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대해부] 5. 엘리트 1인당 직장 인맥 386 여성이 남성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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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대해부] 5. 엘리트 1인당 직장 인맥 386 여성이 남성의 2배

여성 엘리트 비중은 5.5%
능력 발휘 가능성 더 높아

여성 엘리트가 전체 엘리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5%다. 그러나 세대를 거치면서 직장 인맥으로 연결된 엘리트 숫자에서는 남성을 능가한다. 취재팀 조사.분석에서 1950년 이전 출생자의 경우 남성 엘리트 한 명당 평균 직장 인맥 수는 71명. 반면 여성은 49명이다.

50년대 출생자부터는 남녀 간에 역전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한 명 많은 12명으로 집계됐다. 386세대에 이르면 남성 8명, 여성 18명으로 여성이 남성의 두 배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엘리트 사회에서 여성 엘리트가 소수에 불과하나, 엘리트가 많이 다니는 주요 직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화여대 허라금(여성학과) 교수는 "과거 우리 사회는 공정한 절차가 확립되지 않아 여성에게 불리했다"며 "사회가 점차 합리화된 구조로 변하고 능력이 우선시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여성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울대 장덕진(사회학) 교수는 "능력사회가 되면서 우수한 여성이 남성보다 요직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여성 엘리트의 약진은 전문직에서 두드러진다. 50년대 출생자의 경우 의료계에서 눈에 띈다. 그 이전 세대에서는 여성 엘리트가 의료계에 진출하는 비율은 10%에 불과했으나, 50년대 출생자에서는 무려 27.6%로 증가했다. 386세대에서는 여성의 법조계 진출 비율이 남성 비율을 4%포인트 이상 능가했다.

고교.대학 동문 인맥에서도 남녀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50년 이전 출생 세대에서는 남성 엘리트 한 명이 평균 248명의 엘리트와 연결돼 있다. 여성 엘리트는 219명이다. 이 같은 남녀 차이는 이후 세대로 넘어오면서 크게 줄었다. 283명 대 263명이다. 남성의 동문 인맥 수치를 100으로 환산했을 때, 50년 이전 출생 세대에서 여성은 77.4였으나 50년대 출생 세대에서는 92.9로 크게 올라섰다. 386세대에서는 91.3으로 집계됐다.

성별 고교.대학 동문 인맥의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기는 하나, 여성이 엘리트 배출 상위권 대학에 많이 입학하면서 그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허라금 교수는 그러나 "우리나라의 여성권한지수(유엔이 고위행정직과 전문직 여성비율, 남녀 소득격차 등을 고려해 산출한 지수)가 아직도 세계 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리에 여성 비율이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탐사기획팀<deep@joongang.co.kr>


◆ 탐사기획팀=이규연(팀장), 정선구.양영유.강민석.김성탁.정효식.민동기.임미진.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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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대해부] 5. "성차별 없는 곳에 …" 의료·법조 많이 택해

여성 엘리트들은 …
5. 여성 엘리트의 특별함

	관련기사 386 여성이 남성의 2배 "성차별 없는 곳에 …" 관련링크 [창간40주년 탐사기획] 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대해부

"고등학교 때 문과반이어서 역사나 미술을 전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여성이 열심히 공부해서 차별받지 않고 성공할 수 있는 분야는 의학이나 법학'이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의대를 택했죠. 결국 그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됩니다. 법학은 싫었거든요."

고교나 대학 동문으로 연결된 엘리트 숫자가 1261명이나 되는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박찬정(49) 과장. 그는 자신의 의대 진학이 여성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1975년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에서 학.석.박사 과정을 마쳐 다른 고교.대학 동문 엘리트들과 밀접하게 연결된 경우다.

