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들의 속살을 담고 있는 아름다운 비경의 계곡
설악 12선녀탕계곡의 가을 추색
(十二仙女湯 계곡)
두문폭포의 전경
흐르는 반석 위에 물 웅덩이를 만들어 놓은 소(紹)의 두문폭폭
계곡의 단풍길
폭포의 전경
봉숭아 탕
♧ 산 행 일 : 2018년 10월 14일(일) 날씨 : 맑음
♧ 산 행 지 : 인제군 북면 남교리
♧ 교 통 편 : 산마루그린산악회
♧ 코 스 : 장수대 → 대승폭포 → 대승령(1260m) → 두문폭포 → 복숭아탕 → 십이선녀탕계곡 → 응봉폭포 → 남교리주차장(약11.3Km 6시간00분 소요)
[산행개념도]
[산행소개]
설악산은 수많은 계곡을 품고 있다. 그중 가장 서쪽에 위치한 것이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대승령(1260m)과 안산(1430m)에서 발원하여 인제군 북면 남교리까지 이어진 약 8km 길이의 수려한 계곡이다.
십이선녀탕(十二仙女湯) 계곡은 "지리곡 (支離谷)", "탕수골" 또는 "탕수동계곡(湯水洞溪谷)"으로 불리웠다. 그러던 것이 50년대말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우기 시작했다.
십이선녀탕은 8km의 십이선녀탕계곡 중간 지점에 있다. 폭포와 탕의 연속으로 구슬같은 푸른 물이 갖은 변화와 기교를 부리면서 흐르고 있다. 옛말에 12탕 12폭이 있다 하여 또는 밤에 12명의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전설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지만 실제 탕은 8개 밖에 없다.
탕의 모양이 장구한 세월에 거친 하상작용에 의해 오목하거나 반석이 넓고 깊은 구멍을 형성하는 등 신기하고 기막힌 형상을 이룬다. 그중 폭포아래 복숭아 형태의 깊은 구멍을 형성하고 있는 7번째 탕 (복숭아탕) 이 백미로 손꼽힌다. 조선조 정조때 성해응 (成海應.1760~1839) 은 '동국명산기' 에서 설악산의 여러 명소중 십이선녀탕을 첫손으로 꼽았다.
남교리 매표소에서 4km지점 십이선녀탕 입구라는 안내표지판이 있다. 이곳에서부터 넓은 반석 위에 두터운 골이 7번 굽이쳐 흐르며 신비로운 물소리를 들려주는 칠음대, 칠음대를 지나 10분쯤 가면 9번이나 굽이쳐 흐른다는 구선대에 이른다.
우거진 숲속으로 암반을 타고 흐르는 맑은 물은 바위를 깎아 내리며 탕을 만들고 탕마다 넘치는 물은 폭포를 이룬다. 첫번째 탕인 독탕을 시작으로 둘째 북탕, 셋째가 무지개탕으로 탕마다 제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첫번째 탕에서 20여분 오르는 동안에 8탕 8폭을 뚜렷이 볼 수 있으며 맨끝 탕은 용탕으로 복숭아탕으로도 불리운다. 용탕 옆으로 가설된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 계곡을 따라가면 물줄기도 시원한 두문폭에 닿게 된다. 남교리매표소에서 두문폭포까지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폭포와 탕이 연이어진 이 계곡은 여름의 계곡산행으로, 가을의 단풍산행으로 인기 있지만 연중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호젓한 산행을 할 수 있다.
십이선녀탕 계곡은 하산길 곳곳에서 계곡을 가로질러야 한다. 철제 구조물이 설치돼 산행에 어려움은 없지만 비가 오면 갑자기 물이 불어나므로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산행이야기]
봄, 여름 가을,,,,
그 뜨겁던 여름에 풍성한 잎으로 초록의 세상을 덮었다가 이 가을을 맞으면서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가는 단풍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기온이 떨어지고 찬바람은 더 차갑게 다가오고
단풍은 산 정상에서부터 산자락을 타고 아래로 더욱 더 짙은 색감을 칠하듯 만산홍엽으로 치장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이 가을 이야기를 들으러 아름다운 설악의 선녀들이 노닐었던 계곡을 찾아서 장수대를 기점으로 들머리로 하여 산행을 한다.
