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와 수행 관계성
이 장에서는 소리와 수행관계에 대해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소리는 첫째는 현교에서의 구업, 구행의 수행과 관련되며, 둘째는 밀교의 구밀수행과 관련되며, 셋째는 법공양으로서의 음성공양 즉, 불교의례수행과도 관련이 있다.
먼저 소리에 대해 현교에서의 구업, 구행의 수행관련을 살펴보자. 불교에서의 수행은 삼업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신행과 구행, 의행의 삼업을 좋게 하는 것, 계·정·혜를 배워나가는 것이다. 계는 뛰어난 신체적 행위를 하는 것이고, 정은 수승한 마음을 갖추는 것이며, 혜는 수승한 지혜를 익혀나가는 것이다. 특히 팔정도의 내용이 삼학과 관련이 되어 있는데 삼학 중 정어 즉, 바른 말은 바른 말, 진리의 말을 전하는 것은 타인을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해주는 일일 뿐만 아니라 진실한 말을 통해 자기 자신을 청정하는 방법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초기불교에서부터 계정혜 삼학과 사념처, 사정근, 사여의족, 오근, 오력, 칠각지, 팔정도의 37조도품, 제 1, 2, 3, 4선 등의 선정 등 다양한 수행이 있으며, 아울러 아비달마에서는 견도, 수도, 무학도의 수행, 대승현교의 6바라밀, 보살행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초기불교에서 말하는 염불수행에 대해
마하남이여, 이곳에서 너는 여래를 억념해야 한다. 마하남이여! 이곳에서 너는 여래를 억념해야 한다. 이르기를, 이와 같이 저 세존은 응공(應供)·정등각(正等覺)·명행족(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이시다.
마하남이여! 성인의 제자는 여래를 억념할 때 마음속으로 탐욕에 얽매이지 말라. 이때는 여래에 의해 마음이 바르게 되느니라. 마하남이여! 성인의 제자가 마음이 정직하면 의명(義明)을 얻고 법명(法明)을 얻으며, 마음에 이끌리는 곳에 즐거움이 넘치고, 즐거움이 넘치면서 기쁨이 생기며, 마음에 기쁨이 있으면 몸이 편안하고, 몸이 편안하면 낙(樂)을 받게 되며, 낙을 받으면 마음속에 정(定)을 얻는다.
마하남이여! 이 염불은 거닐 때도 닦아야 하고, 머무를 때도 닦아야 하며, 앉아 있을 때도 닦아야 하고, 누워 있을 때도 닦아야 한다. 사업을 할 때도 닦아야 하며, 자식들에 의해 산란한 집에 있을 때도 닦아야 한다.
라고 언급되었는데 소리는 삼업 가운데 구업, 삼학 가운데 계학, 6바라밀 가운데 보시(법보시)바리밀, 지계바라밀, 인욕바라밀, 지혜바라밀 등과도 연관된다.
계속해서 밀교 관련 수행을 살펴보자. 소리는 밀교의 삼밀 수행 중 구밀의 진언 만트라와도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에 「백자진언법품」에 말하기를,
비밀주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아(阿)자는 제일구(第一句)이다. 명법(明法)이 두루 주편하며 자륜을 가지고 유요한다. 그 존은 상이 없고, 모든 견해 의상을 멀리 여위다. 무상이지만 모든 성존은 상을 나타내어 그 속에서 오신다. 소리는 자에서 나오고 자는 진언을 출생하며 진언은 과를 이룬다. (이것은) 모든 구세존이 설하신 것임을 마땅히 알아라. 소리의 성질은 <공>이며, <공>이 조작하는 것이다. 모든 중생들은 말과 같은 망상된 것이 집착한다. <공>도 아니며, 성도 아니지만 수행자를 위해서 설한다. 성에 의해 해탈에 들어가서 삼매지를 증득한다. 법에 의해서 초치하여 상응하라. 자를 가지고 밝은 빛을 내고 그리고 아자 등의 무량한 진언을 관상하라.
