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단단해 진듯 / 김수현 / 나는 나대로 살기로 했다 / 마음의 숲
華曇 정순덕
2023년 12뭘 30일.
마음의 감기를 오랫동안 앓아 온 남편을 급기야 입원 시켰다. 그 보다 앞선 27일. 은행 볼일 보러 갔다가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에서 미끄러져 단기 장애를 입었다. 손목 과 팔꿈치를 애매하게? 다쳐 응급실로, 조카가 일하는 분당의 00병원으로 다니며 치료 받고 있다. 와중에 약지가 관절인 줄 알았는데 손바닥 뼈관절이 닳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시술을 받아야 했다.
나도 마음의 감기가 초기인 듯. 잠도 잘 오지않고 밥맛도 없다. 측은지심도 생겼다가 그 동안 참아 낸 내가 불쌍했다가 유교적 생각에 절은 나를 원망도 하고. 이제라도...하고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가 종 잡을 수 없다. 그러나 어떻하든 내가 모든것을 결정해야했다. 식당도 그대로 하고 싶다. 아들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결단을 내려야 했다. 다행이 아들은 요즘 조금씩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차차로 나는 나의 새로운 길을 걸어갈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잠이 오지 않는 밤. 끙끙거리며 오만가지 잡념에 시달리느니 책을 읽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작가 김수현씨는 내가 알지 못 했던 분이다. 나보다 젊은 사람인데 빨리도 깨우쳤다. 세대가 달라서 . 환경이 달라서. 이런저런 이유래도 이렇게 질서정연하고 쉽게 "to do list (해야 할 일의 목록)"을 제시해 주었다. 아! 이토록 힘에 부치는 참에 다행하게도 이 책을 만나 위안이 되고 나의 결정에 쇄기를 박는다. 너무 다행한 일이다.
p10 냉담한 세상에서,
아무런 잘못 없이 스스로를 질책해야 했던
나와 닮은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
우린 잘못이 없다고.
나로서 당당하게 살아도 된다고 말이다.
p16 우리의 잘못은 아니지만 사람의 자존감에 치명상을 끼치는 건, 부당한 대우 자체보다 대우가 굴복한 자기 자신인 거다.
저열한 인간들로부터 스스로의 존엄함을 지키기 위하여, 우리에겐 최소한의 저항이 필요하다.
p27 우리 삶에서 곧 사라질 존재들에게
마음의 에너지를 쏟는 것 역시 감정의 낭비다.
p31 아이큐가 지혜를 측정할 수 없고,
친구의 숫자가 관계의 깊이를 증명할 수 없고,
집의 평수가 가족의 화목함을 보장할 수 없고,
연봉이 그 사람의 인격을 대변할 수 없다.
p37 일상적 혐오에 대해 <모멸감>의 저자 김찬호교수는 웬만큼 잘나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그 공허를 채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타인에 대한 모멸이라 이야기했다.
p42 소설가 김형경을 <사람풍경>에서
사랑의 반댜말이 증오나 분노가 아니라 무관심이듯, 생의 반대말은 죽음이나 퇴행이 아니라 방어의식이라 이야기했다. 방어 의식은 사람을 영원히 자기 삶 바깥에서 서성이게 한다.
p43 그리고 그 마주 봄 끝에
가장 중요한 건 다시 시작하는데 있다.
p46 우리는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며 타인의 삶의 무게를 짐작하지만,
타인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듯,
우리의 눈에 비친 타인의 모습도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각기 다른 상처와 결핍을 가졌으며, 손상되지 않은 삶은 없다.
p50 내 삶에는 많은 제약이 있고, 보장된 것은 없지만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삶에도 허락된 많은 것들이 있다.
p72 자존감의 원리를 최초로 규명한 심리학자 너새니얼 브랜든은 건강한 자존감을 위한 두 기둥을 자아 효능감과 자기 존중감이라 이야기했다.
자아 효능감이란 자신을 돌보며 현실적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는 자기 신뢰이자 자신감이고 자기 존중감은 스스로를 존중하며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마음이다.
p80 나다운 것은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삶을 일구는 것이 나다운 삶이다.
그 시작을 위해선 당신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당신에 대한 글을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가치를 실현하며 살고 있는지
무엇에 행복해지는 사람인지
나는 남과 어떻게 다른지
{자기 감각}을 찾자.
p84 개인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억압하고
도리라는 이름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미덕이었고,
이것은 아무리 울화가 치밀어도 화합을 위해
희생을 강요하는 통치 이데올로기였다.
p103 삶이란 결국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 질 좋은 옷 한 벌을 찾는 일이다.
p147 질식할 때까지 스스로를 방치하는 것만큼 자기 자신에게 무책임한 일은 없다.
p156 타인의 사생활에 호기심을 접어두는 것.
그건 내 삶을 지킬 수 있는 전제이자
우리가 인간으로서 서로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외일 것이다.
p206 개인의 불행은 자기착취적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것이다.
첫댓글 살아질 때도 나름 의미는 있는 법
어느 것이든 내가 지나온 흔적이기에 연민으로 바라봅니다.
훌륭하게 이겨내길....
그리하여 먼 훗날 옛날 이야기 하며 팡파레를 울리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