박 과장이 포함된 50년대 출생 세대와 그 이전 출생 세대에서 여성 엘리트의 활동은 의료계에서 돋보였다. 의료계가 다른 분야에 비해 성별이나 연줄보다 개인의 능력과 실력이 우선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의학 분야도 20여년 전 박 과장의 대학 시절과 전공의 시절에는 성차별이 어느 정도 존재했다. 그는 "임상실습을 도는데 일부 전공과에서 '여자 전공의는 절대 안 받는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의료 분야 여성 엘리트들은 고위 공직에까지 진출했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여성 장관을 많이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5공화국 이후에만 6명이나 된다. 언론인 출신인 송정숙(69)씨와 정치인 출신 김정례(78)씨를 제외하고, 주양자(74.고려대 의대).김화중(60.서울대 간호학과)씨 등 나머지 네 명은 전문 의료인 출신이다.

의학계와 함께 법조계도 여성 진출이 빠르게 증가했다. 여성 엘리트들은 사법고시라는 자격증 획득을 통해 여성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 분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386세대 이전을 보면, 54년 첫 여성 판사가 된 황윤석(사망)판사, 여성 최초로 사법고시에 수석 합격하고 여성 최초로 부장판사가 된 이후 여성 최초의 법원장이 된 이영애(57)변호사, 전효숙(54) 여성 첫 헌법재판관 등이 있다. 여성 엘리트 중 법조인 비율이 매우 높은 386세대에서는 최초의 여성 특수부 검사 김진숙(41)검사, 첫 여성 부장검사 조희진(43)사법연수원 교수 등이 '여성 최초'의 영예를 갖고 있다.

386세대 법조인 중에는 법무법인 바른법률 소속 최혜리(40)변호사의 고교.대학 동문 인맥이 두텁다. 그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수료해 동문으로 이어진 엘리트가 989명에 이른다.

최 변호사는 자신의 법조인 선택에 대해 "친구의 언니가 서울대 공대를 수석 입학.졸업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워 하는 것을 보고 법대 진학을 결심했다. 그 언니는 현재 가정주부"라고 설명했다.

그런 그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한계를 느낀 경우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최 변호사는 "인맥으로 연결되는 변호사 수임 구조에서 여자라고 소외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인맥 중심의 학연사회에서 능력 중심의 학력사회로 옮겨가면서 여성 엘리트들이 의학계나 법조계를 벗어나 기업.경제계로 많이 진출하고 있다. 컴퓨터 게임회사 웹젠 창업주로 여성 벤처인 신화를 만든 이수영(39)아이콜스 사장, 차영(43)KT 상무, 윤송이(30)SK텔레콤 상무 등이 대표적이다.

연세대 신동엽(경영학과) 교수는 "이제는 여성 인력을 활용하지 않으면 기업이 성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여성들 사이에 활발한 네트워크가 구성돼 정보 교류 등이 이뤄져야 기업 성장의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여성 엘리트 출생지 1위 서울
지방색 상대적으로 덜해
남성은 영남 출신이 최다

전문 직종에서 여성 엘리트들이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취재팀 조사에서 여성 엘리트들이 가진 직업 중 법조인의 비율은 세대를 거치면서 점점 높아졌다. 0.5(50년 이전 출생자)→2.2(50년대 출생자)→69.2(386세대)%였다. 그래서 요즘 사법연수생 가운데 30%가량이 여성이다.

"여성 법조인들끼리 회식 장소를 물색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기업에서도 이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 기업인 여성 엘리트 비율은 1(6.3세대)→5(긴급조치세대)→11.4(386세대)%로 증가세다.

여성 엘리트들의 출생지로는 서울(27.3%)이 단연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 엘리트 최다 배출지역은 영남이 1위였다. 이는 고향 선후배들이 밀어주고 당겨주는 '고향의 힘'이 여성에게는 덜한 것을 의미한다. 지역색이 그만큼 적기 때문이다.

