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거리미사에 대한 제언
수신: 서교동 성당 김경식 신부님 및 거리미사 관계자분들께
발신: 희망시장 대표 김정은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29-11 서교빌라내
희망시장 운영위원회
대표: 010-8542-9879
제5회 거리미사를 축하드립니다.
이번 거리미사와 관련하여 그간 제반의 문제점을 말씀드리고
앞으로는 좀더 많은 협의를 통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희망시장'은 2002년 5월 12일부터 매주 일요일(오후1시~오후5시30분)
홍대앞 놀이터(공식명칭:홍익어린이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수공예,예술장터입니다.
희망시장은 프리마켓과 함께
마포구청 뿐만이 아니라, 상인회, 홍익노인회, 지역주민, 문화예술관계자를 모시고,
수많은 간담회와 공청회의 논의를 거쳐 지금의 형태로 정착되어 운영되어왔으며,
곧 200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거리미사는 서교동 성당의 자랑스러운 행사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거리미사가 이미 오랜 시간 홍대앞 놀이터에서 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희망시장'은 물론, 기타 주변 분들과 마찰을 빚는 일은 없어야 하겠기에
제언을 드립니다.
1. 무대의 위치 및 설치 시간에 대한 정확한 공지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제5회 거리미사를 위해
놀이터의 미끄럼틀로부터 10m를 완전히 비워달라는 통보 요청을 받았습니다.
또 무대 설치는 희망시장의 진행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당일 새벽에 모두 완료하시겠다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희망시장 시민작가들은 정확히 10m 를 완전히 비워드렸습니다.
사실 크지 않은 놀이터에서 10m라는 것은 거의 놀이터 절반을 사용하시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하지만 희망시장 운영진은 모든 문화예술은 배타함없이 공존해야한다는 원칙과 동일하게 적용하여
많은 피해를 감수하고도 이번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당일 아침 아무런 설치가 되어있지 않았고, 운영진은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거리미사를 총괄 담당하시는 분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새벽에 나와보니 놀이터가 그렇게 지저분할 수가 없다며 도저히 설치할 수 없었다.
무대 파손의 우려도 있지 않겠냐며 약속을 시행하지 못하신 것을
희망시장 운영진의 탓인 양 말씀하셔서 좀 불쾌했습니다.
희망시장은 2002년 5월 개장 이후 매주 일요일 아침 놀이터 전역 및 공중화장실을
깨끗이 청소해왔습니다.
토요일 저녁부터 새벽까지 홍대앞 놀이터는 취객들의 문란한 행태로 인해 난장판이 됩니다.
상인회와의 협의 끝에 희망시장은 일요일 오전 8시 경 노인회 분들의 도움으로
청소를 시작하며, 놀이터 바깥 길가와 공중화장실까지 청소가 끝나는 시간은
오후 12시30분 입니다.
당연히 새벽엔 지저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담당자 분께선 미처 놀이터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신 채로 그런 결정을 내리신 듯 합니다.
다음에도 거리미사를 진행하신다면
정확한 무대 설치 시간을 통보해주시고, 그 지정된 시간 이외에는
기존에 이미 진행하고 있던 '희망시장'의 행사가 지장을 받지 않도록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 놀이터의 출입구를 막지 말아주십시오.
이미 홍대앞의 문화예술행사로 자리잡은 거리미술전과 프린지페스티벌의 경우에도
홍대앞 놀이터에는 대규모의 무대를 설치하지 않습니다.
주말의 놀이터는 희망시장 및 프리마켓과 공동으로 사용해야하는 곳이므로
놀이터에서는 희망시장 및 프리마켓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기획하고,
대규모 무대는 2005년 즈음부터 '걷고 싶은 거리'쪽에 기획되고 있습니다.
마포구청에서 홍대 주변에 열리는 수많은 대규모 행사를 소화해내기 위해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했고, 또 무대가 이미 설치되어있으므로,
비용절감의 효과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후1시 이후에 거리미사 무대설비를 실어온 탑차(탑 날개 트럭)이 놀이터의 출입구를 막는 것은
희망시장의 행사 뿐만이 아니라,
공원 내로 진입하고자 하는 일반 시민에게도 불편을 끼치는 일이며,
이미 수어 년 동안 그곳에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노점상분들께도 피해를 드리게 됩니다.
게다 미사 두어 시간 전부터는 아예 끈과 플랜카드(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문구)로
화장실 쪽과 길가의 출입구 두 군데 양쪽을 봉쇄해버리시는 바람에
일반 시민들의 공원 내 진입 자체가 매우 힘들었으며, 참여작가들도 화장실을 가기 위해
무대를 돌아서 가야하는 불편함을 겪었습니다.
