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째깍 째깍 째깍-
PM6:00.
손에 식은 땀이 느껴지는 가운데,
1분 쯤의 정적이 흘렀을까. 그제서야 말문을 트는 신해윤.
"얜, 누구냐?"
팔짱을 끼며 턱으로 준희를 가리키며 묻는 신해윤, 정말 건방져보였다.
"아, 그게 말이야...."
"나? 유나연이 신세갚아야 될 사람."
..........이런 젠장, 그걸 말하면 어쩌자는 거냐 서준희! 그거 장난 아니였니?
제발 부탁인데 잠자코 있어주려무나. 그게 날 돕는거야, 준희야!
"신세?......."
더욱 삐딱하니 앉으며 미간을 찌푸린 채 묻는 신해윤. 이 자식, 왜 이렇게 궁금한게
많은거야? 남의 일에 제발 참관하지 말라고, 으으..
뭐라고 말 해야 잘 넘어갈 수 있을까, 대체 뭐라고 해야 되지?
"저기!!........"
"응, 신세~. 내가 얘 구해줬었거든! 그래서 신세 받으려고 온거야."
내가 말하려고 하기가 무섭게 먼저 선수치며 말 하는 서준희 자식.
그걸 말하면 어떡해 이 바보야.
그리고, 대체 '신세 받으려고'는 또 뭐니? 정말. 저 녀석 은근히 엉뚱하다니깐?
"하! 그러냐? 근데 뭘로 갚으라고? 돈? 아니면...노예?"
어이없다는 듯 비웃으며 말도 안되는 얘길 지껄이고있는 저 자식, 뭐? 노예? 하- 참나,
정말 황당하네? 내가 그렇게 싼 얜줄 아나?
지가 내 부모님도 아니고, 가족도 아니면서 왜 그런 것 까지 꼬치꼬치 케 묻는데!!?
"아니? 그런거 필요 없고, 한달 무료 식료권. 난 그걸 원해."
"!"
"!"
저런 정신나간 서준희 같으니라고, 한달 무료 식료권!? 하하하 그건 꿈과도 같은 얘기란다
서준희, 이 정신나간 자식 같은 놈아. 대체 이 녀석은 알 수 가 없는 녀석 이다.
어쩔 땐, 은근히 엉뚱한 면이 있고, 시니컬한 면도 있고. 감잡을 수 없는, 그리고 나보다 3
살이나 연하인 서준희. 넌 대체 뭐냐? 왜 나랑 자꾸 엮이는 거냐구. 혹시 전생에 나랑 악연
이였다든지, 그런게 아닐까? 제발 아무말도 하지 말고, 나가줘. 응? 나 이러다가 짤린다구.
"하, 너 미쳤냐? 이거 완전 미친놈아냐?"
"왜? 안 돼?"
"당연한거 아니냐?"
끄덕 끄덕-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암, 옳은 말이고 말고.
그런데, 서준희 이 자식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태평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며 말 했다.
"헌데, 어쩌냐? 얘랑 약속까지 해 놨는걸?"
"뭐!? 야, 유나연. 맞어?"
".........에이씨!! 야 이 치사한 자식아! 그거 장난 아니였어!? 응!?"
또 한번의, 폭발. 꾸욱 꾹 눌러 참고 있다가 더 이상 내 성격을 제어 해내지 못 한 나는, 내
성격대로 이판사판 밀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이렇게 되면 더 엉키고
설킬게 뻔하다.
정말 이런 때는 내 성격이 아주 저주스럽다.
"푸훗-. 약속은 약속이지~."
날 놀리는 듯 비아냥 대며 말 하는 서준희, 개자식. 내가 이런 어린노무 자식한테 당하다니.
아으, 아주 날 죽여라 죽여, 이 개자식.
"...........으, 알았다. 알았어! 내가 한달 월급을 얘 한달 무료 식료권을 줘."
"정말 그래도 되?"