대승폭포 입구 멋진 소나무와 함께 추억을 남긴다
[대승폭포 안내판]
전설에 따르면, 옛날에 부모를 일찍 여읜 대승(大勝)이라는 총각이 어느 날 절벽에 동아줄을 매달고 내려가서 석이(바위에서 피는 버섯)를 따고 있었는데, 갑자기 죽은 그의 어머니가 그의 이름을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에 놀라 올라가보니, 지네가 동아줄을 쏠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가 목숨을 건진 뒤로 이 폭포는 대승폭포로 불리게 되었다고 하는데, 요새도 이 폭포의 물소리를 들어보면 ‘대승아’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 들린다고 한다.
대승폭포를 지나면서부터
나뭇잎들이 색감을 더 해가고 있다
단풍의 하이라이트는 지금부터 시작되는 듯
사람들의 발길과 눈길을 머물게만 한다
가을 단풍 / 오보영
더 이상 속 깊숙이 감춰둘 수 없어서
더 이상 혼자서만 간직할 수 없어서
세상 향해 고운 빛깔 뿜어내었다
반겨주는 이들 위해 활짝 웃었다
갈바람에 시린 가슴 달래주려고
파란 하늘 병풍에다 수를 놓았다
단풍 / 임보
수런수런 만산(萬山)에
번지는
홍역(紅疫)
나뭇잎들을 살랑이는 소슬바람만 숲속을 왔다갔다 할 뿐
산을 오르는 산님들은 아무련 말도 없다
그저 ~ 탄성에
모습 담기에만 바쁘다
단풍 / 나태주
숲속이다
환해졌다
죽어 가는 목숨들이
밝혀 놓은 등불
멀어지는 소리들의 뒤통수
내 마음도 많이, 성글어졌다.
빛이여 들어와
조금만 놀다 가시라
바람이여 잠시 살랑살랑
머물다 가시라
대승령을 오른다
[대승령 : 높이 1,20m]
고생과 환희의 교차점이라 한다
설악산국립공원 서쪽의 장수대에서 대승폭포를 지나 북쪽으로 1시간 30분쯤 가면 설악산 서북능선 상의 고개인 대승령이 나온다. 바로 이 대승령이 내설악으로 들어가는 첫 고개가 되는 셈인데 이 고개를 넘으면 백담사 또는 12선녀탕계곡 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이곳 주변은 각종 이름모를 새들이 살고 있으며 갖가지 바위, 돌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멋있는 자연풍경을 이루고 있다.
청 산
새소리는 사면에 울고 각색초목 휘어져 있어
세상 사람 오지 않는데 나 홀로 앉아
번뇌 망상 모두 끊고
내 마음을 찾아보니
내게 있는 내 마음이 부처인 것을
풀뿌리와 나무열매로 주린배를 달래고
송락과 풀잎으로 이 몸 가리우고
하늘을 날으는 새와 흰구름을 벗을 삼아
높은 산 깊은 골에서
남은 세월을 보내리라
설악의 안산의 모습이다
대승령에서 안산으로 길을 잡으려다가
입산금지구역이라는 알림판을 보고 아쉽지만 돌아서 12선녀탕으로 길을 잡는다
고도가 있는 산머리에서부터
계곡이 시작되고
,,,
계곡을 이루는 물줄기가 모여
탕을 이루는 계곡물로 가득하고
바닥까지 들어내어 보이는 청산유수(靑山流水)는 마음까지
맑음으로 채워 준다.
산은 고요하고
바람은 살살 거리며 내게로 다가와
이 계절을 노래한다
참으로
마음이 즐거워지며
이 자연에
이 가을에
심취에져만 가는 마음이 즐겁다
함께 했던 일행들을 제쳐두고
나 홀로 유유자적하며 이 계절을 즐기며
선녀들의 속살을 훔쳐보려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무언의 눈빛으로
그저 산행길 주변을 탐색한다
눈으로 보고 느끼며
마음으로 감탄할 뿐이다
자연과 공존하는 시간!!!
가을 산 / 정군수
가을 산에 앉아 있으면
산을 떠나는 가을의 발소리
껍질을 벗어버리고
가을을 떠나는 산들의 웃음소리
가을 산에 앉아 있으면
무성하게 자란 욕망들이
시든 풀과 한 빛이 되어 잠자고
절벽을 날으는 자작나무 잎
나뭇잎만 가지고
허공으로 지는 것을 본다
가을 산에 앉아 있으면
더 먼 곳으로 떠나는 산들의
가볍고 가벼운
웃음소리 발소리
이끼 / 서덕준
마음 가에 한참
너를 두었다.