거리 미사가 아무리 훌륭한 의미의 행사라 하더라도,
공공 장소인 놀이터의 진입로를 게다 두 곳 씩이나 상의없이 무단으로
봉쇄하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3. 희망시장 행사시간 중에 성화를 게시하지 말아주십시오.
거리 미사는 합법적인 행사이고, 노점 등은 불법 행사이므로 폐쇄해버릴 수도 있다는
행사관계자 한 분의 지나가는 듯한 말씀은 제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앞서서도 말씀드렸지만, 희망시장은 마포구청 문화체육과와 지역경제과, 공원녹지과 및
심지어 도로교통과와도 많은 만남 속에서
무엇이 홍대앞 문화예술에 도움이 되는 길인지,
무엇이 홍익어린이공원이라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인지, 어떤 지역경제적 효과가 있는 지 많은 논의 끝에
햇수로 6년째 진행되고 있는 행사입니다.
희망시장 행사 중인 오후 1시에서 오후 6시 사이에
놀이터 전역에 거리미사 플랜카드는 물론, 각종 성화 5여점을 게시하신 것은
희망시장 행사가 자칫 일반 시민들에게
성당의 부대 행사로 여겨질 수 있으므로 매우 부적절했다고 생각됩니다.
일정 종교적 색채나 정치적 색채를 배제하고자 하는 희망시장에게는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며,
또한 이는 타 종교인이거나, 종교인이 아닌 참여작가들과 일반시민에게는
오히려 카톨릭에 대한 반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희망시장 행사 시간 중에는 성화를 게시하지 말아주십시오.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희망시장 및 프리마켓은 절대로 나무에 어떠한 이유에서건 홍보물을 게시하지 않습니다.
이는 단지 공원녹지과와의 약속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수목을 훼손하면 안된다는 큰 취지이기도 합니다. 참조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4. 희망시장 행사 시간 중 음향을 자제해주십시오.
희망시장 및 프리마켓은 주말 오후 시민들의 휴식처로서 홍익어린이공원의 역할을
일정 선에서 보장해야한다는 마포구청의 공원녹지과의 요청을 받아들여
뒷쪽 벤치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앰프를 사용해야하는 공연은
뒷쪽 정자를 중심으로 소규모로 기획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미끄럼틀을 중심으로 한 '어린이 전용장소'의 청소 및 확보도 꾸준히
지켜오고 있습니다.
희망시장 행사 시간 중 음향 세팅으로 인한 소음은
희망시장 행사 뿐만이 아니라, 휴식을 위해 공원을 찾은 시민들에게도
불편했으리라 생각됩니다.
희망시장은 작가와 작가, 작가와 시민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장입니다.
희망시장 행사 시간 중에는 어떠한 음향이라도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말씀을 함께 나누고, 전하는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필요 이상으로 공격적으로 느껴진다거나,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행사 및 참여자와 일반시민에게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불편을 느끼게 한다면
다시 한 번 깊은 고려가 필요한 사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모쪼록 사제님과 성당 관계자 여러분의 넓은 마음으로 받아안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제5회 거리미사를 축하드립니다.
첫댓글 작가들이 새벽에 가서 쓰레기버리고 술뿌리며 놀았나요? 성당의 미사를 위해 우리가 미리 청소를 해놨어야한다는건가요? 공공의 장소에서 한 종교의 행사를 진행한다면 대중에게 노출되는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일반 시민들에게 양보를 해야지 어떻게 합법적이란 이유로 터억~하니 공공의 장소인 공원의 입구를 막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작가가 아니었어도 마찬가지 생각이 들었을거에요. 몇몇 시민분들이 공원에 무슨 공사를 하나보다고 들어오지 못하시고 돌아서신 일도 있었고 노점 몇 분도 제시간에 원래 위치에 자리를 펼치지 못한 분들도 계세요.
누가 노점이 불법인 거 모르나요. 가진 것이 조금 적어 업으로 삼고 팔린만큼 살아가시는 분들인데 얼마나 힘이 세고 높으신지 몰라도 다 사랑하고 아끼라고 가르치는 종교가 아니었던 모양이죠. 최근 시사적인 문제로 다시금 존경하고 새로봤던 천주교인데, 이번 행사진행을 보면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다소 규모가 작은 외부행사이었을지언정 미사라는 것을 진행한다면 그 순간만큼은 성당못지 않게 성스럽게 여길 줄 알았건만 그것을 위해 청소를 하려는 생각조차 하질 않았다니...딱 청소가 안되어있다고 신자가 아닌 사람에게 화를 낼 정도만큼의 신앙이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