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는 벽을 타고 자동 공급되고 충전된다. 코드가 없는 집, SF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빠르면 2016년부터 집에서 모든 선이 사라지는 장면을 보게 된다.
컴퓨터 한 대를 설치해보자. 본체, 모니터, 프린트, 스피커, 모뎀 등 적어도 4~5개의 선이 필요하다. 콘센트도 부족해 멀티탭까지 이용하면 선은 엉키거나 어지럽게 널린다. 전자제품이 많아질수록 선은 골칫거리다. 아이들이 선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고 감전 위험도 도사린다. 이 불편하고 거추장스런 선이 점점 사라질 거라니 반갑다.
요즘 집에 코드를 빼는 가정이 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1년 21.63%에 불과했던 유선전화 없는 가구 비중이 2013년엔 32.6%로 급증했다. 스마트폰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들이 늘면서 아예 초고속인터넷을 끊는 가정도 점점 느는 추세. 인터넷 서핑이나 게임도 스마트폰으로 하니 PC는 아이들 교육용 외엔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또 통신사간 광대역 LTE 속도 경쟁으로 모바일이 초고속인터넷보다 빠르므로 필요할 땐 스마트폰 테더링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게다가 스마트폰 화면을 TV나 모니터에 띄워주는 미러링 기기의 등장으로 케이블 방송을 끊는 가정도 늘고 있다. TV 단자에 이 기기를 꼽기만 하면 스마트폰을 통해 케이블 방송이나 영화 등을 TV화면으로 볼 수 있다. ‘티빙’의 경우, 기존 TV 방송과 동일한 풀HD 화면을 제공하고 있어 실제 TV방송과 구별하기 어렵다.
코드리스(무선) 세상은 이미 진행 중이다. 충전방식의 무선 로봇청소기는 벌써 생활화됐고 최근 엘지와 삼성전자는 선 길이 때문에 코드를 뽑아 이동하며 콘세트에 연결하는 불편함을 없앤 코드제로 청소기를 선보였다. 필립스 등은 코드리스 주방을 만들기 위해 커피머신, 밥솥, 주방가구 등을 무선 충전시스템으로 바꾸기 위해 연구 중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등을 동시에 무선 충전하는 제품도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며 인텔은 무선컴퓨터를 내년 하반기에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전력을 공급하는 충전기는 선이 필요한 방식이다. 진정한 의미의 선이 완전히 사라지는 코드제로의 시대도 머지 않았다. 지난해 연말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전자부품연구원은 몇 미터(m) 떨어진 곳까지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쉽게 말하면 전용용기에만 열을 전달해 데우는 인덕션 레인지와 비슷한 시스템으로 전선 없이 집에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유해성 논란이 있을 수 있어 벽을 타고 전력을 흐르게 하거나 사람이 접근하면 전력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는 중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그야말로 집 안의 전자제품은 선이 다 사라지게 되는 코드제로, 코드리스 시대가 열리게 된다. 휴대폰같이 에너지가 적은 제품은 2015년이면 가능해지고 세탁기, 냉장고 같은 대형 가전제품은 2016년부터 실제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집 안 풍경을 완전히 바꿔놓을 코드리스 홈 시대를 예고한 것이다. 다만 얼마나 긴 거리까지 무선으로, 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 코드리스 시대의 홈 시스템인 스마트홈 기술도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엘지의 홈챗은 모바일메신저 ‘라인’과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해 우리 집 가전제품과 마치 대화를 나누듯 원격 제어한다. 현재 세탁기, 냉장고, 로봇청소기, 무선 멀티룸 오디오 등을 스마트폰을 통해 제어할 수 있다. 로봇청소기의 경우 홈 가드 기능이 탑재돼 있는데 집을 비우면 장착된 카메라로 모니터링하다가 수상한 동작이 감지되면 촬영해 바로 내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준다. 구글도 스마트폰을 통해 집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안드로이드앳홈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스마트홈과 코드리스홈이 연결되면 우리 집이 SF 영화 속 그 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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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리스 족을 위한 IT크롬캐스트스마트폰을 TV로 만들어주는 미러링 기기로 구글이 내놓은 미디어 플레이어 장치다. 이 기기만 있으면 돈 내고 케이블 TV를 볼 필요 없다. USB 메모리와 비슷한 크기로 HDMI 포트가 있는 TV에 꽂고 인터넷에 연결하면 평소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에서 보던 영화, 유튜브 영상, 음악 등 온라인 콘텐츠를 손쉽게 즐길 수 있다. 한국에서는 티빙, 호핀, 벅스 등과 제휴를 맺었다. 사용법이 쉽고 안드로이드 기기뿐 아니라 아이폰, 아이패드와도 연결이 가능하다. 가격 3만1000원~5만원.
프리디 무선충전기TV, 영화, 책, 음악, 뭐든 무선으로 즐기는 스마트폰이지만 충전만은 여전히 유선케이블이 필요하다. 배터리도 빨리 닳아 아예 충전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코마테크의 프리디 무선충전기는 이런 불편을 덜어준다. 충전기에 스마트폰을 올려 놓으면 자동으로 충전이 시작되고 스마트폰을 내리면 충전이 중단된다. 삼성, 엘지, 소니, 파나소닉 등이 포함된 WPC의 국제 무선충전표준인 치(Qi)를 따르는 기기라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삼성, 엘지, 소니, 삼성 갤럭시S 및 노트 시리즈 등도 스티커 형식 액세서리를 붙이면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다. 두 대를 동시에 충전하는 더블형 모델도 있다. 가격은 1만8000원.
[에디터] 이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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