네가 고여 있다 보니
그리움이라는 이끼가
나를 온통 덮는다.
나는 오롯이
네 것이 되어 버렸다.
[두문폭포 표지판]
이 곳에서부터
12선녀탕계곡의 실체가 드어나기 시작하는 시점이랄까
둘레길처럼 잘 정리된 목판 등로길을 밟으며
계곡을 따라 선녀들의 속살을 훔쳐 보려고 한다
살살거리는 바람소리의 이야기와
계곡을 따라 흘러 내리는 계곡물의 주옥 같은 노랫소리가
높디 높은 파란하늘의 청량감을 더 해 준다
울긋불긋 오색 단풍으로 치장한 나뭇잎들이
신비스런 선녀들의 속살들을
중간중간 감춘 채
잘 들어 내어 보여주지 않는다
단풍 / 안도현
보고 싶은 사람 때문에
먼 산에 단풍
물드는
사랑
내려서다 보니
산님들이 선녀들의 속살을 바라보며 즐거워 하는 모습에
조급해 진 내 마음에 발걸음이 바빠진다
단풍 / 하영순
저기
저 산이
불이 타는지
가는 길
서러워
타고 있는지
낙엽지고
구름마저
가버리고 없으면
산새도
울고
솔바람도 같이 울겠지
12선녀들이 물놀이 하던
탕인가 보다
탕은 수천년 동안 흐르는 계곡물들이
반석을 깎고 깍아서 만들어 낸 걸작품들이었다
심산유곡의 계류에 흐르는 옥류는
그야말로 선녀들이 노닐다 갈 만한 비경이라 하겠다
에잇
나도 선녀들이 목욕하며 노닐던
그 때~
그 전설의 나뭇꾼이 되었음,,,
;;;
ㅎㅎㅎ
가을단풍 / 박인걸
오색훈장이
가지마다 내 걸렸다.
살아온 대로
산은 포상을 한다.
뜨겁게 산 붉은 빛
땀 흘려 산 노량
아직 덜 익었어도
산은 눈이 부신다.
누구를 위하여
혼신을 다하였을까
금빛 햇살이
뜨겁게 껴안는다.
용탕이라고도 했던
복숭아탕의 모습
명 상
산 깊고 물 맑은 깊은 숲속에 고요히 눈을 감고
명상에 들면 멀리서 들리는 산새소리는
번뇌에 티끌처럼 몰려 오는데
꿈처럼 흘러간 속세의 일들이
아니 아니 꿈도 싫고 사랑도 싫어
소나무 잣나무 우거진 숲속
오늘도 나무 끝에 해가 저무네
내 마음 깊은 곳 영혼의 소리
영원한 평온을 찾았을 때
산새들 어디가고 나 홀로 앉아
오늘도 숲 너머로 해는 저무네
,
,
,
공존했던 시간들
자연과 함께 모습도 담으며
함께 했던 일행들과도 함께
추억을 담아 봅니다
단풍잎 / 정연복
봄부터 오래오래
초록 일색이었다가
요 며칠 새
확 단풍들어가는
나뭇잎들이 오늘은
하루종일 미동조차 없다.
서서히 뜸 들어 온
생의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또 머잖아 낙엽이 되어
흙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이래저래 조용히
생각해 볼게 많은가 보다.
아침단풍 길 / 신계옥
반짝이는 햇살 따라
걷다 보면은
걸음도 통통 가벼워지는 날
파란 하늘빛
가슴에 닿아
지난밤 버거웠던 시간을 맑히네
풀잎에 맺힌 이슬이
고단한 나그네의
눈물일지라도
환한 아침
단풍 같은 마음은
당신이 주신 참 따뜻한 선물
가을 아침 이른 산책길에서
책갈피에 단풍잎을 모으듯
다시 희망을 줍는다.
산을 나선다.
선녀들의 아름다운 속살의 비경에 취해 황홀했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가을산을 뒤돌아 본다
자연과 함께 즐거워하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이 가을산 속에 묻어 두고
머물던 시간들을 추억하며,,,,
첫댓글 12선녀의 속살 좀 훔쳐 보려
사진속 탕속을 뚫어지게보다,
대신, 형형색색의 사진속 단풍에
황홀경에 빠졌네요.
산곡풍님의 멋진 산행후기에
또 다시 취해서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빠졌여야 했는데 아쉽습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