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산(天冠山, 723m/연대봉)
호남의 5대 명산은 지리산(전북 남원), 내장산(전북 정읍), 내변산(전북 부안), 월출산(전남 영암),
그리고 전남 장흥군 관산읍에 있는 천관산이다.
천자의 관(天子의 冠)에 달린 주옥으로 만든 장신구와 같다 하여 천관산이라고 일컫고,
예전부터 바람이 많이불어서 천풍산(天風山)이라고 하였다.
지제(支提)란 '흙이나 돌이 쌓인 무더기'라는 뜻으로
'부처의 복덕이 쌓여 있는 것'을 이르는 뜻이다.
산 능선에 기암괴석들이 쌓여서 얻은 이름이 지제산(支提山)이다.
신라 김유신장군의 연인 천관녀(天官女)가 숨어 들어 살았다는 전설도 있다고 한다.
내 마음에 언제나 달처럼 떠오르는 산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천관산이다.
2008년 여름, 천관산 자연휴양림에서 야영을 하고 다음날 새벽에 아들과 함께 올랐던 산이다.
자연휴양림을 원점으로 첫산행을 하였던 곳인데, 아들과의 추억이 있었던 것도 있지만
능선 따라 늘어선 기암괴석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런 산을 솔벗에서 간다고 하니 어찌 따라나서지 않을 수 있었을까?
날이 좋아서 기대하는 마음도 컸다. 산행들머리(날머리)인 장천재 주차장엔 11시5분 도착,
산행준비하고 출발한게 11시20분경. 오후 3시30분까지 하산하라는 당부는 곧 잊혀졌다.
애기단풍이 곱게 물들엇다. 장천재를 지나 선인봉으로 향했다.
장천재에서 5분여 숨가쁘게 오르면 곧고 편안한 길이 다리까지 이어진다.
이후 오르막은 삼거리인 대세봉까지로 B급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하산할 능선을 보면서 오를 수 있어서 좋았지만, 역광이라 '면류관'은 흐리게 볼 수밖에 없다.
오늘따라 엷은 연무로 다도해의 풍경은 감상할 수 없는게 너무 아쉽다.
선인봉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른 하산에 이른 저녁을 고려하여서 계획을 수정하였다.
금마님이 속한 그룹은 아슬한 바위 위에서 회장님이 속한 그룹은 멋진 밥상 위에서
산넘어고문님이 속한 그룹은 너른 밥상 위에서 다들 맛있게 식사를 하신다.
간편식으로 먼저 출발한 내가 종봉(금강굴)에서 아래로 내려 보니 가히 장관이었다.
(산넘어고문님께서 손수 싸주신 회, 맛 있게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석선(石船)의 안내판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올라선 바위군.
어느 산행지도엔 <노승봉>이라고 적혀 있는 곳이다. 여기 노승봉에서 대세봉 등을
보아야 한다. 지나친다면 후회할 경치가 노승봉에 있다.
노승봉에서 거친 숨을 멈추면 '삼거리'이다.
천관사(또는 자연휴양림)에서 올라 오는 길이 우측에 놓여져 있다.
삼거리를 지나면 대세봉(大勢峰)이다. 나는 새도 감히 앉을 수 없을만큼 기세등등한 봉우리.
대세봉이라는 푯말도 없다. 환희대로 가는 길은 좌우로 있다. 우측 길을 택했다.
대세봉을 지나니 진죽봉이 실루엣처럼 보인다. 아~ 감탄사는 절로 나온다.
보현봉일까? 남근석이 작게 붙어 있다. 어디선부터 같이 했는지 모르겠지만
<천관산 신선(神仙)>께서 남근석을 가르쳐 주신다.
천관산엔 남근석이 10개이며 여근석은 3개 있다고 한다. 하산길에 만나게 될 양물은
그 크기에 여자들은 '아~!' 하는 탄식을, 남자들은 '맴이 쪼릴 것'이라고 한다.
'여근석 3개에 남근석 10개면 음양의 조화가 틀어지는 것이 아니냐'고 하니.
'여자 셋이 남자 열은 감당 할 수 있지만, 남자 셋이 여자 열을 감당하지 못하니
하늘이 만든 음양의 조화에 감탄할 뿐'이라고 하신다.
천주봉(天柱峰, 당번(幢幡))을 지나고 환희대(歡喜臺, 대장봉(大臟峰))에 서서
사방을 들러보니 기분이 좋다. 환희대란 이름을 괜히 얻은 것은 아니다.
너른 억새의 평원을 보는 것도 사방으로 뻗은 능선의 기암괴석을 보는 것도
다도해의 풍경을 보는 것도 여기 환희대에 서면 환호를 할 수 밖에 없다.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는 기쁨, 이건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으로 '환희'이다.
대세봉에서 환희대, 환희대에서 연대봉(煙臺峰)까지 능선길은 완만하고
부드러운 곡선을 보여 준다. 그렇게 부드러운 능선길은 걷는 걸음도 가볍게 한다.
천관산도 여러 능선을 따라서 입산을 하여 천관산과 즐겨봐야 제대로 알 것 같겠다.
환희대에서 구룡봉 방향으로 잠시 걸었다. 비록 지고 있는 억새이지만,
억새의 춤사위에 같이 춤도 추고, 실루엣으로만 보았던 진죽봉이며 비로봉을 보고 싶었다.
