성실함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걸친 서독파견 광부와 간호사, 중동열사에서 근무한 건설역군들이 잘 말 해주고 있다. 오늘이 있기까지 힘들었던 어제들을 젊은이들이 알아야 하고, 알려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역사교육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한국 분들이 하와이에 정착을 했다. 첫 이민을 시작한지 100년이 넘는 현재, 한국계 미국인이 4만이 넘는다고 한다. 하와이 주 전체인구 120만 명에 한국계가 차지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다. 일제강점기에는 독립 운동가들에게 재정적인 면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고, 정신적인 면에서도 독립 운동가들의 쉼터이며 은신처였다고 한다. 초기 이민자들의 회생적인 애국정신에 우리는 머리 숙여 감사해야 하고, 늘 기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하와이 관광 포인트
관광에는 사람의 성향과 취미에 따라서 다름이 있다. 역사현장을 좋아하는 사람, 자연경관을 중시하는 사람, 쇼핑을 즐기는 사람, 식도락가,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 등등 다양하다. 하와이는 섬전체가 관광도시다. 반바지에 맨발로 거리를 활보해도 시선을 주는 사람이나 책망을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법원에 재판을 받으러 오는 사람이나 방청객도 다름이 없으니 말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한국 사람들이 찾는 곳인 오아후와 마우이 그리고 빅 아일랜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다.
<오아후>
오아후 섬에서는 우선 와이키키해변을 말해야 한다. 해변 가에는 힐튼, 하얏트를 위시하여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호텔들이 즐비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호텔로비만 나서면 해변 가와 연계되어 있는 곳이 많다. 해변 가에서 멀리 보이는 다이아몬드 헤드에서 알라와이 요트하버까지 4.23KM에는 햇빛에 반짝이는 금빛 모래사장이 이어져 있다. 바다에는 전 세계에서 쭉쭉 빵빵 선남선녀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물에 젖은 수영복을 몸에 걸친 채 물놀이에 여념이 없는 사람, 우산 밑에서 잠을 자는 사람, 연인과 정답게 대화를 하면서 산책을 즐기는 사람,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 윈드서핑을 하는 사람 등등의 천태만상으로 다가온다. 반바지에 눈의 움직임을 남들이 알 수 없을 정도의 짙은 색안경 하나만 준비가 되어 있으면 만사가 O.K다. 특히 호기심은 많으나 숫기가 없는 사람에게 색안경과 망원경은 필수다.
두 째로는 세계 제2차대전의 발발점인 역사의 현장 진주만 이다. 1941년 2월 7일 일요일 새벽 6시에 일본전투기 360대가 진주만에 정박하고 있는 미 군함 90여 척을 1시간 55분 동안 기습공격을 했다. 평화회담차 워싱턴에 있었던 일본 대표도 몰랐고, 2차 대전의 동맹국이며 주역 이였던 독일도 모르는 극비 작전 이였다고 한다. 완벽한 작전 후 일본은 자축의 폭죽을 터트렸다. 그러나 4년 후에는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 한 방에 쑥대밭이 된다. 자업자득이다. 과욕이 부른 재앙이다. 국가나 개인이나 다름이 없다. 전쟁은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고, 쓰라린 고통을 받아야 한다. 투어 데스크에 가서 직원에게 7달러 50센트를 지불하면 오디오 투어를 할 수 있는 장비를 대여해 준다. 방마다 오디오 영상이 나온다. 헤드셋을 귀에 끼고 지정된 28개방을 방문하면 자세한 설명이 한국말로 이어진다. 일본의 진주만 습격의 현장을 생생하게 다시 볼 수 있다.
