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서유기 [제63회]만수산 오장관[上]
만수산에 대선은 옛벗을 머물게 하고
오장관에서 오공은 인삼관을 훔치다.
일행은 배고픔을 참고 노숙을 해가면서 십만팔천리 기나긴 여정을 계속하는데
어느날 높은 산 하나가 길을 막았다. 삼장은 말을 멈추고 말했다.
"애들아! 앞에 산이 있으니 조심들해라
요괴라도 있어서 우리를 해할까 두렵구나"
오공이 말했다.
"스승님 옆에 우리셋이 있는데 요괴 같은 것이 뭣이 두렸겠습니까.
그 말을 듣고 삼장이 안심을 했다.
삼장은 경치를 둘러보고 매우 기분이 좋았다.
험준한 산줄기 곤륜산에 닿아있고 까마득한 봉우리 하늘을 찌른다.
송백에 백학이 깃들고 고목이 된 등나무 즐기잡고
검은 원숭이 오르락 내리락 놀고 있다.
햇삿 빗긴 붉은 안개 감돌로 깊은 골짜기에서 바람부니 구름이 날리다.
고라니 사슴은 꽃사이에서 노닐고 푸른 난 새 해를 향해 길게 운다.
정녕 선산복지 봉래산이 이러할까?
산속에 시절따라 꽃이 절로 피었다가 지고 높은 산마루에 구름이 흘러간다.
"난 여태껏 서쪽으로 여행하면서 많은 곳을 지나 왔지만 이 산만큼 험하고
좋은 경치를 본 적이 없다. 과연 절경이로다. 만약 뇌음사에서 멀지 않다면
옷차림을 단정히하고 여래님을 뵈올 준비를 해야지."
오공은 웃었다.
"스승님 아직도 멀었습니다."
"형! 뇌음사까지는 얼마나 될까?"
"십만 팔천리는 족히되지. 아직 십분의 일도 걷기 못했어!"
이번엔 팔계가 말참견을 했다.
"형! 몇년이나 걸려야 그 곳에 닿을 수 있나?"
'너희둘은 열흘이면 닿겠지. 그러나 난 하루에 쉰번을 왕복해도 해가 남을거야
만약 스승님이라면 그런건 엄두도 못내는 일이고"
삼장이 오공에게 말했다.
"오공아! 네 생각엔 언제쯤 도착할수 있겠느냐?"
"어릴때부터 늙을 때 까지 걷고 또 새로 태어나서 늙을 때까지 걷고 이렇게
하기를 천번이상 되풀이해도 어렵습니다. 다만 스승님께서 정성이 있으시다면
찰라 찰라에 머리를 돌리는 곳이 영산이 올시다."
오정이 말을 맏았다.
"형! 여긴 뇌음사는 아니지만 이렇게 경치가 좋은 곳에는
틀림없이 마음 좋은 사람이 살고 있을꺼야!"
"과연 그럴지도 모르지! 여긴 틀림없이 요괴 같은 건 없고
성인이나 신선이 계실거야. 천천히 구경이나 하면서 걷도록 하자"
이산은 만수산이라고 하는데 산속에 오장관이라는 도교의 절이 있었다.
오장관에는 진원자라는 신선이 살고 있는데 그의 별명은 이세동군이라고 하였다.
이관에서는 진귀한 보물이 나는데 그것은 혼돈이 처음 나뉘고 아직 하늘과 땅이
나뉘지 않았을 무렵에 생겨난 영근으로 천하 사대부주 가운데 오직 서운하주의
오장관에서만 나는 것이었다.
초환단 또는 인삼관이라도고 하는 그 영근은 삼천년이 한번 꽃이 피고
삼천년에 열매를 맺으며 다시 삼천년이 지나야 열매가 익는다.
거의 만년 가까이 지나야 열매를 먹을 수 있는데 그것도 한번에
서른개 정도 밖에는 열리지 않는다.
그 과일은 아기처럼 팔다리과 내장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
사람이 만약 인연이 있어서 그냄새를 맡으면 삼백 육십살을 살 수 있고
한개를 먹으면 사만 칠천년을 살게된다.
이날 진우너대선은 원지천존의 초청을 받고 상청천의 미라궁에 가서
혼원도과의 설법을 듣기로 되어 있었다.
대선의 문하에는 수 많은 신성이 배출 되었는데 지금은 마흔 여덟명의 제자가 있고
이 무두가 다 도를 얻은 도사들이다
대선은 그중 마흔 여섯명의 제자를 데리고 설법을 들으러가고
제일 어린 청품과 명월 두제자가 남아서 집을 지키고 있었다.
