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눈 질환 |
평균 수명의 증가에 의한 노령 인구의 증가와 함께 식생활의 서구화 등 생활문화의 변화는 당뇨 고혈압과 같은 소위 말하는 현대병 환자를 양산하고 있다. 이들 질환의 대부분은 그 자체만으로도 심각성이 높을뿐 아니라 인체의 여러 기관에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게 되고, 그에 따라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는 측면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당뇨병은 매년 발생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여러가지 합병증과 함께 눈에 대한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당뇨병이 있을 때 나타나는 눈의 합병증은 망막증, 백내장, 외안근마비(사시), 시신경염(시신경위축), 녹내장, 굴절 이상, 결막하 또는 초자체출혈 등이 있으며, 이 중에서 가장 흔하고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것은 당뇨병성 망막증과 백내장이다. 당뇨에 의한 실명의 최다 원인 당뇨병성 망막증 망막은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 몸에서 신진대사가 가장 왕성하게 일어나는 조직의 하나이다. 또한 인체의 전신상태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기도 하다. 망막증은 당뇨병으로 인하여 미세혈관이 막히는 등 혈액 순환에 장애가 생기게 되면 망막에 산소 공급이 저하되어 저산소증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이 원인이 되어 망막증이 발생하게 된다. 우리 나라는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통계를 보면, 새로 발생하는 실명의 10%가 당뇨병에 의한 것으로 실명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나 있다. 이러한 망막증의 발생은 당뇨병의 이환기간이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는데, 당뇨병의 이환기간이 10년 이상인 경우에는 50% 이상, 그리고 15년 이상인 경우에는 80% 이상의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의 초기에는 망막의 모세혈관의 장애로 인한 저산소증과 이에 따르는 혈관의 확장이나 혈액 또는 혈액성분이 혈관 밖으로 새어 나오게 되는 비증식성 망막증으로 시작된다. 이 때 시력의 변화는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황반에 이상이 생겨야 비로소 느끼게 되는데 망막증의 초기에는 시력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그대로 지나치기가 쉽다. 망막증이 더 진행되면 혈관이 파열되거나 새로운 혈관이 생기며 초자체에도 혈액이 스며들게 되고 또는 망막이 이탈되는 증식성망막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 때에는 뚜렷한 시력의 장애가 나타나는데, 이 시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실명에 이르게 될 수 있다. 오히려 눈이 좋아지는 것으로 착각효과 혈당이 매우 높을 때에는 수정체의 굴절력 이상으로 원거리의 시력은 약화지만, 근거리의 시력은 오히려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때는 눈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당뇨병이 심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눈앞에 무언가 떠다니는 느낌이나 눈앞을 커튼이나 베일로 가린 것 같이 뿌연 느낌 등이 있을 때에는 초자체출혈이나 망막박리를 의미하는 것이며, 시력저하와 함께 눈의 통증이 있을 때는 녹내장이나 각막 이상을 의심해야 하고, 물체가 둘로 보일 때에는 뇌신경의 이상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증상들이 있을 때에는 필히 당뇨병 전문 의사나 안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당뇨병에 의한 망막증은 혈당이 높을수록 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당뇨병의 초기에 적극적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예방의 최선이다. 이러한 망막증은 일단 진행이 된 후에는 특별한 치료방법이 아직은 완전치 못하며, 현재 레이저를 이용한 광응고술이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망막증을 치료한다기 보다는 더 이상의 진행이나 시력저하를 막아주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또한 초자체 출혈이나 망막박리가 동반되었을 경우에는 수술로 약 50% 정도에서만 시력을 회복시켜 줄 수는 있다. 이처럼 현대의 치료로도 완치할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혈당의 조절과 함께 망막증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것 중 교정이 가능한 요인, 즉 고혈압, 음주, 흡연, 고지질혈증 등을 적극 예방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시력을 잃게 하는 또 하나의 원인 당뇨병성 백내장과 녹내장 망막증 이외에 맑은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되어 시력을 잃게 되는 당뇨병성 백내장도 정상인에 비해 약 1.6~2배 정도로 그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내장은 중년 이후에 오는 시력장애의 약 1/3~1/2 정도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당뇨병 환자들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훨씬 더 초기에 나타나고 그 진행속도도 매우 빠르다. 즉, 노년형 백내장은 수정체핵의 경화로 시작되는데, 정상인에서도 노년에 발생률이 증가하지만 당뇨병 환자는 더 젊은 나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성 백내장은 안구수정체의 단백이 고혈당에 의해 당화되면서 생기는 단백응집현상의 결과로 생각되고 있다. 백내장의 치료는 수정체를 적출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치료하게 되는데, 그 효과는 비교적 좋은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이 역시 완전한 정상적인 시력을 회복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적절한 혈당관리에 의한 예방이 중요할 것이다. 녹내장 역시 당뇨병 환자에서 약 1.5배 정도로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녹내장은 처음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차츰 머리가 아프고 시력이 나빠지며 시야가 좁아지는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그대로 방치하면 실명에 이르게 되는 질병이므로 정기적인 안과 진찰이 중요하다. 당뇨 환자는 정기적인 안과 검사를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나?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당뇨병 환자의 시력은 황반병변, 증식성 망막증, 초자체출혈, 망막박리 등이 있을 때까지는 정상이고 일단 이와 같은 병변이 발생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성 망막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력이 5년 이상 되었거나 발병 연령이 사춘기 이전이면 이후 매년 1-2회 안저검사 등을 시행하여야 하며, 인슐린 비의존형 당뇨병 환자는 진단 당시부터 항상 정기적으로 1년에 1번 내지는 2번 정도 안과적 진찰을 받아야 하며, 임신한 경우나 고혈압, 고지질혈증 등 망막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있거나 뚜렷한 시력저하가 있을 때에는 적극적인 혈당조절, 악화인자들의 교정과 아울러 되도록이면 자주 안과 의사와 상의하여 약물, 레이저광선응고술, 초자체절제 등 적절한 치료를 적절한 시기에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