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내내 꽃대궐 꽃구경 오세요 ■ 가볼만한 식물원·수목원
대지를 적신 촉촉한 늦봄 비로 초록이 더욱 싱그럽다. 봄꽃을 찾아 나서는 발걸음이 더욱 활기차다. 하지만 피었다가 이내 지는 것이 꽃들의 운명. 만개한 꽃을 쫓아다니기에는 시간이 너무도 짧다. 식물원이나 수목원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름난 식물원에는 어김없이 인파가 붐빈다. 꽃구경인지 사람구경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다행히도 괜찮은 식물원과 수목원이 여기저기 생겼다. 봄꽃이 진다고 실망하지 말자. 더욱 화려해지는 여름 꽃들이 망울을 맺고 있다. 최근 문을 연 가볼만한 식물원과 수목원을 소개한다. 30만평에 7,000여종 '국내 최대'
문을 연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국내 최대 식물원으로 자리잡았다. 30만평 규모에 자생식물만 2,400종, 외래식물도 4,600종에 달한다. 지금 이 곳에는 봄을 보내고 여름을 맞는 의식이 소리없이 진행되고 있다. 입구를 지나 처음 도착하는 아이리스원에 피어나는 보라색 아이리스가 그렇다. 모란이 떨어지고 있지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겨를도 없이 작약이 봉오리를 맺고 있다. 주차장 맞은 편 논을 따라 150㎙ 가량 뻗어있는 수생식물원은 연, 수련, 아이리스 등 100여종의 수생식물이 피어나면서 화사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 개장한 호주온실은 한택식물원의 또 다른 볼거리. 식물원 중심부 270평 규모의 온실에는 호주와 뉴질랜드 자생식물 200여종이 앞다퉈 피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특히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바오밥나무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국내에서 유일하기 때문이다. 나무 중앙부분이 병처럼 둥그렇게 튀어나왔다고 해서 보틀트리(bottle tree)라고도 불린다. 코알라의 주식인 유칼립투스, 100년에 1㎙를 자란다는 그래스트리 등 희귀 식물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밖에 월가든, 암석원, 관목원, 원추리원, 침상원, 시크릿가든 등 다양한 주제별로 전시되는 꽃들을 만날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 양지IC에서 나와 백암 방면 17번 국도를 따라 가다 근곡사거리에서 우회전, 329번 지방도를 타고 삼죽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장평리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된다. 중부고속도로 일죽IC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죽산 방면으로 오다가 우회전해서 들어와도 된다. 성인 8,500원, 어린이 5,000원(주말기준). (031)671-5666. 유럽 정원 흡사… 테마별 조성 온천도시로 유명한 아산은 고속철도 개통으로 수도권에서 한걸음에 달려올 수 있는 곳이 됐다. 올 3월 문을 연 세계꽃식물원은 온양ㆍ도고ㆍ아산온천, 현충사, 외암리민속마을 등에 이어 즐겨찾기 목록에 새로 추가해야 할 곳이다. 아산지역 화훼단지 조합원들이 일본 수출용으로 키우던 꽃들을 테마별로 묶어 조성했다. 5,000평 규모의 실내식물원으로 유럽형 가든을 연상케 한다. 세계동백관은 블랙레이스, 누시오스 잼, 마크 알랜 등 30여종의 동백으로 구성된 국내 유일의 동백전문공원. 가장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세계구근관에는 튤립, 수선화 등이 지고 카라, 아마릴리스, 베고니아 등이 만개했다. 세계초화관에는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인기를 끄는 초화나 관엽식물이 전시되고 있다. 덩굴식물전, 국화전, 수생식물전 등 다양한 테마전도 볼거리이다. 도고온천에서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있으며 입장료에 화분교환권이 포함돼있다. 성인 5,000원, 어린이 3,000원. (041)544-0746~8. 산자락 따라 '야생화 천국'
평범한 직장인이던 김광수 원장이 야생화의 매력에 반해 6년간의 준비끝에 지난 해 개장한 야생수목원이다. 처음에는 가평 야생수목원으로 문을 열었지만 지금은 아예 꽃무지풀무지로 부른다. 무더기를 뜻하는 순 우리말 ‘무지’라는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 국내에서 자생하는 순수 들꽃 600여종으로 식물원을 조성했다. 들꽃을 보다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배치가 인상적이다. 입구에 마련된 온실에는 현재 볼 수 있는 들꽃들을 한데 모아 전시하고 있다. 꽃과 사진과 설명이 함께 있어 이 곳에서 먼저 꽃들의 이름을 숙지하고 본격적인 감상에 나서면 좋다. 산자락을 따라 1만3,000평 규모의 야외전시장이 펼쳐진다. 또 수생식물원, 암석원, 습지원, 덩굴식물원, 산림욕장. 약초원, 국화원 등이 이어진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마치 동네 뒷동산에 놀러온 듯한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자연미를 최대한 고려한 까닭이다. 꽃구경에 취한 뒤 온실로 돌아와 아까 본 꽃들을 다시 보면 어느새 들꽃에 대해 해박해진 자신을 깨닫게 된다. 경춘국도(46번국도) 청평삼거리에서 좌회전, 9㎞가량 가다가 항사리에서 좌회전하면 만난다. 화분교환권 포함, 성인 4,000원, 어린이 3,000원. (031)585-4875. 꽃 사이사이 500여개 石物
바다에서 나는 굴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꽃(花)과 돌(石)이 어우러져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남양주 사릉 인근에 있는 음식점에 딸린 부대시설이지만 규모만 1만2,000평에 달하는 식물원이다. 5월이면 철쭉과 연산홍으로 식물원전체에 붉은 빛이 감돈다. 잦은 비로 붉은 기운이 조금 사그러들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름답다. 원추리, 나리꽃, 옥잠화 등이 쉴새없이 번갈아 핀다. 꽃 사이사이에 해태, 돌거북, 불상, 남근석 등 500여개의 석물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해까지는 음식점을 찾는 고객들에게는 무료로 개방했으나 올해부터는 식물원과 음식점을 분리, 일괄적으로 입장료를 받고 있다. 성인 3,000원, 어린이 2,000원(주말기준). (031)574-8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