세 째로 빼 놓을 수 없는 곳이 포리네시안 민속촌이다. 사모아, 통가, 피지 등 7개 그룹의 남태평양 사람들로 이루어져 그들만이 벌리는 그들의 잔치다. 가능하면 낮에는 다른 곳을 관광하고 그곳에서 준비한 그들의 토속적인 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쇼를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쇼의 내용은 그들이 하와이로 이주한 내용을 주제로 했고 춤과 노래로 공연이 이어진다. 구릿빛 피부와 그들 특유의 근육질의 남자 그리고 까무잡잡한 여인들의 펼치는 공연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여행을 하면 쇼핑이 필수가 된다. 본인이 필요로 하는 것도 있지만 여행경비를 보태준 사람, 가족, 챙겨야 할 사람들이 생각 속에서 줄줄이 서서 기다린다. 여간 신경이 쓰여 지는 것이 아니다. 한국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 Waikele Premium Outlet 이다. 없는 것을 빼놓고 모든 것이 있으며 가격 또한 저렴하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여러 가지로 안성맞춤인 곳이다.
그곳에 가면 많은 한국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주 고객이 그들이니까 말이다.
사화산 분화구인 펀치보울은 세계 2차대전 당시의 죽은 군인, 한국전의 전사자, 월남전 전사자 등 30,000여 명의 젊은 넋이 안장되어 있는 미국 국립묘지다. 묘지에는 위령탑이 세워져 있고 국기 게양대에는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그 외에 시간이 있으면 차이나 타운, 블로우 홀, 다이야몬드 헤드 그리고 사탕수수밭과 파인애플 농장 등을 가 볼 수 있다.
<마우이>
마우이는 호놀룰루 공항에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하와이에서 빅 아일랜드 다음으로 큰 섬이다. 해수욕장이 81개가 있고 골프장이 16개나 있는 세계적인 휴양지이기에 관광객은 물론 신혼여행지로도 인기가 높은 곳이다. 자동차를 타고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평풍을 펴 놓은 것 같은 높고 깊은 계곡, 나무가 없는 험준한 산이 멀리 보인다. 가는 곳 중간 중간에 사탕수수밭과 파인애풀농장이, 구한말 갓 쓰고 바지저고리 입고 인천항을 떠나 이곳에서 일하던 우리 할아버지들의 영상과 오버랩 되어 휙휙 스치는 바람과 함께 지나간다.
좀 더 가다보면 흑고래들이 수면 위로 뿜어내는 물줄기가 용트림을 친다. 흑고래들은 12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수온이 따뜻한 이곳에 머물면서 새끼를 낳는다고 한다. 그렇게 해변 가를 한 동안 달리다보면 해수욕장이 나타나고, 수영복으로 아슬아슬하게 몸을 가린 수영 객들로 발 디딜 틈도 없이 백사장은 북적 거린다. Makena Beach는 주 정부가 허가한 곳은 아니지만 백인들의 누드촌이 있고, 수영복마저 거추장스러워 벗어 던지고 맨몸으로 일광욕과 수영을 즐긴다는데, 호기심은 있지만 갈 수 없는 곳이기에 아쉬움만 가지고 포기할 수밖에 없다.
마우이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골프장이다. 바다를 따라서 시원하게 펼쳐진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는 것은 모든 골프 애호가들이 꿈꾸는 선망의 대상이다. 하와이에서 개최되는 LPGA와 PGA대회 4개 중 2개가 마우이에서 개최된다. 특히 Kapalua Plantation과 Bay Course는 한국인들에게도 지명도가 높은 곳이다.
<빅 아일랜드>
젊은 날 주 거래처가 호놀룰루와 마우이에 있었기에 두 곳은 매년 초에 먹고 살기 위해 메주 밟듯이 누비고 다니던 곳이다. 그러나 빅 아일랜드는 호놀룰루 수입상이 거래를 하고 있었기에 직 거래처가 없었다. 늘 가보고 싶었지만 바쁜 일정이었기에 섬에서 섬으로 이동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좋은 기회가 와서 놓치지 않고 25년 만인 7학년 5반이 돼서 가볼 수 있었으니 천만다행이다.
