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無渡河 : 임이시여, 그 물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河 : 임은 기어이 건너시고 말았네
墮河而死 : 오오! 임은 물에 빠져 돌아가셨네
當奈公何 : 임이시여 임이시여, 어이할꼬
공후인은 조선 땅 뱃사공 곽리자고의 아내 여옥이 지었다. 어느 날 곽리자고가 새벽에 일어나서 배를 손질하고 있었다. 그때에 머리가 흰 미치광이 하나가 머리를 풀어 헤친 채 술병을 끼고 거센 물결 속으로 뛰어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뒤에는 미치광이의 아내가 쫓아오면서 그를 붙잡으려 했으나 결국 미치지 못해서 남편은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이때 그의 아내는 공후라는 악기를 타며 공무도하(公無渡河)의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는 매우 구슬펐다. 노래를 마친 아내도 남편을 따라서 물에 몸을 던져 자결하였다. 이러한 비극을 직접 본 뱃사공 자고는 이 사실과 그 노래를 아내인 여옥에게 전했더니, 여옥도 감격하여 공후를 끌어안고 그 노래를 불렀고, 뿐만 아니라 이웃에 사는 친구 여용에게도 가르쳐 주었다. 그 노래의 이름을 공후인이라 하였다.- 『고금주(古今注)』 권 中, 음악 제3
1. 창작배경과 내용
공후인은 조선(朝鮮)의 진졸(津卒) 곽리자고(涇里子高)의 아내 여옥(麗玉)이 지은 것이다. 자고(子高)가 새벽에 일어나 배를 저어 가는데, 머리가 흰 미친 사람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호리병을 들고 어지러이 물을 건너고 있었다. 그의 아내가 뒤쫓아 외치며 막았으나, 다다르기도 전에 그 사람은 결국 물에 빠져 죽었다.
이에 그의 아내는 공후(謙隸)를 타며 ‘공무도하(公無渡河)’의 노래를 지으니, 그 소리는 심히 구슬펐다. 그의 아내는 노래가 끝나자 스스로 몸을 물에 던져 죽었다.
자고가 돌아와 아내 여옥(麗玉)에게 그 광경을 이야기하고 노래를 들려주니, 여옥이 슬퍼하며, 곧 공후로 그 소리를 본받아 타니, 듣는 자가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가 없었다. 여옥은 그 소리를 이웃 여자 여용(麗容)에게 전하니 일컬어 공후인이라 한다.
2. 서정시가
공무도하가는 임을 잃은 슬픔을 애절한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다. 이 노래에서 우리는 우리 문학의 저변에 흐르는 전통적인 한국의 여인상을 발견할 수 있다. 남편의 죽음을 보고 뒤따라 죽는 아내의 모습에서 다소나마 기다림과 한(恨), 체념에 묻혀 살아 온 인종(忍從)의 한국 여인, 정렬(貞烈)의 여심(女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흔히 우리 민족의 정서를 한(恨)이라고들 하는데, 이 한은 이별과 죽음에서 온다. 우리 나라의 서정시에서 이별을 다룬 것이 많은 것은 우리 나라의 경우 오랜 옛날부터 한의 정서가 싹터왔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 작품은 우리 나라 서정시의 출발이라고 볼 수 있으며 또한 이 노래는 한국적 정서인 한(恨)의 원류(原流)라 할 것이다.
3. 물
죽음의 이미지. 시적 화자가 만류함에도 임이 물에 빠져 죽음.
<공후인>이라고도 불리는 <공무도하가>입니다. 배경 설화에서 보듯이 '노래의 이름'은 <공후인>이지만 이는 악곡의 명칭이므로, 문학에서 얘기할 때는 첫 줄을 따서 <공무도하가>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측의 문헌에 실려 전하는 노래라 그런지 국적 문제부터 시작해서 누가 언제 만들었느냐까지 꽤나 구구한 얘기들이 많이 붙어 있다.
배경 설화의 일부분으로 존재하는 ( 서사적인 맥락 속) 극적독백체 형식의 민요라고 배웠다. 민요라고 하지만 누구라도 '임을 잃는다'는 상황 속에 자신의 감정을 실을 수 있는, 다시 말하자면 정서적 공감이 가능하기 때문에 서정시의 단초라고 한다.
백수광부를 미숙련된 무부(巫夫)로 보면서, 그가 죽는다는 것은 주술적 세계가 약화되고 현실적 세계로 넘어오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부연하자면 더 이상 무당의 신성한 주술이 그 사회의 정신적 지주로서 충분히 그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된 신화시대 말기의 사회상을 반영한다면서 <공무도하가>의 비극적인 정조는 이러한 신화적 질서의 파탄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서정시 발생을 엿볼 수 있는데 '서정시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자아의 동일성 상실 문제가 처음으로 문학사에 대두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의의로 보고 있다. 더 이상 세계와 자아의 동일성이 이루어지기 힘든 시기, 둘 사이의 고민과 조화를 모색하는 것이 문학이다. 세 번 반복되는 '물(河)'이 각각 사랑, 이별, 죽음을 상징한다든가 마지막 행의 체념적 성격은 <처용가>나 <청산별곡> 끝에서 보이는 체념과 한의 원류가 된다든가 하는 내용들 말이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니 첫 행의 물이 '충만한 사랑'을 얘기한다는 것은 문제다. 전체 배경설화와 시가사의 맥락에서 살펴야 한다.
