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저작권] 다시 뜨는 리메이크, 그 속에 담긴 권리들

[박성서]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리메이크 바람이 요즘 가요계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등을 통해 방송됐던 리메이크 곡들은

음원시장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이들 곡들의 권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씨에게 가요계 이모저모에 대해 듣는다.

[저작권문화 l 공감, 저작권]

다시 뜨는 리메이크 곡,

그 속에 담긴 권리들

글 l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저널리스트)

최근 들어 '나는 가수다(MBC)', '불후의 명곡(KBS-2)' 등을 비롯해

'슈퍼스타 K(M-net)', '위대한 탄생(MBC)', 'K-POP 스타(SBS)', 'Top밴드(KBS-2)' 등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화제다.

이 프로그램 관련 내용들은 방송과 동시에 인터넷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에 랭크될 정도로

관심을 불러 모으며 화제가 되고 있고 그만큼 영향력 또한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스타가 탄생하고 노래 또한 주목받는다.

'음악인의 새로운 변화를 위한 프로그램'이란 슬로건을 내건 ‘나는 가수다’만 보더라도

프로그램을 통해 리메이크되며 다시 화제 곡으로 부상한 노래들이 많다.

'여러분', '이제 그랬으면 좋겠네', '희나리', '빈잔', '하얀 나비'...

바로 이러한 프로그램의 인기가 리메이크 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리메이크의 꽃은 '편곡'이다.

가요계 일각에서는 최근 방송 등을 통해

새롭게 편곡되어 불리어지는 노래들에 대한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시대마다 세대마다 불리어지는 노래는 다르지만

         리메이크를 통해 다시 새롭게 조명 받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역시 좋은 노래는 세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 '불후의 명곡', 싱어송라이터 최백호.

          "새옷으로 갈아입고 후배들에 의해 다시 불리어지는 현장을 보면서 흐믓했다.

           이러한 리메이크를 통해 숨은 명곡들이 더 많이 발굴되어지길 바란다."

            - '불후의 명곡' 작사가 이건우.

           " '희나리'의 경우 편곡을 거치면서 원곡과 많이 달라졌는데

           김범수씨가 잘 소화했고 원작자 추세호씨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김범수 콘서트장에서 수많은 팬들이 이 노래를 요청해올 정도로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성공 사례다.

           예전 곡들을 젊은 사람들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무자로써 보람을 느꼈다.

            - mbc 미디어사업부 한승열 차장.

원곡과 편곡 사이에 존재하는 쟁점은?

방송 리메이크 붐이 화제를 몰고 온 만큼

프로그램 방송-전송 서비스-음반 제작 유통과정에서의 저작권 문제 또한

민감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싱어송라이터 강산에와 MBC '나는 가수다' 간의 분쟁이 대표적인 경우다.

강산에의 경우 "방송은 허락했지만 음원판매까지는 허용하지 않았다"며

음원 서비스 및 음반 제작을 중단시켰다.

지금까지 '나는 가수다'를 통해 방송된 강산에 원곡의 음원은

'삐딱하게', '라구요', '넌 할 수 있어' 세 곡으로

이 중 '삐딱하게'는 사전합의와 그에 따른 절차를 거쳐 음원유통이 이뤄졌으나

강산에 측에서 해당 내용에 음원 서비스까지 포함됐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양측은 서로의 실수를 인정하고 합의에 이르렀다.

이처럼 원곡의 저작권자와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종종 발생한다.

임재범은 리메이크 음반 수록곡 '내 귀에 캔디'를

저작권자인 작곡가 방시혁의 허락 없이 녹음했다가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해

온, 오프라인 발매를 취소해야 했다.

최근 예능과 음악이 결합된 포맷의 프로그램이 늘고 있고

프로그램별로 재가공된 음원이 공개되고 있다.

이들의 음원사이트 차트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저작권 역시 민감한 사안이다.

리메이크는 우선 두 가지, 원곡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와

편곡을 새롭게 하여 원곡의 원형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신탁관리국 연성흠 회원팀장은,

"원곡 그대로 방송에서 부르는 경우와는 달리

새롭게 달라지는 부분은 2차적 저작물작성권과 저작인격권과 관계된다"며

"원곡을 재편곡하여 리메이크하려면 일단 변형이 이루어지므로

원 저작자인 작사, 작곡가에게 반드시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편곡에 담긴 2차적 저작물작성권과 동일성유지권은 무엇?

여기서 말하는 '2차적 저작물작성권'과 '동일성유지권'은 어떤 것일까.

잠시 현 저작권법을 살펴보자.