우리는 하와이하면 오아후 섬으로 알고 있으나, 하와이는 빅 아일랜드를 칭하고, 빅 아일랜드는 하와이의 애칭이다. 빅 아일랜드는 하와이 주에서 가장 큰 섬이나, 불모지가 많고 인구는 15만 명밖에 안 된다. 이곳 역시 호놀룰루 공항에서 30분 대 거리에 있다. 건조한 서쪽의 코너 공항과 비가 많은 동쪽의 힐로 공항이 있다. 여행사를 이용하면 화산지역과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에 가까운 힐로 공항을 이용한다. 물론 대형버스 기사가 운전을 하며 가이드까지 겸한다. 여행 전에 현지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고 떠나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 여행은 아는 만큼 감흥이 더 한다고 했던가?
이곳 방문의 주 목적지는 하와이 화산국립공원을 보는 일이다. 휴화산이기에 지금은 분화구에서 흰 연기만 꾸역꾸역 나오고 있지만, 주위에 금방이라도 용암이 분출한다는 생각을 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2011년에는 활화산이 돼서 실제로 용암이 분출된 적도 있다. 화산지대를 여러 곳 가보고 바닷가를 거닐다보면 하루해가 금시 가고 떠날 시간이 다가온다. 무지개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도 장관이지만 햇볕에 비춘 오색무지개의 영롱한 보남파초노주빨은 뇌리에서 얼른 떠나지를 안는다. 하와이 여행을 하신 분에게는 추억을 반추하는 계기가 되고, 여행을 앞으로 하실 분에게는 길잡이가 됐으면 하는 기대를 해 본다.
첫댓글 안녕하세요. 참 반갑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소식이 궁금해서 쪽지라도 안부를 물어볼까 하던 참이었습니다.
예전에 오고 가며 경유하면서 2~3일 정도 머물던 하와이는 그리 신기할 것도 없다 싶었는데, 자세한 설명을 들으니,
다시 가보고 싶어지는걸요. 겨울에 경유할 때면, 두터운 외투를 입은 채로 와이키키 해변을 거닐기도 했습니다.
김원호님! 늘 건강하세요.
우리 방장님 수고가 많습니다. 토방과 수필방은 가끔 들리면서도 흔적없이 사라지고는 합니다. ㅎㅎㅎ
백수가 과로사 한다고 했던가요? 하후하루를 소득없이 바삐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직은 건강해서 인가 봅니다.
김원호님~ 하와이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시어 여행할때는 참고를 해도 괜찮겠다 싶습니다~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참으로 좋은 곳입니다.
많은 분들이 휴양지로 하와이 여행을 추천하데요?
자연 경치는 참 좋은 곳인가 봅니다.
자연경관도 좋고 특히 날씨가 우리나라 초여름의 날씨이기에 춥지도 덥지도 않고 습기가 없어서 좋습니다. 여행사를 통해서 가는 것보다는 해안가에서 민박을 하고 차를 빌려서 운전을 하면서 가보고 싶은 곳을 찾아 다니면 금상첨화입니다. 네이비가 한국말로 안내를 잘 합니다. 아는 사람이 없으면 한국출신이 하는 부동산회사의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하와이 못가봤는데 나중에 가게 되면 많은 참고가 될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참고가 되신다니 보람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김원호님 ㅎㅎㅎㅎ 지난번 역사탐방 방에서 북촌마을을 갔었는데 거기 시인의 집에 가니 시인100인의 액작자가 있더라구요 그안에 원호님의 시와 사진도 있어 반가워했습니다 ㅎ
지기님 참 오랜만입니다. 건강하시죠? 첫 째도 건강 두 째도 건강입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지요. 늘 건강하시기를 멀리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십년전에 남편이 쌓여진 마일리지로 하와이에 가자고 하더니 뇌졸중으로 쓰러져 무산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하와이 가자던 마일리지는 아들이 살고 있는 인도로 가게 되었지요. 띄어쓰기와 낱말 배열이 읽기에 편안햇고요 잘 읽고 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무산된 아픔이 있었군요. 긴 글 읽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