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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12시에 마트에서 일이 끝나 집에 도착하면 12시 25분에서 30분 정도 됩니다.
어제는 좀 일찍 12시 20분쯤 도착.
그 때부터 하는 일이 있습니다.
집사람과 같이 차로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애들 밥 주는 일.
많이 돌지는 않고 차로 짧게 15분 정도 돕니다.
그 이전에 집사람은 40분 정도 걸어서 다른 구역 동네 길냥이들 밥을 줍니다.
제가 도착하자 집사람, 밖에서 기다렸다가 차에 올라 탑니다.
그렇게 한 바퀴 돌고 집에 돌아가기 위해 골목길에 들어섭니다.
그런데 고양이 한 마리가 길에 있다가 차를 피해 대문이 열리있는 집으로 쏙 들어갑니다.
"앵둔가? 아니면 자둔가?"
"아니, 카오스냥이야!"
자세히 못본 집사람이 물었고 비교적 자세히 본 제가 대답합니다.
그제서야 집사람은 자두네 집에 카오스냥이가 들어와 새끼 낳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10일 전쯤 자두 엄마가 집사람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코로나19에 걸려 집에서 자가격리중이라고.
그런데 감빡 잊고 자두에게 뽀뽀를 했는데 감염됐는지 자두가 집에서 안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걱정에 땅이 꺼지라 한숨을 쉬면서 한 전화.
그런 일로 전화를 했는데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카오스냥이가 자두네 집에 들어와 새끼를 낳았다는 것.
얼마 전부터 앵두 자두가 없을 때 밖에 있는 앵두 자두 집에 왠 카오스냥이가 앉아 있다가 가곤 했었는데 앵두 자두 집에다가 새끼를 낳았다는 것.
우리만큼이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자두 엄마는 앵두 자두의 집을 새로 마련해주고 앵두 자두 집을 카오스냥이에 넘겼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이제서야 하는 집사람.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집사람과 자두네 집에 가봅니다.
멀리서 마당에 앉아 있는 고양이가 보입니다.
그런데 본 지 오래 돼 자두인지 앵두인지 구분 못합니다.
본 지 너무 오래돼서 그런지 우릴 보더니 도망갑니다.
한 놈 역시 옆에 마련해준 새로운 박스 집에서 나오더니 도망갑니다.
예전 자두네 집을 살핍니다.
그런데 새끼가 안보입니다.
자두 엄마가 자두네 집안에다 박스를 넣어주고 또 그 안에다가 이불을 깔아주었는데 아기 고양이들이 안보입니다.
10일이 지났으니 눈 뜨고 이제 막 야옹야옹 할 때.
없습니다.
그 때 카오스냥이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담장 위로 오더니 예전 자두네 집으로 내려옵니다.
밥을 먹기 위해서 온 것.
새끼 3마리를 키우려면 젖이 많아 나야하기 때문에 잘 먹어야합니다.
집사람과 전 자리를 피합니다.
맘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크게 경계는 안합니다.
밥 먹으면서 가끔씩 우리들을 한 번씩 쳐다봅니다.
집안 여기저기를 살폈는데 새끼고양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집사람, 일나간 자두 엄마에게 전화를 합니다.
몇 번 안을 들여다 봤더니 에미가 새끼들을 물고 이소했다는 것.
어디로 옮겼는지는 모른답니다.
고양이와 말이 통하지 않으니 어디로 옮겼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 곳이 가장 편하고 안전한 곳인데 그걸 이 어미 고양이에게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사람들 눈을 피해 새끼 5마리를 옮겨 다 죽인 이장님댁 하얀 고양이 생각이 났습니다.
집사람은 결국 바로 붙어 있는 옆집 할머니에게 물어봅니다.
모른답니다.
결국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사람은 특히 카오스냥이를 좋아합니다.
저 역시 좋아합니다.
예전에 카오스냥이 한 마리를 키운 적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키운 건 아니고 옆동네에서 흘러 들어왔는데 키우면서 물어 물어 알아보니 암놈이 발정이 나자 돈 들여 중성화수술해 주기는 싫어 버린 고양이였습니다.
목에 방울을 해주고 '방울이'라 이름지어줬습니다.
밖에서 키웠는데 혹시라도 안보이면 찾기 쉽게하려고 방울을 달아준 것입니다.
시골로 이사온 초기의 일로 다 큰 고양이여서 방안에 있는 고양이들과 합사하지 못하고 줄을 길게 해 밖에서 키웠습니다.
너무 착하고 순해 집사람도 예뻐하고 저도 예뻐했습니다.
그 당시엔 고양이들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고 외출냥이들도 없어서 아침에 일어나 마당에 나가 방울이 보는 게 큰 기쁨이었습니다.
주로 남향 계단 위에 앉아 있어 집에서 나오면서 들어가면서 보고 쓰다듬어줬습니다.
그런데 한 번은 아침에 자고 일어나 나갔는데 목줄이 끊긴 채 있는 방울이를 봤습니다.
왜 목줄이 끊겼는지 의아해했지만 큰 의심 없이 다시 목줄을 해줬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자고 일어나 밖에 나왔는데 마당에서 죽어있는 방울이를 발견했습니다.
보니 개에게 물려죽은 것.
먼저 본 제가 급하게 집사람을 불렀고 나와서 본 집사람은 대성통곡했습니다.
시골이라 가끔씩 떠돌이 개가 돌아다니는데 그 개에게 당한 걸로 추축됩니다.
시골이라서 그런지 어두워지면 키우던 개를 풀어주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하루 종일 묶여지내니 밤이라도 자유롭게 살라고 그러는 것 같은데 아마 그런 종류의 큰 개에게 물려죽은 것 같은 느낌.
처음 목줄이 풀렸던 것도 개의 습격을 받고 필사적으로 피하려다가 그리 된 걸로 보입니다.
집사람은 목줄이 풀렸을 때 전후사정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 한 점과 두 번 째 목줄은 좀 더 튼튼한 걸로 해준 걸 후회했습니다.
시골로 내려와 막 장사를 할 때여서 사람 눈치가 보였을 시기였는데 방울이는 종종 옥탑으로 올라가는 3층 끝 계단 자리를 좋아해 그 자리에 앉아 있곤 했습니다.
집사람은 방울이에게 그 자리를 주지 못한 걸 후회하고 후회했습니다.
그런다고 방울이가 살아 돌아오지는 않는 법.
그 후로 천재를 밖에서 재울 때 집사람은 조심하고 또 조심했습니다.
요즘도 동네 길냥이들 밥 주러 돌면 가끔씩 밤 늦게 동네를 돌아다니는 큰 개들을 봅니다.
어제 오늘 카오스냥이를 보면서 집사람과 전 동시에 고양이 별로 돌아간 방울이를 생각했습니다.
"방울아, 고양이 별에서 행복하게 잘 있지? 기다려...... 엄마 아빠 다시 만나 목줄 안하고 행복하게 살자...... 미안해......."
예전 사진을 다 뒤졌으나 방울이 사진은 없네요.
방울이는 디카 사기 전 짧게 몇 개월 같이 살았습니다.
그래서 사진이 없네요.
방울이가 그렇게 가고 집사람은 마음 아파하다가 돌물병원에 갔다가 길냥이로 들어와 입양을 기다리는 새끼 카오스냥이를 보고 반해 데려왔는데 그 게 '화로'입니다.
화로 역시 지금은 없고 고양이 별로 돌아갔습니다.
방울이 사진이 없어 화로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죄송합니다.
첫댓글 아이들의 추억...
감사합니다^^
고양이 별로 돌아간 아이들에 대한 추억, 항상 미안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