ㆍ고전시가의 ‘고전’에는 시간개념만 아니라 ‘훌륭한 작품’이라는 가치개념까지 함께 부착되어 있다.
ㆍ‘고전’은 ‘현대’와 대립적 관계 속에서 의미를 지닐 수 있는 상대적 개념이다.
ㆍ율문:리듬이 텍스트에서 주동적 기능을 수행한다(시 혹은 시가).
ㆍ산문:리듬이 주변적 기능만을 수행한다.
ㆍ모든 율문이 시인 것은 아니지만 모든 시는 율문에 속한다.
ㆍ고전시가에 담긴 ‘시가’의 뜻에는 한국적 특수성이 반영되어 있다.
고전시가의 영역과 장르 체계
ㆍ로만 야콥슨:시는 언어가 지닌 여섯 가지 기능 가운데 메시지-말 혹은 언어-자체에 초점을 두는 시적 기능이 전경화된 언어가 중심이다.
ㆍ시문학 유산에는 우리말 중심의 고전시가만 있는것이아니라 한문 중심의 한시도 있다
ㆍ상대시가는 우리 시가의 역사적 현상을 다루기 위해 편의상 설정된 장르이다
고전시가 이해의 바람직한 태도
ㆍ고전시가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
-암호처럼 해독하기 어려운 고어와 한문식 표현들, 적은 양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공 부할 분량, 시이면서도 현대시와 달리 가슴을 적실 감동의 요소조차 발견하기 어렵다.
-동기유발의 요인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지나친 윤리성의 강요, 표현의 상투성, 작품적 개성의 부재가 친근감은 커녕 고전시가 에 대한 거부감을 더욱더 조장시킨다.
ㆍ고전시가는 ‘시인-텍스트-독자’의 소통관계가 긴밀히 결속되어 있다.
ㆍ고전시가는 노래로서의 현장성이 중시된다.
상대시가
1. 상대시가의 개념과 특수성
ㆍ협의의 상대시가:[공무도하가], [황조가], [구지가], [도솔가] 등 기원 전후의 작품들을 가리킨다.
ㆍ광의의 상대시가:3,4세기 원삼국시대의 시가작품까지 확대하여 상대시가라 한다.
ㆍ부전가요는 배경설화도 없이 노래 이름만 전하는 경우가 많다.
ㆍ상대시가는 개념 자체부터가 아직은 그 성격을 명확히 규명하기 어려운 모호함에 싸 여 있다.
2. 한국시의 생성과 노래의 집단성
ㆍ[구지가]는 군왕의 출현을 기원하는 집단무요이다.
ㆍ구지가계 노래의 특성
-일정한 규모의 집단적 제의에서 불리는 주술적 노래이다(사회공동체의 형성)
-여럿이서 함께 부르는 집단주술의 형태이다.
-그 본래적 기능이 기우 혹은 풍요주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정착농경사회로의 진입).
-주술적 위협의 대상이 주술적 해결의 능력을 지닌 신이 아니라 신의 매개자이다(상당한 정도의 신관념이 형성)
ㆍ[공무도하가]는 아내의 연속적인 죽음을 목도하게 된 비극적 이야기의 일부로 전하는 민요이다.
3. 창작적 노래의 출현과 민족의 발견
ㆍ[삼국유사]에 한역가의 형태로 남아 전하는 [황조가]는 소박한 서정적 사랑의 노래 형태를 띠고 있다
ㆍ[도솔가]는 집단적이고 공적인 성격이 짙은 작품이다
ㆍ주술.종교적 노래의 전통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음은 [구지가]의 정착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집단적 민요의 전통 역시 [회소곡]의 존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ㆍ개인적 서정시의 전통은 [물계자가](3세기)를 통해 더욱 구체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 고, 공리적 서정시의 전통도 불확실하나마 왕실음악으로서의 [사내악](3세기)과 [우식 악](5세기)을 통해 다양화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4. 삼국시대 시가와 노래의 향유 전통
ㆍ삼국의 시가는 가악계 노래와 비가악계 노래라는 두 가닥의 전승 통로를 따라 전개되 면서, 한국시로서의 독자적 전통을 확립해 나갔다
ㆍ가악의 제도화는 통치기반을 조성하는데 필요한 지배체제의 확립과 직결된다.
ㆍ가악계 노래는 처음부터 왕실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창작계 가악과 원래 민 간전승의 노래가 왕실 음악으로 상승하여 가악화된 민요계 가악이라는 두 개의 큰 흐 름을 따라 전개되었다
ㆍ삼국시대에 형성된 네 계열:주술적 노래계열, 민요적 서정시 계열, 개인적 서정시 계 열, 공리적 서정시 계열
ㆍ6~7세기는 한국시의 독자적 전통 확립을 웅변적으로 말해 주는 향가가 독립된 장르 로 형성되었다.
5. 생성기 서정시로서 [공무도하가]의 성격
ㆍ작품의 구조나 시상의 전개가 배경설화의 서사진행 과정과 그대로 일치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공무도하가]의 민요적 성격이 발견된다.
ㆍ[공무도하가]는 극적 독백체 민요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ㆍ서정시의 특질:세계를 자아의 주관에 따라 해석하는 주관적 진술 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