청풍은 나이가 천삼백스므갈이고 명월은 겨우 천이백살이 되었다.
대선은 출발에 앞서 동자들에게 분부했다.
"나는 원시천존님의 초청을 받고 미라궁으로 설법을 들으러 가지
너희들은 남아서 집을 잘 보도록 하라.
내가 떠나고 조금 있으면 내가 아는 분이 이곳을 지날 것이다.
그 분을 특별히 잘 모셔야 한다. 인삼과를 두개쯤 드리면 옛정에 인사가 되겠지."
두 동자는 웃으며 말했다.
'공자는 "도"가 같지 않을 때는 서로 꽤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천계의 제왕인 북극성에 속하는 존재여서 도문에 들어있는데
어찌 중 따위와 교제를 할 수가 있겠습니까?"
너의가 알 까닭이 없지. 그 스님은 월래 서방 여래불의
둘째제자인 금선자의 환생이다.
오백년전 난 그분의 우란분회에서 알게 되었다.
그 분이 몸소 나에게 차를 권했고 또 불자들도 나를
공경했으니 옛 친구가 아니겠느냐?"
두동자는 스승의 명대로 하겠다고 했다. 대선은 떠나면서 다시 당부를 했다.
"인삼과는 숫자가 한정되어 있으니 그 분께만 두개를 드리고 절대 낭비하지 말아라"
청풍이 말했다.
"과원을 처음 열대 모두가 함게 두개를 먹었으니
지금은 스물여덟개가 남아 있습니다. 절대로 더 드리지 않겠습니다.
"삼장은 내 친구지만 아랫것들이 함무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하여라"
그들에게는 인삼과가 있는 것을 알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
두 동자는 조심스럽게 스승의 명을 받들었다. 대선은 제자들을 데리고 하늘로 올라갔다.
한편 삼장일행 네명은 이곳저곳 산천경기를 구경하다가 한쪽을 보니
대나무 소나무가 우거진 속에 여러층의 누각이 보였다.
삼장이 말했다.
"오공아 저기가 어떤 곳일까?"
오공이 그쪽을 보고 말했다.
"도관이 아니면 절이겠지요. 가까이 가보면 알수 있겠지요!"
이윽고 그들은 도관앞에 이르럿다.
삼장이 말에서 보니 산문 한편에 비석이 서있고
그 비면에는 두줄로
만수산복지 萬壽山福地
오장관동천 五裝觀洞天
이라는 열글자가 또렸이 크게 적혀있었다.
"애들아 과연 이곳은 도교의 절이로구나"
"스승님 경치가 이렇게 좋은걸 보니 이 도관에는 반드시 훌륭한 분이 계실겁니다.
어디 들어가 봅시다. 우리가 서천으로 갔다가 돌아올때도 들를수 있게요"
오정이 맞장구를 쳤다. "그것도 그렇긴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안으로 들어갔다. 중문 양쪽엔 춘련이 붙어 있었다.
불로장생하는 신선이 사는 곳
무궁한 수명을 누리는 도인이 사는 집
오공이 코웃음을 쳤다.
"이 도사는 어지간히 허풍을 떠는 군. 이 손공이 오백년전 천궁에서 행패를 부릴 때
태상노군의 문간에도 가봤지만 이따위 말은 써 있지않았어!"
"그런건 상관말고 들어가자 그 도사가 덕행이 있는지도 모르지뭐?"
팔계가 이렇게 말하면서 문안으로 들어서려니까 안에서 두 동자가 급히 달려왔다.
둘은 허리를 꺽고 깍듯이 인사를 했다.
"사부님, 마중을 못나가 실례를 했습니다. 자 이곳으로 들어와 앉으십시오."
삼장은 기뻐하면서 동자를 따라 정전으로 올라갔다.
남향건물인 정전은 다섯칸이나 되는 큰집으로 위는 밝고
아래는 어두운 꽃무뉘로 돋을 새김한 격자무늬가 있었다.
선동이 문을 열고 안으로 삼장을 안내했다
정면벽에는 천지天地란 글자를 크게 쓴 족자를 걸고 붉게 칠한 향안위에는
한쌍의 황금 향로가 얹어있었고 향로 옆에는 향이 놓여 있었다.
