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인표 전일저축은행 대주주 공판 관람기
지난 3월12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은인표씨의 항소심 2차 공판이 있었다.
2시에 있었던 재판을 직관 하기위해 법정에 입장 했을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은인표씨의 16차 공판이었다.
은인표씨는 올해 59세로 상호저축은행법 위반등으로 6년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다른 저축은행비리사건들은 이미 모두 재판이 종결되어 확정된 상태이고 피고인들이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했다.
유독 은인표씨만 공소사실을 불인정하고 6년 동안이나 재판이 진행 되고 있는 상태이다.
그는 과연 전일저축은행을 전체규모 4500억원의 부실로 파산시키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많은 피해자들을 나 몰라라 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인간이었을까?
전일저축은행을 마치 개인금고처럼 사용 했다는데 이게 진실이긴 한 걸까?
제주도에서 카지노 사업을 하면서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진 그가 고향 사람들 고혈을 빨아 먹는 희대의 사기극을 저질렀다는데 과연 그실체와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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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저축은행은 35년간 전북지역의 서민금융기관으로 군산,김제,남원.익산,정읍에 지점을 두고 본점은 전주에 구 한국은행 건물에 입주해 영업을 하던 자산규모 1조원이 넘은 전북 제일의 저축은행이었다.
은인표씨는 전일저축은행 인수당시인 2002년도에 대주주였던 이종덕씨의 지분 51%를 인수하기로 계약 하였으나 대주주의 지위를 신청하지 않고 지위를 획득 하지 못했다는게 은씨의 법정진술이다.
2002년 당시 전일저축은행의 대표이사는 백기덕(39년생)씨 였는데 백기덕은 2000년부터 2002년 인수 당시 까지 오너 이종덕의 요청으로 대표이사로 있던 사람으로 인수협상이 진행되자 직위보존에 위협을 느낀 건 당연하고 자기 아래에서 근무하던 영업이사 김종문이 후임 전일저축은행 대표이사가 된 것도 곱지만은 않아 보였을 것이다.
백기덕은 이에 앙심을 품고 은인표씨를 음해 하기위해 2011년 11월 22일 전북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은인표가 1,000억원대 쓰레기어음을 불법으로 대출했다’ ‘조직폭력배 출신인 은인표가 일으킨 희대의사기극’’은인표가 브로커와 짜고 160억원을 사기쳐 그돈으로 전일저축은행을 인수한 사실이 검찰조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 한다.
이에 은인표씨는 ‘백씨가 앙심을 품고 허위사실을 언론에 유포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당했고 이로 인해 담당 재판부에 나쁜 인상을 심어줘 이중의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는 취지의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5,000만원 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된다.
이에 재판부는 ‘백씨가 은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거짓을 드러내 은씨의 명예를 훼손한게 인정된다’라고 판결. 은씨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백씨는 은씨에게 300만원을 지급 하라고 판결했다.(2013.6.8.)
결국 은인표씨는 조직폭력배 출신도 아니고 쓰레기어음불법대출에 관여한 것도 아니고 세간에 떠도는 희대의 사기꾼 운운은 근거 없는 낭설 이었다면 은인표 본인에게는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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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인표 씨는 두 번의 재판에서 각각 12년씩 24년의 구형을 받는다.
내란음모죄로 구형 20년을 받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전의원 보다도 구형량이 더 많다.
2012년에 있었던 1심 재판 최후진술에서 피고인 은인표는 ‘전일저축은행의 주권을 교부 받은적도 없고 매매계약이 어떻게 이루어 졌는지도 모른다’라고 진술했고 재판부는 ‘대주주의 지위를 이용해 탈법적인 방법으로 대출을 실행하고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했다’라고 판결 하면서 병합건과 함께 징역 6년을 2012년9월28일에 선고 한다.
2014년9월12일 별건으로 진행된 기획사불법대출등 추가기소 선고재판에서 검찰측 공소사실에 유명연예인을 앞세워 전일저축은행으로부터 179억원을 부실 대출 받았다 하였으나 연예기획사(주) 엔턴의 76억 상당의 부당대출은 무죄로 판결. 재판부는 은씨가 43억원을 부당대출 받아 25억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며 이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판결문에서 ‘실제 사주가 은씨라거나 은씨가 대출 담당자라는 검찰에서의 진술을 대부분 번복 했으며, 임직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은씨가 대출을 지시하거나 적극 가담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 라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이 재판에서 은인표씨는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인정 받았음에도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은것은 법원이 검찰측 입장을 배려한 듯한 선고결과라고 생각 하지 않을수 없다.