여성 엘리트들이 전문 직종에 진출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지방색이 적은 곳에서 많이 태어난다는 것은 개인의 능력으로 엘리트에 진입하는 경우가 남성보다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엘리트끼리 가족으로 연결된 숫자에서도 386세대 여성 엘리트가 남성 엘리트를 앞서고 있다. 50년 이전 출생자와 50년대 출생자에서는 남성 엘리트 한 명당 1.7명, 여성은 1.3~1.4명이 가족으로 연결돼 있었으나, 386세대로 오면서 여성이 남성을 추월했다. 즉 남성은 1.9명, 여성은 2.1명으로 나타났다.

옛날에는 재벌가라도 아들에게 요직을 맡겨도 딸에게는 요직을 거의 맡기지 않았다. 엘리트 집안에서 엘리트 사위를 보기는 원해도 엘리트 며느리 보기를 원하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가족으로 연결된 엘리트 숫자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았다. 386세대에서부터 남녀 간에 이 숫자가 역전 추세를 보이는데, 이는 재벌가의 손녀들이 기업 전면에 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이병철 전 삼성회장의 손녀이자 이건희 삼성회장의 딸인 이서현씨는 현재 제일모직 상무보로 재직 중이다.


여성 엘리트 출신 여고는
경기.이화여고 두드러져
386세대부터 두 여고 제친 학교 많아

'한국여의사회 회장, 서울지방법원 민사 조정위원, 맑은물 사랑실천협의회 고문, 서울대 총동창회 부회장'. 박양실 전 보건사회부 장관의 이력이다. 유력 남성 인사에 못지않은 사회활동을 펼쳐온 그는 경기여고를 나왔다. 취재팀 조사.분석 결과 지금까지 여성 엘리트를 가장 많이 배출한 여자 고등학교는 경기여고와 이화여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여고 졸업생 중엔 법조계에 '여성 최초'의 역사를 쓴 동기동창 3인방이 유명하다. 최초의 여성 법무부 장관인 강금실 변호사는 여성으로 처음 대법관에 오른 김영란 대법관, 첫 여성 검사인 조배숙 열린우리당 의원과 서울대 법대까지 같이 다녔다. 김명자(열린우리당 의원) 전 환경부 장관, 황산성 전 환경처 장관도 경기여고 출신이다. 이화여고는 김모임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숙희 전 교육부 장관,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김정숙 식품의약품안전청장 등을 배출했다.

국회에 진출한 양교 동문도 많다. 이은영.이경숙.홍미영 열린우리당 의원과 이계경 한나라당 의원 등이 경기여고를, 이미경 열린우리당 의원과 이승희 민주당 의원 등이 이화여고를 거쳤다.

서지문(경기여고) 고려대 교수, 이미나(이화여고) 서울대 학생처장 등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양교 동문도 즐비하다. 재계에선 장영신(경기여고) 애경그룹 회장과 이명희(이화여고) 신세계 회장이 양교의 대표격. 시민단체 쪽에는 김천주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 회장과 정광모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이 각각 경기.이화여고 출신이다. 연예계에선 김혜자씨가 경기여고에서, 사미자.윤여정.심수봉씨가 이화여고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양교 동문 중 가장 강한 고교.대학 동문 인맥을 지닌 사람은 누굴까. 경기여고에선 박양실 전 장관(출신 학교.학과.학위 과정.재학 기간 중 세 가지 이상이 일치한 엘리트가 1270명)으로 조사됐다. 이화여고에선 박 전 장관처럼 서울대 의대에서 학.석.박사과정을 모두 거친 오성희 한양대 의대 교수(1249명)다.

386세대부터는 엘리트 배출 규모에서 경기.이화여고를 제치는 여고가 속출했다. 60년대에 출생한 엘리트 중에는 은광여고 출신이 가장 많았고 정화.신명.전주.정신.예일.경신여고 등이 경기.이화여고를 앞섰다. 포스트 386세대에 들어서면 대구 혜화여고를 필두로 서문.학산.성지.세화.여의도.신성여고 등이 엘리트 배출 상위 고교에 포진했다.

◆ 탐사기획팀=이규연(팀장), 정선구.양영유.강민석.김성탁.정효식.민동기.임미진.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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