삼장은 그 앞에 나가 향을 집어 향로에 넣고 그 주위를 세번도는
삼잡의 예의를 마치고 동자에게 물었다.
"이 오장관은 참으로 서방의 선계입니다. 그러나 어째서 삼청과 사계와 최고 천인들인
나처노가 같은 신들을 제사지내지 않고 그저 천지 두 글자에만 향을 올리십니까?
이 소리를 듣더니 동자는 웃었다.
"천지의 여러 신 가운데 벼슬이 높은 분만이 우리의 예를 받을 자격이 있고
신분이 낮은 신들은 향을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스승님께서 제자들에게 아첨하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아니 아첨이라니요?"
삼청은 스승님의 친구요, 사제는 스승님의 옛친구지만
구요나 원신은 다 스승님의 후배입니다."
오공은 그 소리를 듣거니 배를 잡고 구를듯이 웃었다.
"형! 왜웃나?"
"이 손공도 사람을 잘속이지만 이 동자는 나보다 몇배 속임수가 능란해!"
삼장이 다시 동자에게 물었다.
"스승님은 어디를 가셨소?"
스승님은 원시천존의 초청을 받아 상천청 미라궁으로
혼우너도가의 설법을 들어러 가셨습니다."
오공은 듣다 못해 면박을 주었다.
"이 못난놈아 우리가 누군지 아록 그런 허풍을 떠느냐?
미라구엥 태을천선이 계시다구?
쥐뿔같은 너희 스승을 데려다 설법을 듣게 한다구?
엉터리 수작 작작해라!"
삼장은 동자가 맞받아 성을 내면 싸움이 될 것이 겁이 났다.
"오공아 그만 두거라, 우리가 이렇게 들어왔다가 그냥 나가면 인사가 되겠느냐?
우리 불문에 든 사람은 모든 사람과 가까이 지내야 하는 것이다.
스승이 안계신데 들어와 제자와 싸워서 되겠느냐.
너는 산문앞에 말을 풀어주어 풀을 뜨게하고 오정은 짐을 고고
팔계는 보따리에서 쌀을 꺼내라 이분들에게 솥을 빌여 밥이나 해먹자꾸나
떠날 때 이분들에게 마무 값이라도 드리면 인사가 되지 않겠느냐"
서둘러 일을 하거가 나는 좀 쉬다가 밥을 먹고 떠나도록 하자꾸나."
명월고 청풍은 속으로 탄복했다.
"아, 참 율륭한 중이다. 서방에 성불이 하겅하신 것이 틀림없어 도리에도 밝으시자
스승님께서는 우리보고 저분께 인삼과를 대접하고 각별히 잘 모시라고 하셨다.
아랫것들이 함부로 날뛰지 못하게 하라고 하시더니 과연 세놈은 인상도 험한데다
성질도 사납구나. 지금 저것들이 나가고 없는 기회에 저분께 인삼과를 드리는 것이 좋겠다
"이봐! 동생 저분이 정말 우리 수승님의 치눅 분인지 모르잖아 물어보자"
"장로님은 대당국에 서천으로 경을 가지러 가시는 당나라 삼장스님이십니까?"
삼장은 답례하고 물었다.
그렇소 그런데 내 이름을 어찌 아시오?"
"저희 스승님이 떠나실때 저희들에게 멀리까지 나가
영접하라고 분부하셨습니다.
그런데 스님께서 이렇게 빨리 오실줄을 몰라 나가 맞이하지 못했습니다.
변변이 않으나 차를 내어 오겠습니다.
"원 천만에 그러지 마십시오."
명월은 급히 나가더니 찻종지를 가져다 삼장에게 드렸다.
삼장에게 차 대접이 끝나자 청풍이 말했다.
"동생! 스승님으 분부를 어겨서는 않되니 나와 함께 인산과를 따오자!"
두 종자는 방으로 돌아가 한사람은 금막대기를 쥐고 다른 한사람은
선약을 담는 쟁반에 비단 보자기를 깔아드록 인삼원으로 갔다.
청풍이 나무위로 올라가 금막대로 쳐서 떨어뜨린 인삼과를 명월이
아래에서 쟁반으로 받았다.
인삼과 두개를 쟁반에다 담아서 삼장이 있는 정전으로 돌아와 그것을 바쳤다.
"삼장님 이 오장관은 외진곳이라 대접할 게 없습니다만,
나무에서 나는 변변치않은 과일입니다. 잡수어 보십시오."
삼장은 무서워서 저 만큼 물러나 않았다.
