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에서 만족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
저의 그저 짧고 편협된 경험담입니다만, 참으로 여러곳 발품 팔아보니,
‘만족’이라는 유령은 어디서고 그렇게 만만하게 손 내밀어주지 않더군요.
만족... 이라는 뜬구름잡기를 마음에서 지우고 그저 구름에 달 가듯이 거닐다보면^^,
우연하게 만나지는 의외의 집들 한두군데 마주치게 되는 때도 가끔씩은 찾아오게 되지요.
이런저런 풍문에도 불구하고 동네를 아우르는 대표 문패들 문득문득 눈에 띄는 것이 심심치 않습니다만,
성서는 역사의 짧음 때문에라도 아직은 그런 명성, 여전히 아쉽기만 하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찬히 따져보면^^,
찰랑거리는 수면 위 이제 막 얼굴을 내미는 몇 집들 다가오기도 합니다.
용산지하차도 옆 진국으로 우려내는 돼지국밥집 <고령국밥식당>이나,
방송대 앞 화상의 집 유산슬 일가를 이루는 <차이나타운>,
걸쭉한 국물이 일품인 독창적 칼국수 한그릇 정성껏 점지해주는 역시 방송대 앞 <참한손칼국수>,
복어매운탕 국물 시원해서 점심시간이면 줄서서 기다리기도 심심치않은 공단네거리 <향록복어>,
고추장불고기 언제 먹어도 쫀득한 그 맛, 소주가 절로 땡기는 다사 舊도로 오르막길에 있는 <오르막식당>,
곱창전골 칼칼 짭짤해서 저녁나절 샐러리맨 발길 끌어들이는 집 방송대 앞 <선산곱창>,
싱싱한 생굴에 굴죽 하나만은 나무랄 데 없다고 후한 점수 매겨지는 집 혜성병원 뒷길 <한려수도>,
수제비라면 주저없이 한손가락 가볍게 꼽고 싶은 집^^ 용산지하차도 옆 <민속촌>,
빈대떡에 감칠맛도 사근사근한 김치 곁들여지면,
동동주 한사발 순식간에 동나는 집 삼성명가타운 앞 <유정식당>,
칼국수에 보쌈 맛이 대구에서도 손색없는 세방골 <옛날칼국수집>,
뚱보아줌마 밥 볶아주려고 들고 다니시는 김가루 자루도 익숙한 집,
성서에서 드문 메뉴 쭈꾸미삼겹살 먹음직한 이마트 건너편 <뚱보식당> ......
그래도 대구땅 성서에서는 단일 메뉴로 조심스럽게 이름 올려보는 집들이지요.
성서 이마트 차량 진입하는 입구 쪽에 새로 문 연 집 <길선 회집>(587-2304)은,
그래도 척박한 땅 성서에서는 드물다 싶은 실속 느낌 괜찮은 횟집이랍니다.
모듬회 썰어낸 수준이 평균치를 훌쩍 넘기기도 하지만,
차근차근 차려지는 반찬솜씨에 푸짐한 담아내기도 훈훈한 집입니다.
네명이서 조금 아쉬운 분량 오만원(대)부터 사만원(중), 삼만원(소) 그렇게 모듬회 값이 매겨져 있습니다.
이 집, 무엇이건 “찔끔” 차려내는 반찬은 없습니다.^^
한 대접 담아다주는 재첩국은 갈 때마다 얼마간 차이 없을 수 없음 감안한다하여도,
확실히 제대로 끓인 시원한 국물 수준 유감 없었습니다.
(한그릇 더...를 외쳐대는 반찬으로 제일순위 자리매김 되었습니다^^)
샐러드도 그렇고, 무침회도 그렇고 새로 문 연 집 배려의 마음 담겨 있어서 푸근해 집니다.
꽁치도 한 마리, 팽이버섯도 한접시, 대합살 잘 다져 조개껍질에 구워낸,
작은 몸집 대합구이도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움, 무난한 평균작... 한번쯤 손 가는 메뉴이지요.
(제가 먹어본 꽁치구이 최고수준은 만리장성길 마산초밥집이 으뜸 !^^
굵은 소금 점점이 뿌려진 채로 생선기름에 맛이 배인 꽁치구이의 자태는 자못 매혹적이지요.
내장부위을 크게 뜯어내 먹는 그 콤콤한 꽁치의 맛을 무엇에 비할 수 있을까요 ?^^)
매운탕도 그만하면 맛없다 수준은 아니니, 얼마간 배부른 속에는 별 무리 없는 맛이었지요.
한접시 넉넉히 내오는 마지막쯤 차림 중에는 초밥, 김밥도 있는데,
맛은 둘째치고서라도 그 푸짐함에 우선 한번 더 눈길 가게 된답니다 !^^
(성서에서 매운탕 좋았던 집은 다사에 있는 선미횟집,
쇼핑월드 뒷골목에 있는 후포선창횟집이 저희들 입맛에는 괜찮았습니다)
“처음처럼~” 은 어느덧 쓸쓸한 기억속으로 아스라이 사라져버리고^^,
한눈에도 읽혀지는 마른 반찬이며, 무성의며, 줄어든 가짓수,
값싼 재료쓰기로 슬쩍 비껴가는 주인장의 노련함이 마음 먼저 서둘러 질리게 합니다.
여럿이 둘러앉아 회 한점 먹으며 찬 맥주 한잔에 격려의 말씀도 넉넉하려면,
열심히 집어먹을 그 무엇이 풍성해야 한다는 사실은,
저희같은 샐러리맨, 가난한 월급쟁이들 회식에서는 커다란 덕목 아닐 수 없답니다.^^
좋았던 집이 어느날 갑자기 문을 닫는 안타까움이 오늘의 현실이고보면,
너무 무리한 생각아닌가 반성의 마음 없지 않습니다만,
서로에게 마음 그렇게 끌려야 된다는 평범한 생활의 법칙을 앞세워보면,
또한 너무 무리한 욕심만은 아니라고 감히 다가서 봅니다.^^
더운 4월이 지나가고 있는 대구 !
봄바람에 나부끼는 푸른 나뭇잎이며 꽃잎이며... 어두운 밤길에도 선명한 색깔이 눈부십니다.
착 감기는 반주 한잔을 가슴에 담고^^, 아파트 길을 걷는 맛...
부쩍 걱정 늘어난 “집으로...” 입니다만, 감사함이 생생한 깊은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