위의 무죄이유를 살펴보면 대주주의 지위를 이용해 탈법적인 방법으로 대출을 실행하고 배임 하였다는 별건 2012년 1심 판결결과는 뒤집어 지고 무죄로 인정될 이유가 상당해 보인다.
은씨가 불법대출을 지시하거나 적극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결이유는 병합된 항소심에서 상당한 감형 이유로 작용 할 듯 하다.
당시 전일저축은행의 은행장이었던 김종문이 중국 도피후 구속 되었고 전일저축은행 영업이사 출신인 김종문 은행장이 대출관련업무 전반을 지시또는 묵인했을 개연성이 깊어 보인다.
은인표씨는‘저축은행에 실질적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은행을 인수해 범죄를 저지르려 하지 않았고 은행돈을 개인용도로 쓰지 않았다’고 법정에서 항변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회사돈 1원도 법인카드도 개인적으로 사용 하지 않았다’고 할 만큼 억울함을 호소 했다.
위에서 보듯 은인표씨는 일관되게 공소사실에 대해 불인정하고 있고 수사내용과는 다른 증언들이 나오고 있어 사실오인 부분이 밝혀지고 있다.
국내 유수의 로펌으로 구성된 은인표씨의 변호인단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전략으로 재판을 가져가진 않았을 거라 본다.
그렇다면 분명 은인표씨의 억울한 부분이 있었을 거라고 누구나 추측해 볼 수 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죄사실에 대해 유죄를 입증하는 증거가 있어야 하고 피고인측 역시 유죄가 아님을 입증해야 한다. 재판공학적인 접근은 차제 하더라도 지나친 구형량, 무리한기소로 무죄판결이 많다는 것은 기실 은인표씨가 검찰에 밉보인 것이 분명하다.
모든저축은행사건은 모두 검찰의 범죄사실 대로 유죄가 인정되었고 감히 부인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오직 은씨 만이 부인하고 있고 일부 유죄입증에 실패한 부분은 검찰측에서도 당황스러울 듯하다.
은인표씨 변호인의 주장대로 ‘이사건 수사는 2002년부터 저축은행 인수를 시도 할 때부터 시작되어 10년에 걸쳐 한 피고인을 비슷한 내용으로 기소를 남발한다는 건 부당한 사법권 행사이다’라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재판과정에서도 밝혀졌지만 은인표씨는 주주명부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았고 일반 저축은행과 달리 확정적 대주주의 지위를 취득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저축은행 사건중 유일 하게 진행중인 재판이고 유일하게 피고인이 공소사실에 대해 불인정 하고 있다.
지리한 재판으로 은인표씨는 매우 지쳐 보였다. 고개를 숙인 상태로 재판 내내 방청석 쪽으로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은인표씨 고향은 전북이다. 은씨는 고향땅에서 고향 사람들이 이용하는 저축은행이 문제가 되자 인수에 대해 많은 후회를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재판과정에서 소회를 밝혔는데 저축은행 인수가 자기에게 맞지 않는 일이라고 판단하여 실제 개인자산의 손해를 보면서도 경영에는 관여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은인표씨는 슬하에 자녀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보통사람과는 다른 재산관을 가지고 있다고 법정진술 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카지노 사업이 생산성이 없으면서 사회의 해악만 준다는 생각에 그는 많이 베풀고자 했던 것인데 그것이 마치 저축은행을 인수해 자기돈 같이 쓰고 산 것 처럼 잘못 비춰졌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은인표씨는 2008년 1월부터 수감생활중이다.
중간에 형 집행정지등으로 16개월 정도 빼더라도 5년이 넘는 세월을 독방에서 징역살이를 하고 있다.
전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저축은행비리에서 대주주의 지위에 있었다고 주홍글씨로 써버리면 그책임에서 절대 자유로울수 없다.
은인표씨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어 보인다. 명확한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모호했고 금융하이에나들이 득실거리던 춘추전국시대에 인수 하였으니 여간 복잡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저축은행비리로 국가적으로 27조원이라는 비용이 들어가고 수많은 사람의 인생과 삶이 망가졌다. 이 도덕적인 면에서 까지 책임을 회피 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법적으로 단죄 할때는 누구나 이해 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증거로 그 죄를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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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인표! 그의 인생은 마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catch me if you can 영화처럼 희대의 사기꾼으로 세상 사람들이 각색 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를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그에게 왠지 모를 연민이 느껴진다.
쳐진 어깨로 법정뒷문으로 사라지는 은인표씨의 모습을 보면서 그가 바라는 진실이 밝혀져 정의가 절름거리며 그의 뒤를 따를 것인지 궁금해 졌다.
은인표씨는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이며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재판이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