"아, 여보시오! 금년은 풍년이라고 하던데 이절에서는
흉년들어 사람을 잡아 먹습니까?
이건 간난아이가 아닙니까? 이걸로 요기를 하라니 도대체 무슨일이오?"
청풍은 속으로 생각했다.
"말하는 폼을 보니 이 스님은 선계의 일에 대해선 영 깜깜이로군
속세 사는 범인이라 누녿 범속해서 우리들 선가에 값진 보물을 알아보지 못하는구나/"
명월이 설명했다
"이건 인삼과라는 과일입니다. 그러니 안심하고 잡수십시오"
"안될 말이오. 아기 어미는 아기를 잉태하고 열달동안 온갖정성으로
보호해서 아기를 낳앗을 것이요.
보아하니 어미배에서 나온지 겨우 ㄹ사흘이 될까 말가 하구려.
이걸 과일이라니 그 말을 누가 믿겠소?"
청풍이 말했다.
"아닙니다. 이것으 틀림없이 나무에서 자라는 과일입니다"
"어림도 없지, 나무에서 사람이 열릴 까닭이 있겠소? 빨리 치우시오
보기만해도 소름이 돋는구려?
두동자가 아무리 권해도 삼장이 끝내 먹지 않으므로
하는 수 없이 방응로 가져갔다. 그런데 인삼과는 참으로 신기한 물건이어서
조금만 지나면 굳어져 먹을수가 없게 된다.
둘아 아까운 인삼과를 그냥 버릴수가 없어 침대에 걸터 앉아 하나씩 먹었다.
원래 그 방은 주방과 벽하느를 사이에 두고 있어 저쪽 방에서
귓속말로 소곤거리는 소리까지 똑똑히 들렸다.
그때 마침 팔계는 주방에서 밥을 짓고 있었는데 조금전엔
금박대기니 쟁반이니 하는 소리가 나더니 이번에 또
알수없는 소리와 무엇인가를 먹는 소리가 났다.
"삼장이 인삼과를 모르는 덕분에 우리가 좋은 것을 먹게 됬군"
"두 동자가 이렇게 주고 받으며 인삼과 먹는 소리를 득고
팔계는 저도 모르게 군침을 줄줄 흘리며 생각했다."
"저걸 뺏어먹을 방법이 없을까? 하지만 내 이 커다른 몸으로는 어림도 없지
오공이 형이 오면 의논해 볼까?"
그는 불을 땔 생각도 하지 안혹 동정을 살피기 위해서 무시고 밖으로 들락거렸다.
한참 이러고 있을대 오공이 말을 몰로 와서 홰나무에 걸어놓고 뒷편으로 걸어갔다.
"헝! 이리로 좀 와봐"
부르는 소리를 듣고 오공은 주방으로 왔다.
"이바보녀석아 뭘 떠들고 있어? 밥이 모자라는 모양이지
스승님께 많이 드리고 우리는 다른집에 동냥해서 먹자/"
"아니야! 빨리 들어와 밥이 적어서 그러는게 아니야.
이집에 보배가 있는 걸 형은 알어?"
"보배라니?"
"히히! 형은 보지도 못했을거고 봐도 모를거야!"
"이 바보가 나를 놀리나, 난 오백년전에 스승을 찾기 위해
온 천하를 돌아다녔으니 못 본것이란 없어"
"형 인삼과라는 걸 본일 있어?"
"그건 절말 본적이 없는데? 그런데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인삼과라는 것은
초환단이라고도 하는데 그걸 먹으면 굉장히 오래산데
그래 그게 지금 어디있다는 말이야?"
"헤헤헤 그게 바로 이집에 있단 말이야, 저 동자가 두개를 따서
스승님께 드렸는데 스승님은 몰라보고 갓난아기라며 먹질 않았다 말이야.
그 동자놈들이 고약한 놈들이지 스승님이 먹지 않으면 우리를 주던지.
그 놈들이 숨기고 저희들끼리 저 방에서 나눠먹질 않겠어!
저 관수원에 가서 몇개 훔쳐다 우리 먹으면 어떨까?"
"그런 것 쯤이라면 문제없지 이 손공이 가서 가져오마"
오공이 선걸음으로 가려는데 팔계가 붙압았다.
"형! 아까 저쪽에서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뭐 금대기로 떨어뜨린다고 했어
눈치껏해야지 들키리하도 하면 큰일이야."
"응 알았다?
흥미진진해가는 다음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