우선 2차적 저작물작성권은 원 저작물을 각색, 번역, 편곡 등 변형하여

새롭게 재창작할 권리를 말한다.

다른 사람이 만든 새로운 가요가 원 저작자가 작사, 작곡한 동일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으면

새로 만든 가요는 원 저작물을 복제한 것이 되고

새로운 가요가 원 저작물과 실질적으로 유사하지만

새로운 창작성이 부가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으면 '2차 저작물'로 인정된다.

한편 '저작인격권'에는 '공표권', '성명 표시권', '동일성 유지권'이 있고

이와 관련하여 '저작인격권의 일신전속성'이 있다.

이중 '동일성 유지권'은 저작물의 내용, 형식 등을 동일하게 유지할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저작인격권의 일신전속성'은 원 저작자 자신만이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저작권자의 저작재산권을 관리하는 단체이므로

저작인격권은 저작권자 자신이 직접 행사해야 하는 권리다.

때문에 작가마다 승인 조건을 다를 수밖에 없다.

"편곡과 관련하여 원 저작자의 인격권 승인과정에서 열명 중 한두 분은 거절합니다.

대부분의 거부 사유는 편곡 과정에서 원래 노래의 의도가 다르게 변형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죠."

MBC 미디어사업부 한승열 차장의 말이다.

때문에 이러한 원 저작자 승인 과정에서 보상금이 지급되기도 한다.

개별적 계약이 이루어지므로 지급 금액도 다르다.

현재 MBC는 미지급 계약 작가도 사후 통상적인 금액을 소급 적용해 지급하고 있다.

보상 금액의 적정선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원 저작자 입장에서는

인격권에 대한 보상과 저작권료를 받게 되므로 비교적 흔쾌히 승낙하는 편이다.

그러나 원 저작자와 연락이 되지 않는 등 직접 승인 받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원 저작자와 유선연락이 되지 않을 때에는 주소지에 우편물을 보내거나

혹은 권리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는 증빙을 남겨두어야 하며

그래도 승인이 되지 않을 경우 기획사나 방송국에 저작권 문제 발생 시 해결을 위한

확인서를 받아 처리하기도 한다."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연성흠 팀장은 설명한다.

또한 원 저작자가 사망했을 경우, 이에 따른 권리를 저작권법은 어떻게 규정하고 있을까.

허희성 저(著) '신 저작권법 축조해설' 제3절 14조에 보면,

'원 저작자의 사망 후에 그 저작물을 이용하려는 자는 저작자가 생존하였더라면

그 저작인격권의 침해가 될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그 행위의 성질 및 정도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저작자의 명예를 훼손되는 것이 아니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아니하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결국 저작자의 명예와 관련된 경우에는 저작인격권이 승계자에게 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침해 여부의 판단은

행위자의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사회통념상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맞춤법의 표기법이 바뀜에 따라 오기를 고치거나

일본식 표현을 우리말 표현으로 고친 것으로서

수정한 내용이 원작과 별로 다르지 않다면

그 수정행위의 성질 및 정도로 보아

사회통념상 저작자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 아니라고 한 판시가 참고할 만하다.

(대법원 판결 94다 7980호, 1994. 9. 30)

원 저작자의 동의를 얻어 새롭게 편곡했다면

새로운 2차적 저작물로 해당 편곡자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할 수 있다.

현재 방송 등을 통해 큰 반향을 얻고 있는 리메이크,

저작권자나 사용자 모두 저작권에 대한 올바른 이해로 리메이크가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 Copyrights ⓒ '저작권문화' 2012년 7월호, 한국저작권위원회 발행.

[청비(김대진)]

그러시면 적우님이 하얀나비, 작은새, 이름모를소녀 세곡의 리메이크음반을 발매했는데 원작자 저작권료는 없다고 생각되는데 맞아요?

[박성서]

편곡을 새롭게 했다면 편곡자의 창작을 인정, 2차적저작물로 편곡자가 새롭게 추가로 등록되는 것이지요.
'김정호 작사, 작곡, OOO 편곡, 적우 노래'... 이렇게.
참고로 저작권료 분배 비율은 이렇습니다. '작사 : 작곡 : 편곡 - 40% : 40% : 20%'

[청비(김대진)]

소상히 알게되어서 기쁘네요. 사주길 잘했네요. 궂은날씨 조심해서 다니시구요~~~`

[김밥(장윤석)]

듣고, 보는데만 신경쓴다고 남의 일로만 여겼었는데 카페지기님의 친절한 설명에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감사합니다...^^

[물소리]

공부 잘하고 갑니다 감사.

[지당(명영환)]

그래도 평론가이신 울 지기님 덕분에 우리 친구님들 많이 배운다 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