그리고 『불설일체여래진실섭대승현증삼매대교왕경』 권28, 여래부의 작용성취의궤 가운데「근본심작용성취의궤)」에 말하기를 첫째, 수행하는 사람이 먼저 대만나라에 들어가야 한다. 둘째, 법에 의거하여 향(香)·화(花)·등(燈)·바르는 향으로써 각각의 인(印)을 결하고, 공양의 사업을 행한다. 셋째, 금강어(金剛語)를 지송하되, 머리를 들고 한다. 지송하는 의궤는 장소에 따라 법에 의거하여 만 4개월을 채운다. 넷째, 날마다 4시에 설한대로 향화(香花) 등을 가지고 모든 공양을 한다. 다섯째, 모든 여래를 염송하고 찬탄한다. 여섯째, 첫 번째에서 네 번째의 예경법의(禮敬法儀)에 의거해서, 네 부처님의 인(印)을 결하고, 네 방향을 향하여 네 여래께 예를 올린다. 일곱 번째, 자기 몸을 봉헌하고 나서 받들어 공양한다. 여덟 번째, 네 대명(大明)을 칭념하며 송한다. 아홉 번째, 내가 구하는 바에 따라서 성취하게 하는, 보부의 작용성취의궤를 선설한다.
라고 하여 위 대목에서 진언 만트라 소리를 진언 수행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즉, 삼밀 가운데 구밀 수행은 진언 만트라 수행으로 부처님의 소리를 지어내는 것이다.
끝으로 소리가 법공양, 음성공양으로서 불교의례수행과 관련된 부분을 살펴보자. 불교의례에서의 수행은 자행수행과 타행수행, 자타행수행이 있다. 불교의례에서 공양은 참여대중 그리고 거불된 불보살이나 거목된 신중 이외에서 소천하고자 하는 고통받는 유주무주 고혼에게 전해진다. 불교의례에서 단을 구성하고 각종 장엄도구나 범패도구 등을 진열하고 의례의식을 거행하는 것은 의례집전자뿐만 아니라 참여대중 등 모두가 불교의 가르침을 인식하고 무상과 공사상, 보시, 해탈 등의 수행을 위한 것이다.
『대일경』에서는
도향(塗香)과 화(華), 등명(燈明)과 알가(閼伽)로써 봉헌하고 위에 당번개(幢幡蓋)를 쓰고, 섭의(攝意)의 음악, 길경(吉慶), 가타(伽陀) 등의 광다미묘(廣多微妙)한 말을 바쳐라. 이와 같이 공양하여 환희를 얻도록 한다.
라고 하여 물질적 공양과 더불어 음성공양은 환희를 얻는 역할을 한다. 음성공양은 염불과 진언 만트라 소리를 통해 경배, 찬탄, 귀의, 공양, 의례의식 등의 한 요소를 차지한다. 그 가운데 특히 소리는 공양의 일종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소리공양은 음성공양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음성공양은 싯다르타의 깨달음 이후, 귀의, 경배와 찬탄, 존경 등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대승경전에서는 모인 대중들의 귀의, 경배와 찬탄, 존경 등을 음성으로 물질적 공양 대신에 법공양의 의미로 파악하였다.
공양은 크게 재공양과 법공양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법공양은 공경 공양, 찬탄공양, 예배공양 등 정신적 공양과 사망하신 분의 성불을 소원하여 행하는 공양으로서 추선공양과도 관련된다. 향, 등, 꽃, 과일, 차, 쌀을 올리는 육법공양의 경우에도 이렇듯 범음, 범패의 음성공양(염불과 진언 만트라)이 거행되지 않으면 의식 설행이 진행될 수 없다. 그러므로 불교의례의 법식대로 재시, 법시, 무외시를 베풀어 깨달음을 얻도록 하는 것이 바로 불교의례에서의 소리수행, 음성공양 수행, 범패수행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리, 음성은 불교의례 절차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결국 염불소리와 진언 만트라 소리에 대해 수행적 측면에서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입으로 하는 행위를 통한 수행, 구밀 수행, 법공양을 통한 음성공양의 의례의식을 통한 수행 차원을 고려하여 소리수행연구가 진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염불과 진언 만트라의 소리에 관한 연구/ 신일승(지정) 동국대학교 불교문화대학원 불교예술학과 석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