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vs 디지털 도어락 중 더 안전한 것은?
디지털 도어락과 열쇠 중 어떤 장치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기계식 잠금장치(≒열쇠)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나의 통제 안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계식 잠금장치는 짝이 맞는 열쇠를 가진 사람만이 문을 열 수 있으나 디지털 도어락은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문을 열 수 있으므로 비밀번호가 노출되기라도 한다면 쉽게 보안이 뚫릴 수 있습니다.
(기계식 잠금장치 vs 디지털 도어락)
하지만 이 둘을 비교해서 어떤 잠금장치가 더 안전하다고 정의할 수 없는데, 각각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기계식 잠금장치부터 보면 가격이 저렴하고, 설치와 사용법이 매우 간단합니다. 그리고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으므로 고장의 위험성이 적고, 한 번 설치하면 유지보수 비용도 사실상 반영구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근데 기계식 잠금장치는 접근 통제가 어려운 편입니다. 외출 시에는 항상 열쇠를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하고, 이를 잃어버리기라도 한다면 낭패입니다. 만약 열쇠를 주운 사람이 악의를 가진 사람이고, 집의 위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보안이 매우 취약해집니다.
(giphy)
그리고 열쇠를 가지고 다니는 게 불편해서 집 외부의 어딘가에 숨겨놓는 사람도 있는데, 다른 사람이 발견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때는 100% 보안이 뚫린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도어락은 이런 단점에서 자유롭습니다. 즉, 잃어버릴 위험이 전혀 없습니다. 또한, 열쇠를 몸에 지니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동 잠김 기능이 있어서 사용자가 깜빡했을 때도 안전하게 보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도어락은 (특허 제품이라서) 초기 설치 비용이 많이 들고,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숫자판에 마모가 발생해 비밀번호를 다른 사람이 유추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고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일은 매우 귀찮은 일이고, 변경했다가 비밀번호를 까먹기라도 하면 매우 난감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비밀번호 유출의 위험성이 많습니다. 실제 이러한 점을 악용하여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비밀번호를 훔쳐본 뒤 범행을 저지르는 사건이 종종 있습니다. 이외에도 전자제품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노려 문을 열고, 범행을 저지른 사건도 있습니다.
(SBS)
그래서 이런 보안상의 우려로 기계식 잠금장치와 디지털 도어락 2개를 전부 설치하는 집도 있습니다. 당연히 하나를 설치한 것보다는 보안을 한층 강화할 수 있어도 매우 귀찮은 과정을 집을 나갔다가 들어올 때마다 거쳐야 하므로 매우 불편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디지털 도어락을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으므로 보안이 더 철저해졌습니다. 또한, 비밀번호가 아니라 지문이나 홍채 등을 이용한 생체인식 기능을 가진 제품도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디지털 쪽이 보안에 있어서 더 안전해질 것은 자명합니다.
(진입!)
근데 무엇보다 강도 사건의 대부분은 강제 진입으로 발생합니다. 그러니까 기계식 잠금장치를 해놓든, 디지털 도어락을 해놓든 도둑이 마음만 먹으면 집 내부로 진입하는 일은 매우 쉽습니다. 진입이 목적이라면 꼭 현관문을 거치지 않더라도 들어가는 방법이 있을 테니 말입니다.
(영화 '도둑들')
실제 FBI에서 미국에서 발생한 190만 건의 강도 사건을 조사해본 결과 사건 중 59%가 강제 진입으로 발생했다고 합니다. 또한, 사건 대부분은 주간에 발생했다고 하며, 일반 가정집 수준의 잠금장치라면 어떤 잠금장치가 있든 시간만 충분하다면 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가 열쇠를 잃어버리는 등의 행위로 열쇠 수리공에게 부탁해서 문을 열기도 하므로 100% 보안상 안전한 잠금장치는 없습니다.
따라서 기계식 잠금장치를 사용하는 집이라면 열쇠를 잃어버리지 않고, 집 외부에 숨겨놓는 등의 행위는 피해 주는 게 최선입니다. 디지털 도어락을 사용하는 집이라면 비밀번호를 입력 시 손으로 가리고 입력하거나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바꿔주는 등의 노력을 해주면 해당 잠금장치 제품이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보안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첫댓글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