봉수대가 있었던 봉우리가 천관산에서 가장 높은 모양이다. 봉수대가 있어서 '연대봉'이라
불렀던 모양이다. 이 연대봉을 천관산의 주봉으로 삼았기에 이 봉우리에 천관산이란
정상석을 세운 모양이다.
봉수대는 너르다. 정남진의 전망대가 눈에 들어 온다. 언제 오셨는 지 '천관산의 신선'께서
고흥방향과 완도방향, 영암방향을 가르쳐 주셨지만 엷은 연무로 보이지 않는다.
365일 중 300일을 천관산에 오른다는 신선께서 천관산에서 월 5일 정도 한라산이 보이고
월출산은 월 20일 가량 보인다고 한다. 흐릿하게 잘 보이지는 않지만 한 곳을 가르키며
'저곳은 소록도의 아파트다'라고 한다.
하산길에도 동행하셨다.
그냥 지나쳤을 바위들, <부부 두더쥐 바위>에선 헤어짐 없는 부부간의 정을 말씀하시고,
어느 바위는 <돌고래바위>고 어느 바위는 <더블침대바위>라고 가르쳐 주신다.
여름날 요를 깔고 밤에 남녀가 누워 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보면서 사랑을 하면 좋다고 한다.
후후, 별 보고 임보고 뽕 따는 그런 기분이겠다. 누웠더니 편하다.
갈라진 사각 바위는 <사주책바위>라고도 하고 또 뭐라고 하였는데, 기억되지 않았다.
<정원암(庭園巖)>도 길옆에서 지나는 이의 고개을 끄덕이게 제 멋을 가지고 있다.
<사모봉>의 사모(沙帽)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사모관대(紗帽-)의 사모가 맞을 것 같으나
沙나 紗나 사는 사다.
<양근암(陽根巖)>은 정말 '거시기' 같다. 이 바위를 <변강쇠바위>라고도 한다고.
여자를 모르는 남자들은 이런 대물을 가진 남자를 만나는 것이 '여자의 로망'이라고 하겠지만
여자는 대물의 남자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여 주는 남자를 원한다.
남자들은 이런 대물 앞에서 기가 죽겟지만, 결코 기 죽을 일이 아니다.
여자가 원하는 것은 '변강쇠'가 아니니까~!
양근암을 지나서 조금 움폭 파인 바위에 앉아서 사진을 찍으면 배경이 좋다고 한다.
바위 끝에 서서 찍어도 뒷배경은 멋있다. 앉아서 찍어도 예쁘다. 다만 역광이라 아쉽지만.
햇살이 능선에 걸려서 계곡은 어둡다.
여근곡(女根谷)이다. 아~ 그렇구나. 여근곡이 있어서 남근석이 많아도 결코 음양의 조화가
깨지지 않고 마을엔 '음기'를 막기 위해 장승을 여럿 세울 필요가 없겠다.
오전에 올랐던 능선을 하산길에 보니 새롭다. 숫거북(?)이 암거북(?) 찾아 가는 숫거북바위도
보인다. 나는 암거북바위를 보지는 못했다.
멋 없이 솟구쳐 있는 바위는 <벙어리장갑바위>라고 하는데 그 생김새가 정히 그렇다.
오늘 우린 진인을 만났다. 천관산의 신선께서 이렇게 저렇게 가르쳐 주지 않았다면
알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쳤을 바위와 경치들이었다.
자신의 詩가 장천재입구에 있다고 하시기에 찾아 보았지만 보지를 못했다.
'천관산 산신'께 하산인사를 드리고 '천관산의 신선'께도 합장하여 오늘 감사한 마음을 드렸다.
예순둘, 건강하시고 콩농사가 늘 풍작이기를 기원 드려본다.
예정시간보다 30분이 늦었다. 3시30분까지 오라는 말이 잊혀진 이유는 산에 있었다.
오늘 걸은 거리는약 8km이다. 걸음이 빠른 이는 2시간이면 가능하겠다.
보통 3시간 잡아도 되겠지만, 주옥 같은 봉우리들을 감상하고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여려면 5시간도 부족하겠다.
* 이른 저녁식사를 장흥시장에서 장어(하모)와 도미매운탕으로 하였다.
나는 장어매운탕을 먹었다. 매운탕 맛은 그런대로 좋았으나, 이게 남도의 식단인가
싶을 정도로 밑반찬은 허접하기 그지 없었다. 남도의 반찬은 넉넉함인데.....
암튼 수고하신 임원진께 감사 드리고
즐거운 산행을 같이 하신 솔벗님들께도 고마움을 드린다.
산행코스(흑색).....적색은 예전 아들과 걸었던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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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천재(장흥 위씨 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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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사에서 올라 오는 쪽에 있는 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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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봉(?)과 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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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선(石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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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산 자연휴양림으로 내려 가는 능선에 있는 진죽봉과 비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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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봉(?)....남근석이 어디에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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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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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대(대장봉), 연대봉으로 향하는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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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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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루엣으로 보았던 진죽봉과 비로봉을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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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왔던 능선, 대세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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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두더쥐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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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돌고래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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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돌고래바위, 우측 바위가 너럭바위로 더블침대바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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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인, 천관산의 신선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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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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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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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근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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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책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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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장갑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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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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