약간 걱정스럽다는 눈치로 묻는 신해윤, 그래 걱정 이라도 해줘서 아주 고맙다.
"응, 난 괜찮아-."
"그럼 다행이고."
괜찮긴 뭐가 괜찮아. 아주 죽을 맛 이구만. 아으-, 내 목숨과도 같은 한달 월급을 내 동생
친구, 그것도 3년이나 연하인 서준희 자식 때문에! 버려야 한다는 게, 뭐가 괜찮겠냐구요.
아주 죽을 맛이지, 죽을 맛. 서준희, 니가 날 아주 죽이는구나, 죽여.
개자식, 빌어먹을 자식, 언젠가 이 수모를 갚겠다 이 자식아, 각오해둬라 각오!
"흐흐, 얼른 줘. 한달 무료 식료권!"
"너! 유나연 때문에 이거 주는거다? 유나연 한테 고맙게 생각해라."
호호, 신해윤. 잘 한다. 서준희, 이 누님 한테 감사해가며 쓰라구. 이 자식아. 흐훗.
또 특유의 씨익 웃는 미소를 지으며 한달 무료 식료권을 자신의 지갑 속 깊숙이 쑤셔 넣는
서준희. 그래, 이제 제발 사라져 줘, 부탁이다 준희야.
넌 내 동생 친구 아니였으면 바로 즉사였어. 내 친구 동생인걸 감사, 그리고 이 누님한테 감사해라.
"그럼 이제 좀 가지?"
"싫어."
"뭐? 왜? 한달 무료 식료권 까지 줬잖아. 뭐가 또 불만인건데."
"나, 오늘부터 쓸래."
"........한달 무료 식료권을 오늘부터 쓴다구?"
"응."
"나참, 곤란하네, 이거. 오늘은 좀 쉬고싶은데."
"내가 좀 도와줄까?"
"뭐? 뭐야, 이 자식. 웃긴놈이네? 너 그리고 반말 계속 할래?
나이도 나보다 어려 보이는 놈이."
"니도 반말 쓰잖아."
"하-, 이것 봐라?"
.......................
저 필요없는 대화엔 끼어들고 싶지가 않다고 생각한 나 였다.
...
3시간이 지난 후, 퇴근이 가까워 지는 시간.
어쩌다 보니, 서준희 놈이 끼어들어서. 일하는 사람이 1명 더 늘어나 버리고 말았다. 정말
저 얜 이상하다고 할까? 할튼, 특이한 놈이다. 지가 한달 무료 식료권 필요하다고 해서 오
늘 겨우겨우 내가 희생해서 기껏 줬드니만. 지가 도와준다고 난리다. 대체 뭐 하자는 건지.
차라리 일을 하고싶으면 아예 여기서 알바를 하든가. 아! 그건 안 된다, 안 돼. 내가 사양이
야 그건. 아무튼 서준희, 한마디로 정말 바보같다.
그런데, 서준희가 끼어들어서 좋은 점은...
우글우글-
와르르-
"꺄아!!-. 저기 둘 좀 봐~ 완전 여기 물 좋네. 무슨 연예인들 같아."
"어머어머, 난 저 여자같이 생긴 꽃미남. 너무 좋아. 내 스타일이야!!"
"아~. 저 살인미소..난 둘다 좋은데."
꺄악 꺄악-
이렇게.........사람들, 특히 여자들이 가게를 꽉 차게 많이 왔으니 말이다.
그만큼 수입이 짭잘 할 것이니, 이 일 만은 잘 된 일이라 생각된다.
"..저 녀석, 누구야?"
꽤나 늦게 들어오신 사장님이 내 옆에 오시며 물으셨다. 아으, 이거 또 복잡하게 됬네. 또
뭐라고 말 해야되는거야, 이거.
"저기, 그게...말 하려면 좀 긴데요, 그러니까 제가..."
"저 말입니까? 저, 여기서 알바 시작했어요, 사장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런 어이없는 자식이 다 있나!! 내 살다 살다 저런 이상한 놈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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